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일즈 대표 지원기관, 한국공연에 주목
[포커스] 영국 웨일즈 지역의 예술지원 구조
최근 국제공연예술마켓에서는 지역 단위의 문화예술지원기관과, 이들 기관의 지원으로 행사에 참가하는 지역 출신의 공연예술가와 단체, 관련 종사자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음반 제작과 배급을 통한 산업화와 투어 조직이 용이한 음악 장르의 지원이 집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1년 서울아트마켓에서도 스페인의 카탈루냐, 캐나다의 퀘벡, 영국의 웨일즈에서 날아온 공연예술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북아일랜드 4개 자치정부로 구성된 연방국가인 영국. 이들 자치정부는 독립된 문화예술 지원체계를 가지고 있는데, 지역 내 문화예술 진흥·개발을 지원하는 기관(예술위원회)과 지역 문화예술의 해외 진출과 홍보를 담당하는 기관-스코틀랜드의 크리에이티브 스코틀랜드(Creative Scotland), 웨일즈의 웨일즈아츠인터내셔널(Wales Arts International) 등-으로 역할 분담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중 웨일즈는, 웨일즈 정부 산하의 웨일즈예술위원회(Arts Council of Wales)와 웨일즈아츠인터내셔널(Wales Arts International)을 중심으로 지원정책이 전개된다. 다양한 지원사업 중 연극 장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웨일즈예술위원회는 제작극장(producing theatre)과 공연단체의 창작·투어 지원, 드라마 관객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2009년 웨일즈국립극장을 오픈하여 더아프로 관련기사 보기 웨일즈 지역 연극진흥을 위한 새로운 모색을 하고 있다. ‘혁신적이고 다장르적인 실험’ ‘웨일즈어(語) 연극의 활성화’ ‘공연장 인프라 정비와 젊은 관객 개발’ ‘웨일즈 연극·드라마에 대한 평단과 매체활동 촉진’이 위원회 지원정책의 핵심이다. 웨일즈아츠인터내셔널은 국제공동작업 지원, 해외 프로젝트 주관, 해외 네트워크 개발 및 협력 등을 통하여 웨일즈 연극의 국제교류를 촉진한다. 한 예로 2011년,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이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에서 격년으로 개최하며 자국 공연물을 국제적으로 홍보하는 ‘2011 브리티시 카운슬 쇼케이스’(British Council Showcase)에 참가한 웨일즈 지역의 세 연극단체를 지원하였다. 그 외에도, 웨일즈예술위원회와 웨일즈아츠인터내셔널은 웨일즈의 중심 도시인 카디프(Cardiff)에서 워멕스(WOMEX) 의 2013년 행사유치를 목표로 활동하는 등, 국제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환경 조성에 적극 힘쓰고 있다.
크러이 캄리
웨일즈 지역의 국제교류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기관이 크러이 캄리(Creu Cymru)이다. 2001년 웨일즈 공연예술계의 발의로 설립된 크러이 캄리는 웨일즈 전역의 공연장과 아트센터가 좋은 작품을 발굴하고, 이들의 네트워크의 지속적이과 활발한 활동을 통해 웨일즈 관객들이 좋은 예술활동을 접할 수 있도록 유통을 촉진하는 기관이다. 웨일즈예술위원회의 기금, 회원가입비, 기부금 모금 활동을 통해 재원을 조성하며, 챕터아트센터와 웨일즈밀레니엄센터 등 웨일즈 지역의 41개 전문 공연장 및 아트센터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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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일즈 지역 크러이 캄리 회원사 분포 |
2011 크러이 캄리 애뉴얼 리포트 |
크러이 캄리는 장르 내 단체 간 협업을 촉진하고, 기부재단의 후원을 통해 공연장 주관의 투어, 제작, 리서치를 지원하는 공동협력 지원(Encouraging collaborative working), 공연제작을 위한 리서치와 투어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래밍 지원(Programming support), 공연장 운영 컨설팅 등의 경영지원(Management support)을 펼치는 기관임과 동시에, 공연장 및 아트센터의 권익을 대변하고 공연장 관련 정책을 개발․제안(Advocacy)하며, 연방 범위에서는 웨일즈 지역 공연장의 대표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 공연장·아트센터가 국내외의 좋은 공연 작품을 발굴할 수 있도록 리서치 투어를 조직하고, 웨일즈 관객들이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도록 유통을 촉진하는 것은 크러이 캄리의 주된 역할 중 하나이다. 이들은 공연 리서치 프로그램(Go and See Scheme)의 일환으로 캐나다 공연예술마켓 시나르(CINARS), 세계 최대 규모의 월드뮤직마켓인 워멕스(WOMEX), 스코틀랜드 지역의 겨울 음악 축제인 셀틱 커넥션(Celtic Connections), 에든버러프린지페스티벌 등의 행사에 회원사가 참가하여 공연관람 및 인적교류 등을 통해 리서치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조직했으며, 이들 축제 참가작 중 웨일즈 지역에서 공연될 만한 작품을 함께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2009년 하반기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크러이 캄리의 재정 지원으로 성사된 웨일즈투어는 20개 공연 단체, 29개 회원사 공연장, 119회 공연이었다.
크러이 캄리, 한국에 주목하다
웨일즈의 몇몇 극장과 아트센터는 크러이 캄리의 지원 아래 이미 여러 해 전부터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강아지똥>과 <몽연>, 극단 초인의 <선녀와 나무꾼>, 청배연희단의 <넌버벌퍼포먼스 원> 등 한국 공연작품의 웨일즈 투어를 주관한 바 있다.주목해야 할 점은, 크러이 캄리가 국내외 리서치 프로그램(Go and See Scheme)의 첫 번째 아시아 마켓으로 서울아트마켓을 선정하여, 지난 서울아트마켓 기간 동안 크러이 캄리의 프로그램 매니저와 다섯 개 회원사 디렉터가 한국을 방문, 한국의 공연계를 리서치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일주일간의 방한 기간 중, 한국의 다양한 공연작품을 접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공식·비공식의 미팅을 여러차례 가졌다.
크러이 캄리는 이번 리서치를 계기로, 한국 공연계와의 폭넓고 다양한 교류, 나아가 한국어-웨일즈어 연극 대본을 소스로 한 공동 창작 작업 등으로 교류의 방법을 확대하고자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크러이 캄리와 한국의 만남이 어떤 구체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하는 바이며, 한국 공연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