더아프로 포커스

키티 로스 _ 템즈페스티벌 프로그램 디렉터 2011-10-18
축제, 도시를 사랑하게 만들다
[Who&Work] 키티 로스 _ 템즈페스티벌 프로그램 디렉터

매년 9월, 영국 템즈강을 중심으로 열리는 템즈페스티벌(Teames Festival)은 축제를 관람하기 위해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모여드는 런던 최대 규모의 야외예술 축제이다. 강 위에 설치된 무대와 주변 야외무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축제는 모두 무료로 진행된다. 올해 14번째 축제를 마치고 서울아트마켓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프로그램 디렉터 키티 로스(Kitty Ross)를 만났다.


템즈페스티벌의 강한 매력

Q: 처음에 녹음 스튜디오에서 시작해 템즈페스티벌로 옮긴지 7년 정도 된 걸로 알고 있다.

A: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된 건 굉장히 우연한 기회였다. 예술 관련 일을 하기 전에는 간호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간호사 교육과정 마지막 단계 생물학 수업에서 낙제하기도 했고 다른 일을 찾고 싶었다. 간호사가 아닌 다른 일을 선택해야 할 때, 하고 싶은 일이 바로 “예술” 이었고 그렇게 이 분야로 들어오게 되었다. 학교에서 원하는 수업으로 커리큘럼을 짤 수 있었는데 선택한 수업들이 대부분 예술, 헬스 케어, 예술의 사회적 역할 등에 관련된 것들이었다. 공부를 하는 중에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갖게 되었고, 예술과 헬스 케어, 즉 치유 프로그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학위의 마지막 과정에서는 정신지체장애인들 또는 노숙자들을 위한 작업을 하는 커뮤니티 음악단체에서 3개월 동안 실습을 할 기회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때 그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가 졸업하고도 함께 일하자고 제안을 해서 그 곳에서 일하게 되다. 커뮤니티 음악단체에서는 약 2년 정도 일했다.


키티 로스(Kitty Ross)



그 즈음에 템즈페스티벌의 교육과 주민프로그램 코디네이터(Education and Outreach Coordinator)를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우선 템즈페스티벌이 큰 규모의 무료 행사라는 점, 넓은 공공장소를 사용하는 축제라는 게 좋았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게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지 않나. 템즈페스티벌의 이런 특성이 나에겐 강한 매력이었다. 템즈페스티벌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축제다. 그리고 축제가 열리는 사우스뱅크(South Bank : 런던 중심부에서 템즈강의 남안(南岸) 지구)는 템즈강변에 위치한 대형 관람차인 런던아이(London Eye)와 함께 미술관, 극장 등이 밀집해 있는 지역으로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곳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관광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곳에서 공연을 하고, 전시를 한다는 것은 영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우리의 예술작업과 축제를 알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템즈페스티벌에서 일한지 7년이 되었다. 지금은 템즈페스티벌 총감독 아드리안 에반스(Adrian Evans)가 여러 가지 작품들을 제시하면, 그 작품들을 축제에 맞게 적절히 프로그래밍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새로운 공간으로의 탈바꿈

Q: 템즈페스티벌은 어떤 작품이 초청되고, 어떻게 프로그래밍 하는가.

A: 템즈페스티벌은 모두 야외공연으로 템즈강 주변의 공공장소를 활용하고 있다. 템즈강은 하루에 2번 조수가 있다. 강물이 8m까지 올라오는 매우 큰 강이다. 그래서 강 위에 무대를 설치하고 그 무대에서 공연을 하는 예술가들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최대한 ‘강’이란 무대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런던 센트럴 브릿지(London Central Bridge)를 막기도 하는데, 설치작품으로 그 다리 전체를 랩핑(wrapping)하는 등의 작업들을 한다. ‘런던’이란 도시를 다른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템즈페스티벌은 작은 규모부터 크고 웅장한 규모의 거리극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음악을 위한 무대도 별도로 있다. 음악 무대에는 팝스타나 유명한 사람들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신진 음악가들이나 특별한 음악을 위해 항상 열려있다. 그리고 이런 음악 무대와 같은 공간이 또 있는데, 사교댄스를 위한 무대도 있다. 자이브, 스윙, 탱고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대다.

Q: 몇 년 전 런던에서 세계적인 거리극단체인 로얄 드 뤽스(Royal de luxe)가 대형 야외극 <술탄의 코끼리>(Sultan''s Elphant)를 진행했었다. 많은 영국의 야외공연 전문가들이 이 공연이 영국의 야외공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리뷰와 함께 화재가 되었다.

A: 로얄 드 뤽스는 거대한 기계장치를 이용한 조형물을 제작하여 공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술탄의 코끼리>는 정말 굉장한 공연이었다. 왜 거리예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었는지를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깨닫게 해 주는 계기가 되었던 작품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관객들이 그 공연을 보면서 감동했다. 어마어마한 스케일도 큰 몫을 했겠지만, 기술적으로도 뛰어난 공연이었다.

20~30년 된 극단의 그런 공연을 단숨에 따라 잡을 순 없을 것이다. 함께 경쟁할 수 있을 만큼 빨리 실력이 느는 것도 아니고. 하지만 확실한 건 그 공연을 보면서 다른 예술가들이 새로운 자극과 목표를 만들어 갈 것이다. 큰 스케일의 공연이 가지는 강점이기도 한데, 그 공연을 본 관객들은 서로의 느낌과 경험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을 것이다.

Q: 템즈페스티벌이 펼쳐지는 공간은 축제에 어떤 의미가 있나.

A: 템즈강은 템즈페스티벌의 총감독 아드리안 에반스의 비전이다. 템즈페스티벌 이전에는 소규모의 지역별 축제로 각기 열렸다. 지금의 템즈 페스티벌과 같이 ‘런던’이란 큰 도시 혹은 공간이 하나가 될 수 있는 행사가 없었다. 템즈페스티벌의 비전은 축제를 통해 이 모두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런 비전을 위해서는 공간의 역할이 굉장히 크다. 강은 모든 사람에게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느낌을 주고 어떤 의미에서 통일, 통합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이 밖에도 우리는 기존의 공간을 새로운 곳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나무에 드레스를 걸어놓기도 하고, 굉장히 지저분한 곳을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아름답게 꾸미기도 하는 등 시각적으로 공간이 아름답게 보이도록 변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Q: 템즈페스티벌이 가지고 있는 지역사회 안에서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사람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를 다시 사랑하게 만들고 런던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나이트 카니발 (2010)




예산과 허가

Q: 축제의 예산은 어떻게 조성하나.

A: 현재 예산은 150~160만 파운드(한화 약28~29억 원) 정도다. 인건비, 운영비 등의 기타 비용을 모두 포함한 예산이다. 이 예산은 영국예술위원회(Arts Council England), 런던시(市) 등을 통해 조성되는데 시(市)에서 나오는 예산은 전체 예산은 2~3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또 트러스트재단(Trust Foundation)과 기업협찬도 있다. 전체 예산의 반 또는 3분의 2 정도는 기업협찬으로부터 나온다. 7년 전 처음 템즈페스티벌에서 일했을 때와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 때는 시(市)나 정부에서 나오는 예산이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했었다.

Q: 정부지원보다는 기업 등의 협찬 또는 후원금이 더 큰데 축제는 전부 무료 관람인가? 축제를 통해 수익을 내는 부분도 있나?

A: 물론 축제는 모두 무료이다. 기념카드 판매 등을 작은 수익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다. 영국예술위원회는 축제를 통한 수익구조를 통한 예산을 확보하라며 지원금을 줄였다. 그래서 올해 몇 가지 작은 수익사업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주 적은 금액이다. 축제는 무료로 누구나 올수 있게 해야 하는데, 그런 이유에서 큰 금액을 충당하는 수익활동은 하기 어렵다. 아직은 구체적이진 않지만 축제 펀드레이징의 여러 가지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Q: 템즈페스티벌을 비롯하여 영국에서 유사한 형식의 거리 페스티벌의 최근 이슈 또는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 항상 예산을 문제가 가장 중요하고 어렵다. 특히 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한 예산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 쉽게 해결되기도 하지만 어려운 때가 더 많다. 예산 관련한 부분은 항상 도전의 연속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장소를 사용에 따른 허가 문제다. 공공기관이나 정부기관부터 개인 사유지의 경우 소유자를 만나서 허가를 받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템즈페스티벌은 큰 규모의 행사라서, 일 년에 4~5회 정도는 소방서, 경찰서, 교통관리부서, 병원 등의 기관들을 모두 만나서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건지 알려주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

Q: 템즈페스티벌 이외에 진행하고 있는 다른 활동들도 소개 부탁한다.

A: 템즈페스티벌 조직은 여러 작은 축제들을 제작해왔다. 그 중에는 난민들을 위한, 난민 예술가와 함께하는 셀러브레이팅 생츄어리(Celebrating Sanctuary), 코인 스트리트 페스티벌(Coin street Festival), 터키쉬 데이(Turkish day) 등이 있다. 템즈페스티벌과 달리 이런 축제들은 대상이 확실하고 이 축제에서 우리의 역할은 전달자에 가깝다. 내년 주요 사업중 하나로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행사(The Queen''s Diamond Jubliee)가 있어 이를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Q: 다른 축제 또는 기관과의 협력 사업들이 있나.

A: 템즈페스티벌은 독립거리예술네트워크(Independent Street Arts Network: ISAN)의 회원이다. 유럽 내의 물(water)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단체 또는 조직이 모인 리버시티(River city)라는 네트워크의 속해있기도 하다. 또 하나는 템즈페스티벌이 열리는 사우스뱅크에는 박물관, 공연장 등 문화 관련 기관이 많이 있다. 영국정부에서는 지원금을 받는 사우스뱅크 내의 여러 문화예술기관들이 함께 협력하여 젊은 예술인 및 일반인들이 지역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것을 원했다. 지금은 관련한 지원금이 없어졌지만 네트워크는 지속되고 있다. 상호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함께 작업하기도 한다.


쥬빌리 가든의 자유무대 (2009)




거리예술을 위한 협업

Q: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이번에 2011 고양호수예술축제에 방문한 걸로 안다. 영국의 야외페스티벌들과 한국 페스티벌제의 다른 점이나 한국 페스티벌에서 받은 느낌을 얘기해 달라.

A: 공연 등 전체적으로 즐거운 관람이었다. 무엇보다 한국의 관객들이 흥미로웠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면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즐기는 지를 지켜봤다. 영국의 관객들과는 매우 다르다고 느꼈다. 한국의 관객들은 세대 간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해 보였다. 영국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들은 보수적인데(그들은 항상 조용히 하라는 말만 한다) 고양호수축제에서 본 플래쉬몹(flash mob) 공연의 관객이었던 한 할머니는 갑자기 튀어나와서 안고 뽀뽀하는 젋은 예술가의 행동에 매우 기뻐하고 흥겨워하는 모습이나, 손자손녀와 함께 또는 가족단위로 축제에 참가하는 모습은 세대를 넘어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은 거리예술을 발전시키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된다.

Q: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A: 지난 5년 동안, 우리는 런던에 있는 한국문화원의 도움으로 한국 작품들을 템즈페스티벌에서 소개해 왔다.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 문화와 작품에 대해 알고 싶었다. 이번을 계기로 한국과 좀 더 원활한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Q: 한국과 함께 해보고 싶은 작업이나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나.

A: 협업을 통해 거리예술을 만들고 싶다. 영국, 호주 등에는 뛰어난 거리예술단체도 많다. 이런 단체들과 한국 단체들이 한 달 정도의 집중 프로그램으로 협업을 한다면 새롭고 흥미로운 작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템즈페스티벌 (Tames Festival)

매년 9월 템즈강을 중심으로 열리는 템즈페스티벌은 매년 9월 열리는 런던 최대 규모의 야외예술축제이다. 모든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며, 모든 연령대가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음악, 춤, 거리예술, 불꽃쇼, 설치미술 등의 프로그램은 축제기간 동안 템즈강의 주변 9개 공공 공간에서 펼쳐진다. 2010년에는 570여명의 예술단체 및 예술단체가 참가했으며, 연중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에 10,000이상이 참여하였다.





관련 링크:

| 템즈페스티벌  바로가기
  • 기고자

  • 조동희 _ 서울문화재단 축제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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