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만남과 교류는 시작된다 2014-06-17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순간, 만남과 교류는 시작된다
[동향] 한-아프리카 문화예술 포럼 : 문화예술을 통한 국제교류의 증진


’2014 제1회 한-아프리카 문화예술포럼‘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 숙명여자대학교가 주관하에 5월 22일부터 23일에 걸쳐 숙명여자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개최되었다. 국내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 문화예술의 발전 방향을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실질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지금까지 아프리카와의 교류는 주로 경제, 외교, 원도 등에 초점을 맞추어 이루어져 왔을 뿐, 문화예술 관련한 정부 차원의 교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 간 문화교류 활성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아프리카 문화예술의 현주소와 쟁점’, ’개발과 협력을 위한 문화정책’, ’문화예술을 통한 국제교류의 증진’ 등을 주제로 양국이 문화예술 협력방안을 발전시킬 방안이 논의되었다. 세 개의 세션으로 마련된 이번 포럼에 말리 국립박물관장, 콩고민주공화국 국립박물관장 등 아프리카 9개국 초청자 및 국제기구 관계자, 국내 아프리카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 포럼 둘째 날 ’문화예술을 통한 국제교류의 증진’을 주제로 열린 세 번째 세션 발제자들의 이슈와 토론자와 주고받은 담론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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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상호 교류와 협력의 장

-죠셉 이봉고(Joseph Ibongo_콩고민주공화국 국립박물관장)

문화는 그것을 보여주는 사람들만큼이나 오래되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종교적인 면에서도 인간 발달의 초석이라 할 수 있다. 한 인간의 전반적인 발달은 내부적(ad intra), 즉 태어난 고향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또는 외부적(ad extra), 다시 말해 다른 사람들에게 개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문화는 이미 각 나라의 사람들에게 씨앗을 뿌렸으며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의 삶속에서, 특히 예술 안에서 서로를 알아보게 만든다. 각각의 문화에는 “장래를 위한 포석”이 존재하고, 마치 멀리 있는 장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네트워크 교류를 생성하는 기회이다. 확실한 문화, 경제 협력을 위해 백일하에 드러내야만 하는 장래를 위한 포석들인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화는 죽을 때까지 서로 싸울 수밖에 없는 “복싱링”이자 각 문화들이 서로 만나는 장(場)이다. 문화 간 만남에서 세계화는 마치 사회․문화적으로나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이로운 친목의 장처럼 보인다. 마치 세계화는 각 문화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드러내주는 매개처럼 기능한다. 친목이나 유사성에 대한 이런 인식은 우리에게 영토 간, 문화 간 교류의 비전을 제시해준다. - 죠셉 이봉고 발제 내용 中

심지영((前) 코이카 콩고민주공화국 국립박물관 건립사업 기본설계조사 사업총괄 PM) : 콩고국립박물관 건립사업은 콩고와 문화·종교 등의 공통점이 없는 한국이 지어준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한 프로젝트였다. 때문에 사업 추진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야기되었는데 콩고 언어와 문화권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컸다. 한국에서 전문가를 파견해도 불어 능통자가 아니면 불어를 할 줄 아는 사람만 따라다녀야 하는 비효율에 봉착했다. 6만점이 넘는 문화유산이 콩고에 있었지만 이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많은 자료들이 문서화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콩고 학예사들이 들려주는 구술 자료에만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은 물론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에게 아프리카 문화뿐 아니라 콩고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콩고 국립박물관 건립 프로젝트는 콩고의 문화독립을 상징적 보여주는 프로젝트이다. 이를 위해 유럽 전문가들은 물론 국가간 교류에 노하우가 있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다자간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박물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 우선 학제간 협력으로,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이해, 박물관학 및 미술사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각 학문분야의 전문가들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둘째,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부처 간 협력으로, 한국과 콩고 문화부간의 협력이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국제적 차원의 다자간 협력을 들 수 있다. 콩고를 비롯한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지식은 프랑스나 벨기에와 같은 프랑스어권 나라들이 많이 가지고 있다. 콩고에 대한 정보가 빈약한 한국에 비해 절대적인 정보를 많이 지닌 이들 나라와의 협력이 요구된다.

문화와 예술 분야에서 개발 협력을 통한 국제관계 강화

-칼레브 오부라(Caleb Wandera Obwora_케냐 아프리카 문화부흥원 연구원)

문화예술의 주요 장본인인 예술가들은 사회의 목소리를 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들은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이 사회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거나 무관심으로 남을 수 있는 본성을 자각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에서 예술가의 역할은 개인의 상상력 발달에 크게 공헌하고 세상에 대한 넓은 식견을 갖게끔 일깨운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 칼레브 오부라 발제 내용 中

양철준(한국외국어대학교 HK연구교수) : 우리는 흔히 아프리카를 얘기할 때 ‘아프리카 문화’, ‘케냐 문화’ 이런 식으로 말한다. 아프리카가 한 나라이듯, 케냐가 동질적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케냐만 해도 67개 언어를 쓰고 있을 정도로 케냐의 문화적 다양성은 풍부하다. 몇 년 전 프랑스 디몽드 축제에서 본 키프로스 사람의 마사이족 춤은 그것의 사회문화적 기원이나 특징에서 멀어진 채 관광 상품화되어버렸다. 각 문화와 언어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문화를 동질적인 하나로 바라보는 시각은 인위적이라 생각한다. 아프리카에도 풍부한 예술을 창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프리카가 문화 소비의 대상이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문화와 예술을 통한 국가홍보는 중요하지만 문화-예술 교류는 항상 쌍방향적이어야 한다.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로, 단순 일회성 이벤트 행사가 아닌 지속가능한 교류를 위해 정부-정부, 조직-조직, 참여자-참여자 간 문화교류가 필요하다.
근래 들어 중국과 일본은 아프리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투자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아프리카 지역에 큰 운동장이나 기념비적 건축물을 지어주는 등에 중심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 파워’라고 해서 외교적 관계구축을 위해 문화를 많이 사용한다. 미들 사이즈 파워를 가진 한국이 중국 같은 큰 나라와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소프트파워 외교 전략에는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칼레브 오부라 : 케냐가 하나의 특정 문화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말은 사실이다. 케냐의 문화적 표현은 굉장히 다양한 방식과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케냐의 한 부족 문화이 모든 다른 부족들의 문화를 대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한 부분은 흥미롭다. 그러나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는 건 그 문화가 가진 경제적 가치 때문이다. 사람들에게는 문화를 경제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있다. 중국이나 일본이 투자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문화예술을 통한 케냐와의 협력 확대를 위해 한국이 할 수 있는 건 많다. 케냐 정부는 문화 사업이나 창작산업에  투자할 때, 사회간접자본의 복원이나 경제 다른 분야에 먼저 투자하고, 그 후에 남는 돈으로 문화에 투자한다.
칼레브 오부라

우선 순위에서 문화가 밀리다보니 문화 분야는 진출하기도 어렵고 정부 지원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케냐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문화를 보여드렸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찾지 못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적 측면으로 접근하는 중국, 일본과 달리 한국은 문화적 접근을 하고 있다. 케냐 특유의 문화상품개발과 유통통로를 확대한다면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생각한다.

국제 문화 만남-대화와 문화 다양성 촉진의 틀

-우쎄이누 와드(Ousseynou Wade_세네갈 문화부 예술국 국장)

만남은 우리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우리의 잠재력과 능력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좋은 기회이다. 성공한 경험들을 다른 분야로 바꾸려고 애쓰기보다 우리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주성을 가져야 한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더 많은 창의성을, 우리 자신의 모습으로 머물게 도와주는 진보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숙고되어야 할 것이다. 주고받음의 약속은, 우리가 지금 다른 곳이 아닌 여기에 살고 있다는 데 있다. 문화 다양성을 보호를 위해서라도 만남과 교류의 순간은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 우쎄이누 와드 발제 내용 中

홍기원(숙명여자대학교 정책산업대학원 교수) : 공연 예술가들이 실제로 시민들을 만나 문화다양성을 환기시키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탤런트 도네이션’은 현지 학교에 가서 각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나이지리아 마타(드럼)에 대한 소개는 학생들에게 나이지리아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문화-외교협력의 경우, 정치 경제적 의도가 완전히 배제되기는 어렵다. 시민들에게 직접 다가가 문화 다양성을 알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민간차원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이런 한계를 타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각 나라마다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를 알 수 있었다. 미국이나 유럽을 통해 아프리카를 만나는 것이 아닌 직접 아프리카를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한국도 아프리카처럼 식민지 시대를 겪었고, 지금까지도 문화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진 아프리카 국가들이 저마다의 문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쌍방향 문화교류는 각국이 필요로 하는 수요와 요구를 바탕으로 하여 이뤄져야 한다. 세네갈이 원하는 한국 문화교류는 무엇이고 이를 위해서는 어떤 매개 단체나 단계가 필요한지 궁금하다.

우쎄이누 와드 : 한국의 문화교류에 대한 수요는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물론 인프라쪽, 한국의 비엔날레 같은 국제행사에도 수요가 많다. 이는 기관간의 협력만으로 충족될 수 없다. 일관성 있으면서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교류가 있어야 한다. 아동분야의 경우, 아이들은 감수성이 뛰어나고, 편견이 없기 때문에 이미 아이디어가 확립된 대상(어른들)과는 차별되는 강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동분야의 협력은 매우 큰 반향을 가져올 수 있다. 세네갈과 한국의 문화기관이 이런 수요를 조사하는 전문 부처이므로 이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쎄이누 와드

아프리카와 문화 교류의 세계화

-알랭 고도누 (Alain Godonou_유네스코 리브르빌사무소 국장)

문화교류는 무역과 같다. 문화교류는 항상 존재했었고 사람들의 역사와 지리를 관통했다. 고고학은 멀리 떨어진 민족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런 교류들을 날마다 증명한다. 세계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최근 현상이 아니다. 오늘날 세계화는 구조화된 새로운 형태를 취한다. 고유한 정체성과 함께 아프리카가 이 특별한 세계화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문화공동체, 아프리카 문화 르네상스 헌장, 아프리카 문화 연구소, 반투 문명 센터, 아프리카 문화유산 학교와 같은 연구기관들 설립을 거쳐 만들어진 정체성은 아프리카 의사결정의 모든 차원과 행동들을 구성한다. 여기에는 흑인 노예무역과 유럽 식민지화를 겪은 아프리카 대륙의 특별한 역사도 포함된다. 예술과 문화 영역에서 아프리카와 협력할 때, 아프리카 대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창작자, 지식인, 연구자를 규합하는 범아프리카적 행사 역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런 행사들은 아프리카 문화 예술에 역동적인 삶의 리듬을 전해주었다. 우리에게는 공공행정이나 문화 산업 모두에게 원동력을 줄 수 있는 행사를 발굴하고 규범과 한계 사이에 다리를 세우는 일만 남아있다.

- 알랭 고도누 발제 내용 中



◎ 사진제공_한국문화교류원

  • 기고자

  • [theApro]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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