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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서울아트마켓>의 포커스세션 중동편 참관 후기 2016-10-20

<2016 서울아트마켓>의 포커스세션 중동편 참관 후기
 


중동의 다채로운 공연예술문화에 관심을 갖게 해준 소중한 기회

지난 한주 2016년 서울아트마켓(PAMS)의 열기는 그야말로 매우 뜨거웠다. 화요일의 개막식부터 토요일의 폐막식까지,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 부스에서 이뤄진 공연비지니스 상담, 아르코 예술극장을 비롯하여 이곳저곳에서 펼쳐진 팸스초이스의 쇼케이스와 팸스링크 공연, 짧은 시간동안 공연정보를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도록 마련된 각종 피치세션과 스피드데이팅, 그리고 밤늦게까지 이어진 팸스나이트 행사에서 보여준 국내외 공연예술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대화와 나눔은 앞으로 더욱 활발하게 이어질 공연예술의 국제교류를 가늠할 수 있게 하였다.

올해 서울아트마켓의 포커스 권역은 특별히 지금까지 우리가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던 중동이다. 구미란 선문대 이슬람센터 교수가 사회를 맡은 1부에서는 주로 중동의 공연예술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문화예술관련 지원기관의 관계자들로부터 들었으며, 성무량 프로듀서가 사회를 맡은 2부에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들과 예술인들로부터 좀 더 실질적인 축제와 공연 현장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부 마지막에는 서울아트마켓을 통해 맺어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015년 11월 아부다비에서 음악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태싯그룹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다. 

▲ 포커스세션 1 © 박예림

▲ 포커스세션 1 © 박예림

<파트 1. 중동 문화 이해를 통한  예술교류의 시작>

사회를 맡은 구미란 교수의 간단한 전체 세션 소개 후,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이란 드라마틱 아츠 센터(Dramatic Arts Center of Iran, 이하 DAC)의 메르다드 라야니 마크수스는 이란의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공연예술문화를 견인하는 DAC의 역할을 소개하였다. 1981년에 설립된 이란 문화부 산하의 DAC는 공연예술관련 기금을 조성, 운용하며 이란 내의 여러 곳에 공연장을 두고, 다양한 공연예술을 ‘보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란에는 32개주가 있는데, 각 주마다 대표 연극제가 있어 연중 최소 32개의 대형 연극제가 열린다고 보면 될 만큼 연극축제가 활성화되어 있다. 이란과 이라크 국경 근처에서 열리는 국제거리연극축제, 하네다에서 열리는 어린이청소년연극제, 국제꼭두각시축제, 그리고 테헤란에서 열리는 파지르(Fadjr) 국제연극제 등이 문화부와 DAC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열리고 있다.

오만의 나서르 알 타이는 자신이 이사회 고문으로 있는 무스카트 지역의 로얄 오페라 하우스(Royal Opera House Muscat)의 시설과 활동을 소개하며, 아울러 오만의 역사와 문화, 전통악기와 전통음악, 그리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오만정부의 노력을 설명하였다. 알 타이는 특히 같은 반도국가인 한국과의 문화적 유사성을 언급하며 한국과 마찬가지로 오만은 주변국들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번영을 이끌 수 있으며, ’예술은 협력과 관용의 매개체‘이기에 특히 문화예술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카타르의 아흐메드 엘 세이드는 아랍의 전통과 현대가 잘 조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카타라 문화촌(Katara Cultural Village)을 소개하였다. 그가 총감독으로 있는 문화촌에는 현재 카타르 최대규모의 음악방송국, 각급 영화관련 기관, 청소년 미디어카페, 예술문화잡지사, 카타라아트센터를 비롯한 미술관, 박물관, 갤러리, 교향악단, 그리고 예술과 관련된 다양한 협회가 모여서 협업을 도모하여, 아랍인들에게는 자신들의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비아랍인들에게는 아랍문화예술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란다 헤이다 디렉터 © 박예림

▲ 란다 헤이다 디렉터 © 박예림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 문화관광청(Abu Dhabi Tourism & Culture Authority, 이하 TCA)의 디렉터인 란다 헤이다는 TCA가 2030년까지 문화예술을 통한 차별화를 통하여 관광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헤이다는 작은 연안마을의 정착촌에서 이제는 고층건물이 즐비한 현대적인 도시로 탈바꿈한 아부다비의 급속한 성장을 이야기하며, 이러한 급속성장으로 인하여 문화예술 향유의 지역 간 그리고 세대 간 격차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이에 TCA는 전통문화의 현대적 계승발전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트 2. 중동 국가별 공연예술 현황과 국제협력>

이어진 2부에서는 모로코의 히바 재단(HIBA Foundation)의 감독인 자말 압데나사르가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아트마켓설립을 목표로 3년 전 시작한 비자 포 뮤직(Visa For Music)을 소개했다. 압데나사르는 특히 모로코가 유럽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자국과 중동의 공연예술가들이 유럽으로의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에 집중해왔으며 지금까지는 이러한 접근방법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하였다. 압데나사르 감독은 이어서 마라케시 비엔날레(Marrakech Biennale)를 소개하였는데, 12년 전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 비엔날레는 모로코의 수많은 역사적 유적지를 활용하여 현대예술로 뒤덮는다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 세이드 아자디 예술감독 © 박예림

▲ 세이드 아자디 예술감독 © 박예림

2부 세 번째 연사였던 세이드 아자디(예술감독)는 파지르 국제연극제(Fadjr International Theater Festrival, FITF)를 소개하였다. 아랍어로 여명이라는 뜻의 파지르 국제연극제는 원래  이란 혁명을 기념하기 위하여 시작되었고, 현재는 이란의 국제문화예술교류의 중심에 있다. 모두 정부 주도의 축제이지만, 이란이 국제적 제약 속에서도 여전히 문화 강국으로 자리할 수 있는 이유가 이렇게 다양한 축제들을 토대로 서로 다른 예술과 예술가들의 교류를 적극 도모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아마니 아부제드 총괄 매니저 © 박예림

▲ 아마니 아부제드 총괄 매니저 © 박예림

포커스 세션의 1, 2부에서 소개된 다양한 중동의 공연예술관련 단체와 행사 그리고 축제는  정부주도의 문화예술 ‘진흥’과 이를 통한 관광산업 촉진에 초점이 있었 반면, 1부 4번째 연사로 나선 타마시 공연예술 공동체(Tamasi Performing Arts Collective)의 총괄 매니저 아마니 아부제드의 중동 내 독립적 예술공동체 활동의 소개는 시민들의 독립적 공연예술 활동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함과 동시에 중동에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뜨거운 문화예술 활동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2008년 이집트에서 설립된 타마시는 현재 이집트뿐만 아니라, 레바논, 팔레스타인, 요르단의 11개 공연예술단체가 소속되어 있는 독립 공연예술 공동체이다. 아부제드는 중동에서는 공간을 위한 투쟁이 곧 자유를 위한 투쟁이라며, 공연예술을 올릴 수 있는 물리적이고 실체적인 공간의 확보는 이러한 투쟁의 전초이기에 자신들의 활동이 중동의 민주주의와 시민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타마시는 다양한 공연의 제작과 보급, 그리고 다운타운 현대예술 축제와 얄라얄라 축제 등 6개의 연례 축제와 2개의 격년축제와의 협력을 통하여 무려 300여개에 달하는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가자지구를 비롯한, 현재 9곳에 있는 문화예술 공간에서 공연예술을 무대에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을 활용한 다양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현재까지 총 15만 명의 성인들과 19만 명의 아동 및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거쳐 갔으며, 이 중 35%가 소외지역 출신이다. 놀랍게도 이 모든 프로그램이 정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기획, 운영되고 있다. 아부제드는 특별히 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수차례 강조했는데, 독립적인 사업을 펼 수 없다면, 여성을 비롯한 소외계층 지원, 계층 간의 자유로운 이동에 대한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힘들다고 주장하였다.

타마시가 협력하는 주요 축제 중 현재 이집트 카이로의 최대 국제예술축제로 자리 잡은 다운타운 현대예술 축제(Downtown Contemporary Arts Festival, 이하 D-CAF)가 있는데, 2부에서 D-CAF의 예술감독 아흐메르 엘 아딸은 몇 년 전 이집트로부터 시작된 아랍의 봄 혁명이 많은 중동지역 예술가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했다. 1980년대부터 순수예술분야에서부터 다져 오던 현대예술의 기술적 요소들에 아랍의 봄을 기점으로 정치경제적 실용성이 더해져서 젊은 세대들이 다양한 문화예술 욕구를 표출하기 시작하였다는 것이다.

짧은 포커스 세션이 아쉬워 세션이 끝난 후 연사들과 나눈 대화에서, 초청연사들은 하나같이 현재 중동에서는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매우 뜨겁다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한국에서는 중동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나 관심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서울아트마켓 포커스 세션을 통해 중동의 공연관계자들과 교류하는 첫 물꼬가 열렸다면,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서로 엮고 새롭게 풀어나갈지는 우리가 고민해야할 숙제일 것이다. 

  • 기고자

  • 장웅조(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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