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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개발과 실행으로 나가는 길목에서 아세안(ASEAN): 공연 예술을 통한 공동체 의식 배양 2010-07-30

정책 개발과 실행으로 나가는 길목에서 아세안(ASEAN):
공연 예술을 통한 공동체 의식 배양


글: 바니니 벨라미노(Vanini Belarmino)
독일, 베를린

 

 

“예술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공연 예술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된다. . ..”

- 아세안 사무총장 수린 피추완 박사(Dr. Surin Pitsuwan)

 

 

최근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에서는 새로운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하나의 비젼, 하나의 정체성, 배려와 공유로 하나된 공동체 의식 (One Vision, One Identity and One Caring and Sharing Community)으로 단련된 법적 기구로 아세안을 거듭나게 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아세안은 시민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다각적인 노력을 경주해 왔다.
 
아세안은 1967년 8월 8일에 창설된 이후, 공동체 의식을 기구의 핵심 모토로 삼아 왔다. 현재 회원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과 베트남으로, 총 10개국이 가입되어 있으며, 모든 회원국들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대화 채널을 구성해 왔다. 또, 2007년 12월 아세안 창설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마련된 아세안 헌장에 따라 협의체의 기반을 다져왔다. 이러한 의지는 아세안 헌장 전문에도 잘 명시되어 있다.1) “지역 협력 및 통합 증진을 통한 공동체 구축에 대한 의지를 보다 확고히 하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아세안 안보 공동체, 아세안 경제 공동체, 아세안 사회 문화 공동체 등 아세안 공동체를 구성한다 . 오늘날, 아세안 정상들은 통일된 정체성 구축이라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고, 역내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 공동 번영을 달성하기 위해 일명 발리 협력선언 II (Bali Concord II)라고 불리는 아세안 협력선언 II를 2003년 10월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채택했으며, 2020년을 목표로 안보, 경제, 사회문화 세 분야의 아세안 공동체 구성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2) 

 


뿐만 아니라, 아세안 헌장은 “통합 달성 및 공동체 구축 과정에서 사회의 모든 분야가 참여할 수 있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시민 중심의 아세안이 되도록” 노력할 것을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이는 정책 입안 과정에서 아세안 사무국의 역할이 각국 정상들뿐만 아니라 전 10개국 회원국의 5억 6천 7백만 국민들이 참여하고 지지하며 공동체 구축 노력에 함께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아세안 공동체는 어떻게 달성될 수 있을까? 공동체 달성이 형식과 규범, 법제도 등의 통합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어떤 협의체가 비공식적인 채널과 과정을 통해 그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 이를 일컬어 흔히들 “아세안 방식(ASEAN way) 3)”이라고 한다. 아세안 방식이란 합의 기반의 정책결정, 상호 비간섭 원칙, 주권 국가의 권리 존중 등을 골자로 하며, 하나의 기반을 향해 나아가되 풍부한 다양성이 공존하는 공동체 구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아직 미흡하다. 


수린 피추완 사무총장4) 은 한 연설문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아세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서, 우리는 아세안 회원국의 5억 6천 7백만 국민들이 아세안을 느끼고 아세안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아세안 회원국 간 분야별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 네트워크 구성에는 전문 분야를 비롯해 시민사회 단체들, 여타 이해 당사자 집단과 아세안의 번영을 기원하는 이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민의 힘을 믿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세안은 권력을 가진 정책입안자의 회의 테이블, 그 경계를 넘어, 시민사회의 참여를 독려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아세안의 강점과 정수는 곧 아세안 국가 국민들의 관점이 대거 반영된 공동의 이상과 가치를 수립하고, 정부와 시민의 수평적인 협력을 이루고자 노력하는데 있다. 아세안은 국민과 함께 하겠다는 각국 정상들의 노력이 실제로 국민들에게 가 닿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핵심 통로로 기능해 왔다. 특히 아세안 공동체 창설은 국민과 정부의 공동 책임, 공동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차원에서, 또 시민사회 차원에서 다양한 분야와 함께 아세안은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 40년간 수많은 활동을 전개해 왔다. 현재의 비전은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아세안 정체성을 정립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해 볼 때, 아세안 사회문화 공동체(ASCC, ASEAN Socio-Cultural Community)가 시민 중심,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조치 마련이라는 포괄적 기조를 바탕으로 형성된다는 점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세안 사회문화 공동체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대표하기 위해 최소 12개 분야를 아우른다. 사회문화 공동체의 공식 청사진에도 명시되었듯, 아세안 정체성은 동남 아시아 지역의 이해를 대변해야 한다. 즉, 하나의 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열망뿐만 아니라, 동남아 국가들의 전체적인 특성, 규범, 가치와 신념을 대표하며, 사회의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성 속의 통일성을 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 가치를 모색한다. 또, 국민들이 아세안에 대한 소속감을 형성하고, 아세안 회원 국가들이 서로의 문화, 역사, 종교와 문명에 대한 상호 이해를 심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아세안은 문화 창의성을 개발하고 산업 활동을 강화하는 것 이외에도, 아세안의 문화 유산을 보존, 홍보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세안: 공연예술을 통한 공동체 의식 배양

 

정책을 개발하고 국제기구로서 체계를 갖춰 나가는 과정에서, “최고의 아세안 공연예술(The Best of ASEAN Performing Arts)”시리즈는 지역내 공동체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아세안의 진면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사례이다. 또, 이는 피추완 사무총장의 연설내용에도 잘 드러난다. “예술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공연예술을 통해 우리는 하나가 된다.”


아세안 사무국 문화 정보부 린다 리(Linda Lee) 부장5) 과의 인터뷰에서 리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되는 본 문화 행사 시리즈는 이 지역 공연예술의 풍부함과 다양성을 선보이는 장입니다. 이 시리즈의 목표는 이 지역의 풍요롭고 다채로운 문화를 통해 아세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또, 아세안 사무국 본부가 소재한 자카르타시가 행사를 주최한다는 점에서 사무국의 중요한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그 목표입니다. 이 행사가 정기적으로 개최된다면, 아세안 최고의 작품들을 한데 모아 공연함으로써, 개별 국가들의 행사가 아닌 통합된 아세안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이러한 최고의 예술은 아세안이 공유하는 공동가치와 역사에 기반한 아세안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 할 수 있습니다.”


리 부장은 또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 시리즈는 3차 아세안 문화예술 각료회담이 2008년 1월 12일 미얀마의 내이 피 토에서 열렸을 당시, 수린 피추완 사무총장이 직접 제안한 것입니다. 각료들은 아세안의 최고의 문화예술 공연을 자카르타에서 정기적으로 선보이자는 수린 사무총장의 의견에 동의했습니다.”

 

2008년 5월 이후, 아세안 사무국과 인도네시아 문화관광부의 공동 후원으로 4편의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첫 행사는 “모자이크 군도(The Mosaic Archipelago)”라는 주제로 펼쳐졌으며, 자카르타의 그둥 크세니안에서 개최되어 인도네시아 예술의 아름다움을 부각시켰다. 총 아홉 편의 전통 무용으로 구성된 와양 아젠(wayang ajen)이 공연됐으며,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앙끌룽(angklung) 세션이 이어졌다. 그 뒤를 이어, 태국은 “태국의 아름다움과 우아함을 빛내는 태피스트리 (Tapestry of Thai Beauty and Grace)”라는 주제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 공연은 아세안의 41주년을 기념하는 아세안의 날을 맞아 2008년 8월 8일에 개최됐다. 태국 전통 인형 극단이자 현존하는 태국 유일의 인형 극단인 죠 루이스(Joe Louis)가 공연한 인형극이 눈에 띠었다. 또한, 분디파타나실파 인스티튜트(Bunditpatanasilpa Institute) 산하의 극단은 댄스 드라마 “라메키엔(Ramekien)”을 콘(Khon) 형식으로 선보였다. 라메키엔은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Ramayana)”를 다양한 태국 지방의 전통 무용을 반영해 재작업한 태국식 라마야나이다.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쇼케이스: 2009년 4월 30일 문화 횡단을 시작하다 (Singapore Showcase: Cultural Corssings’ on 30 April 2009)”라는 주제의 공연을 선보였다. 이 주제는 갈수록 코스모폴리턴의 면모를 갖추어 가는 오늘날 싱가포르가 다민족, 다문화가 공존하는 멜팅 팟(melting pot)이라는 점에 착목해 만들어진 것이다. 시옹렁 뮤지컬 협회(The Siong Leng Musical Association)는 전통적이면서도 퓨전 양식이 가미된 작품을 선보이며 중국의 악기인 샤오(xiao)에서부터 인도의 타블라(table)에 이르는 다양한 악기 연주도 무대에 올렸다. 싱가포르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리믹스 뮤지션인 푸 세이 밍(Foo Say Ming)은 비발디의 사계와 대만 테레사 텡(Teresa Teng)의 연인의 눈물(Lover’s Tears)을 바탕으로 리믹스한 작품을 공연했다.


2009년 12월 14일, 자카르타의 그둥 크세니안 예술회관 (The Geudung Kesenian Arts Center)은 풍부한 미얀마 문화의 행렬과 소리로 가득찼다. 미얀마 문화부의 미술부 산하에 있는 한 문화 극단은 “골든 미얀마의 로얄 뷰티(The Royal Beauty of Golden Myanmar)”라는 주제로 공연했는데, 총 13편의 전통 무용 및 현대 무용과 미얀마 뮤지컬 등이 주를 이뤘다. 연금술에 능한 미얀마 전통 캐릭터가 등장하는 즈와그이(Zwagyi) 공연, 11세기부터 13세기까지 성행한 바간(Bagan) 무용 등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은 저녁 공연 내내 미얀마의 음악과 춤에 흠뻑 매료되었다.


2010년 3월 11일, 말레이시아는 “말레이시아: 문화 다양성 속의 조화(Malaysia: Harmony in Cultural Diversity)”라는 주제로 공연을 펼쳤다. 이 공연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민족들이 하나되는 모습을 그리면서도 문화 다양성 존중이 다인종 국가에서 조화를 이뤄내는 핵심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2008 공연예술 세계 챔피언쉽(2008 World Championship of Performing Arts) 금메달 수상 예술가들인 떠오르는 솔로 아티스트 무하마드 이크왈(Muhammad Ikhwal), 저명한 가수인 노린 아지즈(Noryn Aziz)와 더불어 이스타나 부다야(Istana Budaya), 두아 스페이스 무용단(Dua Space Dance Theatre), 아스타나 댄서스(Asthana Dancers)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 공연은 자카르타 우스마 이스마일 전당(Usmar Ismail Hall)에서 펼쳐졌다.



린다 리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시리즈 공연을 하는데 있어, 미리 정해진 시간도 장소도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매년 3편의 공연만큼은 개최하고 싶습니다.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우리는 이런 목표의 반 정도는 달성했습니다. 이미 느끼셨겠지만, 이 공연들은 현대 공연이거나 전통 공연 혹은 이 둘을 결합한 것들입니다. 공연의 성격은 각 국에서 정하기 나름입니다. 아세안 사무국은 관련 국가들이 이 행사를 공동 주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10개국 모두가 공연에 참가하면, 이제 우리는 아세안 플러스 3의 3개국인 중국, 일본, 한국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아세안과 교류하는 다른 파트너 국가들도 추후에는 함께 했으면 합니다.”


과거 역사를 되돌아보면, 문화예술 분야는 인간 해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 수 세대에 걸쳐 각 사회에서 문화예술이 수행하는 핵심 역할은 재차 확인된 바 있다. 사회를 구축하는데 있어, 문화는 통합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매개로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창작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은 언어, 음악, 움직임(movement), 조형물, 이미지의 힘을 통해 영속성을 구현하는데 기여해왔다. 또, 보편적인 사상과 생각, 느낌 등을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을 가로질러 표현하고 보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양한 전문 영역에서 특히 정부 기관에서는 이러한 창작의 힘을 간과하고 창작을 전체 계획의 단순한 장식품 정도로 간주하는 경향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아세안의 리더들은 문화예술의 가치를 인식하고 문화예술이 아세안의 정치적, 법제적 구조의 새로운 행보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가시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아세안의 한 외교부 정상이 한 말에도 잘 나타나 있다. “아세안에게 동남아의 문화는 힘의 원천입니다. 문화는 이 지역 국민들의 창의성을 고양하고 공동체 의식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서, 우리는 문화 다양성, 관용, 대화,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인식하게 됩니다.”

 

 

글쓴이 소개:
바니니 벨라미노 (Vanini Belarmino) 는 프로듀서이자 큐레이터로 다학제적 교류와 국제 협력을 전문 분야로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국제 문화예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및 홍보 컨설팅을 제공하는 벨라미노와 파트너들(Belarmino & Partners)의 창립자이며 현재는 사무국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http://www.belarminopartners.com

 

미주
1) 전문,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전문, 자카르타: 아세안 사무국, 2008년 1월, 2페이지
2) 출처: 아세안 사회문화 공동체 청사진
3) 아세안 방식(The ASEAN Way), 아세안 노래(ASEAN Anthem)
    가사: Payom Valaiphatchra, 대만, 음악: Kittikhun Sodprasert, 대만
    Raise our flag high, sky high. Embrace the pride in our heart
    ASEAN we are bonded as one.  Look-in out-ward to the world.
    For peace, our goal from the very start  and prosperity to last.
    We dare to dream we care to share. Together for ASEAN
    we dare to dream, we care to share for it''s the way of ASEAN.
4) 아세안 인식도 설문조사(ASEAN Awareness Survey) 토론회의 개회사, 아세안 재단
    (The ASEAN Foundation), 자카르타, 2007년 1월15일
5) 2010년 3월 1일, 이메일 인터뷰

 

관련 링크:
ASEAN 사무국
http://www.aseansec.org
ASEAN COCI  http://www.aseancultureandinformation.org/coci/culture.php
한-아세안(ASEAN-Korea)  http://www.aseankorea.org/hanasean/english/main.jsp
필리핀: 아세안 문화수도(Philippines: ASEAN Cultural Capital)
http://www.pia.gov.ph/?m=12&r=&y=&mo=&fi=p100128.htm&no=02
http://www.ncca.gov.ph/about-ncca/press-releases/press-release.php?i=46
아세안의 길(The ASEAN Way) 클릭
 2009 아세안 정상회담(ASEAN Summit 2009) 동영상 클릭
아세안 공동체(ASEAN Community) 동영상 클릭
http://www.aseansec.org/2849.htm

 

사진 출처: 아세안 사무국




  • 기고자

  • 바니니 벨라미노 _ 벨라미르노&파트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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