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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MS Choice] 고블린파티 2015-07-24

현재 진행형 도깨비당 [Goblin Party]
[PAMS Choice] 고블린파티


항상 더 나은 작품을 위해 노력하는 젊은 도깨비들이 올해 서울아트마켓 팸스초이스, 해외문화원 순회프로그램 그리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연달아 선정되면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 10월 고블린파티를 준비 중인, ‘인간미’ 넘치는 도깨비당 대표들을 만나 보았다.

도깨비임을 자처한 안무가들

Q(이영찬): 팸스초이스에 선정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인터뷰 시작에 앞서서 단체 소개를 부탁한다. ‘고블린파티’라는 팀 이름이 재미있고 인상적이다.

A(고블린파티): 고블린파티의 임진호, 지경민이다. 고블린파티는 우리 둘과 <혼구녕>에 출연하는 다른 두 멤버, 그리고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까지 5명이 주로 활동하는 무용 단체이다. 현 멤버로 호흡을 맞춘 지는 꽤 되었지만 고블린파티라는 팀 이름으로 시작한 것은 2012년부터였다. 팀 이름을 정할 당시, 단순히 ‘안무가 이름 + 무용단, 또는 댄스컴퍼니’는 원하지 않았다. 어디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을 팀 명을 원했다. 일단 고블린이라는 단어가 나왔고 여기에 ‘당’을 의미하는 ’파티(Party)’가 붙게 되었다. 우리 팀을 ‘괴물잔치’로 해석하시기도 하더라. 그 의미도 물론 좋아하고 생각도 했었지만, 실제로는 ‘도깨비 당’이 맞다. 팀 명을 바꾼 후부터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 아무래도 이름을 잘 지은 것 같다. <인간의 왕국>, <불시착>, <I GO>그리고 <혼구녕>까지 많은 분께서 좋게 평가해주시고 있다.  


Q: 올해 서울아트마켓의 ’팸스초이스’ 뿐만 아니라  ’해외문화원 순회프로그램’, 동기간에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내 초청작’에도 선정되었다.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소감 한마디 부탁한다.

A: 솔직히 말하면 부담도 많이 되고 두렵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이번을 계기로 더 성장하는 고블린파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그동안 해외초청을 많이 받아 왔지만, 항공료 및 전반적인 부분을 직접 해결해야 해서 무산된 적이 있었다. 앞으로는 그 부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처음 팸스초이스에 선정된 것을 알았을 때, 날개가 생긴 것 같아 매우 기뻤다. 부담감이 크지만 그만큼 고블린파티의 작품이 해외에 소개될 기회가 늘어났고,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혼구녕>ⓒ고블린파티

<I GO>ⓒ고블린파티

<혼구녕> ©고블린파티 <I GO> ©고블린파티

 산 자와 죽은 자간의 경계 넘기

Q: 팸스초이스 작품 <혼구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왜 이러한 작품을 만들게 되었나?

A: 가업으로 ‘장례식장’을 하고 있다(임진호). 그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장례의식을 많이 봐왔고 대학원생 때는 학비를 위해 장례지도사와 공연연습을 병행했다. 장례지도사 일을 하면서 다양한 고인들을 만났다. 연로하셔서 돌아가신 분들은 새벽에 혼자서 씻겨드리기도 하고 염을 잘해서 보내드릴 수 있었다. 그러나 자살 혹은 불의의 사고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고인을 보내드릴 때는 매우 힘들었다. 징그럽고 끔찍하기 때문이 아니다. 그분들의 몸을 씻겨드릴 때 그 몸에 아직 세상에 못다 한 이야기가 남아 있음을 느낀다. 몸에 새겨져 있다. 너무 안타까웠다. <혼구녕>은 인간의 여러 죽음들 가운데서도 그런 분들의 끝내지 못한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 작품이다.  


Q: <혼구녕>의 전작인 <I GO>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두 작품이 어떻게 다른가? 두 작품을 묶어서 하나의 공연으로 보여주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게 되면 어떤 작품을 먼저 보여주고 싶은가?

A: 일단 <혼구녕>은 국립현대무용단의 ‘전통의 재발명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지게 되었다. <I GO>에 우리나라 전통의 색채를 가미하고, 아이디어를 더 발전시켜 <혼구녕>을 만들었다. 그래서 전통 장례 관련 소품들을 많이 쓰고 트로트 음악도 사용했다. <I GO>, <혼구녕> 두 작품 모두 인간의 죽음을 소재로 삼고 있지만, <혼구녕>이 세상에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소재로 했다면 <I GO>는 그 반대다. 자연적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꿈꾸는 것 같은 죽음이다. 창작자 입장에서 <I GO>만 만들었을 때는 아쉬움이 많았는데, <혼구녕>을 통해서 그런 아쉬움을 해소할 수 있었다. 고마운 기회였다.
공연 순서는 우리가 ‘죽음’에 대한 고민했던 차례대로가 자연스러울 것 같지만, <혼구녕>을 먼저 보여드리고 <I GO>를 뒤이어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 <혼구녕>의 서민적 느낌과 죽음의 색채 자체에는 우울함이 깔려 있다. 그래서 더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했고 전반적으로 작품이 무겁지 않다. 그러나 <I GO>의 경우에는 가볍게 시작하지만 전반적으로 무겁다. 먹먹한 느낌이 온다. ‘죽음’을 주제로 하나의 공연을 구성한다면, 그 먹먹한 느낌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Q: <혼구녕>을 보면 표정, 독백과 같은 연기 부분의 요소가 매우 돋보인다. 그 뿐만 아니라 작품의 구성 또한 연극 같다. 댄스 씨어터인가? 무용이 아닌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대해서 말씀 부탁한다.

A: 구성이 많이 쪼개지고 섞여 있어 흐름을 잡기 어려워서 그렇지 댄스 씨어터를 구상하고 만든 작품이 맞다. 연기는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각자 서로 잘하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열려있고 자유로운 창작을 추구하며 다 함께 노력하는 팀이다. 프로필 상에는 역할을 구분해 적어 놓았지만 안무를 할 때 팀원 전체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수용해서 작품을 만든다. 다른 장르와의 연계도 마음이 맞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Q: 이번 서울아트마켓에서 <혼구녕>을 해외 프리젠터에게 어떤 방식으로 선보일 계획인가? 공연 전반부 한글 내레이션도 있고 지경민의 독백도 있다. 

A: <혼구녕>의 공연시간이 전체 40분이기 때문에 작품 자체를 쇼케이스로 선보이는 데 문제가 없다. 극장의 구조를 활용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고민해 보려 한다. 전반부에 나오는 내레이션은 따로 녹음한 것이 아니라 김도향 선생님 노래의 일부다. 그래서 영어로 바꿔 녹음할 수가 없다. 그대로 쓰려고 한다. 후반부 지경민의 독백 부분은 영어로 바꿀까도 했지만, 그냥 한글로 하려고 한다. 스크린을 설치해서 자막을 쓰는 것에 대해서는, 무대에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에 반대 한다. 사전에 안내 자료를 통해서 내용을 숙지하고 작품을 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지경민

고블린파티

임진호

지경민 고블린파티 임진호

Q: 공연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 

A: 국내 지방에서 공연할 때면, 꼬마들이 남아서 우리랑 같이 사진을 찍고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때 정말 기분이 좋다. 해외에서도 큰 도시에서 공연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소도시에서 공연도 하고 그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육활동 같은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하면 뿌듯할 것 같다.       


Q: 끝으로 향후 일정 소개와 고블린파티에 대해 한마디 부탁한다.

A: 7월 <불시착>의 스페인 3개 도시 투어 이후 7, 8월에는 창무국제무용제 무대에 설 예정이다. 9월에는 국립현대무용단 공연이 있고, 10월에는 서울아트마켓와 서울국제공연예술제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고블린파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우리 작품에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을 알면서 보완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안무가 입장에서 공연 때마다 무용수가 바뀌면 매번 새로 연습을 해야 해서 작품을 발전시켜 나가기가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멤버들과 항상 함께 창작하고 함께 무대에 선다. 그래서 공연을 준비할 때, 단순 연습에 집중하지 않고 작품의 더 나은 방향을 위한 창작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큰 뼈대는 유지하면서 작품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수정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난 공연에 대해서는 분명히 말할 수 있지만 앞으로 공연될 작품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스럽다.  얼마든지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객 앞에 섰을 때, 우리는 성장하는 것을 느낀다. 이번 서울아트마켓이 고블린파티가 한 뼘 더 자라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고블린파티


2015 팸스초이스 선정 작품 : <혼구녕> (Soul Piercing)

<혼구녕>은 국립현대 무용단의 2014년 시즌 프로그램 ‘역사와 기억’, 전통의 재발명전의 공모를 통해 선정, 발표된 작품으로 2015 한국춤비평가협회 선정한 춤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혼구녕>은 죽은 자를 모시는 전통 상례 속에서 엿보이는 죽음을 대하는 온갖 당혹감과 모순된 태도들에 대한 관찰을 기반으로 하여, 죽음이라는 경계의 주변을 떠도는 산 자와 죽은 자들의 카오스를 그로테스크하게 과장된 유희와 상상으로 풀어낸다. 죽음이 던져주는 주체할 수 없는 혼란과 존재의 자괴감 속에서도 죽음 너머를 초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애틋하고 절실한 해석이 숨어있다.

2015 팸스초이스 선정단체 : 고블린파티 (Goblin Party)

비상한 힘과 재주로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짓궂은 장난이나 심술궂은 짓을 많이 하는 한국의 도깨비를 단체의 상징으로 삼고 있는 고블린파티(Goblin Party)는 2007년 창단, 독일 탄츠메쎄, 네덜란드 스프링 어웨이크닝 축제, 벨기에 무용비엔날레 ‘춤의 나라들’ 등 국내외 유수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유의 유머와 진지함을 무기로 관객과의 소통에 가장 큰 중점을 두되, 관객의 시각을 확장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고 있다.



 

 
  • 기고자

  • 이영찬_(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전략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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