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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국립무용센터(CND) 활동보고서를 통해 본 프랑스무용의 현재 2010-01-08

글: 장인주(무용이론가, 전문무용수지원센터 이사장)





- 1998년 프랑스 문화부는 무용예술의 창작, 보급, 교육, 연구, 안무개발 등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음악·무용·연극·공연국(DMDTS) 산하에 국립무용센터(이하 CND, Centre national de la danse)를 설립했다. 무용전문 공공기관으로서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한 기관이다. 파리 근교 팡탱(Pantin)시가 구 청사건물을 상징적으로 1프랑을 받고 국가에 60년 동안 장기 임대함에 따라 2004년 팡탱으로 확대 이전했다. 당시 문화부는 건물총면적 11,178㎡에 1,587만 유로의 예산을 투자했다. 팡탱 본부 외에도 리옹(Lyon)과 론-알프스(Rho?ne-Alpes)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다.
2008년 창립 10주년을 맞은 CND는 문화부 산하 공공기관으로서 보고서를 제출했다. 2007년 취임했으나, 2008년 한 해 동안 실질적인 행정력을 발휘한 센터장 모니크 바르바루(Monique Barbaroux)의 의지가 반영된 첫 번째 보고서이다.


-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조직편성변화다. 창립 후, 직업국(Département des métiers), 안무연구·교육원(Institut de pédagogie et de recherche chorégraphique), 무용단체·공연의 집(Maison des compagnies et des spectacles), 무용문화발전국(Département du développement de la culture chorégraphique) 등 네 부서로 나누어 활동했으나, 보다 효율적인 업무활동을 위해 전문자원팀(Ressources professionnelles), 교육팀(Formation et Pedagogie), 창작·보급팀(Creation et Diffusion), 학술·연구팀(Memoire et Recherche) 등으로 그 명칭을 간소화했다.


CND 내 조직편성변화

  직업국                        →   전문자원팀
  안무연구·교육원           →   교육팀
  무용단체·공연의 집       →   창작·보급팀
  무용문화발전국           →   학술·연구팀

명칭이 간소화되면서 그 업무 또한 더욱 명확해졌다. 2007년 2,776명이 직업국을 이용한데 비해 2008년 전문자원팀에서는 9,450명이 인터뷰나 상담을 받았다. 이렇듯 놀랍게 증가한 것이 단순히 명칭을 바꾼 결과라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직업관련 업무’보다는 ‘전문자료제공’의 의미가 큰, 새로운 명칭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측한다.


- 2008년 CND의 주요임무 살펴보면 예년과 크게 다른 점은 없으나 각 부서별 성과는 두드러졌다. 우선 교육과 서비스, 문화유산, 창작이라는 큰 목표아래 정보제공과 상담 등을 강화했다. 이를 위해 자료실의 활성화를 꾀했으며, 특히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협약을 맺어 인터넷 자료실을 구축했다.
2008년 전문자원팀과 관련해 무용인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인 분야는 창작·보급(25%), 노동권(15%)과 관련한 문제였으며, 그 다음으로 공연규정(12%)과 교육(12%), 건강(11%), 고용(10%) 등이다. 즉 오디션과 채용정보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았는데, 이는 ‘무용인의 천국’이라 할 만한 프랑스에서도 고용문제가 심각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부분이다.


한편 무용가 및 무용교사의 평생교육이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다양한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직업적 특수화에 주력했다. 교육팀이 담당하고 있는 이 사업은 프랑스 무용가뿐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체험하고자하는 외국무용가들의 참여도 높은 편이다. 2008년 한 해 동안 교육을 받은 대상자는 천2백 명에 달한다.


창작·보급팀은 창작공간 제공, 공동창작 지원, 무용단체 사무실운영 등을 통해 2008년 한 해 동안 무용단체를 위한 서비스와 공연 프로그래밍을 확고하게 강화했다. 그 결과 273개 단체가 총 14,090시간동안 스튜디오를 무료로 이용했으며, 팡탱에서만 한 해 동안 총 38편의 작품이 156회 공연되는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2일간 진행된 ‘함께하는 무용’은 3회째를 맞으며, 파리국립오페라발레단 에투알 니콜라 르 리슈(Nicolas Le Riche)를 포함한 12명의 교사를 초청했으며 일반인 포함 2백 명이 참여했다. 무용연습실 대신 4층 건물 전체를 이용한 수업을 통해 춤의 대중화에 앞장섰으며, 창작을 위한 CND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학술·연구팀이 진행한 2차 학술 전시회 프로젝트는 미디어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카탈로그가 널리 배포되어 행사가 지속되는 계기가 되었고, 공연, 무용관련 컨퍼런스, 영화, 무용테크닉소개 등을 통해서 안무레퍼토리를 재활성화 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08년 CND 주요임무


●  전문가를 위한 정보, 상담, 서비스
●  예술가와 무용교사를 위한 평생교육의 중심
●  무용창작과 보급을 위한 지원
●  무용문화유산의 가치 부각 지지
●  자료실, 모든 대중을 위한 다양한 자료
●  예술 및 문화교육 : 기본목표
●  국제적 위상



2008년의 성과

 

아프리카와의 관계강화
2008년 시작한 부르키나파소 출신 안무가 살리아 사누(Salia Sanou), 세이두 보로(Seydou Boro)의 장기 레지던스 프로그램은 교육활동 및 교류, 창작활동을 통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했다. CND의 활동목표 중 하나인 ‘국제적 위상’ 확보를 위해 프랑스 무용단 도록보급은 물론 무용정책관련 연구팀을 활성화하는 등 프랑스무용이 세계무용의 중심이 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샤이오 국립극장과 밀접한 관계 형성
영상과 무용을 결합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한 현대무용안무가 호세 몽탈보(José Montalvo) 가 예술감독으로, 그와 함께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온 모니크 에르비외(Monique Hervieu)가 극장장으로 활동하는 샤이오 국립극장(Théâtre Nationale de Chaillot)은  파리의 대부분의 극장이 전문극장으로서의 역할을 자랑하는데 반해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CND는 대중과의 확실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샤이오 국립극장과 함께 ‘담뎀 힙-합’을 진행했다. 언론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함에 따라 새로운 관객개발 차원에서 큰 성과를 이루었다.


IOTPD 가입
영국, 네덜란드, 한국 등과 같은 무용수 직업전환센터가 없는 프랑스에서 그동안 CND 내에 직업국을 운영해왔다. 국립고용안정센터(ANPE)와의 협력으로 무용수의 직업전환과 관련해 예비무용수대상 문화예술계 내 다양한 직업교육, 무용강사 교육, 직업전환재교육, 무용수의 직업경로관찰 등을 지원해왔다. 2008년에는 무용수 및 서커스 아티스트의 직업전환을 위한 기금운영회 참석, 건강관련 상담 및 방향 제시 등 보다 실질적인 정책을 실천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1993년 창립한 전문무용수 직업전환 국제연합기구(IOTPD)에 가입하게 되었다. 현재 IOTPD에는 한국 포함 총 8개국이 등록되어있다.


인터넷 무용자료실 구축
국립도서관과의 협약으로 인해 CND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하고 특수한 무용 관련자료를 이용자들이 정확하게 알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무용분야의 중요한 자료를 분류하고 인터넷에 올리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미국 등 타국에 비해 월등하게 뒤져있던 인터넷 자료실 구축이 드디어 실행된 셈이다. 그 결과 유럽네트워크 ‘댄스 비디오 네비게이터’ 플랫폼이라는 정보시스템을 공유하게 되었고, 7개의 기관과 링크가 되어 이 기관들 사이트를 통해서도 본 센터의 시청각 자료검색이 가능하게 되었다. 더욱이 자료실 개방시간이 확대(1,367시간에서 1,415.5시간)되면서 이용객 수(8% 증가, 매일 약 83명의 이용객)가 늘었다. 그 결과 764명이 자료대출을 위해 등록하였고, 작년 대비 자료대출건수(2007년 5,600건/2008년에는 6,900건)가 증가하였다.


예산
2006년 95만 유로, 2007년 96만 유로에 비해 2008년엔 100만 유로(약 17억 원)에 가까운 예산을 확보했다. 지원금 80만 유로와 기타 수입을 합친 액수다. 2003년까지 하행선을 그리던 문화예산이 비로소 2004년을 기점으로 상행선을 회복한 것과 맞물려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으나, 센터의 활동범위와 성과에 비해 비교적 적은 액수라고 평가된다.



2008년 CND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주요숫자

 

● 팡탱과 지방의 전문자원팀에서 상담을 받은 연인원 : 9,452명, 상담시간 : 1,356시간
● 평생교육, 상설교육, 학위발급교육 수혜자 : 1,600명 이상
● 센터 내의 무료 스튜디오 활용단체 : 273개 단체
● 창작 또는 연구 레지던스 참여단체 : 11개 단체
● 센터 공연장 관람 관객수 : 19,000명
● 자료실 이용자수 : 약 16,000명
● 4권의 저서출간
● 54개의 행사개최


2011년에는...
2008년 활동보고서에는 2011년에 주목할 만한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2009년 활동보고서는 2009년 12월 현재 제출되지 않았다.)


시네마테크 드 라 당스(Cinémathèque de la danse) 입주
1982년 처음으로 문을 연 이래 영상 수집은 물론 상영에 이르기까지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의 무용과 관련한 모든 영상자료를 관리하고 있다. 400편의 영화, 2천편 이상의 무용영상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비디오댄스’라는 장르가 프랑스에서 크게 번성할 수 있었던 원천이기도 하다. 현재 파리 12구에 위치하고 있으나, 팡탱에 합류함으로써 무용과 관련한 모든 것이 CND에 모이게 되었다.


건물 3, 4 층 새 단장
기존의 11개 스튜디오, 3개의 공연장이 새롭게 단장, 개관한다.



CND는 국립영상센터(CNC), 국립연극센터(CNT) 등과 함께 프랑스의 중앙집권적 문화행정에 기반을 둔 기관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으며 창작에서부터 공연에 이르기까지의 무용예술관련 전체 활동과정을 지원한다는 구조적 장점은 더욱 강화되었으나, 한편으로는 80년대 이후 프랑스 문화정책이 지향해온 지방분권화의 취지에는 오히려 역행하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리옹과 론-알프스 지역에 지사를 두고 있기는 하나 무용관련한 모든 행정은 팡탱에 집결되어있고, 인터넷을 이용한 업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역시 중앙집권체제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전국적으로 5개의 국립극장, 60여개의 국립무대 등 기획공연을 원칙으로 한, 풍부한 공연장이 예술 활동의 장을 구축하고 있으며, 무용예술 또한 전국적으로 분포되어있는 19개의 국립안무센터(CCN)를 기반으로 컨템퍼러리댄스의 세계적 메카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고 있다. CND는 그 중심에서 최고의 국제적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 기고자

  • 장인주_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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