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메타버스는 참여형 퍼포먼스(축제)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
_국내 제작 사례와 버닝맨을 중심으로
2021-09-01

메타버스는 참여형 퍼포먼스(축제)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가?
_국내 제작 사례와 버닝맨을 중심으로

류정식_디렉터, Ghost LX

창작과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를 기반으로 예술 창작을 하고 있지만, 필자도 메타버스라는 말이 난해하고 생소하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다수의 예술 밖의 전문가들은 현실을 초월한 3차원의 가상세계를 의미한다고 정의한다. 예술 창작 영역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인터넷 혹은 클라우드를 통해 구성된 작가의 가상세계에 관객이나 창작자가 전자 단말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방식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한계는 있다. 개인마다 다른 수준의 단말을 사용하고 있어 네트워크의 불안정성이 있을 수 있으며, 개인마다 사용하는 단말의 차이에 따라 경험수준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만약 오큘러스 VR 장비1)를 가진 관객만 참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장비가 없는 관객들은 참여할 수 없는 비민주적인 예술관람이 될 수도 있다. 기술과 UI유저 인터페이스 발전은 이러한 문턱을 낮추어 주겠지만 더불어 관람의 방식, 모객 방식에 있어서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앞으로 메타버스는 공연 혹은 전시에서 오프라인 이외에도 새로운 세계관의 공간을 하나 더 만들어서 참여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계속 창작에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는 이제 창작자와 기획자 모두에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화두가 되었다.

메타버스, 실제가 허구적으로 보이고 허구적인 것이 실제 같을 수 있는 공간
우선 독자들에게 메타버스 공간에서 창작 특징들을 이해시켜 드리면 좋을 것 같아, 창작과정 중에 알게 된 메타버스에서의 예술창작 실험내용을 나누고자 한다. 필자는 2020년 12월 미국과 한국의 배우들이 시도한 국내 최초의 메타버스 작품〈애리 인 어더랜드〉Ae-ri in Otherland에 예술감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는 ‘스페이셜’Spatial.IO2)이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자인이나 비즈니스 영역에서 사용되는 가상의 공간을 활용하여 공연예술을 접목해 보는 시도였다. 이 작품은〈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험티덤티3)가 등장하는 장면도 있었다. 필자는 동네의 허물어져가는 담벼락을 소품으로 만들고자 레이져스캐닝을 통해 실사와 똑같은 3D오브젝트를 만들어 리허설에 사용하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와 똑같은 오브젝트는 전체의 가상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반대로 로우픽셀저해상도로 제작한 오브젝트가 실제적으로는 더 잘 어울렸다. 허구 공간에는 오히려 허구적 오브젝트가 더 적합하다. 물론 예외가 있겠지만 허구 같은 오브젝트가 메타버스의 창작 공간에서는 더 실제 같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혼합현실 협업 플랫폼(Spatial)으로 제작된〈애리 인 어더랜드〉
혼합현실 협업 플랫폼(Spatial)으로 제작된〈애리 인 어더랜드〉

실제 담벼락을 LIDAR센서로 정밀 스캔한 3D세트(위)와 허구로 제작한 담벼락 세트(아래)
실제 담벼락을 LIDAR센서로 정밀 스캔한 3D세트(위)와 허구로 제작한 담벼락 세트(아래)

참여형 축제에서의 메타버스를 적용하기 위한 계획-창작자와 관객을 재해석하기
이번 글은 메타버스와 참여형 축제의 연결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작성되었다. 메타버스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참여형 축제를 시간적으로, 그리고 공간적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따라서 기획자와 창작자, 그리고 관객의 개념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아래 QR 참조) 축제가 시작되기 이전에 기획자들은 참여자들을 매타버스 공간에 초대하여 창작자의 작품이나 음악 등을 미리 만나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피카소의 전시를 보기 위해 피카소를 미리 공부하는 것처럼 이러한 선행 경험은 오프라인의 참여 경험을 풍부하게 할 수도 있다. 반대의 가능성도 있다. 메타버스 상에서 창작자의 작품이나 음악을 100% 똑같이 적용하게 되면 오프라인으로 오는 참여자의 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무료 공공 전시의 경우 공공 전시이기 때문에 100% 똑같은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하겠지만 유료 전시의 경우 창작자의 반대로 이러한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오히려 작품을 구성하는 과정을 조명하는 메타버스 공간을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테크캡슐Techcapsule〈돌의 실제〉<sup>The Realness of Stone</sup> (좌), 이정연댄스프로젝트<sup>Lee JungYeon Dance project</sup>〈루시드 드림 Ⅱ〉<sup>Lucid Dream Ⅱ</sup>(우)
테크캡슐Techcapsule〈돌의 실제〉The Realness of Stone (좌),
이정연댄스프로젝트Lee JungYeon Dance project〈루시드 드림 Ⅱ〉Lucid Dream Ⅱ(우)

Burning Man 2021 홈페이지 화면
Burning Man 2021 홈페이지 화면

버닝맨 프로젝트와 버추얼 버닝
토요일 자정, 도시의 상징으로 공간의 중심의 사람 모양의 조형물 ‘더 맨’The Man에 불을 내고burn, 그것을 완전히 소각하는 것에 유래한 버닝 맨Burning Man4)은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개최되는 참여형 축제 프로젝트이다. 주로 8월의 마지막 월요일부터 9월 첫째 월요일까지 개최되는 이 행사가 올해는 8월 30일부터 9월 6일까지 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020년의 경우 각 참가자는 플라야Playa라 불리는 염전에서 공동생활을 하여 가상의 도시 블랙록시티Black Rock City, BRC를 구축했다. 오프라인에서 가상의 도시를 건축한 셈이다. 메타버스에서 만드는 것도 그렇게 이질적이지는 않는다. 올해의 경우 버추얼 프로젝트로 진행하는데, 일부는 무료로 진행 중이다. 메타버스 공간에는 총 8개의 세계가 존재하고 있으며 하이퍼링크를 통해 세계가 3D 혹은 2D로 연결된다. 주로 사용하는 단말은 PC와 모바일이며, ‘BRCvr’라는 세계의 경우 특정 VR 장비의 앱을 설치하여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메타버스를 통한 관객 멀티 세그먼트 및 참여자의 사회화 계획
올해 버닝맨 프로젝트의 특징은 버추얼 버닝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과 공간을 해결하려고 다양한 세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세계는 크게 두 개의 세계로 구분된다. 18세 이상의 성인관객들만 입장할 수 있는 세계와 기존에 장소의 제한으로 초청하기 어려운 가족 단위 관객이나 청소년들이 입장할 수 있는 별도의 세계이다. 관객을 세그먼트분절화한 것도 특징이다. 전체 관객의 성향을 연령 이외에도 성향에 따라 테크&VR 애호가TECH & VR LOVERS, 초심자NEW BURNER, 기계치TECH-PHOBIC, 게이머GAMER 등 4가지로 구분하여 운영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8개의 세계는 아바타 사용을 거의 지원하고 일부 세계의 경우 줌이나 비디오카메라, 그리고 그룹 채팅을 허용하여, 메타버스 안에서의 참여자들의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참여자에 대한 분석과 실험
버닝맨 프로젝트와 같은 실험적인 메타버스 상의 축제 혹은 참여용 퍼포먼스를 준비하는 기획자가 있다면 이번 버닝맨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경험하기를 추천한다. 처음하는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약간의 미숙함이나 소문만큼 대단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전에 계획했던 치밀한 관객 세그먼트나 사회화 계획이 어떻게 실행되는지 관전하는 것도 기획자 혹은 예술가로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류정식
류정식은 예일 연극대학원을 수료하고 Ghost LX에서 스튜디오 디렉터로서 오프라인 공연공간과 디지털 예술공간을 디자인하고 있다, 애리인어더랜드의 예술감독으로 국내 최초의 매타버스 공연을 창작하였다. 예술국제협력기관 OISTAT 및 미국무대기술협회 USITT에서 각각 공연건축/기술안전분과 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예술계의 국제화에 힘쓰고 있다.

1)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 가상현실 머리장착 디스플레이.(편집자 註)
2)   혼합현실 협업플랫폼(https://spatial.io)(편집자 註)
3)   험프티 덤프티.〈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거대한 달걀 캐릭터.
4)   https://virtualburn.burningman.org/booth/

Tag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