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43년 역사, 아시아 공연예술 유통의 허브 2015-04-21

43년 역사, 아시아 공연예술 유통의 허브
[축제] 2015년 홍콩 아츠 페스티벌 (Hong Kong Arts Festival)


홍콩의 문화예술 캘린더는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약 한 달에 걸쳐 전 세계 공연예술계가 가장 주목할만한 프로그램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홍콩 아츠 페스티벌 소사이어티(The Hong Kong Arts Festival Society)는 비영리 재단으로 50여 명에 달하는 스태프들이 소속되어 오롯이 홍콩 아츠 페스티벌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올해 페스티벌에는 137개의 공연에 약 1,500여명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가함으로 규모 면에서도, 프로그램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도 가히 압도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크리스티안 틸레만(Christian Thielemann)의 지휘로 드레스덴 국립 관현악단(Staatskapelle Dresden)이 페스티벌의 공식 개막을 장식하였고 클래식 음악, 오페라, 발레와 현대무용, 월드 &재즈와 연극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잇따라 선보였으며 폐막작으로는 조지 발라신 (George Balanchine)의 안무로 탄생한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The Bolshoi Ballet)의 주얼(Jewel)이 무대에 올랐다.

공식 개막 : 드레스덴 국립 관현악단

폐막 : 볼쇼이 발레단 ‘주얼 (Jewel)’

페스티벌 공식 개막 : 드레스덴 국립 관현악단  ⓒHKAF 페스티벌 폐막 : 볼쇼이 발레단 ‘주얼 (Jewel)’ ⓒElena Fetisova

홍콩에서 나아가 아시아의 미래를 이끌어갈 아티스트의 발굴

홍콩 아츠 페스티벌은 1995년 이래로 위탁 (Commissioning)을 통해 직접 작품을 제작하는 것은 물론, 공모를 통하여 공연예술, 체임버 오페라, 현대무용분야 및 혁신적인 북경 오페라와 현대 음악에 이르기까지 선별된 창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오고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작품을 공모하여 개별 아티스트부터 각기 다른 예술분야 기관에 이르기까지 협업을 권장하며 새로운 작품 발굴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홍콩을 중심으로 하되, 지역적 정체성의 한계를 초월함으로써 중국 본토와 대만의 아시아적 감성은 물론 세계화에 이를 수 있는 작품개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것은 국제행사로서 홍콩 아츠 페스티벌의 비전을 반영하고 홍콩의 대표 예술축제 기획 기관으로서의 예술적 방향성을 나타내는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홍콩 아츠 페스티벌은 직접 아티스트나 예술기관에 위탁하여 작품을 제작하며, 공연 콘셉트, 대본부터 분야별 공연자, 크리에이티브팀과 프로덕션 구성, 해외 프로덕션과 연계, 홍보마케팅, 티켓 세일즈와 관련한 업무를 총괄적으로 지원함으로 독립기획자들이 당면할 수 있는 어려운 환경에 대해 강력한 전반적 프레임워크(frame work)를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홍콩 내에서 제작된 작품 이외에도 중국본토와 대만,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뉴질랜드, 베트남, 일본,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미국에 이르는 세계 다양한 국가들과의 협업을 이끌어왔으며, 향후 새로운 주제 개발과 콘셉트 창조를 위하여 각 국의 공동제작자들을 통한 국제 페스티벌로의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새로운 관객 개발과 젊은 세대를 위한 예술교육의 중요성

홍콩 아츠 페스티벌은 1992년 처음으로 젊은 세대들의 예술 활동을 권장하고, 고양하기 위한 일환의 ‘영프렌즈(Young Friends Scheme)’를 기획하였다. 영프렌즈는 25세 이하 중등교육기관 혹은 사설 교육기관 학생들이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홍콩 아트 페스티벌은 영프렌즈 멤버십을 취득한 학생들에게 9월부터 이듬해 8월 사이 페스티벌 지정 공연 중 리허설이나 공연 관람 2회, 워크숍, 아티스트들과의 대담, 공연장 백스테이지 투어 등을 제공하여 각기 다양한 공연예술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기업후원으로 마련된 예산을 활용하여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젝트와 같은 예술복지 사업 또한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는 더욱 어린 학생들도 예술분야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학교 환경에 기반을 두고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같은 사업들이 홍콩 예술계의 예술가 및 기획자와 각종 기술 및 운영 분야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월드뮤직 위켄드 : 정가악회 ‘판소리, 플라멩코를 만나다’

월드뮤직 위켄드 : 숨 (SU:M)

월드뮤직 위켄드 : 정가악회 ‘판소리, 플라멩코를 만나다’ ⓒ정가악회 월드뮤직 위켄드 : 숨 (SU:M) ⓒ숨

플라멩코와 협연한 한국의 판소리, 초연 매진사례

이미 2013년 울산 처용문화제-월드뮤직 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소개된 바 있는 한국의 정가악회와 스페인 라스미가스(Las Migas)의 ‘판소리, 플라멩코를 만나다 (Pansori Meets Flamenco)’는 홍콩 아츠 페스티벌의 부감독인 소궉완(Kwok-wan So)씨가 울산에서 처용문화제 기간에 함께 열리고 있던 에이팜(APaMM- Asia Pacific Music Meeting)에 해외 델리게이트로 참가하여 공연을 관람한 이후 섭외가 이루어졌다. 홍콩 아츠 페스티벌의 주요 작품들은 약 1년 이상을 앞서 기획되는바 이미 2017년 프로그램 기획에 돌입했다고 하니, 2013년 10월에 섭외된 작품이 소개되기까지 무려 1년 반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 것 또한 놀라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협업에 대한 관심은 티켓 판매 현황에서 이미 드러난다. 티켓을 오픈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사례를 기록한 이 공연은 관계자들마저도 표를 구하지 못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하였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홍콩의 도심은 온통 관련 포스터와 현수막으로 수를 놓았다고 할 정도였다. 홍콩 컬처럴 센터(Hong Kong Cultural Centre), 홍콩 공연예술 아카데미(Hong Kong Academy for Performing Arts) 그리고, 홍콩 시티홀(Hong Kong City Hall)을 비롯한 도심 곳곳의 공연장에서 공연이 진행되었으며, 공연 별 프로그램이 별도로 제작되어 무료로 제공되었다. 프로그램은 한문과 영문으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었다. 정가악회와 라스미가스는 월드뮤직 위켄드(World Music Weekend) 프로그램으로 숨(SU:M)과 함께 폐막을 앞둔 주말, 홍콩 시티홀에서 연주하기로 기획된 공연이었다. 최근 해외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숨은 정가악회와 아울러 현대 창작국악을 선보이는 단체로서 한국의 전통악기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컬러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특별히 초청되었다. 숨은 단아하면서도 청아하고, 섬세한 사운드로 관객들을 충분히 매료시켰으며 공연 직후, 사인 회에서도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정가악회 역시 해외활동을 바탕으로 협업과 창작 국악작품을 선보이는 활동이 근간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심청가의 범피중류(泛彼中流)를 재해석하여 만든 창작곡은 단편적으로나마 판소리의 극적 요소를 소개할 수 있는 곡으로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내었다.

2011년 이후 다섯 번의 협업 무대를 선사한 ‘판소리, 플라멩코를 만나다’는 공연 후 관객들과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홍콩에서 아티스트와 관객들의 만남은 상당히 반응이 좋다 하여 사뭇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하게 만들었는데, 특별히 아시아와 유럽의 두 나라가 만들어낸 화합에 상당수의 관객은 큰 관심을 보이며 끝까지 남아 많은 질문을 쏟아내었다. 그 중에서도 한국전통음악이 한국 내에서 관객층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정가악회가 현대국악을 만들기 위해 어디서 영감을 얻는지에 대해 질문들이 오고 갔으며 협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요소, 어려웠던 점과 배운 점, 협업무대 이후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한 질문이 계속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질문 또한 놓치지 않았다. “이 협업의 가장 중심이 되는 목표는 무엇이었는가?” 하는 것이었다. 정가악회의 가야금 연주자 이지예양은 문화와 언어는 물론, 비슷해 보이면서도 전혀 다른 두 음악적 전통을 함께 배우고, 공동 창작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연주자 한 사람으로 발전해나가는 것”이었다는 소신을 밝히면서 자리를 마무리했다.

작게 보면 한 달 동안 월드 클래스의 공연예술을 홍콩 전역의 주요 공연장을 통해 소개하는 하나의 페스티벌이지만, 43년 역사의 홍콩 아츠 페스티벌은 자국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도모하고, 체험과 교육프로그램을 바탕으로 더욱 깊숙이 자리하여 홍콩인들의 문화적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하는 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내에서 공연예술이 유통되는 구심점이자 새로운 창작활동의 허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페스티벌이기도 하다. 이미 한국의 공연예술, 무용, 클래식 분야에서도 참가하고 있지만, 향후 더욱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꾸준히 우리의 전통예술과 현대국악을 소개할 수 있는 물꼬를 튼 것 같아 더욱 뜻깊은 자리였다.

ⓒMin Kim


 
  • 기고자

  • 김민경_소닉아일랜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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