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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및 공연예술계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적용 - European Theatre Forum 2020 [Day 2 / Session 2] 2021-03-31

European Theatre Forum 2020
[Day 2 / Session 2] 극장 및 공연예술계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적용

예술 부흥을 위한 시급한 계획을 촉구하는 유럽의 극장 및 공연예술계

유럽의 12개 주요 극장 및 공연예술 네트워크가 서명한 드레스덴 선언(Dresden Declaration)은 첫번째 ‘유럽 극장 포럼 2020: 유럽 공연예술을 중심으로’의 결론을 제시하며 유럽이 팬데믹 이후의 공연예술계 부흥을 위한 계획을 시급하게 수립할 것을 촉구한다.

2020년 11월 10일부터 2020년 11월 13일까지 150명이 넘는 정책결정권자, 예술가, 연출가, 극장/공연예술 기관 관계자가 모여서 최초로 극장 및 공연예술계를 위한 집단적, 정치적 목소리를 냈다. 이 포럼은 어느 민주사회에서나 근본적으로 필요한 ‘문화’의 유럽내 중요성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이 회의는 독일이 EU 의장직을 맡고 있는 시점에서 EU 위원회와 독일 문화미디어부 장관의 협력으로 개최되었다.

포럼 내용 중 11월 12일(Day 2) 두번째 세션에서 논의되었던 내용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녹취록을 공유한다. 녹취록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European Theatre Forum 측에 있으므로 무단 사용 및 배포를 금지한다.

DAY 2: 환경적 지속가능성 및 EU의 문화정책
세션 2: 극장 및 공연예술계의 환경적 지속가능성 적용 [영상보기]

좌장
이피제니아 탁소풀루(Iphigenia Taxopoulou), 총서기, mitos21(유럽 연극 네트워크), 그리스 테살로니키

참가자
벤 트위스트(Ben Twist), 크리에이티브 카본 스코틀랜드(Creative Carbon Scotland) 디렉터, 영국 에든버러
에바 요한손(Eva Johansone), 문화 저널리스트, “예술, 기후, 전환”(Art. Climate. Transition)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라트비아 뉴씨어터 인스티튜트(New Theatre Institute), 라트비아 리가
베냐민 베르동크(Benjamin Verdonck), 예술가/연출가, 토닐하슈(Toneelhuis), 벨기에 앤트워프
나탈리 드리마이어(Natalie Driemeyer), 드라마투르그, 큐레이터, 세계-기후-극장(WORLD-CLIMATE-THEATRE), 독일 베를린


2일차: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EU의 문화정책 ⓒEuropean Theatre Forum

이피제니아: 모두 뵙게 되어 반갑다. 화면이 보이는지, 내 말이 들리는지 확인 부탁드린다. 오늘프로그램의 두번째 세션을 시작하겠다. 지금까지 발언하신 패널리스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분들은 두번째 세션 토론까지 멋지게 이끌어 주셨다. 우리의 초점은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극장 및 공연예술계에 적용하는 것이다. 기후문제 해결이 시급한 이 시점에서 극장과 공연예술이 변화 주체가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고, 공정한 친환경 전환을 위해 공연예술계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러한 전환이 예술적 창작 그 자체 또는 문화단체가 지금까지 운영되어온 방식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도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정리하자면, 우리가 지금 난제에 직면해 있는지 아니면 이것을 기회로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하고자 한다. 오늘 두번째 패널 토론에는 감사하게도 예술가, 작가, 연출가인 베냐민 베르동크 씨가 함께해 주셨다. 모든 발제자분들이 화면에 보이는지 모르겠다.

베냐민 씨, 반갑다. 그리고 드라마투르그이자 큐레이터인 나탈리 드리마이어 씨도 함께하고 계시다. 나탈리 씨는 기후변화와 연결된 현대연극창작 운동을 이끌고 있다. 나탈리 씨 계신가?

나탈리: 반갑다.

이피제니아: 반갑다.

나탈리: 접속해 있다.

이피제니아: 감사드린다. 환경 분야를 공부하고 문화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계신 에바 요한손 씨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에바 씨는 현재 리가의 뉴씨어터 인스티튜트에서 “예술, 기후, 전환”이라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에바 씨 계신가?

에바: 반갑다.

이피제니아: 반갑다.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티브 카본 스코틀랜드’(Creative Carbon Scotland) 디렉터인 벤 트위스트 씨가 함께했다. 벤 트위스트 씨는 지속가능성을 문화에 적용하는 방법론 및 정책에 있어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이 패널 토론을 ‘기조연설’이 아닌 일명 ‘기조공연’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베냐민 베르동크 씨의 <회전목마>(Carousel)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맥락을 간단히 설명하겠다. <회전목마>는 베냐민 베르동크 씨가 거주하는 앤트워프에서 1년간 세계투어를 하면서 선보이고 있는 소규모 신작 모음의 일부이다. <회전목마>는 언제 어디서나 선보일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이다. ‘제작’과 ‘상연’ 그리고 ‘현지’와 ‘해외’ 간의 긴장을 피하는 유동적인 연극형태에 대한 베냐민 베르동크 씨의 탐구에 있어서 또다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베냐민 씨, 부탁드린다.

베냐민: 화면이 보이나?

이피제니아: 보인다.

베냐민: 좋다. 이렇게 진행된다. 그러고 나서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이상이다. 작품을 보여드렸다. 잘 보였는지 모르겠다.


베냐민 베르동크의 <회전목마> ⓒEuropean Theatre Forum

이피제니아: 모두에게 잘 보였던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 작품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 두 가지 있다. 첫째는 재료의 단순성과 미니멀리즘이고, 둘째로는, ‘회전목마’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아마도 ‘현지화 된 이동가능성’이라는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것은 베냐민 씨의 도시 안에서 진행되는 세계 투어에도 반영된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 좀더 부연설명을 해줄 수 있나? 물론, 이것이 이러한 개념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예술작품은 아니다. 베냐민 씨는 수년 동안 이러한 사고의 흐름으로 작업해왔다. 조금 더 상세하게 설명해줄 수 있나?

베냐민: 가능하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 지 생각하고 있을 때, 제일 처음 떠오른 생각은 이것이었다. 즉, 나의 모든 작품은 해당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나의 작업은 어떤 의미부여를 통해 진행될 뿐 아니라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열정에서 출발한다. 그것이 작업의 한 부분이다. 다시 말해서, ‘하고 싶은 것’이다. 한편 또 다른 부분은 물론 ‘필요’이다. 즉, 특정 유형의 작품을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외부적 요소이다. 결과적으로, 몇 년 동안 작업하면서, 나의 작품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단순히 비율이나 재료의 사용뿐 아니라, 이미 언급하셨듯이, ‘단순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결국 더 이상 화려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작업은 크지 않은, 작은 제스처 같아지려고 하고 있다.

몇 년째 나를 이끌고 있는 중요한 문장이 있다. 벌써 10년 전인 것 같은데, 베를린에서 한 철학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환경, 재해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이미 밤이 깊었는데, 그 때 내가 그에게 한 마지막 질문은 이것이었다. “추가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철학자는 기품 있게 답변을 사양했다.

이 대화는 정말 나에게 많은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물론 이러한 사양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공정한 관행, 정의, 기후적 정의, 사회적 정의를 고려할 때, 특히 서양인의 관점에서 이해가 간다. 분명히 우리는 너무 만은 것을 가지고 있지만, ‘기품 있게’라는 표현은 나의 예술활동에 있어서 일종의 은유로 여겨졌다. 작아지기 위한 품위 있는 방법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나에게 이것은 출발점이다. 이것은 내가 장기간에 걸쳐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작업은 정말 작아지고 있다. 왜냐하면 다양한 극장의 구조에 따라 최대한 유연하고자 하는 시급한 필요를 진정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즉, 특정한 순간에 매우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쪽으로 가고 있다. 이를테면, 특정 장소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공연 1-2년 전에 미리 공연 요청을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알려진 작업구조는 이런 식이다.

프로그래밍을 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 부분에 대한 작업을 무척 많이 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현재 일어나고 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들, 그리고 나의 작품을 통해 내가 참여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반응도 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내가 만드는 것들을 내가 정말 좋아한다고 상정해보자. 그리고 이것은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예를 들어, 멸종에 대항하는 활동이 있다고 할 때, 나는 시민으로서 그곳에 가서 이 활동에 참여하는 대신 항상 이렇게 자문한다. “나의 작품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가?” 나의 작품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이러한 부류의 활동에 작품을 가져갈 수 있으며, 이렇게 나의 작품으로 이러한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추구하는 바이다.

이피제니아: 베냐민 씨께 죄송한 말씀을 드린다. 토론의 초반부터 작품에 대해 설명해주신 맥락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개념과 기후변화의 시급성에 대한 창의적 반응에 보다 깊이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 작품을 통한 본인의 개인적 표현 외에, 연극연출 전반에 걸쳐 재검토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도 있는가?

베냐민: 물론이다. 단순히 의견이 아니라, 의견을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어떤 것을 보여주거나 함께 보는 연습, 시도와도 같다. 그렇다면 필요한 변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예를 들어, 나는 이미 몇 년 동안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데, 운 좋게도 해외 방문 요청을 꽤 많이 받았다. 해외로 이동할 경우 나는 기차를 이용한다. 즉, 돈이 훨씬 더 많이 든다는 의미이다. 내가 무엇을 하는가 하면, 왜 돈이 더 드는지, 왜 일을 이런 식 또는 저런 식으로 해야 하는지 계산을 해보고, 이 계산을 문서로 인쇄한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선택을 정치 이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이런 식으로 나는 의견을 제시하려고 할 뿐 아니라 투어를 하는 다른 방식, 창작을 하는 다른 방식을 찾으려고 한다.

나는 작업을 이렇게 정의 내리길 좋아한다. 즉, 작업은 단지 작품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사물을 다루는 방식, 창작하는 방식, 사용하는 재료를 둘러싼 활동이기도 하다.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급여를 제공하는 방식, 먹는 것, 여행하는 방식도 포함된다. 어떤 초청을 왜 수락하고 다른 초청을 왜 수락하지 않는지, 이 모든 것들이 작품과 더불어 스토리의 일부가 된다. 방금 보신 작품은 이러한 작업을 구체화한 결과물이지만, 이것을 둘러싼 큰 ID가 있고, 이 ID도 이야기되어야 한다. 이것이 작품의 정치 이슈화이며, 이것이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이것은 의견이 아니라 우리가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시도이고, 방식이고, 연습이다.

이피제니아: 이 논의는 다시 하도록 하겠다. 왜냐하면 이 세션의 두번째 파트에서 ‘저항’에 초점을 맞췄으면 하기 때문이다. 창작 과정은 보다 개인적인 일이며, 베냐민 씨는 이 일에 대해 훨씬 더 많은 통제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활동 또는 이러한 활동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물론 이 일은 완전히 베냐민 씨에게만 달린 것만은 아니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활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저항’에 직면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이야기했으면 하지만, 일단 지금은 ‘창의적 대응’에 계속 초점을 맞췄으면 하며, 베냐민 씨의 경우 ‘내러티브’와 ‘활동’이 동시에 일어난다. 예술가로서 베냐민 씨가 남기는 예술작품과 족적은 전체론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나탈리 씨의 말씀도 간단히 듣고자 한다. 이번에도 같은 질문들 드리려고 하는데, 물론 나탈리 씨는 베냐민 베르동크 씨의 작품을 알고 있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기후변화라는 시급한 문제를 다루려고 노력하는 예술가들과 협업해왔다. 나탈리 씨는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현시점에서 발생한 필요라고 생각하는가?

나탈리: 반갑다.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고, 여기 계신 분들과 대화하게 되어 기쁘다. 나는 이것이 ‘필요’라고 생각하지만, 일부 극장에서 이것은 ‘트렌드’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다. 정말로 깊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이 주제를 진정으로 깊이 다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예를 들어서 나는 지난 10년 동안 과학자들과 일을 많이 했다. 과학 분야와 협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러한 협력은 7년 전 내가 만든 ‘축제 기후(Festival Climate)’로 시작되었다. 그 이후, 세계 기후 극장 연구 그룹(World Climate Theater Research Group)을 만들었고, 더 많은 국가가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록, 이 주제가 무대 위에서 더 많이 다루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웠다.

유럽에서는 상황이 세계 다른 지역과 같지는 않았다. 동남아시아, 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 이것은 공연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다. 많은 경우, 기후문제가 발생하는 장소는 실제의 분쟁에 기반을 둔다. 이러한 실제 상황이 픽션과 결합되는 경우가 무척 자주 있다.

필리핀에 있는 소규모 극장의 예를 들어보겠다. 이곳에서는 ‘무성 공연’을 제작해왔다. 이 단체는 재난 후 사회가 어떻게 스스로를 재정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다룬다. 이 단체는 태풍 하이옌 이후에 결성되었다. 태풍 하이옌은 바다의 열로 인해 엄청난 여파를 미쳤다. 또다른 가능성은 다른 예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필리핀 교육극장협회(PETA)이다. 이 협회는 안티트라우마 워크숍을 통해 태풍 생존자들이 집단적이면서도 개인적인 트라우마의 육체적, 정신적 굴레를 돌파하도록 도움으로써 이들과 협력한다. 심리학자들과 연출가들이 이러한 워크숍을 이끌었다.


태풍 하이옌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image | a | nation” © Little Theater, Philippines

많은 연극단체들이 관객과 함께 압력단체를 형성해서 주의를 끌고, 정부에 권리를 요구한다. 연구를 하면서 이 부분을 무척 좋아한다. 연극언어는 전세계 사람들을 연결한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달았다. 전세계에 걸쳐 얼마나 많은 연극인들이 이 주제를 다루고 있는지 보는 것은 정말 좋다. 그리고 우리는 협업할 기회가 있었다.

예를 들어, 나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 있는 동안 현지 상황에 맞춰 드라마투르그로 활동했다. 그리고 파리기후협정 서명국 대표 350명이 모이는 세계 NDC 컨퍼런스를 위한 공연을 제작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베를린으로 초청을 받았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우리는 기후 팝업 공연을 제작했고,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미주, 유럽 출신 공연자와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당시 다른 문화단체의 초청을 받은 상태였다. 그리고 이러한 미래와 기후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필요한 내러티브를 만드는데 있어서 이 예술가들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해 숙고해보라고 관객들에게 요청했다.

코펜하겐의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기술센터 네트워크의 지식 매니저 겸 전문가가 이 ‘기후공연’에 대해 쓴 글의 일부를 읽어드리고자 한다. “기후 팝업 공연에 무척 애착이 갔던 기억이 난다. 모두들 기후위기 타개방안에 대한 기술적 정보에 대한 논의를 하느라 바빴던 컨퍼런스 일정 후, 이 공연은 모든 것 이면에 있는 ‘인간성’을 상기시키는 신선한 공기를 싣고 온 미풍과도 같았다. 기후변화는 단지 정책 문서의 주제만은 아니다. 기후변화는 여성, 남아, 남성, 여아,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교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이 공연은 전세계 관객이 무용, 시, 노래에 빠져들며 과거와 미래의 기억을 연결하고 우리가 왜 거기 있었는지 생각하게 하는 개인적 환경을 조성했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했다. 이 맥락 안에서 작업을 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과학자들에게 내 프로젝트의 일원이 되어 달라고 항상 요청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과학자들과 너무나 많은 논의와 대화를 했고,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예를 들어, 예술가들, 극장 관계자들과 일하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후변화 또는 기후위기 문제는 이해하고 설명하기가 너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의 원리는 물론이고 영향도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말 크고 복잡한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를 시각화하고, 구체화하고, 실제로 협업할 필요 또는 욕구가 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긍정적인 ‘반작용 디자인’으로서 이러한 종류의 유토피아를 창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피제니아: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문화와 과학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할 때, 이것이 필요한 변화, 시스템적 변화의 인식을 향한 지름길이라는 느낌이 드는가?

나탈리: 이것이 협업의 한 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모든 것을, 거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전체의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감성적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감동을 받게 되면 본인의 몸, 사람들, 예술과 더불어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진다. 기후위기에 대한 정보와 전세계에서 일어난 사건을 넘어서는 보다 깊은 차원으로 나아가게 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의 경우, 상황이 그토록 빠르게 전개되는 것을 보고 무척 놀랐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이제 항공 노선이 몇 개 밖에 없다. 상점은 비었다. 거리도 비었다.” 우리는 우리가 자연의 일부이고, 우리의 몸이 자연의 일부라고 느낀다. 우리는 진정으로 위험에 처해있고,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이 바뀌었다.

이것이 그렇게도 빨리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정말 놀랐다. 예를 들어, 남반구 사람들은 이 점을 지금 느끼고 있고, 이것은 매우 위험한 것의 일부이다. 어떤 경우는 생사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이들은 집과 모든 것을 잃는다. 협력하는 과학자와 활동가의 지식이 더욱 연결되어야 한다. 단지 극장 관계자들만 이 사안에 대해 뭔가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진정으로 협업 네트워크이다. 앨리슨 씨가 이미 언급한 바 있는데, 이 사안에서 도전과제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과학자, 이들의 활동가, 관객,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이런 이유로 현재 내가 일하는 곳인 독일 포츠담의 한스 오토 극장(Hans Otto Theater)에서 실무그룹을 만들었다. 이 모든 사람들을 초청해서 협력하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 위함이다. 단지 “우리는 이러한 시연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글을 출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극장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다.”라고 하는 것 외에 뭔가를 만들고자 했다. 자국과 전세계 다른 국가에서 이 주제를 다루는 모든 사람들과 전세계적인 협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피제니아: 트렌드가 아닌 물결이 있다니 무척 흥미롭다. 트렌드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말씀하셨듯이 이것이 트렌드에 대한 반응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겠지만 말이다. 동시에, 전세계적으로 예술가와 창의적 대응의 물결이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 보다 지속가능한 미래일 것으로 기대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데 있어서 연극계가 보다 필수적이고 심오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에바 씨에게 발언권을 넘기고자 한다. 에바 씨는 라트비아 리가에 위치한 뉴씨어터 인스티튜트에서 “예술, 기후, 전환(Art, Climate, Transition)”이라는 매우 강력한 이름의 프로젝트 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다. 왜 이러한 팀 프로젝트를 시작했는가? 이 프로젝트는 어떠한 예술적 형태를 띨 것이며, 에바 씨는 이 프로젝트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에바: 여러분과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기란 무척 어렵다는 핵심을 지적해주신 나탈리 씨에게 감사드린다. 감성적인 접근도 매우 중요하다. 나는 보다 실제적으로 설명을 보태고자 한다. 그리고 유연성과 소규모, 윤리적 사회, 행동주의에 대해 상기시켜 주신 베냐민 씨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매우 작은 규모의 NGO, 극장 NGO이다. 사무실에는 서너 명 밖에 없다. 공연공간은 전혀 없다. 이 유럽 프로젝트에서 우리의 흥미로운 파트너는… 우리가 실제로 하는 일은… 매년 국제연극축제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는 사회적으로 능동적이고 정치적으로 능동적이고자 많은 노력을 한다. 우리 단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예술가들을 항상 초청한다.

나에게 중요했던 일 중의 하나는, 내가 믿는 것은, 우리가 기후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청년들과 협력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의 강한 신념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차기 결정권자들이고 일상의 선택지를 만들어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공포 스토리,’ ‘위기,’ ‘사망의 누적된 여파’ 등의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생물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나는 우리가 직면한 것이 무엇인지 실제적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그것은 ‘공포 스토리’이지만, 사람들(특히 청년들)을 감정적, 심리적으로 무섭게 하는 퍼포먼스 등으로 접근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잠재의식은 이러한 요소를 몰아낸다고 생각한다.

나의 접근법에 따르면, 영감을 주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작은 발걸음을 위한 영감을 주고, 우리 사회 속의 가치와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모든 차원에 걸쳐 일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사회적 행동주의, 다원적 접근, 생태적 페미니즘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

올여름 우리가 한 일 중 하나는 ‘파티광’(Party Animals)이라고 하는 정말 멋진 프로젝트다. 화면공유를 통해 보여드리겠다.


파티광(Party Animals) ⓒHomo Novus Festival

우리는 리가의 다양한 구역에 거주하는 청년들을 초청해서 이들이 본인만의 정체성, 성공한 사람들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도록 했다. 이들이 뭘 했냐 하면, 일단 이틀 동안 강연을 들었다. 예를 들어, 의류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패션업계에서는 어떻게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들은 중고시장을 방문했고, 어떻게 윤리적으로 쇼핑을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윤리적으로 공연을 만드는지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얻었다. 이들은 서로를 도왔다. 이들은 전문가들이 아니며, 이틀 동안 그곳에서 일하며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었다. 이 계기로 이들은 요즘 성공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성공적인 사람이란 가장 좋은 아이폰 기종을 가진 사람인가? 아니면 가장 좋은 옷을 가진 사람인가? 아니면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인가?

마지막으로 이들은 레이브 파티에서 만났다. 이 파티는 일종의 공연축제였는데, 이때 공연자들은 청년들 자신과 이들의 새로운 정체성이었다. 파티는 매우 재미있었고, 많은 영감을 가져왔고, 무척 긍정적이었다. 이들은 정말 좋은 예술가들과 협업했고, 이들만의 연극을 만들었다. 이 행사가 끝나고 나서 이들의 부모님들이 문자를 보내왔는데, 아이들이 학교에 입고 갈 새 옷을 사고 싶어하지 않으며, 패션업계에 더 이상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물어보셨는데, 이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들과 실제로 대화를 나누고 이들이 자신만의 공연을 만드는 곳에서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사회적 행동주의와 환경문제를 모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는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이다.

내가 마음에 두고 있는 다음 아이디어는… 우리 축제는 규모가 작다. 이 축제는 꽤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 있으며, 우리는 구매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플라스틱 등을 사용하지 않는다. 내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은 부분은 좋은 셰프와 좋은 식품생산자를 초청해서 축제 예술가들을 위한 요리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요리를… 이를테면 버려지는 음식물을 활용해서 만드는 것이다. 즉, 가게에서 사용이 끝난 다량의 음식을 버릴 때 쓰레기로 전락한 음식을 활용하는 것이다.

버려지는 음식… 물론, 좋은 셰프들이 만든 안전한 음식으로 전체 축제 팀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흥미로울 거라는 결정을 내렸다. 음… 이 시국에는 희망사항일 수도 있지만, 다음 축제를 개최할 때를 위한 나의 아이디어다.

이피제니아: 에바 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전 토론에서 다룬 내용을 부분적으로 이 토론의 핵심 포인트로 삼으면 좋겠다. 즉, ‘난제인가 기회인가?’라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이것을 기회로 여기는 것을 선택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강하게 든다. 지금까지 세 분의 말씀을 들어보니 긍정적인 접근법과 창의적인 접근법이 나왔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이것이 연극의 다른 미래를 위한 기회일 수 있고, 기회여야 한다는 나의 확신이 정말 강해진다.

이제 벤 씨께 발언권을 넘기겠다.

벤: 반갑다.

이피제니아: 반갑다.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벤 씨께 발언권을 드리고자 한다. 벤 씨를 마지막 발제자로 정한 것은 절대로 중요도 순이 아니라 벤 씨가 수년 동안 예술가와 단체 사이의 교차점에서 일했기 때문이다. 초반에 이들 간의 어려운 관계에 대한 암시를 드렸는데, 벤 씨가 예술가들로 하여금 이 기회를 포착해서 내러티브나 예술활동을 바꾸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 하지만 벤 씨의 현재 시스템 및 비교적 무거운 구조를 고려하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오거나 그러한 시스템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변화를 돕는 것이 더욱 어렵게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벤 씨의 작업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실 수 있는가? 그리고 본인의 작업이 이 토론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도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벤: 물론이다. 여러분도 극장과 관련된 일을 하시기 때문에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나는 거의 평생 극장장으로 일하다가 2009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기후변화 쪽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현재는 두 가지 일을 모두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그때부터 박사 과정을 밟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시스템 변화에 영향을 미칠지, 어떻게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낼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시스템 변화’에 대해 꽤 많은 논의를 진행해왔다.

‘기회’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나의 경력 전체를 놓고 볼 때 가장 흥미로웠던 일 중의 하나는 최근 10년간 이루어졌다. 이 기간에 나는 ‘기후변화와 문화의 교차’에 대한 작업을 했다. 분명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며, 앨리슨 씨처럼 매우 흥미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그것을 계기로 연극을 연출하고 극장을 운영하는 것을 넘어선 일을 하도록 도전을 받았던 것 같다.

‘크리에이티브 카본 스코틀랜드(Creative Carbon Scotland)’에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많은 일을 했다. 첫째로, 문화계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기후변화의 영향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이다. 여기서 ‘적응’은 ‘탄소 감축’만큼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기후변화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그것은 전체 극장계에 난제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째, 연출가들과 그 외 문화계 종사자들이 실제적인 측면에서 맥락적인 측면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면에서 기후변화를 이들의 작업에 통합시키도록 장려하고 있다. 우리가 하는 또 다른 일이 있는데, 우리는 예술가들을 비예술적 환경, 기후변화 프로젝트로 데려간다. 왜냐하면 예술가들이 이러한 프로젝트에 광범위한 기술, 지식, 참고사항을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는 기후변화 관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작업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너무나 크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에 있고, 이들은 얻을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가 초점을 두고 있는 두 가지 주요 영역이다.

‘구조’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크리에이티브 카본 스코틀랜드’에서 애초부터 적용한 작업방식이 있는데, 이것은 나의 행동 변화와 시스템 변화에 대한 연구에서 기인한다. 이 작업방식은, 개인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개인들은 실제로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일하는 단체들도 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변화를 지원하고, 변화를 허용하는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 개인들은 행동할 수 없다. 이들에게는 변화를 가져올 힘이 없다.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단체들이 변화를 가져오기를 원하는 경우, 개인들이 변화에 관심이 없다면 이들은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 그렇다면 한 차원 더 올라가서, 구조들, 펀딩 단체들, 정부들, 지방정부들, 노조들, 무역협회들이 모두 단체들로 하여금 변화에 대해 생각하고 변화를 가져오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또 비슷한 맥락에서 단체들이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이들은 이 일을 할 수 없다.

우리는 항상 이러한 ‘개인-단체-구조’ 접근법을 취해왔다. 우리는 펀딩 기관과 협력하고, 정부와 협력하며, 이 세 가지 차원에 모두에 걸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세션에서 다뤘고, 이 세션에서도 다루고 있다고 생각하는 시스템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시스템 변화는, 나탈리 씨가 ‘감성’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해 주셨던 것 같은데, 나도 동의한다. 그리고 사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동의한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은 스스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모든 차원에서, 그리고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할 필요가 있다. 난제 중 하나는 어떠한 변화를 가져온 요인이 무엇인지 결코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방향, 모든 방식에서 항시적 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자면, 우리가 꽤 많이 적용해왔다고 생각하는 또다른 요소가 있는데, 바로 상향식, 하향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카본 스코틀랜드’를 시작할 때, 문화계 종사자분들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연극 및 그 외 예술분야 분들이 기후변화에 대한 이 일에 꽤 많은 열정과 열의를 보여주셨다.

정부와 논의를 하기도 했는데, 나는 이렇게 말했다. “도입한 법이 예술에는 어떻게 적용이 되는가? 이 분야에서 이 법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나?” 하향, 상향 모두의 방식으로 일함으로써 실질적 행동, 실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따라서 내가 보기에 현재 스코틀랜드의 문화계는 많이 앞서 나가고 있고, 이 일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여러 측면에서 문화계는 펀딩 기관들을 이끌어왔다. 이 일에 대한 저항은 전혀 없다. 사실 무척이나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한 일 중 하나는 규정을 활용하는 것이다. 잉글랜드와 마찬가지로 스코틀랜드에서도 문화단체들이 어떠한 펀딩의 수혜자가 되면 탄소배출의 측정과 감축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따라야 한다. 또한 자발적인 운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하고 있다.

‘녹색 예술 이니셔티브’라는 실행 공동체에 속한 유서 깊은 단체가 250개 있다. 이들 단체는 이 활동을 자발적으로 하기도 하고, 의무적으로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하는 단체는 기껏해야 100개 정도일 것이다. 우리가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이 일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가 언급하셨듯이, 관용의 정신을 토대로 신뢰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녹색 경찰복을 입거나 녹색 말을 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지원하고 격려한다. 사람들이 하고 있는 일에 충분히 자신감을 느끼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열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우리는 열정이 없는 사람들은 신경 쓰지 않는다. 사람들이 파티가 어디서 열리는지 깨달을 때 이들은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이것이 분명히 일어난다는 점이다.

베냐민 씨의 발표에서 다루었던 몇 가지에 대해 다시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데, 베냐민 씨의 소규모 작품에는 재치와 기쁨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목격한 것은, 이러한 재치와 기쁨이 제공하는 기회이다. 우리 모두가 끊임없이 해야 하는 것은 흥미로운 작업 방식을 찾고, 기회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첫 세션 중에 떠오른 생각 중 하나는, 내가 이 말은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청년들의 경우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방식은 더 이상 적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좋아하던 좋아하지 않던 변화는 오고 있다. 탄소감축 의무 뿐 아니라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적응 때문이다.

현재 우리 예술 시스템의 운영방식이 너무나 오랫동안 이와 같지 않았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80년대에 일을 시작하던 시절에는 상황이 너무나 달랐다는 것을 기억할 정도로 나는 나이가 들었다. 10년이나 20년 후에는 이렇지 않을 것이다. 사실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보다 나은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이 기회를 잡기 바란다. 죄송하다.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마무리하기를 바라시는 것 같다.

이피제니아: 죄송하지만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고 오늘 일정이 조금 지연되었다. 이제 여러분이 말씀해주신 내용에 이어서 마지막 질문을 드리고자 한다. 모든 발제자분들은 마지막으로 짧게 한마디 해주시면 좋겠다. 물론, 우리가 극장 공연 분야에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이었다. 분명히 인식 제고가 필요하다. 감성적인 측면을 활용해야 한다. 시스템과 현재 관행에서 탈피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베냐민 씨는 10년여 전에 성명서를 썼는데, 이 성명서는 벨기에 공연예술계의 동료들을 위한 것이었다. 이 성명서는 기본적으로 예술적 연습과 비슷했는데, 동료들에게 6개월 동안 매우 철저한 환경적 규칙을 지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베냐민 씨가 생각했던 것보다 저항이 큰 것 같다고 깨달은 계기는 이때였을 것 같다.

모두를 위한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다. 베냐민 씨부터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러한 저항을 어떻게 깰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빠르고 신속한 방법, 그리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베냐민 씨, 화면이 보이지 않는다.

베냐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저항이 엄청났다. 대부분의 저항은 이런 식이었다. “우리는 당신이 하는 일을 존중한다. 하지만 그것은 개인적 선택에 맡겨야 한다. 사람들은 자유롭고, 모든 예술가들도 자유롭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일을 하는 것은 당신의 선택이고, 이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예술은 꿈꿀 수 있는 곳이고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 이러한 개념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테러리스트의 시간 속에서, 모든 사람은 그의 개인적 자유가 통제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보다 큰 필요가 있고, 모든 사람은 그렇게 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사람들이 더이상 하고 싶은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런 식의 인식 전환이 예술에도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 한다. 이것은 내가 언급하고 싶은 다른 주제이지만 나중에 이야기했으면 하는데, 예술은, 특히, 예술 조직은 더 이상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온 자유로운, 신자주유주의의 장이 아니며, 더 이상 예술을 최대한 빨리 판매해야 하는 상품으로 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간략하게 말씀드렸는데… 사실 다른 이야기도 하고 싶었지만 아마도…

이피제니아: 계속 말씀하시기 바란다. 시간이 다 되어가고, 메시지가 오고 있기는 하지만 계속 말씀하시기 바란다.

베냐민: 우리가 이 자리에 함께 있기 때문에 중요한 사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내가 정말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 아주 짧게 말씀드리겠다.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나는 ‘상호연결’을 정말로 믿는다는 것이며, 이 일은 작은 것들이 많이 모여서 이루어질 것이라는 걸 정말로 믿는다는 것이다. 예술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며, 물론 예술은 특정 입장을 취하고, 새로운 방식을 찾아내고, 제안을 하는데 있어서 실제로 참여할 수 있다. 반면, 예술의 가치,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예술’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즉, 예술이 도구화 되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도 있다.

예술은 이 모든 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믿지만 항상 가장 노골적인 방식으로 참여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이것을 해야 해. 우리는 곧 닥칠 재해를 주의해야 해. 우리는 이것을 해야 해.” 등의 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술은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예술이다. 즉, 결국 현실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꿈과도 같다.

예술은 자신의 분노, 슬픔, 불안을 이미지로 표현할 장소를 찾는 곳이 될 수도 있다. 예술을 항상 사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그래, 예술가들에게 최종 발언권을 주자.” 우리는 이 모든 전환의 일부일 뿐이다. 그리고 예술 고유의 특성이 매우 실용적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이러한 특성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항상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피제니아: 베냐민 씨께 감사드린다. 베냐민 씨의 발표부터 방금 제시하신 의견에 이르기까지 정말 잘 정리해주신 것 같다. 나탈리 씨와 에바 씨께도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리고, 이 세션을 마무리하기 전에 벤 씨로부터도 짧은 한 마디를 들었으면 한다.

나탈리: 나부터 하면 되는가? 아니면 에바 씨부터?

이피제니아: 나탙리 씨부터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나탈리: 생각을 좀 해보았다. 이 문제는 전세계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는 특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이것은 예술가들이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작품을 제작하는 방식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재정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 출신의 예술가를 초청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이들이 더 오랫동안 머문다고 생각해보자. 이들은 공연을 1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초청되면 공연을 유럽 전역에서 선보일 수 있다. 따라서 누가 공연을 처음 선보였는지, 공연 장소가 브뤼셀이었는지, 베를린이었는지 아니면 파리였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협력하는 것, 방문한 국가에서 더 오래 머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것은 정말 깊은 ‘연결’이지 ‘난제’가 아니다. 이것이 가능한 협력방식이다. 따라서 이렇게 말하는 건 더욱 좋지 않다. “그래, 해외 공연은 할 수 없어. 왜냐하면 항공편으로 이동할 기회가 없으니까. 모든 국가가 교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바로 5분 전에 자카르타 예술위원회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독일에서 진행한 작업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줄 수 있냐는 요청이었다. 이러한 연결고리가 있으면 연결될 수 있으며, 협력할 가능성을 활용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이피제니아: 나탈리 씨께 감사드린다. 죄송하지만 다음 세션을 시작해야 해서 에바 씨께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리겠다.

에바: 첫째로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둘째로, 기후적 정의 실현 또는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예술가들을 실제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기관으로서 실제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있고, 이들에게 레지던시 기회를 제공하며, 레지던시로 작품을 창작하기 어려운 이 시기에 이들을 지원한다. 또는 이들에게 이러한 문제를 가지고 작업할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피제니아: 에바 씨께 감사드린다. 벤 씨께도 한 두 마디 부탁드린다.

벤: 증가 차원의 변화를 멈추고 변신 차원의 변화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자잘한 것들을 계속할 수는 없다. ‘흥미로운 예술가들’이란 이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실제로 나는 사람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나는 도구화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나는 저항하는 예술가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진정으로 좋은 예술가들은 이 일을 하고 있고 이 일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예술은 정치이고, 이것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엄청나게 큰 정치적 이슈이기에 가장 흥미로운 예술이 이 주제로부터 나오고 있다.

이피제니아: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이 토론에 참가한 모든 분들이, 우리가 직면한 것은 난제가 아니라 분명 미래를 위한 훌륭한 기회라는 점에 대해 이제 납득이 갔기를 바란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나탈리: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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