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공연예술 영상화 사업과 음악마켓 2021-02-03

공연예술 영상화 사업과 음악마켓

 

이승천 (사운드퍼즐 대표, 서울뮤직위크 사무국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은 우리 사회 전체에 큰 변화를 초래하였고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겪었다. 특히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많이 받는 공연예술은 공연 영상화 사업을 통해 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해가고 있다. 기존의 공연은 온라인 공연으로 대체가 되었고, 공연예술계 전체가 유통 플랫폼의 확장과 새로운 관객 발굴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효율적인 유통 플랫폼을 확보하지 못하였고, 영상 유통을 통한 실질적인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승천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디지털’ 음악마켓

음악단체가 해외 공연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라면 양질의 공연 콘텐츠로 영향력이 있는 음악마켓에 참가하는 것이다. 음악마켓에 참여하게 되면 단체들은 전 세계에서 참여한 음악 산업 관계자들을 만나서 자신들의 공연 콘텐츠의 유통을 타진해 볼 수 있으며, 음악 산업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프리젠터들은 주최 측이 선별한 양질의 쇼케이스 공연을 관람하고 주류의 음악을 파악하고 동료들과 의견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이런 음악마켓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부스 전시는 디지털 웹전단이나 디지털 리플렛으로 바뀌었고, 쇼케이스 공연은 온라인 공연 중계로, 비즈니스 미팅은 줌(ZOOM)과 같은 온라인 미팅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열리는 모든 음악마켓의 행사들을 ‘비대면’, ‘디지털’로 바꾸어 놓았다.

올해는 WOMEX(헝가리), Mercat de Música Viva de Vic(스페인), Fira Meditterrània de Manresa(스페인), Circulart(콜롬비아), SIM São Paulo(브라질), Midem(프랑스), Oslo World(노르웨이)의 총 8개의 해외 음악행사에 참여를 하였다. 대부분 음악마켓이고 쇼케이스가 중심이 되는 행사였다. 평소라면 같은 일들 하는 해외의 동료들과 쇼케이스 공연을 지켜보며 의견을 나누고, 예술가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그들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 것이 웹캠 앞에 안아서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이루어졌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예술가와 참가자뿐만 아니라 행사의 주최 측도 처음 겪는 이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고, 우리는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들의 일을 지켜나가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비대면’, ‘디지털’ 음악마켓의 한계

음악마켓의 핵심은 공연작품의 유통에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쇼케이스이다. 쇼케이스 관람을 통해 프리젠터들은 그 작품이 자신의 공연장에 어울리는지 살피게 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조건들을 검토하여 그 작품의 초청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는 두 가지 어려움이 있어서 프리젠터들로 작품 초청을 어렵게 만들었다.

첫 번째는 프리젠터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전 세계의 대부분의 극장들은 폐쇄가 되었고 축제들은 멈추었다. 이 상황에서 2021년의 공연을 기획한다는 것은 아주 어려웠다. 설사 2021년의 행사를 정상적으로 개최를 한다고 할지라도 2020년에 초청이 예정되어 있던 단체들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이기에 쉽게 초청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초청을 확정한다고 할지라도 2021년 하반기이나 2022년이나 되어야 가능하며,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기에 초청에 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다.

두 번째는 온라인 쇼케이스 관람을 통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프리젠터들이 입을 모아 말한 공통의견은 음악 공연을 영상으로 파악한다는 것 자체가 쉽기가 않고 영상의 성격이 쇼케이스에 맞지 않는 뮤직비디오 형식이거나 조악한 영상은 각자의 공연장에 그 공연이 적합한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각 행사가 끝날 때마다 영상 콘텐츠에 대한 프리젠터들의 의견이 많았고, 음악마켓의 기획자들은 그 의견들을 반영하여 다음 행사에 반영하고자 하는 모습들도 있었다.

기록용 영상과 홍보를 위한 영상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의 공연시설들은 문을 닫았고 축제들은 멈추었다. 이에 각국의 기관이나 축제는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행사를 준비하였고, 이런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자연스럽게 확산이 되었다. 상반기에는 이미 제작되어있는 기록용 영상을 상영하거나, 기존에 예정되어 있던 공연을 무관중으로 진행하고 공연을 온라인으로 중계를 하였다. 그러다가 하반기에는 영상 콘텐츠의 형식이 다양해지기 시작했고 목적성이 분명한 콘텐츠들이 활용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었다.

작년까지 음악단체들이 음악마켓의 공모에 접수하기 위해 제출했던 영상들은 대부분 단체의 정기 공연을 기록할 목적으로 촬영한 것들로 완성도가 높지는 않았다. 보통 전체 화면을 고정 숏(Fix Shot) 으로 촬영하거나 콘티 없이 현장에서 2-3대의 카메라를 컷(Cut)한 영상들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상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아졌으며, 제작 목적이 명확해졌다. 쇼케이스를 위한 영상과 단체를 소개하기 위한 영상, 뮤직비디오,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의 영상들이 제작되면서 음악마켓의 효용성도 높아졌다.

서울아트마켓, 저니 투 코리안 뮤직 그리고 월드뮤직엑스포(WOMEX)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올해 공연예술의 해외 진출 지원 사업인 ‘센터 스테이지 코리아’의 대체사업, ‘저니 투 코리안 뮤직’ 선정단체 지원, ‘월드뮤직엑스포’ 선정단체 지원 사업으로 영상 제작을 지원하였다. 이 사업을 통해 프로듀서의 입장으로 여러 단체의 영상 제작에 참여를 하였고, 그 영상을 활용하여 여러 음악마켓에서 홍보자료로 활용을 하였다. 특히 동양고주파의 쇼케이스 영상과 인터뷰 형식의 소개 영상은 월드뮤직엑스포의 관계자와 해외의 전문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를 통해 포트스코로나 시대에 단체들을 어떻게 홍보해야 할지 좋은 아이디어들을 얻었으며 앞으로의 홍보 방향성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동양고주파

해마다 ‘저니 투 코리안 뮤직’의 선정단체들은 예술경영지원센터로부터 라이브 공연 기반의 뮤직비디오 제작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양질의 콘텐츠를 완성하기는 쉽지가 않았고, 이에 참가하는 단체들도 큰 기대감 없이 참여하였다. 그러나 올해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참가 단체들과 프로듀서들의 참가 의지도 명확하였고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제작 방향성도 비교적 명확했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라이브 공연 기반의 뮤직비디오 영상 1편, 기획자가 단체들을 소개하는 인터뷰 형식의 영상 1편, 30분 가량의 쇼케이스 영상 1편으로 총 3편의 영상 제작을 제안하였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안내에 따라 제작사와 협의를 통해 단체별로 3편씩 영상을 제작하였고, 그 영상을 서울아트마켓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3가지 영상은 서울아트마켓의 가상 전시장에서 홍보용으로 활용을 하였다. 그 영상들은 서울아트마켓 참가자들이 가상 부스에서 단체들의 작품과 특징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승천

서울아트마켓과 ‘저니 투 코리안 뮤직’을 통해 함께하는 3단체가 2022년에 미국의 권위 있는 공연장과 여러 축제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초청을 결정한 해외 인사들에게 초청의 이유를 물어보니 인터뷰 형식의 영상이 단체를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고, 양질의 라이브 기반의 뮤직비디오가 단체들의 특징을 잘 담고 있어서 좋았다고 하였다. 특히 인터뷰 영상의 경우 향후 단체를 홍보할 때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라는 조언도 받았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영상 콘텐츠 활용

음악마켓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할 때면 단체들이 항상 먼저 하는 행동은 노트북이나 태블릿 pc를 열어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짧은 시간에 단체의 음악을 소개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체는 해외 프리젠터에게 보통 미리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주거나, 유명한 축제나 공연장에서 공연한 영상을 보여주며 이미 검증이 된 단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자 한다. 이미 음악마켓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음악단체들은 영상 콘텐츠가 단체를 홍보하는 데에 양질의 영상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영상을 통한 단체 홍보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며, 다양한 목적에 따른 다양한 포맷의 영상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저니 투 코리안 뮤직’의 영상제작 콘셉트도 또 하나의 방향성이라고 할 수가 있다.

최근에 많은 공공 기관의 지원으로 많은 단체들이 영상들을 제작하여 수많은 영상 콘텐츠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은 없는 것이 현실이며, 유튜브나 네이버tv 또는 V Live, 카카오TV, IPTV 정도가 국내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성만으로 따지면 현재로서는 수교 기념행사나 문화원에서 개최되는 온라인 축제가 단체들에게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참여할 수 있는 단체 수가 한정적이고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이기에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은 이런 온라인 축제는 계속될 듯하고, 코로나 사태 이후에서 다른 형식으로 축소되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필자소개: 이승천 / 사운드퍼즐 대표, 서울뮤직위크 사무국장
이승천은 국제음악비지니스 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프로듀서로 국제 에이전시인 사운드퍼즐을 운영하고 있다. 악단광칠, 동양고주파, 더튠, 그레이 바이 실버, 고니아, 김주리 밴드, 이부영 트리오, 서수진 컬러리스 트리오 등 여러 단체들의 해외 에이전시 업무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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