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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 맞이하는 시나르(CINARS),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로 거듭난다 2012-11-27

서른 살 맞이하는 시나르(CINARS),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로 거듭난다
[W&W]알랭 파레(Alain Paré)_시나르 총감독


시나르(CINARS, Conférence Internationale des Arts de la Scéne)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공연예술 아트마켓이다. 명칭에 아트마켓이라는 말은 없지만, 아트마켓의 선구자로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984년 캐나다와 퀘벡주를 대표하는 국제교류의 플랫폼으로 창설된 시나르는 11월 열리는 격년제(Biennale) 행사이다. 올해 15회 마켓이 12∼18일 몬트리올 페어몬드 퀸 엘리자베스 호텔(Fairmont Le Reine Elizabeth Montréal)을 중심으로 개최됐다. 2014년이면 창설 30주년을 맞이한다.



이 아트마켓의 기획자로 창설 이후 지금까지 시나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대표 겸 총감독 알랭 파레(Alain Paré, 62)를 아트마켓 기간 중인 11월 14일에 만났다. 개인적으로 그간 몇 번 어디선가 만나 명함을 주고받은 기억이 있지만, ‘나는 그를 알고 그는 나를 모르는’ 어정쩡한 관계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를 통해 시나르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알아보는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KAMS)가 주관하는 ‘서울아트마켓(PAMS)’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자 요청해서 만난 자리였다. 그는 시종일관 열정적인 태도로 경청하며 유익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알랭 파레(Alain Paré) 인터뷰 현장

Q : 서울아트마켓의 설립 초기부터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준 것으로 안다. 우선 고마움을 전하면서, 지금도 서울아트마켓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지.

A : 지난 2009년 방문을 끝으로 서울아트마켓엔 가지 못했다. 마켓에 참가하고 돌아온 몬트리올의 친구들로부터 조직이 잘 정비됐으며, 해외 참가자들 간 커뮤니케이션도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다.

Q : 격년제인 시나르가 15회를 맞이했다. 아트마켓의 선구자로서, 또한 많은 다른 나라의 아트마켓 창설의 동인으로서 그간의 감회를 말해 달라.

A : 28년 전 이곳(캐나나-퀘벡-몬트리올)도 2005년 서울아트마켓이 탄생할 그 무렵과 주변 환경이 비슷했다. 젊은 아티스트 중심으로 외국 진출의 욕망은 높았으나 전문성은 부족했다. 시나르는 그런 열망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수많은 고민 끝에 태어났다. 실용을 추구하는 비영리 기관으로서, 공연예술 부문에 종사하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예술가와 예술 행정가의 길잡이가 되고자 애써왔는데, 그런 목표를 어느 정도 성취했다.

Q : 발족 당시와 지금을 비교해서, 목표와 내용에서 변화가 없다는 말인가?

A : 초창기 목표는 원대했으나 캐나다에서 차지하는 시나르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적어도 5회까지 소규모 행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시나르와 예술가들 사이의 상보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순조롭게 도약의 단계로 올랐다. 한국도 이런 발전과정을 거쳐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

이쯤에서 올해 시나르의 규모를 살펴보자. 시나르는 부스전시와 ’공식 프로그램’ 쇼케이스, 자발적 참여 프로그램 중심의 ‘오프-시나르(OFF-CINARS)’, 워크숍과 컨퍼런스로 구성됐다. 구성상으로 보면 서울아트마켓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오프-시나르는 서울아트마켓의 동 기간 동안 페스티벌과 극장 프로그램의 일부와 연계한 ’팜스링크(PAMS Link)‘와 비슷한 데, 보다 적극적으로 시나르의 중심 프로그램으로 들어와 있는 점이 특징이었다.
이게 오히려 시나르의 가운데 축이다 싶을 정도로 공연단체와 참가자들의 반응도가 높았다. 단체들이 직접 공간(Venue)을 임대해 공연한다는 점이 역시 역동성을 부추겼다. 아무튼, 올해 시나르에서는 23개 공식 프로그램(캐나다 16, 벨기에 3, 한국 1, 프랑스 1, 스웨덴 1, 핀란드 1)과 14개 나라에서 온 77개 오프-시나르 등 1백70여 개의 각종 이벤트가 선보였다. 페어몬드 호텔 3층에 마련된 부스는 1백30여 개 정도였다.

Q : 어느 행사든 적당한 때가 되면 변화는 불가피하다. 시나르도 내후년이면 30년이 되는 데, 지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할 생각인가?

A : 우리도 변화는 필요하다. 공연예술의 양식과 콘셉트가 변하는 마당에 아트마켓이라고 안주할 수는 없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뉴테크놀로지가 일 하는 방식과 생활양식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런 흐름이 공연예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주시하고 있다. 국제 공동프로젝트의 개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첨단 기술 플랫폼이 서로의 창작에 도움을 주며 기여할 수 있는 장단기 방안에 대해 모색 중이다.

Q : 자칫 그런 시도는 동반자로서 국제교류의 쌍방향성을 왜곡할 수 있지 않을까? 각국 문화예술의 정체성 같은 것 말이다.

A : 뉴테크놀로지가 오히려 그 반대의 현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타 국가의 전문성과 특수성에 대한 정보 공유 등을 통해 정체성을 인정하며 새로운 방향과 색깔을 찾을 수 있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이 그런 면에서 매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이를 테면 세계의 표준 역할을 하는 ‘미국의 방식과 다른 그 무엇’을 찾고자 노력하는 일이다.

Q : 시나르가 열리는 이곳 몬트리올은 퀘벡주에 속해 있다. 퀘벡주는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캐나다의 다른 지역과 달리 불어권 지역으로,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포위된 섬’과 같다. 시나르는 이런 ‘특수한’ 상황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나?

A : 분명히 말하지만, 시나르는 퀘벡보다 캐나다 공연예술의 활성화를 위한 국제적인 플랫폼으로 탄생했다. 따라서 시나르가 퀘벡만을 대표하진 않는다. 대개 참가 단체를 보면 궤벡과 그 외 캐나다 지역, 해외 참가 비율이 4 : 2 : 4 정도이다. 언뜻 궤벡의 비율이 높아 보이지만, 실상 캐나다에서 제작된 공연 가운데 퀘벡주의 비율이 36%에 이른다.

 

정재왈_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알랭 파레(Alain Paré)_시나르 총감독

Q : 시나르의 프로그램 구성에서 공식프로그램과 오프-시나르를 구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선별 기준이랄까.

A : 공식프로그램은 주최측에서 나름의 기준으로 선정한다는 점에서 서울아트마켓의 그것과 같을 것이다. 회사(단체)의 구조와 독창성,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위원들이 판단을 내린다. 반면 오프-시나르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스튜디오(공연장)를 빌려 공연하면 된다. 부스도 알아서 설치한다. 다만 공식 프로그램의 경우, 오후 6시 이전에 공연을 끝내도록 한다. 참가자들에게 이후에 열리는 오프-시나르의 관람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대충 회가 거듭 할수록 여러 지표를 종합하면 10∼15%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Q : 앞으로 계속 격년제를 유지할 계획인가?

A : 마켓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불편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격년제 개최는 고수할 생각이다. 한 해는 공연예술 단체와 예술가들, 참가자들의 훈련과 기획에 몰두하고 그 결과를 다음해에 마켓으로 실행하는 방식이다. 새로 진입하는 단체들에게는 이런 여유를 통해 경험의 부족을 만회할 수 있어 좋다.

동아시아와 호주 등에 개최하고 있는 아트마켓이 최근 변화를 모색하거나 실천하고 있다. 도쿄아트마켓은 올해 지역 협력 개최를 명분으로 도쿄를 벗어나 요코하마(TPAM in Yokohama)에서 열렸다. 격년제인 호주도 내년 애들레이드에서 브리스번으로 장소를 옮겨 개최한다. 나름 이유가 있어 변화를 모색하는 각국의 노력이 분주한데, 서울아트마켓도 이런 변화를 외면할 수 없다. 시나르는 어떨까, 물었다.

Q : 국제교류를 통한 자국 공연예술의 해외진출 지원이라는 아트마켓의 효용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시나르의 앞날은?

A : 효용성의 측면에서 시나르는 그동안 캐나다의 공연예술 발전에 큰 기여를 했다. 성과를 측정하는 지표로서 ‘경제적인 수입’과 ‘가시성(visibility)’을 꼽는데, 서베이 결과로 보면 시나르는 그동안 1천만∼1천2백만 달러 이상의 효과를 창출했다. 미디어 노출은 국가의 홍보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시나르의 앞날은 밝다 하겠다. 다만, 우리도 변화는 필요하다. 예술가와 관계자들을 벗어나 보다 일반 대중들에게 다가서고자, 대중 친화적인 페스티벌 형태로 탈바꿈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와 같아서 30주년이 되는 2014년부터는 그런 모습으로 선보일 것 같다. 소위 ‘예술감독 위원회’ 같은 기구에서 프로그램 선정을 주도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이와 같은 시나르의 새 비전을 통해 개인적으로 많은 영감을 얻었다. 거의 30년을 한 조직의 수장으로 장수하도록 돕는 캐나다의 시스템이 한편으로 부러웠고, 그것을 실현한 한 인간의 재능과 뚝심이 또한 부럽기도 했다.

  • 기고자

  • 정재왈_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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