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싯그룹, 2012년 미국 투어의 결실을 맺다
[집중조명-작품] 태싯그룹 2012 미국 투어 뉴욕공연 리뷰
모던하면서 세련된 느낌의 링컨센터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Lincoln Center, David Rubenstein Atrium)의 무대 위에는 과감하게 펼쳐진 대형 블랙 스크린 아래 6대의 하얀 랩탑들이 무대와 공간 자체가 주는 트렌디한 감각을 더욱 살려주고 있었다. 200여 석의 객석을 다 채우고도 저마다 자유롭게 자리를 잡고 서서 로비 공간을 메운 관객들. 링컨센터 퍼블릭 프로그래밍 디렉터(Public Programming Director)의 짤막한 소개에 이어 호기심이 가득한 박수 소리와 함께 화이트 셔츠를 맞춰 입은 6명의 태싯그룹 멤버들이 등장하여 각자의 자리에 착석하면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한국의 일렉트로 어쿠스틱 음악과 알고리즘 음악의 혁신을 가져왔다고 표현되는 태싯그룹(Tacit Group). 12월 6일, 미국 투어의 종착지인 뉴욕에서, 그것도 뉴욕 최고의 복합전문공연장인 링컨센터에서 특별한 데뷔 무대를 가져 뉴욕을 뜨겁게 달군 시청각 퍼포먼스 그룹인 태싯그룹은 2008년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아 온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아트팀이다. ’난해한 전자음악을 대중들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는 신념아래 6명의 멤버들이 동일한 철학을 갖고 활동하기 시작, 한국 두산아트센터, 백남준아트센터, LIG 아트홀 공연, 세계 각지 예술가와 협업 등 다양한 공연과 작업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번 미국 투어는 태싯그룹이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의 2010 서울아트마켓 팸스초이스에 선정됨으로써 시작되었다. 당시 서울아트마켓을 방문했던 링컨센터 퍼블릭 프로그래밍 디렉터 빌 브레긴(Bill Bragin)이 태싯그룹의 쇼케이스를 관람한 후, 링컨센터에서의 공연 초청에 대한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이후 태싯그룹은 한국 공연예술 단체 및 작품의 해외시장 진출 및 유통 개발을 지원하고자 시작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의 ’센터 스테이지 코리아’사업 및 ’커넥션사업’의 ’한-미 커넥션(Korea/US Connection)’의 일환으로 현대 공연 및 시각예술의 창작과 투어 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원하는 미국 연합기관인 NPN(전미공연예술연합, National Performance Network, MCA(Museum of Contemporaty Art Chicago) 그리고 레젼 아츠(Legion Arts)와 협력하여 2012년 11~12월, 미국 내 아이오(Iowa)와 주 시더 래피즈(Cedar Rapids), 시카고(Chicago), 그리고 뉴욕(New York) 등 3개 도시 투어 공연을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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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싯그룹의 |
"HELLO, GOOD TO SEE YOU, WE ARE TACIT GROUP"
태싯그룹이 공연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아트리움은 링컨센터 캠퍼스에 진입하는 첫 관문의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맨해튼 62가와 63가 사이 브로드웨이에 자리잡은 아트리움은 링컨센터 캠퍼스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공연과 전시 등의 정보와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며, 링컨센터 캠퍼스 투어가 시작되는 기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누구나 언제든지 편안히 들어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대중을 위한 공간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 미국의 대표적인 대형할인점인 타겟(Target)의 후원으로 전석 무료, 선착순 입장의 "타겟 무료 목요일(Target Free Thursdays)" 프로그램이 진행되는데, 태싯그룹의 공연도 바로 이 프로그램 중 하나로 진행되었다. 본 프로그램은미국 내 아티스트, 링컨센터 상주단체뿐 아니라 전 세계의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을 선보이는데, 고전 클래식 음악에서부터 월드뮤직, 재즈, 힙합, 락, 소울, 팝 등 모든 장르의 다양한 음악 라인업을 대중들이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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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악> 공연 모습 |
두 번째로 선보인 작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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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과 공연예술, 그리고 복합미디어아트분야를 망라하는 혁신적 작품을 창작하는 태싯그룹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디지털 기술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언어, 게임 등 다양한 소재를 접목하여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테크노 뮤지션 가재발, 전자음악가이자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인 장재호, 미디어 아티스트 N2 등 구성하고 있는 멤버들만 보아도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태싯그룹은 음악적 기교와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색다른 퍼포먼스를 관객들에게 제공하지만 이러한 작업을 함으로써 멤버들 자신도, 또 작품을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새로운 시각으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역시 라이브 현장 공연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발상과 창작 작품들의 면모를 뉴요커들과 함께 대화하고 폭소하며 한바탕 즐겁게 공연한 태싯그룹의 이번 뉴욕 데뷔 무대는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영국 작가 팀 노울스(Tim Knowles)의 작품 중 <나무가 그리는 그림(Tree Drawing)>처럼 나뭇가지 끝에 연필을 매달아 놓고 캔버스를 놔두면 바람이나 외부 요인에 의해 그림이 완성되는 것처럼 우리가 시스템만 갖추어 놓으면 매 순간순간의 무대마다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나가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던 태싯그룹. 앞으로 이번 미주 투어를 계기로 뉴욕뿐 아니라 타 지역에서도 작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관객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열린 공연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참조기사>
NBC New York 태싯그룹 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