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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공연예술계의 ‘다음’은? 2013-07-15

말레이시아 공연예술계의 ‘다음’은?
[동향] 말레이시아 공연예술의 건강한 담소 ‘보락 아츠 시리즈’


지난 6월 15일-1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연예술센터(KLPAC)에서 예술 관계자 및 비즈니스 리더들을 위한 ‘보락 아츠 시리즈(Borak Arts Series)’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보락’은 ‘담소’를 뜻하는 말레이어로, 말 그대로 공공과 민간 영역, 창조산업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뜻에서 마련된 자리였다. .

말레이시아에 부는 변화의 바람

현재 말레이시아 문화예술계는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5월 말레이시아의 정보통신문화부와 관광부가 1987년의 전신을 이어 받아 다시 관광문화부로 재구성되었다. 현지 문화예술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광과 문화의 재결합이라며 크게 반기고 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정부도 공연예술을 지원하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말레이시아 관광문화부 산하의 국립문화예술부(National Department for Culture and Arts, JKKN)는 올해 초 국립창조산업정책(National Creative Industry Policy)의 일환으로 자국의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해 약 14억원의 기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기금은 공연장이나 장비 대여의 일부 금액을 대신 지급하는 제작비 지원부터 창작 지원, 관객 개발, 역량 강화 등 총 5개의 부문으로 나뉘며, 예술가 및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직접 지원하는 말레이시아 최초의 오픈 공모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민간 공연예술 분야에 정부 지원이 없던 말레이시아에서 최근의 변화들은 두 팔을 들고 반길만한 일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개최된 ‘보락 아츠 시리즈’는 더 의미심장한 시도로 느껴졌다.

경계를 허물고 대화를 시도하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컨퍼런스는 정부기관부터 공공, 민간, 기업 등 각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세션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사회 혹은 발제로 초청된 전문가 수만 약 50여명에 달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틀 꼬박 진행된 컨퍼런스장의 열기 또한 뜨거웠다.

말레이시아 국립문화예술부의 놀리자 로플리 국장의 개회사와 관광문화부의 옹홍펭 사무국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된 첫 날 행사에는 예술로 인한 국가의 변화, 도시의 활성화, 기업의 예술 지원을 주제로 한 토론 세션이 마련되었다. 국가의 변화 세션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호주예술위원회, 말레이시아 국립문화예술부 관계자가 참석해 각국의 상황과 각 기관의 역할 등을 소개했다. 도시의 활성화 부문에서는 페낭 공연예술센터(PenangPAC)의 총괄프로듀서 파리다 메리칸(Faridah Merican), 말레이시아무용연맹(MyDance Alliance) 대표 Bilqis Hijjas, labDNA의 공동대표 나니 카하(Nani Kahar)가 참석해 각각 말레이시아 대표 공연예술 축제 창설의 필요성, 진취적 홍보와 마케팅 등을 통한 쿠알라룸푸르 공연예술의 활성화, 그리고 쇼핑과 예술을 융합해 일상생활 속에서 일종의 창조적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퍼블리카(Publika)의 사례가 각각 소개되었다.
이 외에도 창조적 기업가 정신을 주제로 한 아크람칸 무용단의 프로듀서인 파룩 차우드리의 영상 발제, 국제협력, 청소년 참여, 예술 지원 등 총 7개의 주제로 진행된 소규모 라운드테이블 형식의 티 네트워킹 세션이 열렸다.

개막 기조 연설에 나선 로폴리 국장 말레이시아 전통 무용극 막용(Mak yong)

말레이시아, 한류에 주목하다

둘째 날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정재왈 대표의 ‘한류, 경계를 넘어’ 스페셜 세션으로 시작되었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드라마와 K-Pop 등 상업적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오늘날 문화예술, 더 나아가 한국문화 일반으로 확장되고 있는 한류의 변천 과정이 소개되었다.

한류를 주제로 특별 연설하는 정재왈 대표

이어 문화교류, 컨텐츠의 상업화, 예술의 지속가능성, 예술의 신세계 등을 주제로 한 토론 세션 등이 진행되었다. 특히 문화교류 세션에서는 말레이시아 국립예술대학(ASWARA)의 무용학장, 호주 스트레인지 프룻의 크레이티브 디렉터, 일본국제교류기금 쿠알라룸푸르문화센터 예술교류부장이 참석해 말레이시아 무용수들의 해외 진출, 스트레인지 프룻과 한국 노름마치 간의 협업 프로젝트 <비나리: 용의 노래>, 일본과 말레이시아 간의 예술 교류 사례 등을 각각 소개했다.

또한 ‘예술이 지속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 세션에서는 말레이시아 총리 직속 기관 PEMANDU의 커뮤니케이션 및 인프라스트럭쳐부장과 말레이시아 국립예술대학 무용학장, 팬 프로덕션의 총괄 프로듀서, 인스턴트 카페 씨어터 컴퍼니의 예술감독이 자리해 정부의 공연예술 지원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였다.

공식 세션이 모두 종료된 후 컨퍼런스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더 적게 말하고 많이 행동하라’라는 공연예술 타운홀 시간에는 말레이시아의 공연예술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안들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이를 단기, 중기, 장기적 관점에서 정리해보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다.

말레이시아 예술계의 더 나은 생태환경 조성을 위하여

이번 보락 아츠 시리즈를 주관한 말레이시아 공연예술 에이전시(MYPAA)의 창립자 이잔 사트리나는 민간, 공공, 창조산업 세 영역 간의 더욱 활발한 소통과 이해가 필요하다며, 각 영역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고 서로 간의 건강한 대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예술의 더 나은 생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컨퍼런스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틀간의 컨퍼런스 동안 패널과 청중이 모두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며 토론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말레이시아 공연예술계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다. 지금까지 민간, 공공, 기업 등 각각의 영역이 서로 다른 그림을 그려왔다면, 이제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 눈을 맞추고 얘기를 해보자며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건강한 대화야말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첫 걸음이 아닐까.

인스턴트 카페 씨어터 컴퍼니의 예술감독 조 쿠카타스는 “서로에게 귀 기울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마련된 것은 분명 고무적”이라며, 향후 이런 대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락 아츠 시리즈는 2013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매년 연례 컨퍼런스로 개최될 예정이다. 올해 컨퍼런스에서 한국과 호주의 공연예술을 소개했듯이, 매년 2개 국가씩 포커스 지역을 설정해 말레이시아 국내 관계자들과 해외 관계자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보락 아츠 시리즈는 말레이시아 공연예술 에이전시가 주관하고, 국립문화예술부, 관광문화부 등의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보락 아츠 시리즈 웹페이지 : http://mypaa.com.my/borak-arts/index.html

  • 기고자

  • 김은희_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전략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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