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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아몬 _ 가나가와예술극장 예술감독 2011-06-07
"협력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Who&Work] 미야모토 아몬 _ 가나가와예술극장 예술감독

2011년 1월, 공연예술 중심의 창조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요코하마에 새로운 공공극장이 문을 열었다. 약칭 카트(KAAT)로 불리고 있는 가나가와예술극장(Kanagawa Arts Theatre, 이하 KAAT)이다. 1,300석 규모의 대극장과 대․중․소규모의 스튜디오형 소극장 3개를 갖춘 KAAT에 미야모토 아몬(Amon Miyamoto)이 초대 예술감독으로 부임했다.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도 진출한 바 있는 일본의 대표적인 뮤지컬 연출가, 미야모토 아몬 예술감독을 만나 KAAT의 설립 배경과 운영방향을 들어보았다.



Q: 먼저 KAAT의 설립 배경을 소개해 달라.

A: KAAT는 재원조성은 물론 건축계획까지 모두 가나가와현(県)의 주도로 건립되었다. 예술감독직은 개관 1년 6개월 전에 제안 받았으며, 당시는 이미 건축 디자인이 확정된 시점이었다. 최근 10여 년간 일본 공연계에서는 니나가와 유키오(연출가, 사이타마예술극장 예술감독), 노다 히데키(배우 겸 연출가, 도쿄예술극장 예술감독)의 사례 같은 현장 예술가를 중심으로 한 공공극장 예술감독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KAAT 설립 이전에 이미 가나가와현에는 가나가와현민홀미나토미라이홀과 같은 두 개의 대형 공공극장이 있었지만, 주로 대형 콘서트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었다. 기능적으로 본다면 KAAT는 이들과 달리 연극, 무용 장르 중심의 무대예술 전문공연장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립된 셈이다.

공연예술의 탈(脫) 도쿄 움직임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일본 전역에는 1,000석~2,000석 규모의 대형 공연장이 있지만, 도쿄 이외의 지역 공연장은 가동률이나 자체 프로그램 운영 측면에서 거의 빈사상태에 놓여 있다. 거대한 문화발신자인 도쿄의 공연장과 수동적 문화수신자인 지역 공연장 구조인 셈인데, 일본도 독일이나 프랑스의 사례처럼 탈중심적 공공극장 활성화가 필요한 단계라고 생각한다.

가나가와예술극장



Q: 극장 프로그램의 운영 방향은 어떻게 고민하고 있는가?

A: 처음에는 한가지의 뚜렷한 색깔을 지향하고자 했으나, 가나가와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다면 프로그램 구성의 다양성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대략 네 가지의 방향성을 중요하게 고민하고 있다.

첫째, 일본 문학의 무대화에 집중하려고 한다. 최근의 일본 젊은 세대들은 문학과 역사에 무관심하다. 그러나 요코하마는 일본의 오랜 쇄국정책을 끝낸 개항도시로서, 서구문물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거점이기도 하다. 일본의 문화적 정체성에 기반 하되 서구와의 다양한 문화교류를 주도하는 발신지 역할을 자임하고 싶다. 그런 이유로 일본의 대표적 근대소설인 『금각사』(미시마 유키오 작)를 각색하여 개관작품으로 선보였다.

둘째, 새로운 생각이나 발상을 확산시키는 역할로서 연극예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한다. 요코하마공연예술회의(TPAM in Yokohama)와의 협력 "[weekly@예술경영] 115호 요코하마공연예술회의 리뷰 ‘시장이 아닌 만남의 장으로, 역할 변경!’ 이나 극단 첼피쉬(Chelfitsch) 공연을 통한 국제교류 시도 같은 것들이다. 최근 일본 사회는 제2의 쇄국시대로 진입하는 경향성이 엿보이는데, 때문에 동시대성에 기반한 국제문화교류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셋째, 대중적 여름 시즌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항구도시인 요코하마는 특히 여름 시즌에 시민들의 문화수요가 활성화되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성향이 강한 페스티벌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 진출한 본인의 대표 뮤지컬인 <태평양서곡>(Pacific Overtures)을 공연한다든지, 힙합이나 만담과 같은 장르의 페스티벌 등을 구상하고 있다.

넷째, 일본을 대표하는 국제적 미술전시축제인 요코하마트리엔날레와의 협력 프로그램이다. 개인적으로 미술 장르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시각예술과 무대예술 상호간 장르 통합적인 프로젝트를 개발해보고 싶다.

<금각사>

<태평양서곡>


Q: 프로그램의 방향성이 명확한 것 같다. 극장 운영체계 측면에서 대관, 기획, 제작공연 각각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고려하고 있는가?

A: 가나가와현에서 KAAT에 예술감독제 도입 여부를 오랜 기간 고민했다고 들었다. 재정적인 문제로 연중 절반이상의 기간을 대관하지 않으면 극장의 원활한 운영이 어려웠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에서 예술감독제를 도입하면 자기 색깔을 고집하기 위해 기획, 제작공연의 비율이 높아지게 되고 재정적으로 뒷받침이 가능할까 걱정을 했던 것이다.

일본의 대다수 공공극장들은 자체 기획, 제작 프로그램 없이 아무런 특성 없는 대관 위주의 운영을 하고 있다. 가능한 대안 중의 하나는 민간(재원)과의 적극적인 협력이다. 프로그램 운영을 공공재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도쿄의 파르코 극장과 같은 기획제작형 민간 극장과 적극적인 협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요코하마 같은 지역은 자기만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으면 도쿄에 뒤쳐질 수밖에 없고, 어느 순간 대관극장으로 전락하기 쉽다.

최대한 자체 제작공연을 중심으로 운영하되, 작품성과 상업성의 황금률을 고민하려고 한다. 좋은 작품이 상업성과 어울리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KAAT 개관작으로 선보인 <금각사>의 주역 배우를 아이돌 스타로 캐스팅했다. 아이돌이기 때문에 스타 캐스팅을 한 것이 아니라 연기력이 뒷받침되는 스타이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했다.

Q: 파트너쉽에 의한 공동제작 방식에 있어 도쿄의 민간극장과는 협력, 공공극장과는 경쟁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도쿄 이외의 타 지역 공공극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A: 협력모델을 원한다. 지역의 공공극장 대부분 운영여건이 어렵기 때문에, 적극적인 공동제작 등은 힘들겠지만, 협력모델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 개관작 <금각사>의 경우, 마츠모토극장에서 공동주최 형식으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반대로 마츠모토극장 예술감독의 초연작을 KAAT에서 공동주최 방식으로 소개하려고 한다. <금각사>의 지역 순회공연 파트너쉽에는 공공극장 뿐만 아니라 민간극장도 함께 참여한다. 오히려 민간상업극장의 경우 제작, 초청측면에서 공공극장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례로, 런던 내셔널씨어터의 <보거스>는 어린이 대상 워크숍 프로젝트였는데, 좋은 반응을 얻고 무대화되어 캣츠극장에서 6년간 공연되고 올해 브로드웨이에도 진출한다. 공공극장에서 양질의 프로덕션을 개발해 민간 협력방식으로 공연시장 진출시키는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공공극장은 그런 제작, 유통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민간 협력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Q:프로그램 외적으로 KAAT의 운영주체, 조직구성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A: KAAT의 운영주체는 가나가와현이 설립한 가나가와예술재단이다. 공공극장 운영을 목적으로 설립된 문화재단의 구성원은 대부분 공공극장 출신이다. 가나가와예술문화재단 역시 각 지역 공공극장에서 일하던 직원들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감독직 제의를 수락하면서 기존 구성원 외에 민간 전문가 영입 필요성을 강력하게 제안했다. 내가 예술감독, 연출작업을 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이 연극을 봤으면 하고, 연극이 생활 속에 있다는 것, 연극에 굉장히 다양한 사고방식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민간 출신을 조직에 넣어주길 원했고, 그렇게 했다.

Q: 개관시즌 라인업을 보면 대극장 프로그램과 스튜디오(형 소극장) 프로그램이 차별화되어 있는 것 같은데, 기획제작 인력의 업무분장도 대극장과 스튜디오(형 소극장) 각각으로 구분되어 있는가?

A: 원래는 나뉘어져 있지 않지만, 자연스럽게 그렇게 분리가 되어 고민이다. 현재 KAAT의 기획제작 담당인력은 총 네 명인데, 민간 출신의 프로그램 디렉터 한 명과 프로듀서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기존의 프로듀서 세 명의 역량은 스튜디오(형 소극장) 프로그램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 1,000석 규모의 객석을 채울 수 있는 작품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 같기도 하다. 때문에 대극장 프로그램 기획제작은 프로그램 디렉터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상호간 협력과정에서 제작 프로듀서들도 1,000석 규모를 채울 수 있는 작품 개발과 제작 역량의 노하우를 배워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점진적으로 KAAT 기획제작 담당자들이 대극장과 스튜디오 극장 프로그램 모두를 운영할 수 있는 제작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Q: 예술감독의 임기와 역할은 어떻게 되는가?

A: 예술감독제를 도입한 일본 공공극장의 경우에도, 연간 1~2개의 자기 작품만 책임지고 마는 예술감독이 많다. 그 이외의 프로그램은 대관으로 채워버리는데, 결국 예술적 책임 외의 경영적 책임은 모두 대관 운영에 의존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경영적 책임과 예술적 책임을 지나치게 이원화시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예술감독은 자기 작품 고민에만 집중하게 되고, 극장의 전체적인 운영 컨셉과 전략은 불명확해질 수밖에 없다. 경영적 책임도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극장 고유의 색깔을 낼 수 없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쓸데없이 두 가지 짐을 떠안고 있는 셈인데, 자꾸 경영에 대해서도 발언을 하니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하기도 한다(웃음).

KAAT 예술감독의 기본 임기는 3년이지만, 초대 예술감독만 준비기간을 포함해 4년을 하게 된다. 연임도 가능하다.

관련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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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자

  • 이규석 _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 극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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