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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무용 전문 기관 ‘댄스베이스(Dance Base)’와 ‘더플레이스(The Place)’ 2012-12-18

영국 무용 전문 기관 ’댄스베이스(Dance Base)’와 ’더플레이스(The Place)’
[집중조명]한영 커넥션 사업 영국 방문 리서치 기관 소개2


지난 11월 11일부터 약 3주간 한영커넥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첫 주에는 공동리서치로 다른 두 한국 참가자들과 함께 런던 및 브리스톨의 공연 관련기관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후에는 에딘버러에 위치한 ’댄스베이스(Dance Base)’와 런던에 위치한 ’더플레이스(The Place)’에서 각각 1주일간 상주했다. 두 기관에 공통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것은 찰스왕세자와 전 국무총리의 손자인 로빈하워드가 각 기관의 설립 후원자라는 사실과, 무용이 개인과 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면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가장 친근한 베이직 댄스, ’댄스베이스(Dance Base)’

댄스베이스 복도 댄스베이스 내부

찰스왕세자의 후원으로 2001년 9월 문을 연 ’댄스베이스’는 스코틀랜드의 국립무용센터로서 에딘버러성을 배경으로 그래스마켓에 위치하고 있다. 건축가 말콤 프레이저가 땅, 하늘 등 각기 다른 주제에 따라 다르게 설계한 네 개의 아름다운 무용 스튜디오는 각각의 디자인 특성에 근거한 수업이 운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땅을 주제로 한 나무바닥의 스튜디오에서는 바닥을 주로 이용하는 힙합수업이 진행되고, 또 다른 검은 댄스플로어 스튜디오는 주로 레지던스 창작자의 창작활동이나 컨템포러리 댄스 수업을 위주로 운영된다. 천정이 유리로 된 1층의 큰 스튜디오는 에딘버러 페스티벌 기간 중 공연장으로도 사용되며 외부 공연장으로 대관을 해주기도 한다. 탈의실에는 기존 샤워시설 이외에 욕조도 갖추고 있어 힘든 리허설을 끝낸 무용인을 위한 깜찍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기관의 주요 역할은 1) 지역 및 국내외 예술가들의 연계와 레지던시 및 공연 프로그램 기획을 통한 지속적인 발전의 도모, 2) 일반인과 전문인을 대상으로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망라하는 광범위한 수업 내용 제공, 3)교육, 오락, 치유 등의 목적으로 소외된 젊은층, 치매 등을 앓고 있는 노인층, 영유아, 자폐증 등을 앓고 있는 정신질환자, 노숙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크게 요약할 수 있다. 이외 카탈리스트(Catalyst)라는 댄스베이스 내에 있지만 나름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무용 매니지먼트 프로그램이 있다. 카탈리스트 프로그램은 아직 전업 행정 및 제작인력을 고용하고 있지 않은 자국 내 독립 신진 예술가들을 발굴하여 성장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창작파트너를 연계 구축하며, 계약업무, 행정 시스템, 인력관리 및 프로젝트 관리, 재정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고, 관객 개발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역할을 한다.

댄스베이스 스튜디오 수업모습
이런 이유로 한 건물 안에서 스튜디오 앞에 길게 늘어서 주차되어 있는 아이들의 유모차, 여기저기 흩어져 창작작업에 한창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젊은 힙합 무용인들, 서툴지만 연말 쇼케이스 준비에 열심인 취미반, 극장에 올릴 공연연습에 몰입하고 있는 전문 공연예술가 단체, 분홍색 강아지 발자국이 그려진 셔츠를 똑같이 입고 즐거워하는 노인들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수업 프로그램 책자 구성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양하고 재미있게 다가가기 쉬운 다양한 수업의 명칭과 매회 아이콘과 같은 개성 있는 모습으로 친근하게 웃고 있었던 예술감독 모락 데예스(Morag Deyes)의 사진이었다. 아마도 댄스베이스가 지향하고 있는 무용의 모습과 무용이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www.dancebase.co.uk

모든 장벽을 무용이라는 언어로 무너뜨리기 위한, ’더플레이스(The Place)’

런던의 ’더플레이스’는 영국 내 도시와, 런던 시내, 유럽 각국을 연결하는 기차가 지나가는 유스턴역, 킹스크로스역, 세인트 판크러스 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하 카페로 연결된 두 개의 건물에 11개의 스튜디오와, 극장, 사무실, 도서관 등을 구비하고 있다. 더플레이스는 마치 하나의 지붕에 여러 개의 방이 있는 것과 같이, 상호유기적인 관계를 갖지만 독립 운영되는 다음의 여러 기관과 기능을 총괄하여 통칭하는 말이다;

더플레이스 입구
런던컨템포러리무용학교: 공연실기, 안무, 교육, 고급 연구과정 등으로 세분화된 3년 과정의 학사 (BA)와 1년 과정의 석사(MA) 학위과정을 제공한다. 석사 과정 학생들로 구성된 무용단 엣지(EDge)는 학생과 전문 공연인의 중간 연계 과정으로서 별도의 예술감독과 매니저가 있고 기존 안무가의 작품을 무용수로 견습하면서 약 세 달 동안 국제적 투어를 하여 경험을 쌓게 해주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수업료를 내고 공연 및 리허설 비용을 받지 않는 대신, 제작 및 투어에 대한 비용은 학교에서 부담한다.
리차드알스톤 무용단: 1994년부터 별도의 스튜디오에 상주하고 있는 영국을 대표하는 전문무용단으로 국제적 투어를 하며 활동을 한다. 1988년 올림픽 기간 중 서울에서 공연한 바 있다.
캣 (CAT): 10-18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컨템포러리 무용영재 장학 교육프로그램으로 리몽, 릴리스, 발레, 가가 등 컨템포러리 신체 테크닉 훈련과 창작 학습을 위주로 진행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전인적인 예술인을 육성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정규 학교 과정과 별도로 운영되는 직업훈련과정으로서 학생을 선별하는 별도의 기준을 마련하고, 각자의 개성에 맞는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로빈하워드무용극장: 레졸루션, 스프링로디드, 더플레이스프라이즈, 터치우드, 댄스엄브렐러, 후레쉬 등의 연중 다양한 예술가와 관객을 위한 프로그램을 주로 운영하는 무용전용극장. 특히 아직 관객 개발이 되지 않았지만 실험적이고 창작력 있는 양질의 작품을 발굴 지원을 하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다.
예술가 개발 프로그램: 코리오드롬, 레졸루션, 워크플레이스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 내 예술가의 교류 증진, 신진예술가의 공연기회 제공, 중견안무가의 창작과정 지원. 워크플레이스는 신진 안무가뿐만 아니라 중견안무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레지던스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반인 및 전문인을 위한 무용수업 제공: 재즈, 발레, 컨템포러리, 필라테스 등 제공. 오전의 전문가 과정은 독립 무용예술가들이 지속적인 신체 트레이닝을 계속할 수 있도록 일반 수업료의 반을 기관에서 보조하는 형식으로 저렴하게 제공한다.
복지 프로그램: 초등학교 대상의 창작교육 및 수감자, 노숙자 등 소회계층을 위한 교육기회 제공한다.

더플레이스가 가진 40년의 역사를 통해 가장 돋보이는 것은 창립자 로빈하워드의 비전과 무용에 대한 사랑, 도전정신이었다. 전 국무총리의 손자였던 로빈하워드는 2차대전 중 두 다리를 잃은 채 다시 법학을 공부하고, 외식사업을 펼쳤으며, 영국 내 유엔 헝가리 부서를 설치하여 난민 등을 도우며 국제관계 이사로 활동하였다. 그러던 중 1954년 마사그라함의 런던 공연에 반해 추후 에딘버러 페스티벌 공연을 후원했을 뿐 아니라, 이런 종류의 예술이 영국 내 없음을 직감하고 "사랑에 기반을 하며... 정치, 사회, 언어 등 모든 장벽을 무용이라는 언어로 무너뜨리기 위해" 현재 더 플레이스의 모태가 되는 "컨템포러리발레트러스트"를 설립하였다. 이후 가진 재산을 팔아 죽을 때까지 더플레이스의 설립과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며, 죽은 후에는 로빈하워드 재단이 40만 파운드 가량을 학교 발전을 위해 후원했다. 그는 한 기사에서 "모험을 감내하지 않으면 단기간으로는 안전하지만 결국은 죽는다"고 말하면서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www.theplace.org.uk

리차드알스톤 무용단 스튜디오 내부
두 기관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확실히 무용은 개인의 예술적인 발전을 통해 다른 사회 구성원들의 창의성, 도전정신, 사랑, 즐거움, 행복을 증진시키고, 다양한 세대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소외계층 및 노약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기여한다는 사실이다. 두 기관의 설립 후원자와 같은 비전을 지닌 유력한 인물이 예술로서의 무용의 장을 넓히고, 여러 기능을 통합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법제를 만들어 한 장소에서 무용단운영, 신체를 운용하는 모든 수업의 진행,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수업, 스튜디오의 공연장 활용, 독립무용가를 위한 연습실 임대가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행법상 이것을 한 장소에서 함께하는 것이 불법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 기고자

  • 이영선_원파운드초콜릿아트콜렉티브 예술감독/ 공연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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