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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문화협력에 대한 통찰 2014-08-10

한-EU 문화협력에 대한 통찰
[동향] EENC, 한국-EU 간 문화교류 동향 보고서



2012년 9월에 EU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교육문화총국(DG EAC)은 대한민국(이하 한국)과 EU간의 문화교류 현황 및 경제규모에 대한 조사작업을 유럽예술전문가네트워크(EENC)에 요청했다. 이 요청은 한-EU FTA의 부속협정으로 2011년 체결된 문화협력의정서(Protocol on Cultural Cooperation)이행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이후 문화적 유동성 정보 네트워크 온더무브(On the Move)는 윤성원 박사(수원대학교 글로벌비즈니스학과 조교수)와 함께 이 보고서 작업에 착수했다. 보고서는 2013년 1월부터 웹상에서 조회가 가능하며, 2013년 9월에는 시청각 분야 수치가 업데이트되었다. 본고에서는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짚어보는 동시에 최근 변화를 통해 한국-EU 문화교류를 국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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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문화교류 현황 및 전망’(EU-South Korea: Current Trends of Cultural Exchange and Future Perspective)」 보고서에서는 문화정책이 도입된 이래로 한국에서 한국-EU 문화교류와 관련된 5개 주요 분야(출판, 공연예술, 문화유산, 예술가 유동성, 시청각)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은 유럽 내 공관이 많은 편에 속하며, 이후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EU 국가와 문화 관련 협약을 16개 이상 체결했다. 한국에 소재한 유럽 공관을 살펴보면, 서울에 국립외국문화원이 4개, 문화부서가 있는 대사관이 5개 있으며, 해외에 있는 한국문화원 23개 중 6개가 현재 EU 국가에 위치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앞서 언급된 문화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한 가지가 있는데, 유럽 및 EU가 한국 문화단체 및 후원기관에 있어서 중요한 지역이지만 전략적 우선순위지역이 아닌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출판 및 시청각 분야에서 특히 더 그러하다.(시청각 분야 경우, 프랑스는 예외) 한국 출판 분야는 만화, 아동도서, 교육도서에 치중되어 있고, 대부분은 아시아 지역(특히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 도서가 영어 외 유럽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프랑스와 독일 등에서 유럽 언어 번역 지원이 있긴 했지만 실제 번역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국에서 전자책(E-books)은 한국전자출판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10년 도입한 정책지원 덕분에 번창하고 있다. 구글이 전자책 사업을 시작하는 첫 아시아 국가로 한국을 선택하고, 2012년 5월 런던도서전(London Book Fair)에 맞추어 전략도서출판/판권 에이전시(SBPRA)와 랭귀지월드디지털(LWDigital)이 700권 이상의 전자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것은 이러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시청각 분야의 경우, 한국-EU가 공동제작한 영화 수는 다소 한정적이다. 총 60편의 공동제작 중 EU에 있는 파트너와 협력한 경우는 몇 건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 하나는 2006년 네덜란드와 협력한 경우고, 4건은 2006년 이후 프랑스와 협력한 사례(2건은 한불영화공동제작협약(France-South Korea Film Co-production Agreement)의 일환으로 이루어졌고, 2건은 그 외의 협력사례)이다. 물론 공동제작이 특정 양자협약과는 별개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그중 영화공동제작협약은 영화배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해외 협력을 수월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령, 한국 영화 관계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중국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해 왔는데, 이때 한국의 디지털 영화 제작 및 배급 기술이 한몫 했다고 한다. 이 점은 한국과 협력하고자 하는 유럽 제작자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립 피키에(Philippe Picquier)사에서 출판된 황석영의 『바리데기』

▲ 2007년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

▲ 한국의 삼지애니메이션스튜디오와 프랑스의 티몽 애니메이션 사이버 그룹 스튜디오(Timoon Animation, Cyber Group Studio)의 한-불 합작 프로젝트, 영화 〈피쉬와 칩스〉

▲ 필립 피키에(Philippe Picquier)사에서 출판된 황석영의 『바리데기』 ▲ 2007년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 ▲ 한국의 삼지애니메이션스튜디오와 프랑스의 티몽 애니메이션 사이버 그룹 스튜디오(Timoon Animation, Cyber Group Studio)의 한-불 합작 프로젝트, 영화 〈피쉬와 칩스〉

주요 유럽 영화제(칸, 베를린, 베니스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영화라 할지라도 이들 영화(실험적이라고 여겨질 때가 많음)가 국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블록버스터와 액션 영화를 선호하는 영화 취향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방송 및 문화 분야에서 해외투자의 경우, 아시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과 유럽이 따르고 있다. 영화 수출의 경우에서도 아시아는 여전히 수출대상지역 1위이며, 전체 수출의 56.94%를 점유하고 있다. 유럽이 미국을 제치고 2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전체 수출 점유율만 따져보면 2010년 33.26%에서 2011년 22.23%로 하락하고 있다. 최근 한류 국제화 바람덕에 유럽 TV 네트워크 또는 채널(프랑스,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벨기에, 스페인)에서 한국 TV 드라마 방영권을 취득했음에도 불구하고 TV 드라마 수출에서 아시아는 미국과 유럽을 큰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해마다 지속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는 애니메이션의 경우에는 특히 유럽애니메이션협회-카툰(European Animation Film Association-Cartoon)의 기여가 컸다. 현재 한-EU 협력 하에 개발중인 프로젝트가 10개가 넘는데, 이를 통해 유럽 내 애니메이션 영화 배급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공연예술 분야의 경우, 대부분의 한국 공연단체 및 극단의 투어가 전통 음악 및 전통공연예술과 연관된 것이었지만, 지난 10-15년 동안 국내외에서 보다 현대적인 형태의 공연예술을 지원하고자 하는 실질적인 투자가 있었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KAMS)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프로젝트 및 특정 파트너십(예: 2010-2012 ‘한-핀란드 커넥션’(Korea-Finland Connection)프로젝트)을 지원할 뿐 아니라 통계자료 및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런 자료들은 아시아 공연계에 좋은 정보(데이터)를 제공하며, 웹상에서 언제든 조회가 가능하다. 2014년 10월에 10주년을 맞는 서울아트마켓(이하 PAMS)은 한국, 아시아 및 전세계 공연예술 종사자 및 전문가들에게 아시아 내 중요한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유럽은 지난 10년 동안 PAMS에서 두 차례 집중조명을 받았다. 2007년에는 현대공연예술국제네트워크(IETM)가, 2012년에는 동유럽 국가가 ‘포커스 세션’으로 선정되었다.

서울아트마켓

〈한-독일 커넥션 2013〉

서울아트마켓 〈한-독일 커넥션 2013〉

아시아 내 예술가 및 문화 전문가들의 유동성지원 기회에 대한 최근 현황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호주와 일본 다음으로 후원을 많이 하는 국가 중 하나였다. 한국은 해외로 진출하는 아티스트들의 유동성뿐 아니라(주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또는 KAMS가 제공하는 지원금의 형태), 한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유동성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 초점을 둔 교육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지원대상이 된다. 국제문화예술계에서의 가시성을 확대하기 위해, 한국은 약 10년째 국제 또는 지역 차원의 협약, 파트너십, 멤버십에 대한 ‘정기적 체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부문이 대상이 되지만, 문화유산분야는 특히 중요하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Intangible Cultural Heritage of Humanity) 목록에 한국의 무형문화유산은 11개 중 8개가 2009년 이후에 등재되었다. 무형문화유산의 경우, 유럽 파트너(영국, 헝가리, 프랑스)와 체결한 협약은 3개(박물관, 대학, 연구소) 뿐이다. 이탈리아와는 1965년에 문화기본협정을 체결하였다.

이 보고서 마지막에는 몇 가지 권고사항을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다음을 권고하고 있다.
- 전문가들과 직접적 만남 확대 : 과거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결과적으로 지속가능할 것
- 다양성 증대 : 특히 유럽 국가에서 선보이는 한국 프로젝트 유형 관련(현대적인 예술형태를 보다 많이 포함할 것)
- 청소년 및 교육 지원 확대 : 유럽에서 문화예술 공부를 하는 한국인에게 초점을 맞출 것
- 도시 및 지역 간 협력 확대 : 한국의 도시 브랜딩 활동과 유럽문화수도(European Capitals ofCulture) 개념을 고려
- 문화적 유동성 관련 통계자료 및 데이터 공유 확대 : 한국의 문화예술 분야 연구소가 많은 점을 고려해 볼 때, 한국-EU간의 유동성 흐름 관련 연구를 독려할 수 있을 것임. EU와 해외간 연구는 처음이 될 것임.

「EU 대외관계에서 문화가 수행하는 역할(Culture in EU external relations)」에 대한 2014년 예비보고서에도 유사한 권고사항이 제시되었다. 특히, 젊은 층, 도시, 지역, 개인 대 개인 학습을 위한 대안 모델 필요성, 보다 정기적인 모니터링/평가의 필요성(위에 언급한 데이터 수집과 관련 있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 보고서는 8개 문화단체 및 연구소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16개월에 걸쳐 진행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이들 컨소시엄 기관들은 54개국을 아우르고 있는데, 이중 4개국(인도, 일본, 중국, 한국)은 아시아 국가이다.

「EU 대외관계에서 문화가 수행하는 역할」보고서

「예술가와 문화종사자를 위한 아랍 13개국 국제 유동성 기금 가이드-아랍 13개국 초점」

「EU 대외관계에서 문화가 수행하는 역할」보고서 「예술가와 문화종사자를 위한 아랍 13개국 국제 유동성 기금 가이드-아랍 13개국 초점」

마지막으로 유럽/한국과 세계에서의 위치를 살펴보면, 한국이 아랍 및 아프리카 교류 강화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 흥미롭다. 정재왈 (재)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와 황보유미 국제사업부 지식정보팀 팀장은 2013년 6월 6일 프라하에서 열린 ‘유럽-아시아 문화적 유동성 후원자들의 플랫폼 미팅(Platform meeting between cultural mobility funders from Europe and Asia)’ 포럼에서 이러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이후, KAMS는 온더무브 및 아랍에듀케이션포럼(AEF: Arab Education Forum)과 협력하여 「예술가와 문화종사자를 위한 아랍 13개국 국제 유동성 기금 가이드-아랍 13개국 대상(Guide to Funding Opportunities for the mobility of artists and culture professionals – Focus on 13 Arab countries) 」제작을 지원해왔다.1) 한-EU 협력 기반은 분명 존재하며, 이 관계는 다양하고 다각적인 글로벌 문화 분야 대화 내에서 보다 실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한국과 EU 국가간 예술교류의 풍성함을 강조하고 강화하기 위해서 한국/아시아와 EU간 교류 및 유동성 흐름에 대한 보다 정교한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이러한 평가시 현대적 예술형태 및 활동 전체를 고려해서 지원강화가 필요한 틈새시장을 파악해야 할 것이다.


1) 마리 르수르(Marie Le Sourd) 온더무브 사무국장 / 편집:엘레나 디 페데리코(Elena Di Federico) 커뮤니케이션/홍보 매니저 연락: mobility(at)on-the-move.org / info(at)on-the-move.org
※ 관련 기사 참조 : 아랍 13개국 문화 유동성 기금 가이드 온라인 공개



◈ 참고자료

- 한-EU 문화교류 현황 및 전망(EU-South Korea: Current Trends of Cultural Exchange and Future Perspective)

- 한-EU FTA(Korea-EU Free Trade Agreement)
http://ec.europa.eu/trade/policy/countries-and-regions/countries/south-korea/

- 문화협력의정서(Protocol on Cultural Cooperation)
http://trade.ec.europa.eu/civilsoc/meetdetails.cfm?meet=11238

- 문화유동성지원가이드 - 아시아 (Cultural mobility funding guides – Asia)
(후원 : 아시아유럽재단(Asia-Europe Foundation)) – ‘한국’ 파트

- 문화적 유동성 지원 가이드 : 아랍국가 13개국 (Cultural mobility funding guides: Focus on 13 Arab countries)(지원: (재)예술경영지원센터 / 연구 : 아랍에듀케이션포럼):

- 「EU 대외관계에서 문화가 수행하는 역할」 보고서(Report publication: Culture in EU external relations), 한국에 대한 보고서 포함: http://cultureinexternalrelations.eu/main-outcomes/ (아래쪽으로 스크롤해서‘국가 보고서’확인)

- 유럽-아시아 문화적 유동성 후원자들 플랫폼 미팅(Platform meeting of cultural mobility funders from Europe and Asia), 체코 프라하, 2014년 6월 5-6일
http://on-the-move.org/about/ourownnews/article/15512/platform-meeting-of-asian-and-european-cultural/


  • 기고자

  • 마리 르 수르_온더무브 사무국장, 더아프로 해외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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