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활기 이상의 역동과 도전 _ 폴란드 연극의 최신 경향 2011-07-05
활기 이상의 역동과 도전
[포커스] 폴란드 연극의 최신 경향

지금, 폴란드 문화예술계는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콘서트나 전시가 열리고,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매달 최대 수십 개에 이르는 축제들이 개최된다. 이런 현상 자체는 전혀 특이한 것이 없지만, 이 모든 활동이 대도시뿐만 아니라 폴란드라는 나라 전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여러 연극제들이 바르샤바, 크라쿠프, 포즈난, 브로츠와프 등의 주요도시뿐만 아니라 세이니, 벤가이티, 가르지에니체 등 외딴 소도시에서도 개최되고 있다. 또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의 접경 마을인 크라스노그루다에는 노벨상을 수상한 폴란드 시인 체스와프 미워쉬(Czesław Miłosz)가 후원하는 ICD(International Center for Dialogue)가 설립되었으며, ''ę''(엥) 창의사업연합(Association for Creative Initiatives)과 같은 단체들의 아웃리치 프로그램이나 문화센터들의 줌인(Zoom In) 프로그램은 소도시에 문화적 자극을 일으키는 에너지가 되고 있다. 지금 폴란드 내에 문화가 닿지 않는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부에서 가장 관심을 많이 갖는 것은 역시 국가적 규모의 행사들이다. 총재 직책이 별도로 없는 유럽연합(이하 EU)은 가입국들이 순번을 정해 6개월에 한 번씩 의장국을 맡는데, 의장국은 EU의 최고 입법 및 의사 결정기관인 이사회를 주재하는 역할을 한다. 폴란드는 2011년 7월 1일자로 의장국이 되었다. 의장국이 된다는 것은 국가로서는 중요한 홍보의 기회이자, 상당한 행정적 도전이 따르는 일이다.
의장국이 된 폴란드는 문화를 주요 수출품으로 정했고, 결과적으로 콘서트, 연극, 전시, 프레젠테이션, 설치작품, 워크숍 등 향후 6개월 동안 1400여 개의 예술행사들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체 행사 중 폴란드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는 내셔널 오디오비주얼 협회(National Audiovisual Institute, 이하 NAI)가 맡고, 해외프로그램은 아담 미츠키에비츠협회(Adam Mickiewicz Institute, 이하 AMI)가 맡게 되었다.

AMI는 폴란드 문화예술의 해외홍보 및 교류라는 미션 아래 전 세계 예술기관들과 협력하여 폴란드 공연예술인들의 해외투어를 지원하거나 해외 예술가들이 폴란드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조사‧탐방 프로그램을 등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폴란드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해외예술가에게는 AMI가 좋은 출발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작은 내레이션>(Small narration) _ 보이텍 지밀스키 극본


거장들의 신작 발표 이어져
최근 폴란드 연극계의 창조적 에너지는 이미 알려진 기성세대와 새롭고 거침없는 새로운 세대와의 접점에서 만들어진다. 오는 9월 브로츠와프에서는 유럽문화총회(European Culture Congress)가 열려, 300여명 이상의 국제적 명성의 예술가, 학자, 철학자 등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이 총회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추측컨대 도로타 마스워프스카(Dorota Masłowska)의 텍스트를 크리스티안 루파(Krystian Lupa, 1943~)가 연출한 최신작일 것이다. 도로타 마스워프스카는 폴란드의 8,90년대 세대를 대표하는 가장 젊은 극작가 그룹의 대표적인 인물로 그의 첫 소설「백러시아 국기 아래 폴란드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희곡으로는 <폴란드말을 하는 두 가난한 루마니아인> 등이 있다. 크리스티안 루파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현재 폴란드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연출가 바를리코프스키, 그제고쉬 야쥐나의 스승이기도 하다. 나이 든 거장 연출가와 타오르는 열정을 지닌 젊은 작가 간의 흥미진진한 만남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연출가인 크쉬슈토프 바를리코프스키(Krzysztof Warlikowski, 1962~)와 그제고쉬 야쥐나(Grzegorz Jarzyna, 1968~) 역시 신작 초연을 유럽문화총회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바를리코프스키는 폴란드를 대표하는 젊은 연출가 중 한명으로 스티앙 루파, 잉마르 베르히만, 피터 부룩 등 거장 연출가들의 조연출로 있으며 유럽 연극의 다양한 언어를 습득 했다. 이로 인해 동유럽을 뛰어 넘는 유럽적인 연출색채가 강한 연출가다. 2001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연극<햄릿>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고대의 이야기들을 모아 유럽 내 주요극장 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제작‧유통을 모색하는 ''프로스페로 프로젝트(Prospero Project)''의 일환으로 작업 중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이기도 한 야쥐나는 토마스만, 도스토예프스키 등 주로 철학적인 작품을 무대화 해왔다. 연극 <4.48 사이코시스>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야쥐나는 이번 유럽문화총회에서 선보일 작품으로 가장 대중적인 신화 중 하나인 <뱀파이어 노스페라투 (Nosferatu, the Vampire)>를 기반으로 작업 중이다. 두 작품 모두 올 가을 무대에 오르며,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호주의 파트너들이 참여한 국제공동제작으로 만들어진다.



참신한 도전, 새로운 세대의 등장
폴란드 연극계에서는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세대가 이제 막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쇠락한 산업도시 바우브쥐흐의 테아트르 드라마티츠니(Teatr Dramatyczny) 극장에서 제작된, 폴란드의 8,90년대를 대표하는 젊은 극작가 그룹의 한 명인 파베우 데미르스키(Paweł Demirski)와 36세의 젊은 여성연출가 모니카 스첸프카(Monika Strzępka)의 작품들은 자본주의와 자유주의, 정치학의 언어를 시험대에 올린다. 마르타 구르니츠카(Marta Górnicka)의 프로젝트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는데, 최근 선보인 <여인들의 합창 (The Chorus of Women)>은 연극과는 전혀 상관없었던 여성들이 참여한 연극적 페미니스트 선언으로 이해된다. 보이텍 지밀스키(Wojtek Ziemilski)의 최신 솔로 퍼포먼스극으로 개인적인 내용을 담은 <작은 내레이션 (A Small Narration)>은 예술적 표현을 최소화하고, 다른 연출가들의 작업을 작품 속에 끼워 넣어 인용문처럼 활용한다.

새로운 세대의 또 다른 대표주자로는 라도스와프 리흐칙(Radosław Rychcik)를 꼽을 수 있다. 연극이자 펑크록 콘서트인 <목화밭의 고독 (In the Solitude of Cotton Fields)>의 연출가로, 이 작품은 작년 한 해 동안 12개 이상의 국가에서 투어공연을 가졌다. 또한 크쥐쉬토프 가르바체프스키(Krzysztof Garbaczewski)와 사진작가이자 사진을 통한 회화작업으로 유명한 마르친 체츠코(Marcin Cecko)의 협업도 관심을 모았는데, 이들은 저작권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연극, 연기, 연출 등에 대한 선입견과 논리, 텍스트를 해체하는 작품으로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개인의 성생활> (The sexual life of savages)
_ 크쉬슈토프 가르바체프스키 연출
 
<여인들의 합창> (Chorus of women)
_ 마르타 구르니츠카 연출


연극과 대중문화와의 만남
오늘날의 폴란드 연극계에서 영상이 차지하는 역할 역시 하나의 흐름으로 소개할 만하다. 연극과 영상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향은 가르바체프스키와 체츠코와 같은 젊은 연출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야쥐나, 바를리코프스키 등 거장들의 작품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평론가들의 주목을 끌었던 프로젝트로, 테아트르 드라마티츠니 극장이 탄광촌 바우브쥐흐에서 만든 <사막과 야생에서> (In the Desert and the Wilderness)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작품은 베로니카 슈차빈스카(Weronika Szczawińska)와 바르텍 프라츠코비악(Bartek Frackowiak) 같은, 폴란드 어린이라면 누구든지 알고 있는 인기 영화와 유명 소설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식민주의''에 대한 폴란드인의 생각을 다루고 있다. 혁신적인 장면과 콜라주, 하이퍼텍스트로 구성된 이 작품의 ''작가''는 수개월에 걸쳐 자유롭게 블로그에 글을 올린 관객들이다. 이처럼 젊은 연출가들은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젊은 세대들이 쉽게 접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아이콘과 창구를 자유롭게 활용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문화예술계는 ''활기''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폴란드에서 문화예술은 탐색과 실험을 북돋는 자유로운 장으로서, 폴란드에서의 삶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동서양의 접점에 위치한 나라이자, 공식적인 것과 비공식적인 것 사이에서 발달한 문화적 환경 등, 폴란드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문화적 사건''을 체험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올 가을, 폴란드의 주요 예술행사
마지막으로 9월에서 10월 사이, 폴란드에는 개최되는 수많은 문화예술행사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폴란드의 다양한 지역에서 개최되는 축제를 통해 폴란드 연극계 현황에 대한 전반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 제10회 몸/마음축제(Body/Mind Festival)
9월에 바르샤바에서 개최되며 폴란드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젊은 무용인들과 현대무용을 위한 국제페스티벌이다.

· 레미니스첸치에 페스티벌(Reminiscencje Festival) & IETM 총회
레미니스첸치에 페스티벌은 1975년부터 시작된 폴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연극축제중 하나로 올해 10월 초 크라쿠프에서 현대공연예술네트워크(International Network for Contemporary Performing Arts: IETM) 총회와 동시에 개최된다.

· 다이얼로그 페스티벌(Dialog Festival)
역시 10월 초에 브로클라브에서 열리는 국제연극제로 해외초청공연과 폴란드 최고의 연출가들이 선보이는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 콘프론타치에 페스티벌(Konfrontacje Festival)
역시 10월초에 열리는 연극제로, 동부 폴란드에 위치한 도시로 풍요로운 다문화적 역사, 특히 접경국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문화가 도드라지는 도시인 루블린에서 개최된다.



관련 링크:

| 유럽문화총회 바로가기
| 2011 EU의장국 폴란드 문화프로그램 바로가기
| 내셔널 오디오비주얼 협회 바로가기
| 아담 미츠키에비츠협회 바로가기
| 프로스페로 프로젝트 바로가기
| 몸/마음 페스티벌 바로가기
| 레미니스첸치에 페스티벌 바로가기
| 다이얼로그 페스티벌 바로가기
| 콘프론타치에 페스티벌 바로가기
 
  • 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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