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무용의 미래! 새로운 관계 맺기!
몸, 공간, 관객, 사회
2021-08-04

무용의 미래! 새로운 관계 맺기! 몸,  공간, 관객, 사회
_무용×기술 창작랩 (Dance×Technology Creative Lab)

 

박지선_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일 년 반 넘게 지속되는 팬데믹의 시간 동안 우리는 현실과 가상을 오가며 살아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어느새 온라인 회의 중 문득 찾아오는 낯선 고요함에 익숙해질 만큼 비대면 만남은 일상이 되었고, 학생들은 제페토 세상에서 교복을 입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만나고, 파리의 에펠탑 앞에서 진짜 여행이라도 한 듯 셀카를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런 세상이 팬데믹으로 잠시 찾아온 현상은 아니다. 사람들의 삶의 방식은 급속하게 변하고 있고, ‘전환’은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공연예술계에서도 이런 변화에 반응하며, 라이브 공연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장기화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공연 창작 과정과 관객의 관람 행위에 영향을 주고 있다. 물리적 공간과 메타버스metaverse 세계의 구분마저 모호해지는 지금, 공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속성인 수행성과 상호작용을 담고 있는 공연성에 관한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할 시기이다.

무용×기술 창작랩 2차 워크숍 장면. @남택근
무용×기술 창작랩 2차 워크숍 장면. @남택근

국립현대무용단은 올해 이러한 현실에서 ‘무용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고민하며 새로운 실험의 장을 마련하였다. ‘무용×기술 창작랩’1)이다. 기술시대를 사유하고, 예술과 기술의 관계성을 탐구하며, 경계 없는 새로운 무용을 상상하며 무용의 미래를 질문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는다. 현재와 가까운 미래, 무용은 관객을 어떻게 새롭게 만날 수 있을까? 무용은 사회의 전환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예술은 기술을 어떻게 사유해야 하는가? 무용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에서 상상하는 새로운 예술의 형식과 경험은 무엇인가? 디지털시대의 관객과 새로운 관계 맺기의 방식은 무엇인가? 등 수많은 질문이 파생된다. ‘무용×기술 창작랩’에서는 ‘신체성의 확장, 증대, 탈피’, ‘사회적 거리두기와 무용의 감각적 경험’, ‘안무 창작의 주체성’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메타버스에서의 몸의 현존과 라이브니스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가? 코로나 19의 현실에서 기술은 감각적 상호소통이라는 공연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의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는가? 기술의 자율성은 어디까지 안무에 개입할 수 있는가?’를 시작의 질문으로 삼았다. 랩은 6월부터 8월까지 두 달가량 3단계로 진행된다. 첫 단계는 Being Inspiring! 해외 안무가와 프로듀서 초청 강연으로 해외 여러 사례를 함께 살펴보며 서로 영감을 받고 질문을 생성하는 시간이다. 두 번째는 Being Creative and Collaborative! 참가자들은 이 기간에 4개의 팀으로 구성되어 퍼실리테이터, 기술 멘토와 함께 실험 워크숍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Moving Forward! 함께 고민하고 실험한 내용이 프로토타입으로 발표되고, 추후 논의를 거쳐 작품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얻게 된다. 7월 말 현재 ‘창작랩’은 코로나의 확산 영향 속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2단계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창작랩에는 21명의 참가자가 있다. 안무가, 무용수, 기술개발자, 사운드 디자이너, 무대 디자이너, 프로듀서, 리서처 등이다. 선정과정에서 참가자들은 몇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가까운 미래의 당신이 상상하는 라이브 공연의 모습은 무엇인가?”와 “창작랩의 시작 질문에 대한 자신의 질문은 무엇인가?”였다. 많은 참가자가 VR/AR/XR의 세계와 결합된 라이브 공연을 상상했다. 점점 더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으며, 메타버스 안에서 공연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되고, 관객의 경험은 능동적이고 소규모 또는 개인적 체험으로 변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관객의 능동적 경험과 관련해서는 게임 형식이 많이 언급되었다. 게임에 친숙한 디지털 세대들은 저장된 신체와 움직임의 데이터를 게임처럼 내려받고, 가상의 세상에서 체험하고 상호작용하면서 관객이 되는 프로그램으로서의 라이브 공연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매체가 세분화‧개인화되면서, 공연의 형식도 세분화되고 관객이 경험이 모두 다른 공연들이 나올 것이라 상상했다. 물론, 이러한 상상은 이미 현재 진행형의 상상이다. 또한, 공연을 예매하고 극장에서 다른 관객의 신체를 확인하고, 공연 후 의견을 나누는 물리적 행위를 모두 포함한 전 과정이 라이브 공연의 총체적 경험으로 중요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참가자들이 던진 질문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가상세계 안에서의 춤이다. 실제와 가상 두 개의 세상 속에 신체가 동시에 존재하거나, 두 세상을 연결하는 몸의 안무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 메타버스 속 아바타와 같은 멀티 페르소나의 현존과 라이브니스에 대하여, 디지털 공간 공연의 현장감과 관객들의 감각, 상호작용에 관한 질문이었다. 두 번째는 AI와 로봇에 관한 질문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성,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성, 로봇을 통한 신체의 확장과 안무적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또한 기술 발전으로 모든 것이 대체될 수 있는 미래가 온다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예술가, 퍼포머의 고유한 속성은 무엇인지에 관해 물었다. 세 번째는 감각이다.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객과 공간이 분리된 속에서 어떻게 감각적 상호소통을 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었다.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위: 조나단 토논)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위: 조나단 토논)

워크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랩은 많은 질문으로 가득 찼고, 워크숍은 던져진 질문들의 답과 또 다른 질문들을 찾아 나가기 위한 과정으로 시작되었다. 워크숍은 벨기에 리에주 극장의 IMPACT2)예술감독 조나단 토논Jonathan Thonon의 강연으로 시작되었다. IMPACT는 예술과 과학, 기술 분야가 결합된 실험실이며, 축제이며, 플랫폼으로, 지난 몇 년간 예술가와 과학자, 테크니션의 협업, 산업계와 학계, 예술계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조나단은 글로벌 하이브리드 움직임의 시대에서 예술과 기술의 만남은 인간 지각과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하며, ‘마찰 없는 사회Frictionless Society와 창조적 마찰Creative Friction’의 개념을 내놓았다. 마찰 없는 사회는 기업들이 마케팅 측면에서 사용하는데, 모든 종류의 물리적 교류가 점진적으로 사라지고 유동적인 ‘액체’ 사회로 대체되는 사회를 일컫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택시를 부르고, 자동차 문을 자동으로 여닫을 수 있으며, 택시 기사에게 현금을 직접 주고받지 않아도 모든 거래가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마찰 없는 사회이고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마케팅에서 지향하는 이상적인 사회이다. 고객은 마찰 없이 편리함을 경험하게 되고, 우리는 ‘물리적 교류 또는 거래’를 피할 수 있으며, 이러한 편리함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찰과 대면을 피하게 해준다. 우리는 몸을 잃어버리고 있다. 몸은 다른 몸과의 연결성 안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의 몸과 연결성을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신체의 현존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조나단은 이러한 마찰 없는 사회에서 예술과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바로 마찰을 새롭게 만들고 보여주는 것, 그리고 마케팅적 관점에서 제시된 유토피아의 허상을 드러내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조적 마찰은 무엇인가? 과학에서 마찰은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며, 예술가는 새로운 에너지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예술가들은 에너지를 만들고 마찰을 재생산할 수 있다. 마찰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우리 사회에 마찰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며, 마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개발되는 기술을 탈취해 마찰을 재현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사례로 언급된 스테판 데구틴Stéphane Degoutin과 그웨놀라 웨건Gwenola Wagon의 <랜덤 GPSRandom GPS>는 해킹해서 개발한 자동차용 GPS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용자를 미리 정해진 목적지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방향으로 안내하도록 설계되어있다. ‘길을 잃는 데 도움이 되는’ GPS인 셈이다. 예술가들은 의도와 정반대의 기술을 사용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에 우연을 만들어 낸다. 또 다른 예는 <나와 함께 죽자Die with Me> 이다. 벨기에 드라이즈 디푸터Dries Depoorter가 개발한 이 메신저는 배터리의 잔량이 5% 이하일 때만 접속할 수 있다. 닉네임을 입력하기만 하면 배터리가 5% 미만인 다른 사람과 작별을 고할 수 있다. 원래 개발 계획에는 낭만적인 연결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어, 주변에서 배터리가 부족한 사람을 찾을 수 있고, 만나면 배터리가 방전되어 오프라인에서 실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 개발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캐나다 예술가 자넷 카디프Janet Cardiff와 조지 뷔스 뮐러George Bures Miller의 ‘알터 반호프 비디오 워크Alter Bahnhof Video Walk’3)도 사례로 언급되었다. 관객은 역사의 그림자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는 사전 제작된 스마트폰으로 보이는 비디오를 따라 기차역을 걷는다. 움직이는 영상을 따라가다보면.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고 동시에 교차해서 보여지며 허구역사와 현실간의 마찰이 생성된다.

조나단은 두 번째 강의에서 신기술에 의해 가장 많이 변화된 공연예술 분야인 무용에 있어 인공지능, 로보틱스, 가상현실, 증강현실, 드론, 앱 기반 경험 및 센서와 관련한 작업의 사례들을 소개하며, 신체와 기계의 만남이 실제 세계에서 함의하는바, 기술을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가능성 등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또한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예술과 기술’의 여러 키워드를 넘어 다음 10년, 100년을 위해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지점으로 조나단은 기후변화에 대한 화두를 꺼내 들었다. 지구를 위해 예술가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이 필요한 시기이다. 글로벌 전환이 필요한 지금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이 협력하여 기후 및 전환이라는 주제를 사회 주제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다고 한다. 관련해서 하이테크 뿐만 아니라 로우테크를 활용한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조나단은 현재 우리 기술은 정점에 있고, 앞으로 10년 동안 기술의 쇠퇴를 경험할 것이라 예견했다. 지구 생태를 생각하며 로우테크 활용의 중요성과 혁신성을 재차 강조하며, 자전거로 에너지를 생성하며 만든 작품 <온리 로우-테크Only Low-tech>를 소개했다.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 질 조뱅)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 질 조뱅)

이후 워크숍은 해외 안무가들의 다양한 작업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제네바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안무가 질 조뱅Gilles Jobin4)은 ‘디지털 영역-공연예술을 위한 새로운 공간’을 주제로 지난 몇 년간 개발한 다양한 디지털 무용 프로젝트를 소개하였다. 모션 캡처 기술과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서로 연결되어 창작하는 과정 또한 공유하였다. 안무가, 무용수, 무대감독이며 영화감독인 질 조뱅은 디지털 영역을 공연예술의 새로운 공간으로 사유하고 실험과 탐험을 해오고 있다. 지금까지의 무용과 비교해 VR 무용공연을 ‘무용’ 또는 ‘공연’으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한 많은 질문이 있었지만, 그는 이러한 질문과 논란 속에서도 새로운 무용공연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의 세상을 구축해왔다. 그의 작품 중 한국에서도 소개된〈VRI〉는 관객이 아바타가 되어 가상공간에서 거인 아바타 무용수와 공간과 무용을 경험하는 작품이다. 관객이 직접 퍼포머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 휠체어를 탄 관객은 가상의 공간에서 휠체어를 탄 아바타가 되어 다른 관객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다. 질 조뱅은 가상의 공간은 현실보다 훨씬 포용적이며, 접근성이 높음을 강조한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도시 무용 작품과 관련해서는 단체에서 개발한 ‘댄스 트레일Dance Trail5)’이라는 어플을 소개했는데, 스마트폰으로 앱을 다운받아 관객이 원하는 어떤 장소에서도 무용수를 불러들여 무용공연을 경험할 수 있다. 삶의 모든 곳에 무용을 개입시킬 수 있는 흥미로운 작업으로 스마트폰만 있다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에서 국제적 연결성의 중요성과 원격협업의 방법을 제안하며, 디지털 공간이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의 모든 작업에서 등장하는 아바타는 무용수의 모습과 몸짓을 그대로 닮은 상태에서 크기만 달라진다. 무용수 아바타는 거인이 되거나 소인이 된다. 그는 모션 캡처를 통해 무용수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거나 캐릭터를 만들지 않고, 실제 사람의 모습 그대로 구현하며, 구부러진 등과 불균형한 몸 등을 그대로 디지털 세계로 옮겨온다. 공간이 현실 세계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옮겨갈 뿐이지, 그의 세상을 보는 철학과 관점은 이 두 세계에 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보인다.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 비론 렌저스)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 비론 렌저스)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비론 렌저스Björn Lengers, 마르셀 카르나프케Marcel Karnapke가 함께하는 VR시어터 사이버라우버CyberRauber는 ‘디지털 현실에서의 연극과 무용’이라는 주제로 최근 작업한 <사이버 발레Cyber Ballet> 사례를 공유했다. 사이버라우버는 가상현실을 사회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 기술을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기술을 통해 사람을 모으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들 작업의 중심이다. 이들은 가상현실이 사람들을 고립시키기도 하지만, 영감을 주고 사람들의 몸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이버 발레>의 경우 실제 사람들을 무대로 초대해 실시간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식으로 계획했었는데, 코로나로 사이버 공간에서만 진행될 수밖에 없었지만, 현실과 가상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연결성을 가지는 방안을 고안 중이라고 한다. 사이버라우버는 현재 GPT2를 활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생성하며, 인공지능으로 안무하기를 준비 중이다.

다음은 ‘무용의 포스트 휴먼-모션 캡처, 이머시브 기술 및 분산 공연 경험’을 주제로 안무가 알렉산더 위틀리Alexander Whitley6) 가 본인의 다학제 무용 활동, 디지털 예술가들과의 협력 및 모션 캡처, 가상/증강 현실 및 로보틱스 등 기술 접목 작품에 관해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기술은 공연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적인 것이며, 포스트 휴먼과 디지털 기술들이 사람들의 사유하고 소통하는 방식과 인간의 경험이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그는 안무가로서 VR 작업을 통해 360도 환경에서 안무하는 것과 관객 참여 측면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해 왔으며, 가상 플랫폼 안에서의 차별적 움직임을 안무해 왔다.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살로메 바진)
무용×기술 창작랩 1차 워크숍 줌화면(화면 오른쪽:살로메 바진)

마지막으로 ‘연결된 신체와 신체 지능’이라는 주제로 사례 공유를 해준 Cellule7) 설립자인 살로메 바진Salome Bazin은 이전 사례와는 전혀 다른 영감을 주었다. Cellule은 과학, 의학, 기술, 예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인간과 몸,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며 디지털로 연결된 시대에 어떻게 진정으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기술을 이용해 우리 몸과의 연결을 깊게 하고 춤을 추면서 개인 간의 친밀감을 재연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며 연결성을 찾아 나가고 있다. 그녀는 피나 바우쉬의 “춤, 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길을 잃는다”를 인용하며, 분열된 사회 안에서 ‘춤, 몸, 연결’ 의 화두를 던졌다. 무용 작품 <디지털 탯줄Digital Umbilical>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이 작품은 센서를 통해 무용수와 관객이 서로의 심장 박동을 들을 수 있도록 창작되었다. 관객과 무용수는 무대 위에 거리를 두고 같이 존재하며, 관객과 무용수는 서로를 시각적으로 바라보는 것만이 아니라 몸과 몸이 연결된 깊은 감각을 느끼게 된다. 코로나로 공연을 한 번밖에 하지 못해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된 지금과 같은 시기에 관객과 퍼포머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많은 영감을 부여하는 사례였다.

7월 말 현재 ‘무용×기술 창작랩’은 2단계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4개의 팀으로 구성되었으며, 각 팀은 퍼실리테이터와 기술 멘토와 함께 질문을 만들고 안무와 기술 실험을 하고 있다. 모든 팀은 ‘무용의 미래’에 대한 다소 큰 질문으로 시작해 여러 갈래로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몸’을 주제로 가지는 팀은 인간의 몸을 학습한 인공지능이 인식할 수 없는 인간의 움직임에 대해서, 인간의 감각과 표정을 인공지능으로부터 역으로 학습하는 가능성에 대해, 인공지능과 작품 창작하기 등 인공지능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실험하고 있다. 한 공간에 현실과 가상의 장소가 동시에 존재할 때, 두 장소에 존재하는 무용수의 신체는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디지털 세계에서 왜곡되고 놀이화되는 신체를 대상화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완전한 어둠 속에서 무용수의 숨소리만으로 무용수의 몸짓 선과 방향성, 나아가 무용 작품 전체를 감각하고 읽어낼 수 있을까? 시각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관객은 무용을 어떻게 관람할 수 있을까? 가상세계가 새로운 무대가 된다면, 즉흥성과 직관적인 표현은 어떻게 드러날 수 있을까? 기술상에 나타나는 오류에 대한 예술적 해석의 가능성은? 등 창작 랩은 여전히 수많은 질문으로 가득 차 있으며, 모든 질문은 무용공연, 안무, 무용수, 무대, 관객에 대한 새로운 미래를 향해있다. 네 팀은 2단계 워크숍을 거쳐 8월 18일 그동안의 질문과 실험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박지선
연극, 무용, 다원,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걸쳐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이다. 축제, 레지던시 기획, 공연예술작품 제작 및 국제 네트워크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도시, 경계, 기후변화, 기술과 예술 등 다양한 주제로 예술가와 새로운 탐험을 하며 동시대성을 탐구하고 있다. ‘예술텃밭 예술가 기후변화 레지던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무용×기술 창작랩’ 총괄 기획자이다.
 
 

1) 주최: 국립현대무용단, 기획: 국립현대무용단, 박지선 프로듀서, 협력: 한국예술종합학교 융합예술센터, 기어이 주식회사

2) International Meeting in Performing Arts&Creative Technologies https://theatredeliege.be/impact

3) https://youtu.be/sOkQE7m31Pw

4) https://www.gillesjobin.com/en/

5) https://dancetrail.app

6) https://www.alexanderwhitley.com

7) https://www.cellul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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