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새로운 로컬 컨템퍼러리를 증거하는 프로듀서 2015-05-19

새로운 로컬 컨템퍼러리를 증거하는 프로듀서
[피플] 말레이시아 파이브아트센터 프로듀서 준 탄


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접점을 새롭게 설정한 페스티벌 봄의 2014년 미얀마 특집 프로그램에 이어, 2015년에는 말레이시아의 로컬 컨템퍼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 발표와 공연이 지난 4월 17일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파이브아트센터(Five Arts Centre)의 프로듀서 준 탄(June Tan)의 협력으로 진행되었다. 파이브아트센터는 30년 동안 말레이시아 독립예술의 주요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는 곳이다. 아티스트와 프로듀서들이 모여 각자의 기호와 역할을 공유하고, 연극, 무용, 시각예술 등 장르를 넘나드는 대안적이고 실험적인 접근을 실천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서울아트마켓 X 페스티벌 봄 심포지엄에 참가한 준 탄과의 인터뷰를 통해 말레이시아의 예술 현장과 파이브아트센터에 대해 들어봤다.

파이브아트센터, 말레이시안 크리에이티브 플랫폼

Q(류성효) : 파이브아트센터가 30주년을 맞이했다고 들었다. 파이브아트센터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한다.  

A(June Tan) : 파이브아트센터가 시작된 것은 1994년이다. 시작된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상황을 함께 알 필요가 있어 간략하게 이야기하겠다. 1950년대 말레이시아에는 영국으로부터 다양한 서양문화가 들어왔다. 내가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그 영향 중 하나다. 교육을 비롯해 발레나 시각예술, 셰익스피어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영국의 영향을 받았는데, 1980년대에 들어 말레이시아 각 지역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안 크리에이티브에 중점을 두자는 운동이 일어났다. 서양문화에 영향을 받은 스타일이 아니라 말레이시아 전통에 중점을 두자는 문화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문화운동의 출발은 글쓰기 분야였다. 이후에 몇몇 파이브아트센터의 멤버가 시각예술, 연극, 댄스, 로컬댄스 등으로 운동을 연계, 확장하는 활동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이브아트센터가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대의 말레이시아에는 장르 간 협업(Collaboration)이 매우 인기였다. 시각예술 아티스트가 댄스를 하고 댄서가 뮤지컬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르파괴가 일어났다. 

현재도 파이브아트센터의 멤버들은 항상 협업에 열려 있다. 멤버가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공동으로 작업하는 것에 흥미도 많고 개방적이어서 어떤 사람이든 프로젝트 단위로 결합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다. 

파이브 아트센터30주년 기념 ‘Ten Ten Ten’ 프로젝트 ⓒ fiveartscentre

파이브아트센터 30주년 기념 ‘Ten Ten Ten’ 프로젝트 ⓒ fiveartscentre

Q : 파이브아트센터가 무슨 뜻인지 설명해 줄 수 있는가? 

A : 연극, 로컬 라이팅(Local Writing), 댄스, 시각예술, 그 외 분야 등을 5개의 단위로 설정하고 접근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재는 그런 개념보다 플랫폼 형태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Q : 운영예산은 어떻게 확보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  

A : 파이브아트센터는 공연예술 활동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부 기금을 받는 데 유리한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프로덕션의 이미지나 관객 수 등 보여줄 수 있는 지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최근 2년 동안에는 파이브아트센터의 멤버들이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멘토링을 하는 형태로 기금을 받기도 했다. 기금을 확보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에 있어서는 정부나 기관 모두 대체로 협력적인 편이다. 

Q : 예산 확보에 있어서 파이브아트센터는 말레이시아의 다른 문화단체나 공간에 비해 특별한 사례로 보인다.  

A : 파이브아트센터는 현재 주요 멤버가 5명이고 그 외에도 더 많은 멤버들이 있다. 적지 않은 멤버가 있기 때문에 몇몇은 작업을 하고 몇몇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형태로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양한 인연과 기회로 정부와 기업에서 후원을 받거나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 42회 세르반티노 축제

ⓒ Festival Internacional Cervantino

말레이시아 데이 @페스티벌 봄

다층위의 관객개발을 고민한다.

Q : 파이브아트센터에서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 대학에서의 전공은 생물학이었고 회계분야에서도 일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저녁 시간을 활용해 파이브아트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러던 중 점점 더 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일의 중심을 파이브아트센터로 옮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스테이지 매니저로 일하다가 프로덕션 일까지 맡게 되었다.

 

Q : 개인적으로 국가 간 경계를 넘어서는 협업에 관심이 많은데, 파이브아트센터는 어떤 형태로 접근하고 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A : 두 가지 방법의 협업이 일반적이다. 첫 번째는 아티스트 간 협력이고, 두 번째는 프로듀서 간 협업이다. 최근 사례로는 일본 요코하마와의 협업도 기억나고, 현재 한국 광주와 협업 형태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국가 간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에 많은 매력을 느끼고 있다. 외국과 관계를 맺으며 자국의 문화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신의 모습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는 것도 좋고, 차이점과 유사점을 느끼는 모든 상황이 공부가 되는 것 같다.


Q : 많은 한국 사람들이 말레이시아의 문화예술에 대해 모르는 점이 많을 텐데 최근 주요한 흐름이나 인상적인 일이 있다면 이야기해 줄 수 있나?

A : 공연예술은 말레이시아 사회의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최근 여러 투자자가 주거단지, 회사,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소극장이라든지 영화관 등을 만드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할 때, 지금이 관객의 성격을 연구하고 관객층을 넓히는 방법을 고민할 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실험적이고 좋은 공연을 만들었다고 할지라도 관객이 오지 않는다면 그건 실패한 기획일 수 있기 때문이다. 

Q : 말레이시아로 리서치를 갔을 때, 여러 기획자를 통해 관객을 모으기가 매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A :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공연관계자들이 자신의 관객을 직접 공연장으로 데리고 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단지 그들의 역할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이나 단체가 함께 홍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언어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말레이시아와 같은 다인종 국가의 경우 말레이, 중국, 인도 등 주요 언어별로 소통에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영어를 쓰면 경계를 극복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되지만, 그래도 중국어 공연에는 중국계 사람들이 많이 갈 것이고 인도어 공연에는 인도계 사람들이 주된 관객층을 형성할 것이다. 말레이 사람들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Q : 다인종 국가의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파이브아트센터는 이 부분과 관련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A : 우리는 말레이시아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말레이시아를 이야기를 하는 것에 중심을 두면서 자연스럽게 언어를 고려하고 있다. 상황과 목적에 효율적인 언어를 고려하여 공연을 진행하는 과정이 그러한 노력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이제까지는 기본적으로 아티스트 발굴에 중점을 두어 활동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층위의 관객을 개발하는 노력이 부족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각 문화권의 특징을 인정하고,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한 학교방문 및 학생 픽업 등의 관객 개발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 발전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류성효x준 탄 (June Tan)

류성효 x 준 탄 (June Tan)




Q :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A : 파이브아트센터의 30주년을 기념해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지는 ‘Ten Ten Ten’ 프로젝트가 있다. 작년에는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를 여러 기관과 연계해 진행했고, 올해에는 좀 더 큰 계획들이 있다. 공연과 관련한 컨퍼런스도 있고 오는 8월에는 관련 도서가 발간될 예정이다. 한국 광주를 방문할 계획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프로듀서 네트워크와도 일하고 있는데 현재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또한, 조지타운페스티벌(George Town Festival)도 준비하고 있고, 인디펜던트 커뮤니티 아트 프로젝트(Independent community arts project)도 진행 중이다. 2015년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페스티벌의 해라고 지정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축제가 준비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과도 더 많은 작업을 해보고 싶다.

 

ⒸKAMS


  • 기고자

  • 류성효_독립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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