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아시아-태평양 링크의 성장과 예술의 이동성
[동향]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Asian Producers’ Platform, APP)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Asian Producers’ Platform, APP)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의 더프로듀서 추진단(The Producer)이 주최하고 일본의 온-팸(Open Network for Performing Arts Management, ON-PAM), 대만의 공연예술연맹(Performing Arts Alliance, PAA), 호주의 라이브 퍼포먼스 오스트레일리아(Live Performance Australia, LPA)와 퍼포밍 라인즈(Performing Lines), 호주예술위원회(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에서 주관하여 새롭게 추진하는 장기 민관 파트너십이다. APP는 아시아 각지의 프로듀서들이 효율적으로 협력하고, 작품, 기술, 문화적 경험을 공유하며 발전시키는 강력한 네트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한다. 핵심 프로그램인 아시아 프로듀서 플랫폼 캠프(APP Camp)는 2014년 서울을 시작으로 2015년 대만, 2016년 일본, 2017년 호주로 이어지는 4개국 프로듀서들의 협업을 장기간에 걸쳐 지원할 것이다. |
첫 번째 APP Camp가 2014년 11월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이 뜻깊은 자리에는 4개 주최국을 비롯하여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상하이, 홍콩, 마카오 포함)에서 선발된 40명의 프로듀서가 참석하였다. 신진 프로듀서와 중견 프로듀서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뿐 아니라 연극, 무용, 음악, 뉴미디어, 다원예술 등 각자의 예술 분야와 문화적 배경 또한 다양했다. 이들은 캠프 내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값진 시간을 가졌다. 캠프를 통해 참가자들 사이의 잠재적인 협업도 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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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프로그램 | 프로그램 : ‘Producer’s Choice’ |
공연 예술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2013년 12월, 서울 아르코 예술 극장에서는 ‘더 프로듀서’ 국제 콘퍼런스가 개최되었다. APP Camp 사전 회의 성격인 이 콘퍼런스에는 대만, 한국, 일본, 호주 출신 10명의 대표가 모여 각 국가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공개 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을 통해 4개국 참가자들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한국, 일본, 대만의 경우, 프로듀서들은 종종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책임져야 하므로 공연운영, 마케팅, 행정업무, 재원조성과 같은 일들을 수행한다. 또한, 아시아 공연 예술 분야의 위계질서 중시 풍조로 말미암아, 아티스트가 스스로 프로듀서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보편적이다.
하지만 세계는 무수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공연 예술계의 생태 역시 경제, 문화 정책, 관객 성장, 제작 방식을 포함한 창작 과정의 변화, 국제 교류, 시장 개발, 세계화 등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하여, 프로듀서의 역할을 인식하고 그 능력을 향상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듀서와 아티스트 사이에 굳건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창조적 협업을 이끌어내는 일은 우리가 현재의 불안정성을 극복하고 다가올 도전에 직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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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프로그램 | 그룹 리서치 :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 방문 |
새롭게 조망되는 아시아
최근까지, 아시아는 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유럽과 미국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 결과, 공연 예술 발달과 국제 시장 개발을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 정책은 서구의 영향을 깊게 받았다.
APP의 핵심은 이 초점을 우리, 즉 아시아 고유의 토양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우리는 APP Camp의 참가자들과 함께 국제적인 협업과 경력 개발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소통 채널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했다. 참가자들은 캠프를 통해 고유문화의 뿌리를 재고하고 아시아의 다양성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많은 아이디어와 콘셉트, 경험을 공유했다. 또한, APP Camp는 현지의 예술 환경을 습득하고 각자의 문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며 타 문화와의 차이점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통로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캠프 내내 모든 참가자를 충격에 빠뜨렸다. 우리는 “아시아”란 과연 무엇인가를 물었다. 서구 세계는 최근 수차례에 걸쳐 아시아를 “세계의 중심”이라고 일컬어왔다. 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아시아의 예술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우리는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변화를 겪으며, 우리가 우리의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문화 상호 간 조우를 통해 나타난 선명한 반향
캠프에 참가한 40명의 프로듀서는 일주일 동안 한국 전통 가옥에 머물렀다. 우리는 서로 삶의 경험을 나누고 매일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며 함께 작업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예술 전문가들이 이토록 친밀한 환경에서 작업한 것은 드문 일이다. 모든 참가자가 열린 마음으로 활기에 차 있었다. APP Camp는 애초에 40명의 프로듀서로 국한된 회의/워크숍 형식이었지만, 참가자 개개인이 타국의 창작 단체로 뻗어 나가면서 고유의 문화적 배경을 뛰어넘어 국제적 교류를 촉발하는 장으로 발전하였다. 일부 프로듀서들은 프로그램에 소개된 아티스트를 통해 영감을 얻고 본인의 창작과정 안에서 진보된 시도들을 할 수 있었다. 모든 참가자가 교류에 대한 밝은 전망을 보여주었다. 이는 국경을 뛰어넘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국가 간 예술의 이동을 지지하여 미래의 아시아-태평양 공연 예술 네트워크를 고무시킬 것으로 보인다.
대만 참가자들은 APP Camp를 마치고 돌아가자마자 ‘더 프로듀서’에 대한 논의를 위해 대만 공연예술연맹(PAA)이 주관하는 일련의 토론회와 대만 APP의 합평회에 참가했다. 또한, 이들은 APP가 새로운 국제 네트워크로서 이미 대만 공연 예술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피드백을 보내왔다. 대만에서 참가한 프로듀서와 아티스트 모두 APP가 국제 협업 프로젝트로서 대만 예술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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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 ‘EYES ON ASIA’ | 클로징 파티 |
2015 대만 APP Camp
국제 교류를 하는 아티스트들에게는 국내의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강화하는 일 또한 중요한 과제다. 2015년 대만 APP Camp 개최를 앞두고 대만 공연예술연맹(PAA)은 “시장 개발”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 다양한 분야의 공연예술 대표를 초대하는 등 일련의 사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대만 캠프는 대만 내 문화예술 분야의 “지방 대회(local contest)” 성격을 강조하기보다, 민관 협력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를 주요 프로그램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국립공연예술극장(National Theatre & Concert Hall), 타이중 국립극장(National Taichung Theatre), 카오슝 국립예술센터(National Kaohsiung Center for the Arts)를 포함한 다양한 예술기관이 초청되었다. 2015년 대만 차이니즈 오페라 센터(Taiwan Xiqu Center)와 2016년 대만 공연예술센터(Taipei Performing Arts Center)의 개관 역시 APP 네트워크를 비롯한 이종 문화 간의 협력 기회를 만들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APP는 사실상 공연예술 네트워크의 확대를 위한 중심이다. APP는 단순히 국제적으로 파트너를 연결하는 것뿐 아니라 지역 전문가들 사이의 교류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 아시아 프로듀서들에게 만남과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타 문화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새로운 영감을 고취하는 장을 열어준다. APP로 구축된 네트워크는 예술 환경 변화에 맞서 문화간 창조력을 향상하는 강력한 힘이자 공연예술작업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하게 하는 매개체이다.
2015 대만 APP Camp는 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 6일간 대만에서 개최된다.
ⓒPo-Chieh 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