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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묻고 삶으로 답하다 2016-10-04

춤으로 묻고 삶으로 답하다
 


순수한 몸 자체만의 언어가 과연 어디까지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이 질문으로 시작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가 벌써 단체의 10주년을 앞두고 있다.
한국사회의 예술단체로서 10년을 지속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몸에 대한 색다른 해석과 독창적인 안무로 주목받고 있지만, 단체는 춤을 추는 것이 직업으로써 존중받기 위한 치열한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시 순수한 몸으로의 회귀를 기다리며, 2016 서울아트마켓을 준비하고 있는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를 만났다. 

▲ 필자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김보람 안무가와 장경민 대표 © 이강혁

▲ 필자와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김보람 안무가와 장경민 대표 © 이강혁

최근 다양한 장르와의 협업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근래 주요관심사가 궁금하다

전통의 요소를 가지고 작업에 접목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현재 대중들에게 주목 받고 있지 못하지만, 전통의 매력적인 요소들을 작업과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전통적인 것을 그대로 옮겨놓는 것이 아닌, 재해석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단원들과 리서치를 통해 다양한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안무가로서 작업의 방향성과 단체로서의 작업방향의 틈은 무엇인지, 각각의 작업의 방법론은 무엇인가

안무가 김보람은 확고하게 소리를 표현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소리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싶고, 사실 이 부분은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 1년 내내 몸을 쓰고 연구해도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게 매력적이기도 하다. 춤의 본질, 무용수들의 소리를 표현하면서, 몸의 가장 궁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지향점으로 두고 있다. 허나 이는 안무가, 작가로서의 개인적인 고집이고, 단체의 지향점과 방향성은 음악만을 고집해서 한 가지 방향으로만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타 장르와의 협업, 무용수들의 안무역량 강화, 대중과의 커뮤니티 작업 등,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통해 단체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위한 단체의 구심점은 어디이고 그 동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지속해서 작품을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면서, 다양한 레퍼토리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을 개발하는 데는, 낯선 작업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고민이 요구된다. 이런 고민을 단원들과 함께 나눔으로써, 무용수에게도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역할을 갖게 하는 것이 개인뿐 아니라 단체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작업을 통한 지역사회와의 관계 맺음 또한 이런 방향성의 일환이기도 하다.

지금의 예술계는 작가 중심의 프로젝트 형식으로 생존하는 방식인데, 우리는 단체로서 자리를 잡고 싶은 마음과 춤을 추는 것을 직업으로 현실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런 환경의 조성은 결국 지속성을 가지고, 직업으로써 단체가 살아남는 방법밖에 없다고 본다. 좋은 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비단 좋은 작품을 만들고 레퍼토리화 시키는 것이 매번 생존과 직결되어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 모든 작업을 하기 위해, 단체 내에서 무용수가 개개인의 댄서로만 머무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원들이 본인이 주체가 되고 책임질 수 있는 조직의 일원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에 대해 뜻을 함께 공유하며 운영하고 있다. 

생각하고 있는 직업으로써 단체의 의미는 무엇인가

현재 단원 5명과 작업에 따라 객원무용수들이 협력하고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데, 최소한 매달 3회 이상은 공연을 해야 최저 생활이라도 가능하다. 이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정말 많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가가 직업으로써 존중을 받는 것조차 당연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고 아직도 최저임금조차 못 받고 작업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한, 상당수 예술가가 이런 보장과 대우가 없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 또한 지속적인 문제에 큰 영향이 미친다고 본다. 내가 하는 일이 직업으로써 자리를 잡으려면 직접 환경을 만들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단체의 발전과 가능성은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존중과 같은 의미이다. 이 일을 직업으로써 할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김보람 안무가와 장경민 대표 © 이강혁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김보람 안무가와 장경민 대표 © 이강혁

올해로 9년째 활동하는 단체로서, 지금까지 전환점이나 변화의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된 것이 단체의 큰 전환점이라고 생각한다. 2년 전 팸스초이스에 선정되기 전만 해도 프로젝트형 그룹이었고, 단체의 안정적인 운영과 작품으로 생존 가능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불확실하다고 판단해 무용을 그만두려고 했다. 그때 우연히 강은영 기획자를 만나 함께 단체로서의 가능성을 도모하고자 했는데, 가장 큰 조력자였던 그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단체의 존폐에 대한 내부의 많은 회의가 있었다. 고심 끝에 그 빈자리를 단원들이 모두 합심해서 채우자는 쪽으로 정리했고, 상주단체로 운영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를 계기로 모든 단원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가 있었다.

상주단체 선정과 안산으로의 거점이동은 작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연의 안정적인 작업이 지속 가능하며, 연습할 공간이 있다는 것은 단체로서 굉장한 힘이고 장점이다. 다만, 작업할 공간과 극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없다는 것은 힘든 현실이기도 하다. 사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으로 거점을 옮긴 것은 관객에 대한 고민도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작업할 때 주요 관객은 문화 관계자와 지인들이 위주였는데,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경우 일반인의 비율이 높다는 것이 흥미로웠고, 일반 관객들에게 무용을 잘 알리고 싶다는 의무감과 의욕도 컸다. 일반시민의 다양한 관심을 끌어내는 방법을 찾고, 상주단체로서 무용을 고정으로 볼 수 있는 지역의 시민들을 개발하는 것은 끊임없는 고민 지점이다.
모객의 측면에서 지금까지는 안산문화재단과 극장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았는데, 요즘 줄어드는 관객을 보며 관객개발에 대한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작품을 만들 때 관객개발에 대한 고민은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 궁금하다.

현대무용이라는 것이 항상 재미있거나 대중의 취향을 맞추기는 힘든 지점이 있지만, 대중들의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을 방법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우리의 관객이 누구인지 계속 질문하고 있으며 최대한 열어놓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바디콘서트>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 <바디콘서트>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신작의 개발뿐 아니라, 단체의 레퍼토리화 작업에 대한 계획은 어떤가

현재 <바디콘서트>의 경우 다양한 레퍼토리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또한 야외공연에 대한 작품개발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공연할 수 있는 레퍼토리의 개발은 단체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높이는데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무용계 지원만 받다가 최근 야외공연을 진행하다 보니, 다양한 단위에서의 프로젝트 제안이나 공연을 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는 것 같다. 이런 작업 방식을 통해 관객의 집중력을 모을 수 있는 훈련도 되는 것 같다. 야외공연과 극장공연의 병행이 상호 도움을 주고 있다. 향후 어떤 단체로 규정될지 모르겠지만, 현재는 최대한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실험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특히 단체의 운영방향과 시스템화 시킬 수 있는 기획의 측면에서 보강이 필요하다고 본다.

작품은 지속적으로 관객을 만나면서 그 완성도를 더해간다. 작품제작을 위해 많은 시간, 노력, 비용을 투여하는 데 비해 작품의 재공연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지만, 무용 역시 신작의 비율이 재공연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신작지원에 대한 지속적인 시스템 문제 외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간 천여 개의 신작이 올라가는데, 특히 무용계가 심하다고 생각된다. 한국문화 자체가 너무 빠르고 새로운 것에 대한 요구가 심하다는 것, 졸업 후 독립된 아티스트로서의 활동에 대한 교육과 환경조성이 안 되어 있다는 점 또한 영향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재공연의 경우,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는 기존의 멤버가 함께 고민하고, 그 고민을 토대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데, 매번 무용수가 바뀔 수밖에 없는 환경의 문제도 크다고 생각된다. 무용수가 바뀌면 사실 처음부터 작품을 다시 만드는 것과 같아 재공연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

2016 팸스초이스 선정 소감과 <바디콘서트>의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나

2014년에 이어 다시 한 번 2016 팸스초이스로 선정되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2014년 팸스초이스를 통해 선정된 <인간의 리듬>은 뉴욕시티센터(New York City Center) 스튜디오에서 공연되었다. 그리고 내년 2월 일본 무용팀과 레지던시 계획을 하고 있다. 이번 팸스초이스를 통해 오랜만에 서울에서 공연을 올리게 되었는데 특히 이번 공연장소가 바디콘서트 초연을 올렸던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어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바디콘서트>는 단체의 지향점이 잘 녹아 있는 작품이어서, 공연할 때마다 처음 작업을 시작했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설렌다.
<바디콘서트>는 이번 팸스초이스를 시작으로 올해 10월까지 3~4회 정도 공연이 진행될 예정인데, 우선 최대한 공연을 완성도 있게 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이번 작업에 임할 생각이다. 또한 <바디콘서트> 작품으로 뮤지컬 시장으로 진입해보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뮤지컬 시장 진입은 새로운 국면인데, 뮤지컬 영역으로의 진입 시도는 역시 활동영역 확장의 개념인가? 뮤지컬 진입을 위한 작품의 변화요소가 있는지 궁금하다.

뮤지컬은 다른 장르에 비해 고정관객이 있다고 보이는데, <바디콘서트>가 뮤지컬을 보던 관객들에게 신선한 전환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무용수 몸의 최고의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해보고 싶기도 하다. 또한, 장기공연에 대한 실험도 고려하며 욕심을 내고 있다. 뮤지컬 진입을 위한 작품의 변화요소는 없다. 지금의 <바디콘서트>로 무용수의 역량을 최대한 강화하는 것만으로 우선 시도할 생각이다. 다만 프로그램의 구성 혹은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이 너무 추상적이지 않도록 기획하고자 한다. <바디콘서트>가 대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피드백과 지금까지의 <바디콘서트>의 성장을 통해 용기를 내보고자 한다.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장경민 대표와 김보람 안무가 © 이강혁

▲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장경민 대표와 김보람 안무가 © 이강혁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단체의 소감은 어떤가

내년에 지금까지 레퍼토리 7~8개 정도를 ’애매모호한 밤’이라는 콘셉트의 페스티벌형식으로 정리해보고 싶다. 현재 문화계의 흐름과 작업방식이 움직임에서 개념 그리고 다원과 협업의 구조로, 공연의 장르 구분 없이 진행되고 있는데, 다시 몸과 춤의 순수함에 집중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점에 단체의 지향점이 맞물려 좋은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0주년, 지금까지 온 것도 정말 용하다는 생각이 든다. 

  • 기고자

  • 김상미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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