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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S Choice] 타니모션(TANEMOTION) 2015-08-25

[피플] 그 모든 수식어를 넘어, 우리는 ‘밴드’다
[PAMS Choice] 타니모션(TANEMOTION)


생각해보면 ‘국악’이라는 명칭은 다루기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하물며 서양음악이 기반이 된 현대 대중음악과 국악이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 음악들은,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한다. 아, 물론 이것은 음악을 언어로 기록하는 이들의 책임이다. 즐기는 데 무슨 조심이 필요하겠는가. 조금 낯선 외양은 즐거움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타니모션은 그런 즐거움의 소지를 가진 밴드다. 5인조인 타니모션의 멤버 중 아코디언과 건반을 맡은 연리목, 생황과 피리, 태평소 주자인 김소엽, 아쟁의 김슬지, 이 세 사람을 대학로에서 만났다.

동시대라는 감각, 장르나 스타일보다 중요할 것

Q(한명륜): PAMS CHOICE 선정을 축하드린다. 의의를 자평한다면.

김슬지(이하 ‘슬지’): PAMS CHOICE는 음악뿐만 아니라 연극, 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다른 예술 장르도 그렇지만 음악은 동시대성이 가장 중요하다. 심사위원분들이 동시대에 가장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한국 음악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하셨을 것 같다. 그 결과 선택된 팀이 타니모션이라는 것이 뜻깊다.

Q: 사실 타니모션처럼 한국 전통음악과 서양음악 포맷을 공유하는 유형의 경우 어떤 용어로 표현해야 할 것인가가 조심스럽다. ‘퓨전국악’ 등은 정체성과 유효성 면에서 부족한 용어로 지적되고 있다.

연리목(이하 ‘연’): 사실 우리도 그 고민이 깊다. ‘국악기가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밴드’ 등 다소 설명적인 말로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미디어에서는 축약된 표현으로 나가는데 거기 어울릴 만한 용어를 만드는 것이 간단치 않다.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슬지: 국악과 서양음악 기반의 대중음악을 접목하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는데, 이런 고민은 세대를 거듭하면서 반복적으로 제기되어 온 것이다. 굳이 세대를 나눈다면 이러한 시도의 1세대는 국악과 서양음악의 틀을 조화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볼 수 있고, 2세대는 사운드의 측면에서 현대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3세대는 곡의 형식과 사운드 모두에서 팝, 즉 당대 대중음악의 감성을 담고 대중과 적극적으로 호흡하려는 세대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서 모호하고, 때로는 위험한 정의와 개념이 등장해 혼란을 주기도 하지만, 조금씩 개선되어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이런 문제는 근본적으로 한국 전통음악이 역사적 단절을 겪은 데서 기인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소엽: 생황만 해도 그렇다. 생황은 원래 중국 악기다. 이 악기가 한반도에 들어온 것은 20세기 초, 혹은 그 이전이라고 한다. 그런데 생황 역시 일제 강점기 문화 말살로 인해 단절을 겪으면서 기술면의 맥까지 끊어졌다. 실제로 리드가 망가지기라도 하면 국내에서 수리할 방법이 없다.

한국 악기의 정체성, 사운드의 질감부터 다시 찾는 중

Q. 인터뷰를 준비하며 첫 음반 [타니모션―천차만별 콘서트 음반](이하 [천차만별])을 되짚어 들어보게 됐다. 오히려 [Tan-Emotion](2014) 보다 서양음악적인 느낌이 들었다.

연: 구체적으로 어떤 느낌이었나.

Q. 조심스럽긴 하지만, 월드뮤직의 요소 혹은 클래식 중에서도 낭만파 스타일이 떠올랐다. 특히 ‘황월’의 아쟁 소리는 비올라와 첼로의 중간 음색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애상 가득한 왈츠적 구성도 그렇고.

슬지: 사실 그런 평가를 받으면 여러 가지 복잡한 심경이 든다. 물론 그 당시엔 그런 시도를 한 것이 맞다. 국악기로 서양음악 같은 사운드를 내고, 그것을 통해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 보겠다는 욕심 말이다. 성공적인 셈인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자체가 아쉬운 점일 수도 있다. 다른 악기를 흉내 내서가 아니라, 악기 본연의 성격을 살려서 인정받는 것이 연주자의 의무라면 의무이기 때문이다. 다음 앨범에 바로 이 ‘황월’을 다시 수록할 예정이다. 비교되었던 비올라나 첼로와는 다른 아쟁 특유의 거친 질감을 100% 살리고 싶다.

Q. 사실 음색은 마스터링이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데.

소엽: 그런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태평소나 피리는 공연 시 드럼의 타격 음을 뚫고 나올 정도로 강하다. 악기를 배울 때도 ‘뱃심’을 끌어내도록 교육받는다. 그런데 녹음했을 때, 생각보다 약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태평소가 얼마나 우렁찬 악기인데. 농담을 보태자면, 연주자는 악기를 닮는다. 그래서 취주악기 전공하는 여학생들이 좀 시원시원한 데가 있다. 술도 잘 마시고(웃음).

연: 물론 후 작업에서 톤을 잡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작곡과 편곡 단계에서 여러 악기가 자기 톤을 찾도록 잘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

김소현-상황

김슬지-아쟁

김소진-보컬,기타

연리목-건반

타니모션 멤버 김소현 – 생황
타니모션 멤버 김소진 – 보컬, 기타
타니모션 멤버 김슬지 – 아쟁
타니모션 멤버 연리목 – 건반

PAMS 선정작 [Tan+Emotion], ‘밴드’의 음악인 이유

Q. 첫 작품과 [Tan+Emotion]의 멤버 구성을 보면 1기, 2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연: 사실 멤버는 보컬(권송희→김소진), 생황, 피리(김태경→김소엽) 두 포지션만 교체가 있었다. 하지만 이 포지션의 멤버들이 각각 2년씩을 활동하다 보니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Q. 전작에 비해 전통적인 테마가 강한 인상을 준다. 특히 굿이라는 주제는 요즘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소재는 아닌데.

슬지: 그럴 수 있다. 국악 전공자들도 아주 익숙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대화된 굿을 배우며 그 흐름을 배울 기회는 있다.

Q. 그런 한편으로 록적인 성향을 가진 곡도 있다. ‘파도’는 특히 블루스의 성향도 강하다. 연리목은 록밴드 ‘눈뜨고 코베인’의 멤버이기도 하지만 다른 두 멤버들은 이러한 감각이 낯설지 않나.

슬지: 물론 전통음악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갖고 국악을 시작했던 만큼 어릴 때의 레퍼런스는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타니모션을 하면서 좀 더 넓게 듣고 있다. 역시 국악인인 친오빠의 영향도 있는데, 오빠가 시스템 오브 어 다운(System of a Down) 같은 하드하고 그루브감 있는 밴드의 팬이었다. 그 외에 ‘눈뜨고 코베인’의 음악도 즐겨 듣는다(웃음).

소엽: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피리의 국악적 스타일, 즉 굵직하고 거침없는 울림을 담아낸 측면이 블루스와도 잘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사실 ’파도’도 제주도 ‘칠머리당굿’의 한 부분을 차용해 만든 곡이다. 제의의 순간에 보이는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연스럽게 록적인 표현도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연: 타니모션을 좋아해 주시는 많은 분이 ‘파도’의 매력을 언급하신다. (임대진)이사님도 좋아하시고(웃음). 그만큼 임팩트가 큰 곡이라 사랑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소망, 해외에서도 한국에서도 사랑받고 싶다

Q. PAMS CHOICE를 통해 해외관계자들을 상대로 한 쇼케이스의 기회를 얻었다. 이전에 해외 공연 경험은.

연: 아쉽게도 없다. 심지어 2013년 전주소리축제에서 ‘소리 프론티어 대상’을 받았을 때도 해외 공연 특전이 없었다.

슬지: 그런데 우리 다음 해 수상 팀부터는 해외 공연 특전이 있더라. 이번을 기회로 활발히 활동하고 싶다.

임대진: 사실 해외공연이라는 것은 큰 성공이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또 그럴 수도 없다. 우리 음악을 많이 알리는 기회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국내 음악 시장에서 그만큼 기회가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해 안타까울 때가 있다.

Q. 그렇다면 해외 진출 시 어느 국가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타니모션: 아직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장담할 수 없는 문제다. 내적으로 고민도 많다. 무엇보다도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기쁜 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의 정체성은 한국 밴드라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고 한국 시장에 통하는 그런 밴드도 되고 싶다.

tan-p3 (타니모션 밴드)

tan-p3 (타니모션 밴드)

Q.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연: 아무래도 작곡가로서 컨템퍼러리라는 지향이 있다. 학생 때부터의 소망인데, 국악관현악 작곡에 도전해보고 싶다.

소엽: 언니 그 곡 저 줘요(웃음). 지금은 타니모션에 집중하는 단계다. 국악기가 가진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해보고 싶다.

슬지: 아쟁 음색에 대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다만 이를 전통적으로 계승한다기보다 계속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목표다.

 
 
2015 팸스초이스 선정 작품 : <TAN+EMOTION>

<TAN+EMOTION> 은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자연스러운 하모니로 새로운 음색의 팝을 제안한다. 판소리와 재즈, 사하라 사막과 제주도를 오가며 자유롭게 넘나드는 경계 없는 음악들 속에서, 타니모션 만의 색을 발견할 수 있다. 재즈의 스캣 기법을 판소리와 접목시키고 아이리쉬휘슬과 아코디언이 합쳐진 연주곡 [For Four], 한국적 샤머니즘의 진수인 ‘굿’에서 영감을 받은 연작 [내려온다],[파도],[탄다타],[부정거리]등의 레퍼토리들을 선보인다.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전주세계소리축제, 서울재즈페스티벌 등에 초청되어 어떤 장르에 섞여도 어울림과 동시에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국악을 기반으로 한 동시대 음악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2015 팸스초이스 선정단체 : 타니모션(TANEMOTION)

‘타니모션’은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탄다는 뜻의 탄금(彈琴)과 감동, 강렬한 감정을 뜻하는 Emotion,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이름으로 ‘사람의 감정을 타고 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음악에 대한 전문성과 대중음악이 주는 친근함을 두루 갖춘 6인조 밴드이다. 독특한 사운드와 가슴 절로 후련해지는 유쾌한 가사,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재치 있는 해석이 매력적이다. 2010년 결성 이후 <마음을 타다>, <새굿 프로젝트>, <빙글뱅글>, <탄다-타> 등의 공연을 통해 매년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고, 2013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프론티어 대상, 2011 천차만별콘서트 우수상, 2011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은상을 수상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 기고자

  • 한명륜_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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