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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국제 마임 페스티벌 2010-06-01

런던국제마임페스티벌


축제감독 조셉 시리그 & 헬렌 래너건
Interview with London International Mime Festival Directors,
Joseph Seelig & Helen Lannaghan
 

요약 및 정리: 정명주(런던대학 골드스미스컬리지 연극학과 박사과정)

 
1. 축제감독 조셉과 헬렌의 사진

33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런던국제마임페스티벌이 10개국에서 온 15개의 작품을 선보이며 2010년 런던 공연계의 시작을 장식했다. 바비컨 대극장에서 스위스의 짐머맨 & 드 페롯 극단의 신체극 <오퍼 오피스 Oper Opis>로 화려하게 개막하여, 사우스뱅크센터의 퍼셀룸에서 선보인 소박한 인형극, <에쉣 Eshet>에 이르기까지, 규모도 장르도 다양한 넌버벌 공연들이 대거 소개되었다. 인형극, 애니메이션, 서커스, 마임 등 다양한 장르의 15개 작품 중 13개 작품이 영국 초연이며, 특히 영국의 신체극단 오캄즈 레이저 극단의 신작 <밀 The Mill>은 페스티벌의 제작지원으로 이루어진 세계 초연을 선보였다. 언어와 경계를 넘어서는 신체언어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국제적인 소통을 시도하는 마임 페스티벌의 공연은 텔레그라프지의 비평가 도미니크 카벤디쉬의 말처럼 ‘무슨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가서’ 보면 즐거운 공연들이다.

개막작 <오퍼 오피스>는 시이소오처럼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대형무대 위에 현란한 동작으로 뛰어다니는 배우들, 무대소음을 동시녹음하면서 흥미로운 사운드를 제공하는 디제이, 그리고 온몸을 던지는 서커스 기술로 큰 박수를 받았고, 구약성서의 이야기를 다룬 <에쉣>은 남편의 죽음으로 시동생과 결혼을 해야 했던 한 여인의 비극을 소박하지만 인간미가 담긴 인형으로 표현하여 감동을 자아냈다. 거대한 바퀴를 굴리고 다니며 그 안팎에서 몸을 던지는 용감한 배우들을 보여준 오캄즈 레이저 극단의 <밀>은 곡예에 가까웠고, 떠들썩한 시골결혼식을 배경으로 집시들의 서커스를 선보인 <서커스 클레즈머>는 옛날 서커스의 향수를 불러왔다. 전통 마임에 가까운 오키도크 극단의 <하하하>와 블랙스카이화이트 극단에 <소련이 여기 있었었지 USSR Was Here>는 30년간 페스티벌이 키워온 세계적인 광대들의 건재함을 보여주었다.

바비칸센터, 사우스뱅크센터,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린버리스튜디오, 현대예술센터인 ICA에 이르기까지 런던의 주요극장을 만석으로 채우며 또 한 번의 성공신화를 이룬 런던국제 마임페스티벌. 수많은 대형 국제공연이벤트가 즐비한 런던에서 작지만 큰 신체극의 세계를 30년이 넘게 지켜온 페스티벌 감독들을 만나 그 성공비결을 들어보았다.

Q. 런던에는 수많은 국제공연예술행사들이 벌어진다. 런던의 주요극장들과 경쟁관계에 놓이지 않고 협조적인 파트너쉽을 유지하면서 페스티벌을 발전시켜 온 비결은 무엇인가?

특화된 장르, 비주얼씨어터
조셉: 대형 공연예술제나 일반적인 연극제는 많은 공연이 상시로 이루어지는 런던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유지되기 힘들다. 바비칸센터와 같이 대규모 예산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예술기관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임페스티벌이나 댄스페스티벌인 댄스엄브렐러처럼 특화된 장르를 겨냥할 경우에는 생존하기가 훨씬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댄스엄브렐러의 경우에는 새들러즈극장이 현대무용 중심의 프로그램을 겨냥하면서 약간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좋은 협력관계를 이루면서 현대무용축제를 30여 년 간 유지해 오고 있다. 우리 마임페스티벌의 경우에는 비주얼씨어터를 전문적으로 상시 공연하는 다른 극장이 없기 때문에 페스티벌의 경쟁력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상태가 영원히 존속되지는 않겠지만, 아직까지는 마임페스티벌을 이기고 싶어하는 경쟁자가 없다.

적을 만들지 않는 건강한 파트너쉽
조셉: 특히 공연장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우리페스티벌은 경쟁관계가 아닌 서로 고마워하는 파트너쉽을 유지해 왔다. 예를 들면 바비칸센터에 대해 우리는 늘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제작지원뿐만 아니라 모든 홍보물에 마임페스티벌을 광고해 주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아주 큰 협조를 받고 있는 셈이다. 좋은 파트너쉽을 유지하려면 적을 만들어선 안 된다.
헬렌: 파트너쉽은 결혼과 같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극장의 기획팀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이다.
예를 들면 일부 극장에서는 1월이 아닌 다른 시즌에 비주얼씨어터를 하고 싶어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 마임페스티벌과의 협력을 선호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예를 들면 ICA는 마임페스티벌을 제외하고는 다른 기간에는 공연작품이 별로 없다. 대부분 대관을 해주거나 놀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 페스티벌을 하는 2주 동안은 극장이 매진사례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공연수입 및 카페, 바 등 부가수입을 고려할 때 마임페스티벌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



최고의 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경쟁력

조셉: 마임이라는 장르는 결코 메인스트림 연극은 아니다. 그러나 ICA, 사우스뱅크센너, 바비칸센터, 로열오페라하우스의 린버리 스튜디오 등 런던 중심의 최고 공연장에 개최되기 때문에 페스티벌의 프로파일이 올라간다. ICA의 경우는 극장 설비는 좋은 편이 아니지만 런던 중심에 위치한 주요 예술센터이기 때문에 계속 공연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헬렌: 사실 우리 분야(비주얼씨어터)는 변방예술이다. 이 분야에서 필립 장띠 정도만 세계적으로 유명하지 알려진 예술가들이 별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름없는 예술가를 성장시키는 플랫포옴으로서 주요 공연장과의 파트너쉽은 매우 중요하다.
조셉: 물론 처음부터 최고의 공연장에서 개최되진 않았다. 내가 혼자 페스티벌을 창설했던 1977년부터 처음 2년간은 80석 밖에 안 되는 프린지 극장 콕핏씨어터(Cockpit Theatre)에서 페스티벌을 시작했다. 3년째부터 ICA로 옮겨갔고, 조금 더 큰 규모의 쇼우극장(Shaw Theatre)에서도 공연했다. 빠른 성장이었다. 많은 극장에서 앞을 다투어 참가의사를 밝혀오면서 선택의 폭이 생겼고, 런던 중심의 주요극장들과의 파트너쉽이 가능했다. 사우스뱅크센터에서 공연하게 된 것은 헬렌이 페스티벌 공동감독으로 부임한 1986년, 즉, 11회 페스티벌부터였다. 상당한 도약이었다. 사우스뱅크센터는 매일 수 천명의 관객들이 오는 매우 중요한 공연장이다.


오래된 팀웍, 가족적인 페스티벌

조셉: 내가 페스티벌을 창설한 후 33년 동안 계속 감독직을 맡아왔고, 헬렌은 올해로 22년째이다. 페스티벌의 운영팀은 규모는 작지만 오래된 팀웍을 자랑한다. 운영팀의 스태프들도 그렇고 참가단체들도 마찬가지이다. 초창기부터 여러 차례 우리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콤폴리시테극단(Theatre Compolicite), 임프로러블극단(Improbable Theatre) 등은 초기에는 작은 극단이었지만 이제 세계적인 극단으로 성장했다. 비주얼극단인 포티 옵틱스(Faulty Optics)의 경우에도 7,8차례 페스티벌에 참가한 가족과 같은 극단이다. 관객들도 가족과 같다. 감독으로서 나나 헬렌은 적어도 둘 중 하나가 늘 공연장에 가 있다. 매일 공연을 보지는 못하지만 관객들을 맞이하고 배웅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둘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비결 중의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적’인 페스티벌이라고 할 수 있나?). 개인적으로 ‘가족적’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우리고 보유한 국제적이고 다양한 관객들을 한 식구처럼 대하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이다. 그런 면에서 나와 헬렌이 만들어 온 마임페스티벌은 상당히 ‘개인적(personal)’인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만 두게 되는 날, 새로운 감독이 취임하게 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같은 페스티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아마 새로운 이름의, 새로운 방향의 다른 페스티벌이 될 것이다.





고정관객의 확보

헬렌: ICA의 경우는 자기들의 관객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편이다. 특히 페스티벌 기간 동안 ICA를 찾는 관객들은 ICA의 고정관객들이 아니라, 마임페스티벌의 고정관객들이다. 그리고 내가 한동안 일했던 LIFT(런던국제연극제)의 경우에는 관객들이 대부분 연극계와 직, 간접적으로 연관된 전문관객들로 대개 한 두 작품 밖에 관람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마임페스티벌은 대부분 5-6개의 작품을 보는 고정관객들이며, 전문연극인이 아닌 일반 관객들이 대부분이다.
조셉: 아츠카운슬에서 관객조사를 요청해서, 올해 두 번째로 관객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그를 통해 우리 페스티벌의 관객은 여러 작품을 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객들이 자기가 보러 온 공연이 마임페스티벌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페스티벌은 상당히 높은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품이 우선이 되는 홍보

조셉: 마임의 경우, 장르의 특성상 언론의 관심을 받거나 좋은 평을 받기가 쉽지 않다.
헬렌: 언론에서 마임을 진지한 예술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을 감안하여 우리는 페스티벌 자체의 홍보를 지양한다. 페스티벌 자체의 네임 벨류를 강조하는 페스티벌들이 많이 있다. 예술감독의 자아를 내세우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리는 페스티벌 자체, 혹은 축제감독보다는 참가작품을 위주의 홍보를 지향한다. 우리들의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뒤로 물러서 있는 셈이다.
조셉: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적을 만들지 않는다. 마임페스티벌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 페스티벌의 안티세력으로 위협을 주지는 않는다. 물론 세상이 그렇지 않나. ‘양귀비 신드롬’이라고 하는데, 너무 크게 자라면 솎아내거나 자르려고 하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감독으로서 자세를 낮추는 편이다. 가끔 언론에서 페스티벌의 스토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페스티벌 자체나 감독은 스토리가 아니다. 개별 작품들과 아티스트들이 스토리가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감독인 우리는 사실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인터뷰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인터뷰는 매우 이례적이다.



변화하는 페스티벌 – 프로그램, 마케팅, 지원금

조셉: 변화해야 살아남는다. 처음 70년대의 시작은 실험연극, 프린지연극으로서 시작했다. 마임을 위주로 하여 서커스, 인형극, 애니매이션 등 텍스트가 위주가 아닌 연극들을 선보여 왔다. 그러나 이제는 마임보다는 대형 서커스와 인형극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고 있다. 특히 비주얼씨어터는 지난 30년 동안 크게 성장해 온 장르이다. 작품의 숫자도 늘어났고,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기록하며 새로운 아티스트를 양산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멈춰있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찾는다. 다양성, 우수성 면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개막작인 짐머맨 & 드 페롯은 이번이 두 번째 참가이지만 다음에 또 참가할 지는 알 수 없다. 그 작품을 다른 상업적인 프로듀서가 보고 사가게 되면, 우리는 또 다른 새로운 작품을 찾아 갈 것이다. 늘 새로운 다이나믹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헬렌: 조직 및 마케팅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페스티벌 브로셔의 경우 A5 28쪽에서 40쪽으로 늘이고, 인쇄부수은 4만부에서 반 이상 대폭 감소했다. 브로셔의 쪽수를 늘린 것은 같은 우편료로 100g까지 보낼 수 있는 무게제한의 증가를 이용한 것이고, 인쇄부수를 줄인 것은 인터넷 이용자의 증가로 pdf파일을 다운로드 받는 관객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특히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킹 사이트가 많아지면서 관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생성하고 공연정보를 신속하게 교환하는 E마케팅의 효과를 크게 보고 있다. 신문평에 의존하던 과거에는 신문평을 읽고 바로 다음 날 공연을 보러 오는 관객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숫자는 지금 인터넷 세대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지원방식의 변화도 기획상의 변화를 가져왔다. 초창기에는 매해 프로젝트형 지원금을 받았기 때문에 매해 지원금이 확정되고 나서 프로그램을 확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아츠카운슬로부터 ‘정기지원금(Revenue Funding)’을 받는 위치로 승격되어, 3년을 기준으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가능하다. 특히, 재정적으로 안정된 주요극장과의 파트너쉽이 장기적인 기획을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면 올해 페스티벌 기간 동안 벌써 바비칸센터와 내년 대극장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있다.



니쉬마켓을 겨냥한 1월에 개최

조셉: 런던마임페스티벌은 처음부터 1월에 개최했다. 크리스마스 공연들이 끝나가고 본격적인 연극시즌이 아직 시작하기 전의 조용한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축제를 만들기 전에 개인적으로 마임 작품들을 제작하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곤 했다. 그래서 여러 작품을 모아서 한 번에 해보자는 것이 처음의 아이디어였다. 특히 1월은 전통적으로 서키 드 솔레 서커스 공연을 상연되던 시즌이기도 했다.
헬렌: 그러나 이제 1월도 점점 개막 작품 수가 많아지면서 바빠지고 있다. 런던의 공연계는 이제 여름휴가철을 제외하고는 조용한 시즌이 없어져가는 경향이다.
조셉: 그래도 아직 건재할 수 있어서 우리는 운이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Q. 디지털시대를 맞이하여 문화부에서 ‘디지털 영국’을 발간하고 아츠카운슬에서도 ‘디지털’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각종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공연들을 장려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영향은 없는가?


조셉: 디지털, 혹은 미디어는 비주얼연극계에서 오랫동안 활발히 사용해왔다. 물론 ‘일렉트로닉’한 영상의 활용에 한하기는 했지만 그 시도는 다양했다.
헬렌: 프랑스 아티스트, 장 뱁티스트 앙드레의 경우, 비디오 이미지를 틀어 놓고 자기 자신의 영상이미지와 춤을 추는 것을 시도했었고, 프랑스극단 아드리안 M(Compagnie Adrien M)의 경우 영상이미지를 이용하여 수천 개의 공으로 버추얼 저글링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집중 1.0. Convergence 1.0.> 2004).
조셉: 영국극단 폴티 옵틱(Faulty Optic)의 경우에도 모니터 스크린 이미지를 활용한 공연들을 여러 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신체극계에서는 ‘디지털’이라는 것은 이미 시도되고 지나간 장르나 다름없다. 예를 들면, ICA가 한 때 디지털예술을 선도하는 중심예술기관이었는데, 최근 들어 디지털 센터로서의 역할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사실 정부에서 발간한 백서를 누가 읽겠는가. ‘디지털’이라는 정부차원의 화두는 우리에겐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리고, 정부에서 늘 새로운 관객을 찾으라고 강요하는데, 이미 고정관객이 있고 모든 공연이 매진되고 상황에서, 왜 굳이 새로운 관객을 찾아야 하는 지 우리로서는 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Q. 페스티벌이 당면한 과제나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우호적이지 않은 언론
조셉: 앞서도 얘기했지만, 언론이 마임이라는 장르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대부분의 공연평론가들은 영문학이나 연극을 공부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 희곡 중심의 비평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텍스트가 없는 신체연극의 경우 좋은 평을 받기가 매우 힘들다. 마임이나 신체극, 비주얼씨어터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평론가들이 별로 없다. 가디언 지의 린 가드너, 타임지의 도날드 후테라 정도 밖에 없는 실정이다. 올해, 텔레그래프의 평론가의 경우, 개막작의 평을 쓰면서 우리 페스티벌 및 비주얼씨어터 자체에 대해 좋은 않은 이야기로 평을 시작했다. 정의할 수 없는 장르를 정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결국 작품분석에 실패한 그는 ‘무슨 의미이건 그게 무슨 상관이냐, 그냥 가서 봐라!’ 라는 식으로 글을 맺었는데, 그런 식의 평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언론의 박대를 매년 이겨내야 하는 것, 그것이 어려움 중의 하나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프로그램

조셉: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예상을 뛰어 넘는 공연들이 늘 있다. 우리가 1년 전에 보고 미리 선정한 작품이 전혀 다른 공연이 되어 오기도 한다. 캐스트가 바뀐다든지, 무엇인가 바뀌어서 전혀 다른 작품이 되버리는 것이다. 그런 경우가 많지는 않지만 그런 위험성은 항상 존재하고, 우리로서는 통제력을 갖기가 힘들다.
헬렌: 작품선정에 있어서 기존작인 경우와 신작인 경우, 다른 선정기준을 적용한다. 외국작품의 경우 대부분 완성된 작품이므로 직접 작품을 보러 가서 그 예술적 완성도를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창작지원의 경우에는 단체의 잠재력을 보고 투자할 수 밖에 없다. 올해 창작작품을 선보이는 오캄즈 레이저 극단은 영국의 서커스 아티스트로서 이번 신작이 어떻게 나올지는 우리로서도 장담할 수가 없다. 그저 그 단체의 실력과 잠재성을 믿고 맡길 뿐이다.


지원금의 삭감으로 재정난 예상

조셉: 가장 큰 당면과제는 재정이다. 예술계의 지원금이 눈에 띄게 삭감되면서 모든 국가재정이 올림픽에 집중되고 있는 시기이다. 또한 노동당 정부에서 보수당으로 정부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사실 정당이 바뀜으로 해서 공공지원규모나 방식이 크게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당면한 국가차원의 재정난과 예상되는 예술예산 삭감을 고려할 때 수많은 영국내의 예술기관이 어려움을 겪을 것은 자명하다. 마임페스티벌은 이제까지 성공적으로 유지해 오고 있는 경우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지원 없이 한 번 해보라는 제안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페스티벌은 지원금 없이는 존속이 불가능하다.
헬렌: 현재는 입장수익이 50%, 그외 각종 지원금이 50%로 운영되고 있다. 지원금은 아츠카운슬을 통한 정부보조금의 액수가 가장 많으며, 프랑스 정부의 지원, 그리고 각 공연장에서의 제작비 지원이 있다.
조셉: 만약 파트너인 공연장들이 재정난을 맞아 공동제작을 하기가 어렵게 되는 경우, 대관형식으로 전환하라고 하면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분명 우리에겐 충분한 관객이 있고, 대중의 요구가 있고, 선보일 예술가도 많다. 단지 지원금이 문제일 뿐이다



Q. 33년간 페스티벌을 운영해 오면서 계속적인 열정과 에너지를 발휘하고 있는 비결은?


조셉:
“I’m just amazing” (웃음) 그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Q. 작품 선정기준 및 한국단체의 참가를 위한 조언


조셉:
작품선정에서 전형적인 무용이나 언어위주의 연극은 제외하고 있다. 무용의 경우에는 우리가 무용이라고 생각하는 공연은 하지 않는데, 더러 우리가 선정한 작품 중에 무용계에서 무용이라고 간주하는 작품들이 있다. 세부적인 장르를 들면 마임, 인형극, 애니메이션, 신체연극, 라이브아트, 서커스 등이 있다. 국제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의 작품을 위주로 우수성과 창의성을 가진 작품을 찾고 있다. 앉아서 TV나 보는 것 이상의, 예상하지 못한 곳으로 관객을 데리고 가는 그런 작품을 찾는다.
한국의 경우, 유진규씨의 마임공연과 극단사다리의 <보이체크>가 참가했었는데, 유진규씨의 공연은 마임보다는 제의에 가까웠고, <보이체크>는 동시대적인 감각의 매우 좋은 작품이었다. 우리 페스티벌은 아니지만 바비칸센터에서 공연했던 <한 여름 밤의 꿈 (극단 여행자)>의 경우도 동시대적인 표현방식과 신체언어를 활용한, 어떤 기준에서 보아도 우수한 작품이었다. 이러한 작품들과 같이 신체언어를 활용하되 전통적이지 않은 작품, 동시대적인 작품, 세련된 서구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을 찾고 있다. 지양하고 싶은 것은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불렀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만약 런던에 있는 한국관객을 상대로 하는 공연이 된다면 그것은 실패가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작품의 선정에 있어 우리는 직접 작품을 보고 결정한다. 많은 단체들이 비디오나 DVD를 보내는 데, 일차적으로 그것을 보고 방문을 결정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너무 멀어서 어려운 점이 있다. 한 작품을 보러 그 먼 길을 가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 기고자

  • 정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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