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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 공연예술포럼을 통해 본 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 2015-04-21

한태 공연예술포럼을 통해 본 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
[포커스] 한태 공연예술포럼 <Listen to the Cities> 참가기


지난 3월, 태국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주태국 한국문화원이 주관하여 향후 양국 간 공연예술협력을 위한 한태 공연예술포럼 <Listen to the Cities>가 열렸다. 한국과 태국의 예술 현황을 소개하며 교류의 가능성을 타진했던 포럼 이외에도 태국 문화부 현대문화예술국(Office of Contemporary Art & Culture), 타일랜드 컬처럴센터(Thailand Cultural Center), 솟사이 빤뚬꼬몰 드라마센터(Sodsai Pantoomkomol Centre for Dramatic arts), 그리고 방콕 예술문화센터(Bangkok Art & Culture Center, BACC)를 방문하여 공적인 영역에서의 예술 지원상황을 파악했다. 이전에 이미 태국의 문화예술 지원 구조와 컨템포러리 연극 현장 전반에 대한 기고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는 데모크레이지 씨어터 스튜디오(Democrazy Theatre Studio)와 통로 아트 스페이스(Thong Lor Art Space)에서 이루어진 아티스트 토크에서의 대화를 바탕으로 태국의 공연예술가 및 단체들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태국 컨템포러리 아트 씬 에서의 이슈들을 소개한다.

한태 공연예술포럼 <Listen to the Cities>

통로 아트 스페이스 공간 투어

2015 한태 공연예술포럼 <Listen to the Cities> 통로 아트 스페이스 공간 투어

태국 현대 공연예술의 가치 전달을 위한 다양한 노력

태국은 현재 전통예술에 대한 지원을 제외하고 컨템포러리 씬 에서의 공공지원이 전무한 상태이다. 따라서 현대공연예술 단체의 수가 매우 적을 뿐 아니라 그나마 현존하는 단체들 거의 모두가 방콕에 집중되어 있다.
컨템포러리 아트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된 현대문화예술국이 건축, 미술, 영화, 음악, 연극 등의 분야를 아우르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원이 미술에 편중되어 있고 많은 사업을 관 주도로 진행하고 있어 민간 차원의 공연예술 분야 지원은 극히 미약하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대부분의 현대공연예술단체는 민간 차원에서 여러 자원을 공유하고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애쓰고 있으며 다양한 관계를 통해 컨템포러리 아트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1992년부터 출랄롱꼰(Chulalongkorn)대학 연극학부(Department of Dramatic Arts)에서 세계연극문학과 연극영화비평을 가르쳐 온 빠윗 마하사리난드(Pawit Mahasarinand) 교수의 역할은 매우 중요해 보인다. 그는 2011년 개관한 출랄롱꼰대학교 예술대학 내에 있는 약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 씨어터인 솟사이 빤뚬꼬몰 드라마센터를 통해 민간주도의 공연예술축제를 지원하고, 각국 문화원과 협력하여 태국 공연예술단체의 해외 협업에도 측면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제연극비평가협회 태국지부 주최로 개최된 국제연극평론가협회 태국 시상식(IATC-Thailand Awards)을 통해 태국의 공연예술가들에게 동기를 부여해주며 현대공연예술의 가치를 전달한다.
전문 프로듀서로서 활동하고 있는 레온 와수랏 우납롬(Leon Wasurat Unaprom) 통로 아트 스페이스 예술감독은 통로의 큐레이터 역할뿐만 아니라 국제공연예술 시장에서 태국의 컨템포러리 아트 씬을 전파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와이라(Wayla Amatathammachad) 역시 삐쳇 끌런천(Pichet Klunchun)*의 매니저로 해외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며 공연예술시장에서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예술가가 창작과 경영의 업무를 동시에 떠맡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예술경영인의 필요성은 상당히 높다. 대부분의 극단이 창∙제작 공간을 직접 운영하며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태에서 부토페스티벌(International Butoh Festival Thailand)이나 방콕연극제(Bangkok Theatre Festival)와 같은 축제까지도 개최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프로젝트를 설계할 전문 프로듀서의 역할이 절실하다.
태국의 대학에도 예술경영 전공이 존재하지만, 문제는 전공자들의 공연예술업계 진입률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아티스트나 공연예술단체가 기획/경영을 담당하는 매니저의 역할을 별도로 둔 지는 10년이 채 안된 것으로, 태국 예술경영의 역사는 짧은 편이다. 하지만 점차 창작과 유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제시되고, 태국 내외의 시장개발과 관객개발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예술경영의 영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삐쳇 끌런천은 16세 때 타이 전통 마스크댄스인 ‘콘’을 배우고 출랄롱꼰대학교에서 무용을 전공하였다. 그의 활동은 타이 전통무용, 현대무용, 안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아우른다.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타이 전통무용 언어를 계승, 발전시키며 해외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여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 페스티벌 봄에서 제롬 벨(Jérôme Bel)과 공연을 했고 2012년에는 부산 국제무용제에 참여하였다.

아시아 네트워크와 태국의 지금

현재 태국과 동북아 간 협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재팬 파운데이션(일본국제교류기금)이다. 재팬 파운데이션은 1990년대 중반부터 태국과 긴 협력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으며 작품창작이나 예술가들의 리서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데모크레이지 씨어터* 스튜디오가 2015년 2월에 일본 원작팀과의 협업으로 "Girl X"의 태국 버전을 TPAM(Tokyo Performing Arts Market)에서 공연했고 삐쳇 끌런천 댄스 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국제적인 안무가이자 무용수인 삐쳇 끌런천 역시 TPAM을 통해서 소개되기도 하였다.

* 데모크레이지 씨어터는 2008년 설립되어 룸피니공원(Lumphini park)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데모크레이지 씨어터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매년 약 8~10개의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2014년에 논시티즌(NONCITIZEN)과 함께 "Hipster the King"를 제작하고 뉴 씨어터 쏘사이어티(New Theatre Society)의 "In Her View: A documentary theatre”의 제작에도 참여하는 등 컨템포러리 태국 연극을 리드하는 단체로 주목받고 있다.

라운드 테이블 1. 한-태 양국의 컨템포러리 씨어터의 과거와 현재 /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 @데모크레이지 씨어터 스튜디오

라운드 테이블 2. 아시아에 대한 아시아 내외의 시각 / 공동제작 및 협력 @통로아츠센터

라운드 테이블 1. 한-태 양국의 컨템포러리 씨어터의 과거와 현재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 @데모크레이지 씨어터 스튜디오

라운드 테이블 2. 아시아에 대한 아시아 내외의 시각 / 공동제작 및 협력

@통로아츠센터

태국 현대공연예술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정부 검열(censorship)이다. 2014년 군부가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으면서, 언론, 인터넷, 창작물에 대한 검열이 강화되었다. 예술가들은 이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민감한 정치 사회적 이슈들을 소재화하고 예술의 사회적 참여에 있어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열악한 경제 사정과 군 계엄령하에서의 정치적 압박은 오히려 이들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모양새다.
정부가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로의 검열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가 B-Floor Theatre의 띠라왓 물빌라이(Teerawat Mulvillai, Kagey) 이다. 그는 B-Floor의 공동창립자이자 아트디렉터, 퍼포머, 인터내셔널 부토 페스티벌 디렉터로 일본 기금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시아 각국의 검열 행태를 리서치 하기도 하였다. 부토, 뷰포인트, 마샬아츠, 현대무용 등 다양한 움직임 훈련을 기반으로 피지컬 퍼포먼스 작업을 연출, 퍼포머로 활동하며 주목받고 있는 띠라왓 물빌라이는 움직임과 영상, 사운드 등 다장르 융합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유력 영자 일간지 방콕포스트에 “오늘날 가장 정치사회 의식이 강한 디렉터 중 한 사람”으로 묘사된 바 있다.

지리적 특성과 주변국과의 관계로 인해 태국에는 다양한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흔히 알려진 태국의 대표음식들은 서구의 음식을 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했거나 주변국인 베트남과 미얀마 등의 전통음식을 변형한 것이 많다. 태국의 공연예술작품 또한 일본 원작을 바탕으로 태국화하여 다시 제작하는 등의 케이스가 많은 상황에서 필자가 만난 태국의 예술가들은 계급사회와 권력 그리고 국가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하며 태국의 지금을 이야기하려는 태도가 분명해 보인다. 앞서 언급한 공연예술단체들 이외에도 Crescent Moon Theatre, New Theatre Society, For WhaT Theatre, Sun Dance Theatre, Pastel Theatre와 같은 다양한 단체가 왕으로 대변되는 국가권력과 대도시화 되어가는 방콕의 언저리에서 연극을 통해 끈끈하게 연대하며 생존하고 있다.

ⓒKAMS


 
  • 기고자

  • 윤종연_안산국제거리극축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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