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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S Choice] 판소리로 만드는 어린이 뮤지컬 2013-09-16

판소리로 만드는 어린이 뮤지컬
[PAMS Choice Interview]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하얀 눈썹 호랑이>


“옛날 옛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 “떡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시작되는 한국의 옛날이야기 속에는 호랑이가 자주 등장한다. 힘세고 날쌔지만 조금은 어리숙해서 사람에게는 물론 토끼나 여우, 까치 등에게 골탕을 먹기도 하고, 반대로 호랑이가 신통력을 지닌 영물로 사람이나 짐승으로 변신도 하면서 미래를 내다보기도 하고, 약자와 효자, 의인(義人)을 도우며 부정함을 멀리하는 신비스런 동물로 등장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도 있다.

대부분이 산으로 이루어진 한국 땅에는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때문에 한국을 ‘호랑이의 나라’로 부르기도 했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호돌이’가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마스코트가 되었던 것도 우연은 아닌 듯하다.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의 호랑이는 산군자(山君子), 산신령(山神靈), 산중영웅(山中英雄)으로 불리는 짐승의 왕이었다. 2013 팸스초이스에 선정된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의 <하얀 눈썹 호랑이>에도 신통력을 갖춘 호랑이가 등장한다.

어흥! 이래도 안 무서워?

하얀 눈썹 호랑이는 백년도 아니요. 천년도 아니요, 엄청난 세월을 살아온 오래된 영물이다. 호랑이가 하얀 눈썹이 ‘꿈뻑 꿈뻑’ 하고 움직이면,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 속에 금수만도 못한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악함이 보이면 가차 없이 집어 삼킨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 호랑이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삼키지 않아도 좋을 인간이 없다는 것이 서글프고 화가 나서, 인간마을로 내려가기로 결정하고, 그곳에서 처음으로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아이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그 어린아이가 호랑이의 생각을 변화시킨다는 내용이다.

<하얀 눈썹 호랑이>는 입담 넘치는 소리꾼과 한국 전통악기의 생생한 라이브로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판소리 극이다. 아동청소년극과 국악뮤지컬 전문가들이 함께 공들여 만든 작품이다. <하얀 눈썹 호랑이>라는 동명제목의 그림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그림책은 프랑스와 일본에서도 출간되고, 문화부 교양도서로도 선정되는 만큼 원작의 우수함을 인정받았다. 신비한 하얀 눈썹으로 사람들 마음을 들여다보는 천살 먹은 <하얀 눈썹 호랑이>를 통해 아이들에게는 한국의 옛이야기와 판소리에 대한 흥미도, 풍성한 예술적 경험도 느낄 수 있으며, 또한 상상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게 한다. 공연을 본 아이들은 배우들의 노래를 흉내내고, 금세 따라 부르게 된다. 아이들 눈높이에 딱 맞게 잘 만들어진 어린용 음악극이다.

국악 뮤지컬 <하얀 눈썹 호랑이>는 2013 서울뮤지컬페스티벌에서 앞으로의 뮤지컬 꿈나무들을 위해 힘쓰고, 그해 가장 우수한 아동청소년 창작뮤지컬 작품에게 수상하는 아시테지상에 선정되었다. 또한 지난 6월 제주도 헤비치 아트마켓에 선정되어 쇼케이스를 했으며, 올겨울에는 아시테지 축제에도 출품하게 된다.

이 작품은 2011년 말에 서울문화재단의 지원금을 받아 제작하게 되어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초연된 후, 연이어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과 남산국악당에서 공연을 했고, 이미 수십 개의 초등학교의 초청을 받아 전국 일주 공연을 하였다. 대단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어린이 국악뮤지컬 <하얀 눈썹 호랑이>

예술교육 감독의 등장으로, 재미가 두 배가 된다.

이 국악뮤지컬은 좀 독특하게 시작한다. 본격적인 공연 전에 예술교육 감독(박영주)이 등장한다. 수수께끼를 내듯 아주 재치 있게 배우가 어떻게 등장을 하는지, 악기는 어떤 악기가 반주로 사용되는지 먼저 어린이 관객과 소통을 한다.

“여러분~~ 우리 소리꾼들이 소리를 할 때 옆에서 장단을 딱딱 맞춰 주시는 저분을 뭐라고 할까요?”
“저요저요~~~~”
“네~~ 쪼~~~오기 저분! 네네 말씀하세요”
“고수요!”
“와~~~~ 박수좀 쳐주세요~~ 고수랍니다. 굉장히 잘 아시는데요?”

“그럼 그 고수의 장단과 소리꾼의 소리 사이에 그럴~~~싸한 소리로 얼쑤~ 어허~ 하는 사람의 소리를 뭐라고 하는지 아시는 분 계실까요?”
“저요~~ 저요~~”
“네네 그쪽에 어린이 말 해 주세요~~ ”
“추임새요!!!”
“와~~~~~!!! 짝짝짝!!! 여러분 정말 잘했죠? 박수 많이 쳐주세요!”

무대 위에 놓여진 반주 악기를 소개해주면서 현이 12줄이어야할 가야금이 독특하게도 25줄로 두 배하고도 한 줄이 더 있는 것도, 생수통, 양은그릇이 훌륭한 소리를 내는 악기도 된다는 것도 설명 해 주었고, 이 악기들은 모두 뮤지컬 내내 관객이 극에 빠져 있는 동안 아주 잘 활용되었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는 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한국 전통 음악을 기반으로 뮤지컬을 창작하는 창작 집단이다. 국악뮤지컬집단 타루에 속한 배우들은 자신이 부를 노래를 직접 만든다. 그들이 직접 작업한 대본은 아주 맛깔나다. 작업 과정은 매번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강한 집중력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노래를 만들어 낸다. 선율이 완성되면 이어서 반주를 담당하는 악사들의 부분이 작곡된다. 정종임 음악감독의 손을 거쳐 음악부분이 완성되고, 그 후에 김미정 연출로 무대 공연물로 완성되는 과정을 매번 반복한다.

국악뮤지컬이 장르로서 정착한 것은 ‘국악뮤지컬집단’을 내세운 타루가 지난 10년간 애 써 온 결과다. 타루가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어린이 극이지만, 사실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고민을 판소리 극으로 만들어서 줄곧 공연해 왔다.

지금은 배우로 송보라 조엘라 이원경 김용화가 주축이 되고 실내악 규모의 반주가 있지만, 판소리 <사천가>로 2010년 폴란드 콘탁 국제연극제에서 ‘최고 여배우상’을 수상한 이자람이 ‘타루’ 출신이다. <구지가>, <과자 이야기>,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시간을 파는 남자>, <운현궁 로맨스>를 비롯하여 2005년 팸스초이스에 선정되었던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를 바탕으로 한 <나무야 나무야>등 많은 우수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운현궁 로맨스> <판소리, 애플그린을 먹다>

판소리의 매력을 극대화 시킨 작품 <하얀 눈썹 호랑이>

판소리로 어린이용 국악뮤지컬을 성공시킨 인물은 앞에 거론한 인물 외에도 정종임(음악감독)과 김미정(대본·연출)의 역할이 크다. 정종임은 타루의 대표이며 궁극적으로는 전체 뮤지컬의 음악적인 부분의 최종 결정권자이다.

김미정은 극작과에서 대학공부를 하고, 대학원에서 아동청소년 연극 전공한 인물로 판소리작업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은 어린이 청소년 연극의 대본 작업을 하고 공동연출로, 배우로 활동 했다. 극단 북새통과 <행복한 왕자>를 만들어 아시테지에서 공연을 했고, 극본상을 받았고, 숙명가야금 연주단의 <미루의 소리상자> 연출과,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공연된 한국 일본 영국 국제 합작극 <요거트를 찾아라>에서 한국 작가로 참여한 실력가이다.

김미정은 그동안 판소리에 관심이 참 많았었다. 텅 빈 무대에 판소리 소리꾼 한명이 소리를 하는데 장면이 머릿속에 쫙 펼쳐지는 신비로운 경험 통해 아주 매력적인 장르라는 것을 확신했고, 소리의 느낌으로 정서가 확 전달되는 아주 신비로운 장르라고 했다. 그녀가 느낀 판소리의 재미있는 요소들이 국악뮤지컬 <하얀 눈썹 호랑이>에 고스란히 표현되었고, 관객에게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것이 <하얀 눈썹 호랑이>의 강점(强點)이다.

정종임 음악감독과 김미정 연출가
  • 기고자

  • 현경채 _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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