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KAMS Connection 2022 넥스트 모빌리티(Next Mobility) 2023-01-18
 

새로운 국제이동성과 유통
: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에서 ‘무엇이 함께 이동되어야 하는가’로

최석규_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넥스트 모빌리티(Next Mobility)는 2021년을 시작으로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국제이동성과 유통에 대한 리서치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예술경영지원센터 공연사업본부의 공연예술 해외진출 기반마련 사업(KAMS Connection), 서울아트마켓(PAMS),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가 공동 기획하고 있다. 이 리서치 프로젝트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예술, 예술가, 예술작품의 새로운 국제 이동성/유통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질문의 첫번째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국제이동성 · 투어링 · 유통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고, 새로운 형식은 무엇인가? 둘째, 기후변화와 위기에 대응하여 환경을 고려한 국제 이동성은 무엇인가? 그리고 셋째,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환하고 있는 디지털 모빌리티(Mobility)는 무엇인가이다.   
2022년 넥스트 모빌리티에서는 공연예술 해외진출 기반마련 사업(이하 커넥션) 리서치에 제너럴 쿤스트의  이혜령, 임현진, 이혜미, 탠저린 콜렉티브의 장혜진, 김재리, 임지혜 그리고 JUDGE ME 작품을 중심으로 왕징이, 푸린, 이희진이 참가 하였다. 또한 서울아트마켓의 팸스 피칭PAMS Pitching을 통해 넥스트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가진 예술가들의 작품이 소개되었다. 그리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는 리미니 프로토콜의 <부재자들의 회의(Conference of the Absent)>는 ‘아무도 이동하지 않고 국제회의 만들기’라는 넥스트 모빌리티의 관점의 작품 소개와 스테판 카에기(Stefan Kaegi)의 마스터 클래스(워크숍)를 열고 ‘다른 형식의 예술의 국제이동성’에 대해 토론하였다.  이 글은에서는 2022년 커넥션을 중심으로 참가자들의 리서치 질문과 내용 및 결과 그리고 향후 넥스트 모빌리티의 방향을 정리하고자 한다. 

<피켓라인-아시아 가사 돌봄 노동협회> : 제너럴 쿤스트(Generalkunst)

ⓒ아시아가사돌봄노동협회, 제너럴쿤스트


‘제너럴쿤스트’의 <피켓라인>의 리서치는 예술 작품의 국제적 창작과 유통이 단절된 곳들을 서로 연결하고 예술 작품이 이러한 국제적 연결과 연대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질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즉, 대리 시위 설치 퍼포먼스인 <피켓라인>을 중심으로, ① 비대면 인스톨레이션 워크숍 및 퍼포먼스 스코어 기반의 국제협업와 유통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② 거리-공공공간 예술로서의 온라인 퍼포먼스 아이디어를 국제적인 동시대 관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포맷으로 발전시키며, ③ 단순 유통을 넘어서는 국제적 연대의 가능성으로서 넥스트 모빌리티를 모색해보고자 하였다.  
존재하지 않는 아시아 가사 돌봄 노동협회라는 가상의 협회를 구글 지도 내에서 디지털 베이스 캠프를 만들고 국제협업과 유통에 유효한 키워드를 실험하고 발전시켰다. 이 과정에서 작품의 내용과 구현, 국제교류 방식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 즉, 참여자가 관객이나 관계자가 아닌 멤버십, 협회 구성원으로 함께하기를 실험하며 국제적 커뮤니티 만들기를 시도하였다. 또한 컨셉 투어링의 보편적인 방식인 매뉴얼과 스코어를 토대로 하는 제작 방식을 넘어서 현지의 매개자와 유한한 장착과정을 만들고 작품이 추구하는 '관계 맺기'와 ‘서사탐구’를 수행적 과정으로 국제적 이동하기를 지향하고 있다. 또한 영어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만들어내는 소외되고 삭제되는 경험과 지역의 서사를 보완하기 위해, 한계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구글 번역기 대화를 통해 영어에 취약한 다른 언어를 쓰고 있는 구성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제너럴 쿤스트의 리서치는 재난의 시대, 연대의 관점으로 보는 넥스트 모빌리티를 실현하고자 하였다. 

<소셜 코레오그래피와 9개의 노래들> : 탠저린 콜렉티브(Tangerine Collective)

ⓒ Tangerine Collective


탠저린 콜렉티브는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천 중국교포의 단체 사교춤 리서치를 통해 춤/ 혐오/ 금기의 문화적 · 역사적 상관관계를  비평적으로 성찰한다. 즉, 신체에 달라붙은 사회적 규제와 장치를 소셜 코레오그래피Social choreography의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개인의 몸과 타자, 국가, 국제적 연결성에 주목하면서 탈식민지적 관점에서 국제이동성에 관한 메타 비평적 리서치를 진행하였다.
또한 카셀도큐멘타Kasel Documenta 15, 베를린 아트 비엔날레Berlin Art Biennale 등을 함께 관람하는 과정을 통해 국제이동성을 위한 회복이라는 키워드를 찾았다. 그리고 세미나와 예술가 3인의 개별적 예술 실천(스코어 방식, 글쓰기, 노래 만들기)을 통해 ‘춤에 관한 9개의 노래들’을 만들었다.
‘소셜 코레오그래피와 9개 노래들’의 춤/ 혐오/ 금기의 문화적 · 역사적 상관관계의 비평적 성찰은 ‘춤 작품을 생산하기’ 보다는, ‘춤이 생산할 수 있는 무수한 것들’에 주목하였다. 이것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예술의 위치와 이동성을 동시에 고민한 것이며 리서치의 교류 과정, 즉 예술가의 프랙티스가 수행적인 사건이 되어 practice-as-performance/practice-as-exhibition의 방법으로 국제 이동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질문하는 것이다.

〈 JUDGE ME: 예술의 가치 〉: 왕징이(Jingyi Wang), 푸린(Lynn Fu), 이희진

〈 JUDGE ME 〉 프로젝트 진행 사진 ⓒ Nayara Leite



〈 JUDGE ME 〉는 2021년 10월 작가 왕징이(Jingyi Wang)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예술의 가치가 오늘날 사회에 공정하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현지 공연 관계자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인터뷰 및 연구과정을 통해 창작되었다. 공연은 법정 재판 형식으로 원고와 피고로 나뉘어 진행되며, 양측은 소비주의와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로 점철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예술가를 포함한 개인이 자신의 가치를 논의하고 성찰한다. 
이 리서치는 노르웨이의 왕징이, 중국의 푸린( Lynn Fu), 그리고 한국의 이희진 3인이 5개월에 걸쳐 〈 judge me 〉를 어떻게 한국적 맥락으로 재구성하고, 새로운 형식의 국제적 이동 방식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동성을 탐구하는 차원에서 공연계 종사자 및 일반인 대상, 총 2그룹으로 나누어 온라인 설문조사와 비대면 인터뷰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이를 통해 노르웨이와 한국의 예술가 및 일반 대중이 예술의 가치에 대해 많은 유사점과 차이점을 발견하였다.
3인의 연구자는 온라인 원격 연구를 통해 컨셉 투어링 방식으로 작품의 현지화 가능성과 과제를 고민하였으며, 세 가지의 모델을 다음과 같이 도출했다 : ① 컨셉 및 대본을 라이센싱하는 방식, ② 창작자가 현지에 장기간 체류하며 리서치 및 워크샵을 진행하며 현지 맥락에 맞게 재창작하는 방식 그리고 ③ 초연의 공연자가 모두 함께 이동하는 전통적인 투어 방식

발견 지점들과 넥스트 모빌리티의 미래
세 팀의 예술단체별 리서치는 두 번의 과정 및 결과 공유 워크숍을 통해 다음과 같이 2022년 넥스트모빌리티의 발견지점을 정리할 수 있다. 첫번째는 포스트 팬데믹 시대, 재난의 시대에 예술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공통된 키워드로 찾을 수 있는 것은 ‘돌봄’, ‘공동체’, ‘협업’, ‘연대’, ‘예술의 가치’ 등이다. 이것은 창작자에게 이 시대 예술의  국제교류/이동성/유통에 있어, 예술과 사회적 관계 맺기에 있어, 예술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선행 되고 있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작년의 리서치에서는 어떻게 새롭게 이동 할 것인가?가 주요한 과제였다고 한다면, 올해의 리서치는 ‘어떻게’ 라는 방법론 보다는 ‘무엇이 함께 이동해야 하는 것’에 더 주안점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제너럴 쿤스트는 ‘넥스트 컨셉투어링’이라는 넥스트 모빌리티의 명료하고 효율적인 이동방식 보다 더 연대의 네트워크를 우선으로 하는 과정 설계를 할 것인가?를 작품의 구조로 삼고 있다. 〈judge me〉는 심층적인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작품이 지역화 되는 과정에 있어 노르웨이와 한국이 함께 구축하는 공동의 서사에 주목하고 있다. 탠저린 콜렉티브는 탈식민지적 이동성과 국제이동성에 대한 비판적 인식 갖기를 통해 새로운 관점의 연결과 얽힘, 유동성과 이동성, 그리고 연대를 고민하고 있다.  이것은 필자가 2021년 넥스트모빌리티 리서치 결과에서 언급한 공연예술의 국제 이동성은 그간 ‘작품의 유통’이라는 점을 넘어서, 예술가 개인의 이동성, 현지 지역화를 통한 커뮤니티와 관계 맺기 등과 같은 예술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물질적 이동성을 넘어서 예술가의 생각과 사고의 이동, 가치의 이동, 문화 다양성을 지속하기위한 전위(傳位)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의 핵심은 과정 속에서 경험과 공유를 통한 예술 가치의 이동성인 것이다.   
그러나 제너럴 쿤스트가 결론 부분에서 도전과제로 제시한 바와 같이 새로운 국제이동성과 유통이 자본주의 시스템 내의 예술유통과 경제적 가치 창출에 유효한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이것은 오로지 창작과 제작 형식의 변화 뿐만 아니라, 매개/유통, 그리고 관객/소비의 형식이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국제 이동성에 있어 많은 부분이 디지털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디지털 기반이 취약한 지역과 연령별 관객과의 커뮤니티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준비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2023년부터 향후 2년간 넥스트 모빌리티는 호주아트마켓(APAM)과 호한재단(Australia- Korea Foundation)과 협력으로 호주와 한국 예술가의 새로운 국제협력 프로젝트로 진행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멜번의 아시아 토파Asia TOPA 또한 협력의 주체가 되어 2년간의 리서치를 통해 개발된 작품을 발표 예정이다. 
 

 

최석규
현재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동시대 예술의 중요한 화두인 ‘예술과 도시’, ‘예술의 다양성과 포용성’, ‘예술과 과학 & 테크놀로지’ 그리고 ‘새로운 국제이동성과 유통’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창작 리서치 레지던시, 랩, 워크숍 등의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그는 춘천마임축제, 안산국제거리극축제, 한-영 상호교류의 해 2017-18 등의 공연예술축제에서 예술감독으로 프로그램 기획과 축제 제작을 했다. 2005년 창립한 아시아나우(AsiaNow)를 통해, 지난 10년간 한국연극의 국제교류, 다양한 국제공동창작, 국제레지던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프로듀서와 드라마트루기로 활발한 활동을 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아시아 프로듀서들의 다양한 프로젝트 개발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인 ‘Asian Producer’s Platform(APP)’과 APP Camp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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