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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타이중 국립 극장, 한국 창작 뮤지컬과 만나다 2023-10-25
 

 

언어와 국경을 넘어 대만에 분 K-뮤지컬 바람


 

 
미란다 시에(Miranda Hsieh)_대만 타이중 국립극장 프로그래머
 

타이중 국립극장(National Taichung Theater) 외관

타이중 국립극장(National Taichung Theater)은 대만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국립극장으로서, 지난 2016년 개관하였다. 타이베이에 편중된 문화 자원을 분산시킨 이곳은 대만 중부 지역의 중요한 아트센터이다. 다른 두 국립극장인 국가양청원(National Theater and Concert Hall)’ 웨이우잉 국가예술문화센터(National Kaohsiung Center for the Arts, Weiwuyin)’는 각각 대만의 북부와 남부 도시에 자리 잡고 있다.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꿈꾸다
타이중 국립극장은 삶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이곳에서 국내외 우수한 예술가의 작품을 공연하고, 예술가에게 창작을 위한 다양한 자원과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예술가의 실험 정신을 고취하고 다양한 창작 가능성을 모색하는 동시에 다양한 강연과 워크숍, 행사 등을 개최하여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이에 타이중 국립극장은 매년 세 가지 프로그램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다. 예상춘천(藝想春天)(NTT Arts NOVA)은 새로운 예술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분야를 넘나드는 창작과 다양한 뉴미디어의 융합을 강조함으로써, 관객이 관람, 몰입형 체험, 참여 연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하일방(夏日放)FUN 타임(Summer FUN Time)은 뮤지컬과 부모-자녀를 위한 프로그램을 핵심으로 하여 전 연령대가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부터 워크숍, 여름 행사까지 편안하고 여유로움을 선사하는 시리즈 공연 활동을 진행한다. 우견거인(遇見巨人)(Fall for Great Souls)은 국내외 거장들의 명작과 고전 예술을 뒤집는 창의적인 작품을 모아 선보인 것으로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내려다보듯, 시대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관점을 갖게 한다.
 
또한 타이중 국립극장은 대만의 예술가를 위한 플랫폼 프로그램을 기획, 다양한 단계에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신예계획(新藝計劃)(Arts Incubation Projects)은 매년 다른 주제로 출품작을 공개 모집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 20분간 작품을 시연할 수 있도록 경비를 지원하며, 최종적으로 향후 3대 프로그램 시리즈의 작품 중 하나가 될 2개의 작품을 선정한다. LAB X 예술 분야를 넘나드는 실험적 플랫폼[藝術跨域實驗平台](LAB X Cross Discipline Platform)은 베테랑 예술가들이 멘토로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이 제안한 창작 계획서를 기반으로 멘토와 함께 6개월 동안 개발과 워크숍을 진행, 최종 성과를 발표한다. 올해는 뉴미디어를 목표로, 프랑스 리옹 국립 연극 센터(Centre dramatique national de Lyon)의 요리스 마티외(Joris Mathieu) 총감독과 그의 창작 파트너인 니콜라 부디에(Nicolas Boudier)를 멘토로 초청하였다. 한편, 2년에 한 번씩 상주(常住) 예술가(Artists in Residence)의 공개 신청을 받으며, 매번 2~3명의 예술가를 모집한다. 선정된 예술가들은 타이중 국립극장이 제공하는 장소와 창작 경비를 사용할 수 있으며, 상주 기간에는 반드시 중부 지역에 머무르면서 예술 문화 보급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한국 뮤지컬과의 만남
 

뮤지컬 <헤드윅>, <팬레터> 타이완 기자 간담회
 
2017, 일본의 뮤지컬 <데스노트(Death Note)> 공연이 대만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뮤지컬은 타이중 국립극장의 여름 대표작으로서 많은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이는 역할을 했다. 아시아 뮤지컬 시장에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던 한국은 자연스럽게 타이중 국립극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에 2018, 대만 최초로 한국의 뮤지컬 <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팬레터(Fan Letter)> 두 작품의 초청 공연을 추진하게 되었다.
 
<헤드윅>은 대만에서 동명의 영화로 이미 인지도가 높은 작품이며, 동시에 한국에서는 라이선스 뮤지컬로 10여 년 넘게 인기를 끈 작품이기도 하다. 초청 공연은 한국어판 외에도 영어판 공연을 함께 진행하여 관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팬레터>는 대만 관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와 시대적 분위기를 살린 시각 디자인이 좋은 홍보 소재가 되어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때마침, 주연 배우 중 한 명이던 배우 이규형이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대만에서 인기를 얻으며 더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었다.
 
한국 뮤지컬의 첫 대만 진출 공연인 만큼, 타이중 국립극장은 한국 뮤지컬 산업에 대하여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 외에도 강연을 열어 한국 뮤지컬의 발전을 소개하였다. 이후 대만 관객들은 한국 뮤지컬의 매력에 깊이 매료되었으며, 많은 대만 관객이 한국을 찾아 직접 뮤지컬을 관람하는 열풍이 일기도 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공연예술 단체의 초청이 어려워지며, 예정된 공연을 영상 상영회로 대체하게 되었다. 상영회를 진행한 작품은 <랭보(Rimbaud)><엑스칼리버(Xcalibur)> 두 작품으로, 한국 오리지널 창작 뮤지컬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비록 실제 공연은 아니었지만, 관객들은 열띤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 팬들은 즉석에서 직접 만든 이벤트 티켓과 포토 카드를 보내기도 했다.
 

문화 교류로 나아가는 대만과 한국의 뮤지컬

2021년 뮤지컬 온라인 강좌에 참여한 한아름 극작가와 민찬홍 작곡가
 
같은 해, 타이중 국립극장은 대만의 차세대 뮤지컬 작가 양성을 위하여 한국뮤지컬협회(Korea Musical Theatre Association, KMTA)와 업무 협약(MOU)을 체결, 매년 5개의 작품을 선정하고 협회가 추천한 멘토로부터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멘토는 온라인으로 시나리오를 진단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전달했다. 이렇게 1년 동안 시나리오 개발 과정과 공개 독극회를 거친 후, 최종 2개 작품을 선정하여 공연을 진행했다. 2023년 멘토는 한국의 극작가 강남으로, 그는 최종 선정작 <()>를 관람한 뒤, “국립극장의 소극장 공간은 창작자에게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말하며, “연출자의 선택과 배우의 해석을 통해 대본의 상상력이 완벽하게 표현된다. 나는 이 작품이 작가의 발전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농촌 학생들을 위한 <삼총사> 초청 연출
 
<헤드윅><팬레터> 두 작품 모두 중형 뮤지컬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2023년에는 대형 뮤지컬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일정 등 당시의 여러 조건을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삼총사>라는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뮤지컬 <삼총사>는 대형 극장에서의 노래와 춤 그리고 한류 스타를 내세워 새로운 관객들을 불러 보았다. 이와 함께 신성우 총감독, 이성준 음악감독, 조광희 무술감독을 초청하여 예술 강연과 검술 워크숍을 개최함으로써, 관객들이 한국 뮤지컬의 예술적 창작 측면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타이중 국립극장이 초청한 작품은 주로 한국이 제작한 뮤지컬이었다. 이번 2023 서울아트마켓(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 PAMS)을 통해 다른 분야의 우수한 한국 작품과 예술가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향후 이 작품들을 대만의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대만의 예술가들과 창작의 교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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