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2022 PAMS 시즌: 무용 2022-09-28
 
 

동시대 한국과 아시아의 무용에 주목하다

 

장수혜(2022 PAMS 시즌 무용 협력감독)


2022 서울아트마켓(PAMS)이 올해 처음으로 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팸스시즌은 국내외 민간/공공기관/개인과 협력하여 전략적으로 국제교류를 도모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장르, 주제, 지역을 선정하고 국내외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공동 기획하며 올해는 ‘무용’을 중심으로 한국과 아시아 현대무용의 동시대성, 다양성, 역동성을 연결하고자 한다.


국제 공연예술시장과의 재연결, 온라인에서 하이브리드로

국제 공연예술시장과의매년 가을, 마로니에 공원 인근은 조금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극장 앞에서 흥분된 표정과 몸짓으로 공연에 관해 이야기 하는 외국 델리게이트와 예술가들의 분위기가 대학로의 에너지를 한껏 격양시켰다. 또 서울의 잠들지 않는 밤은 저절로 해외 손님들에게 매력적인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자연스럽게 국제적인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촉매제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후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국의 예술가와 전문가들은 세계의 동료들과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어왔고 자연스럽게 그 과정에서 그동안 서울아트마켓이 놓치고 있었던 것은 무엇인지, 공연예술 국제교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플랫폼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었다.

시즌 프로그램은 특히 기관 및 개인과의 협력을 통해 전략적으로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언제 무엇이 열리는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꽉 찬 마켓에서 조금 더 친절한 일정과 여유로운 네트워킹의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시아의 무용과 신진예술가의 해외 진출

유통과 교류를 위한 공연예술 플랫폼은 유럽에서 시작되어 현재의 국제마켓의 기준을 세워왔다. 서울아트마켓 역시 영향을 받아왔고 조금 더 매력적인 마켓을 위해서는 한국뿐 아니라 해당 지역의 다양한 자체 프로그램들이 기획 또는 선정되어 소개되어 왔다. 팸스시즌 무용에서는 ‘공유하는 아시아(Shared Asia)’를 소주제로 작품 쇼케이스와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한다.

먼저 팸스시즌의 주요 국내 파트너인 서울세계무용축제(이하 SIDance)는 홍콩의 시티컨템포러리댄스컴퍼니(City Contemporary Dance Company, 이하 CCDC)와 일본의 요코하마 댄스 컬렉션(Yokohama Dance Collection)과 동아시아 지역 간 집중적인 무용 작품의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무용가들의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국제교류 기회를 마련하고자 주최해온 동아시아무용 플랫폼(HOTPOT)을 팸스시즌에서 소개한다. 팬데믹 기간 중 폐쇄되었던 각국에서 가장 유망한 안무가들을 소개하는 만큼 각 국의 정체성이 뚜렷하게 보인다. HOTPOT중국에서 소개하는 롄 궈동/ 레이 얀의 작품 는 안무자가 겪었던 말할 수 없는 어떤 사건의 기억을 서사하는 작품이다. 폭력에 관한 강한 비유를 사용하여 관객에게 기억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HOTPOT한국의 프로그램 역시 안무가의 내적 서사에 관한 작품이 눈에 띈다. 아트프로젝트 그림(정필균)의 는 불안정과 안정 사이의 상태를 탐구한다. 더불어 국립현대무용단에서 일본 안무가 시모지마 레이사를 초청하여 제작한 이 특별히 프로그램에 초청되어 아시아 무용의 정체성을 더욱 드러내고자 한다. 이 외에도 약 20개가 넘는 아시아 및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이 쇼케이스 될 예정이다. 특히 팬데믹 기간 동안 신진예술가들의 해외 진출을 위한 기회가 매우 드물었던 것을 고려해보면 이번 팸스시즌 무용은 매우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팸스시즌 무용의 주요 파트너인 서울문화재단은 무용창작공간 서울무용센터에서 라운드테이블을 마련한다. 아시아는 각국의 정부 및 공공기관의 힘이 강한 만큼 팬데믹 기간 동안 예술계의 활발한 움직임을 포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중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침체한 예술계에 다시 숨을 불어넣은 독립예술가 및 예술단체들의 선도적인 활동에 주목한다. 올해 서울무용센터의 레지던시 안무가로 초청된 싱가포르 댄스 뉴클리어스(Dance Nuclears)의 예술감독이자 독립예술가인 다니엘 콕(Daniel Kok)은 대만, 필리핀 등 남아시아의 예술단체들과의 협력으로 아시아 예술가들의 다양한 리서치 및 워크숍을 이끌어왔다. 특히 다양한 예술 분야들이 사회참여(Social Engagement)라는 구심점으로 융합될 수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아시아, 호주 및 유럽의 초지역적인 협업을 촉진해온 그의 경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홍콩 언락 댄스 플라자(Unlock Dancing Plaza)의 예술감독이자 독립예술가인 조셉 리(Joseph Lee)는 단체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이었던 옹용록(Ong Yong Lock)의 자리를 이어받아 새로운 리더십체계를 준비 중이다. 민간단체이지만 지속해서 국제협업과 공동 레지던시 등을 추진해오며 해외의 다양한 관점들을 지역 무용계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년간 젊은 무용예술인들의 참새방앗간이 되어온 모므로살롱의 기획자 이보라미가 참여하여 국내의 사례를 공유한다.

마지막으로 해외 협력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연예술 분야의 중장기 국제협력 강화를 위한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인 예술경영지원센터의 KAMS 커넥션(KAMS Connection)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진행되었던 한국-일본-그리스 국제협력의 결과를 공유한다. 무버스플랫폼은 일본 안무가 히로아키 우메다(Hiroaki Umeda)가 시작한 이동하는 국제 레지던시 작업으로 다음 세대 무용예술가들의 움직임을 소개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지난 4월, 그리스에서 열린 유럽 현대무용 플랫폼 스프링포워드 페스티벌에서 두 명의 한국 참가자(배소미, 오형은)가 그리스, 일본 예술가들과 비대면 및 대면으로 공동 레지던시 및 쇼케이스를 한 바 있으며 챔피언스 리그에서는 3국의 참가자들이 최종결과를 공유한다. 본 프로젝트는 2021년 팸스살롱에서부터 대화가 시작되어 '신진예술가의 양성'이라는 공통 관심사를 가진 유럽 현대무용 플랫폼 에어로웨이브즈 유럽(Aerowaves Europe)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공동제작 지원하여 예술가들의 밀접한 교류를 지원했다.


동시대 공연예술의 경향속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작품/예술가, 팸스초이스

팸스초이스는 서울아트마켓의 기간동안 공모를 통해 초청된 예술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해외진출을 위한 사후 지원제도가 마련되어있어 예술가들에게는 특히 더 매력적인 기회이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팸스초이스는 동시대적인 관점보다는 국내 예술가와 단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한 목적을 보다 우선시해왔다. 올해는 '동시대성'을 고려해 기존의 팸스초이스 공모선정작들에 더불어 이번 서울아트마켓에서는 지난 몇 년간 한국 공연예술의 동시대적 경향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예술가/작품들을 기획선정하여 선보인다. 그 중 팸스시즌 무용에서는 두 개의 무용작품과 무용이 접목된 음악작품을 선보인다. 김원영 x 프로젝트이인(라시내 연출/라시내 최기섭 안무)의 는 이본 레이너(Yvonne Rainer)의 를 재해석하는 작품으로 일상의 움직임을 통해 몸의 민주주의에 대해 이야기 하는 작품으로 2021년 공연이후 춤비평가협회 베스트6에 선정된 바 있다. 특히 올 해부터 해외에 적극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회를 엿보고자 기획작에 선정되었다. 공모작품으로는 2019년 국립현대무용단의 지속이 가능한 레퍼토리 발굴프로젝트로 선정된 최강프로젝트(최민선, 강진안)의 를 소개한다. 특히 극장의 다양한 가능성을 활용하여 작품이 재창작된다는 지점에서 대학로 극장 쿼드에서의 새로운 시도가 기대된다. 또한 전통음악팀 음악 동인 고물과 현대무용단 고블린파티가 협업한 작품 는 음악과 움직임을 통해 미래사회에 대해 질문한다. 특히 음악연주가들이 움직임을 시도하기도 하고, 연주가들과 무용가들의 자리 배치가 바뀌기도 하는 재미있는 시도들이 장르의 경계를 넘는 동시대 한국 공연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공연예술마켓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질문, 전략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준비

Images of 2019 PAMS © Courtesy of PAMS
2019 서울아트마켓 사진 © 서울아트마켓 제공


이번 서울아트마켓은 공연예술의 사회적, 환경적, 경제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그러나 어쩌면 지금까지 지속가능성과 가장 먼 개념은 국제교류가 아니었을까? 예술적 경험이나 본질적 가치를 사유로 소비해야 하고 단기적인 성과에 머무르는 국제협업, 초청 프로그램 등은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가치를 전달해야 할까? 제작 및 창작 현장에서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지난 2년간 서울아트마켓은 이와 같은 질문들에 답해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국제이동성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프로젝트, 넥스트 모빌리티는 예술가 및 전문가들의 리서치와 워크숍을 통해 한국에서의 관점을 지속해서 발견한다. 더불어 서울아트마켓이 추구하는 예술의 지속가능성이라는 가치에 따라 팸스시즌 무용에서는 전략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서울아트마켓의 주목적이 한국의 공연예술을 알리기 위한 플랫폼인 만큼 다양한 국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한 지난 2년간 팬데믹으로 직접적인 발길이 끊긴 만큼 국내외 예술계도 한국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는데 해외의 델리게이트들은 한국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만큼 그들의 문화를 홍보하는 데에도 관심이 많다. 따라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매개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특히 서울문화재단에서 마련하는 네트워킹 행사는 향후 적극적으로 국제교류가 필요한 국내 무용 축제 및 기관 전문가들이 해외 인사들과 더욱 친밀하게 네트워킹할 기회가 될 것이다.

팸스시즌 무용은 또한 지역과의 연결을 도모한다. 서울아트마켓 기간에 지속해서 개최되어온 부산의 부산국제무용마켓(Busan International Dance Market, BIDAM)과의 협력으로 해외인사들이 서울 일정 후에 부산 지역을 방문하도록 연계하여 쇼케이스, 네트워킹, 장소 특정적 공연 등을 선보인다.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위기로 해외여행의 환경적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조금 더 다양한 지역과의 연결을 통해 해외 인사들이 먼 나라 아시아를 방문할 때 긴 호흡으로 한국을 탐색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한국은 예술적으로 매력적인 마켓임이 분명하고 현재 국제정치적 위기 속에서 문화강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국제교류는 적절한 외교 전략과 개방적인 태도가 중요한 만큼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되는 서울아트마켓이 단기적인 성과가 아니라 한국과 아시아의 공연예술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계속해서 탐구하고 관계를 쌓아나가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

2022 서울아트마켓(PAMS 2022)

◾ 기간: 2022년 9월 26일(월) ~ 29일(목) / 4일간
          -PAMS Dance Season 서울: 9월 25일(일) ~ 28일(수)  / 부산: 9월 29일(목) ~ 30일(금)

◾ 주최/주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 후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문화재단, (사)한국공연관광협회,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 재능교육, 주한프랑스대사관‧문화원

◾ 협력: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서울문화재단(SFAC), 국립현대무용단(KNCDC), 
         부산국제춤마켓(BIDAM), 주한퀘벡정부대표부
 

장수혜
서울아트마켓 무용시즌 2022 협력감독. 공연예술 프로듀서이자 연구자. 기관 및 예술가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해 2021년 ‘커넥티드에이(Connected A)’를 설립하여 기획, 연구, 국제교류 등 업계에 필요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예술교육을 통해 예술의 사회적실천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무용센터의 파트너이며 유럽현대무용네트워크 에어로웨이브즈의 아시아파트너이다. @connecteda_official

Tag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