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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K-뮤지컬 콘퍼런스: 국내외 뮤지컬 시장 동향 분석 2023-07-28
 

팬데믹, 그 이후의 뮤지컬 시장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유통팀
 

 

코로나19 이후, 공연계는 어떻게 변화했을까? 지난 628,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하는 ‘K-뮤지컬국제마켓에서 펜데믹 이후 시장 회복성과 뮤지컬 트렌드 및 이슈 주제로 뮤지컬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미국, 영국 등 주요 뮤지컬 시장의 전문가 5인을 초청하여 팬데믹 이후 변화한 각국의 뮤지컬 시장 이슈를 살펴보고 새롭게 직면한 도전 과제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K-뮤지컬국제마켓 K-뮤지컬 콘퍼런스 현장 전경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한국 뮤지컬 시장, 풀어야 할 숙제도 많아

신춘수 K-뮤지컬국제마켓 총감독

지난해 국내 뮤지컬 시장 티켓판매액이 사상 최초로 4,000억 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티켓판매액이 3,000억 원에서 1,500억 원 규모로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지난해 관객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은 위드코로나 이후 억눌렸던 관객 욕구가 폭발하며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초 맞닥뜨린 인플레이션과 경제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공연 관람과 매출액이 감소하기 시작한 만큼, 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 ‘2023 K-뮤지컬국제마켓신춘수 총감독
 
 

국내 뮤지컬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현재 국내 뮤지컬 시장은 1,200석 이상의 대극장 작품과 대학로를 중심으로 한 중소극장 작품으로 양분화되어 있다. 지난해 공연작의 60~70%는 중소극장 작품이었지만, 실제 티켓판매액의 대부분은 대극장 작품에서 발생하여 중소극장 작품의 수익 창출이 제한됨을 보여주었다. 제작 환경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국내 뮤지컬 시장에는 총 830개의 제작사가 등록되어 있다. 지난해 제작된 공연 편수는 2,800여 편으로 하루 평균 7개의 작품이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스태프 및 배우의 중복 참여가 불가피한 만큼, 합리적인 제작 프로세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극장 문은 열렸지만, 관객 수는 여전히 지지부진
- 수 프로스트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 프로듀서

브로드웨이의 극장 문이 다시 열렸지만, 코로나19 수준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브로드웨이 매출액은 약 16억 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018-19시즌의 매출액 18억 달러보다 적게 나타났다.

미국 정크야드 도그 프로덕션(Junkyard Dog Productions)’ 수 프로스트(Sue Frost) 프로듀서
 

팬데믹 이후 브로드웨이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 첫째, 교외 지역 관람객의 감소이다. 코로나로 인해 OTT 시청으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데 익숙해진 교외 지역 관람객들이 브로드웨이 방문을 주저하고 있다. 둘째, 변화된 구매 패턴이다. 불안정한 공연 상연으로 인해 공연 예매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타임스퀘어가 위험하다는 인식, 원격 근무의 급증, 국제 관광객의 더딘 복귀 등으로 인해 브로드웨이는 관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뮤지컬 제작비용이 증가하며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제작사가 늘고 있다.
 
팬데믹 이후 나타난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특징으로는 익숙함관객층의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기존 유명작품의 흥행 성패 우려와 달리, <해밀턴>, <라이온킹>, <위키드> 등 기존 작품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초연작과 신작의 경우,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을 거두었다. 한편, 미디어와 실황 음원의 흥행으로 뮤지컬 작품과 노래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가 브로드웨이를 찾으며 주요 관객층이 확대됐다. 새로운 작품 개발을 위한 경로 개척이 어려운 만큼, 앞으로도 기존 유명 작품이 브로드웨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신흥제작사의 웨스트엔드 점령, 기대해 볼 만해
- 닉 코너튼 플레전스 트러스트 시어터 대표

팬데믹 이후, 웨스트엔드 박스오피스는 안정권에 접어들었지만, 대규모 할인이 수반되어 매출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극장의 재개관에도 불구하고 많은 극장이 폐관했으며, 급변하는 국제 정세의 영향으로 물가는 상승했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티켓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영국 플레전스 트러스트 시어터(The Pleasance Theatre Trust)’ 닉 코너튼(Nick Connorton) 대표
 

반대로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며 피칭 행사를 통한 아티스트 발굴이 활발해지고 있다. 2023년 현재 50여 개의 피칭이 이루어졌으며 일부 뮤지컬은 개발 단계를 밟고 있다. 제작자 풀도 다양해지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시장을 독점했던 대형 제작자들과 대기업들이 장기 상연을 중단하며 신흥 제작사들이 웨스트엔드에서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얻게 됐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신작 개발에 있어 비용 효율적인 실험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페스티벌에서 신작을 선보인 후 관객들의 피드백을 개발 프로세스에 반영할 수 있어 참가 작품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 단순히 상업적인 대극장 중심의 작품만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극장을 활용해 어떻게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만화를 무대로 옮긴 2.5차원 뮤지컬, 관객의 몰입이 가장 중요
- 노가미 쇼코 네르케 플래닝 대표이사

일본에서 새롭게 확립된 2.5차원 뮤지컬은 2차원의 만화·애니메이션·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3차원 무대 콘텐츠를 의미한다. 네르케플레닝은 일본의 유명 매니지먼트사와 협력하여 20132.5차원 뮤지컬 협회를 설립하고 콘텐츠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현재 2.5차원 뮤지컬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20212.5차원 뮤지컬 시장의 매출액은 약 239억 엔으로 2010년 매출액 19억 엔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극장 상연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올해부터 시장 규모가 다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한편, 2.5차원 뮤지컬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2008, 뮤지컬 <테니스의 왕자>를 시작으로 2015<나루토>, 2017<도검난무>가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코로나 상황이 안정화되며, 올해 대만에서 <세일러문> 공연이 진행되며 2.5차원 뮤지컬의 해외 공연이 재개되고 있다.
 

일본 네르케 플래닝(Nerke Planning)’ 노가미 쇼코(Shoko Nogami) 대표이사
 

2.5차원 뮤지컬은 대부분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이 작품의 세계관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만화와 동일한 비주얼을 무대에 구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2.5차원 뮤지컬은 배경 소품, 가발, 의상 등을 원작과 최대한 유사하게 제작하고 있으며 실감 나는 스토리 전개를 위하여 바람과 조명, 영상 등 다양한 효과를 활용해 만화의 특성을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편, 한국, 일본 등과 함께 패널로 참석한 상해문화광장이 전한 중국 뮤지컬 시장의 변화가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이후 중국 뮤지컬 시장은 신규 관객의 유입으로 관객의 세대교체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상해문화광장은 한국 뮤지컬 <팬레터>를 시작으로 10개의 라이선스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현지화를 위해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방안을 수립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2시간가량 진행된 K-뮤지컬 콘퍼런스는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내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국내외 뮤지컬 시장의 최신 동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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