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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꾸준한 창작작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2012-08-28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꾸준한 창작작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Who&Work] The 광대_김서진 연출가, 권보라 기획자


막이 내려도 흥이 넘쳐 어깨가 들썩이는 작품이 있다. 2012년 팸스초이스(PAMS Choice)로 선정된 연희집단 The 광대 <홀림낚시>는 광대들이 양복을 말쑥하게 차려 입고 등장하여 탈춤, 병신춤, 버나놀이 등 한국 고유의 움직임과 소리로 익살과 해학의 놀이를 빚어낸다. 춘천마임축제, 하이서울페스티벌, 안산거리극축제, 과천한마당축제 등을 통해 국내 관객들을 만나왔으며, 이제 해외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 연희집단 The 광대의 권보라 기획자, 김서진 연출가를 만났다.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꾸준한 창작작업을 통해 성장하고 있다.

Q: 연희집단 The 광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A 권보라 (이하 권) : 많이 알려진 바와 같이 The 광대의 단원들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연희과 졸업생들과 서울예대 졸업생들, 그리고 고성오광대 이수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원(기획자는 이들을 ‘단원들’이라기보다는 ‘광대들’이라 칭했다)들이 연희자로 창작활동에 힘쓰고 있으며, 음악 등의 창작스텝은 외부에서 호흡이 잘 맞는 분들을 섭외하여 작업을 함께한다. <홀림낚시>를 연출한 김서진 연출가는 <아비찾아 뱅뱅돌아>부터 <홀림낚시>, 최근작인 <굿모닝 광대극>까지 총 세 작품을 함께했다.

Q: 전통연희를 하는 단체로서 전통의 계승과 전통의 현대화 사이에서의 고민이 많을 것 같다.

A 권 : 전통 연희자들에게는 ‘명인’이 되는 것이 보편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연희자들 스스로도 항상 전통의 계승과 이를 현대화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다. The 광대의 단원들은 양쪽에서 고성오광대 이수자로서의 활동 등 전통계승의 역할과,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이를 현대화하여 창작하는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The 광대가 좀 더 무게를 두는 쪽은 사실 창작 작업이긴 하지만, 순서적으로는 전통연희를 제대로 알고 이를 현대화한 작품을 접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The 광대는 순수 전통연희 작품인 <놈놈놈>을 통해 매번 전통연희를 생소하게 느끼는 관객을 만나면서 전통을 알리고, 전통을 기반으로 하되 동시대성을 가진 <홀림낚시> 등의 창작품을 꾸준히 작업하면서 관객과 함께 소통하고 성장하고 있다.

Q: 워크숍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나? 워크숍이 작업에 영향을 미치고 작품으로 발전되는 과정이 궁금하다.

A 김서진 (이하 김) : 전통연희 기량에 대한 자체적인 워크숍이나,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 워크숍, 현대무용이나 타악 등 다른 장르와 결합하여 진행되는 워크숍이 있다. 워크숍의 목적은 표현의 소재를 넓히고,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과 더불어 광대들의 개인적인 기량과 특기를 찾아내서 작품에 활용하는 것이다. <홀림낚시>를 준비하면서 진행한 움직임 워크숍을 통해, 탈춤사위가 몸에 밴 광대들이 정장을 입고 일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도록 훈련하는 데에 큰 도움을 받았다.

 

권보라 기획자 김서진 연출가

거리극을 통해 관객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Q: <홀림낚시>의 사전적 의미는 ‘속임낚시의 북한어’라고 한다. 이러한 제목을 갖게 된 작품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출발하게 되었나?

A 권 : 시작은 ‘거리극 작품을 만들어보자’ 라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기존 The 광대의 작품들이 연희를 극장으로 가져가는 작업들이었던데 반하여, 전통연희의 마당성을 살리는 콘셉트에 현대적인 주제를 접목하는 시도를 해 보기로 했다.

김 : 자료조사를 하던 중에 밀양백중놀이를 보고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밀양백중놀이는 바쁜 농사일을 끝내고 벌이는 민중들의 축제인데, <홀림낚시>에서는 내용 현대화를 위해서 그 시절의 민중을 지금의 샐러리맨으로 설정하고 연출하였다. 그리고 밀양백중놀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병신춤을 연출하면서 우리는 유하의 <오징어> 라는 시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 1<오징어>는 바쁜 현대인들이 개개인의 행복과 직접적인 연결이 안 되는 가짜 빛에 홀려서 사는 모습이 오징어배의 불빛에 홀린 오징어같다고 풍자한 시이다. 우리는 그런 현대인들의 모습을 오징어 탈을 쓰고 춤으로 표현하였다.

권 : <홀림낚시>의 전체 제작기간은 5개월 정도가 소요되었는데, 프리-프러덕션 기간 동안 작품의 주체가 되는 샐러리맨의 특징을 무대로 가져오기 위해 리서치를 하고, 워크숍을 통해 움직임으로 승화시켰다. 리서치는 직장인들이 많은 광화문 등지에서 진행되었고, 단원들이 모여 출•퇴근 시나 휴식을 취할 때의 샐러리맨의 모습과 습관 등을 관찰했다. 단원들 대부분이 직장생활과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걸음걸이, 습관, 상사와 함께 있을 때의 태도, 자세 등을 파악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Q: <홀림낚시>가 첫 거리극임에도 불구하고 광대들에게는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듯 익숙해 보였다.

A 김 : 처음 거리극에 대한 시도를 할 때만 해도 단원들 개개인이 넌버벌이나 거리극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국내외 공연예술축제에서 이에 대한 위치와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어려웠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작품을 통해 관객을 만나면서, 관객들은 배우의 에너지를 생동감 있게 느끼고, 단원들은 관객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광대들의 만족도가 매우 크다.

권 : 우리는 <홀림낚시>를 축제뿐 아니라 도심 한복판의 빌딩촌에서 점심시간 직장인들을 위해 공연을 하기도 했다. 보통 축제에서는 많은 관객들이 마음을 열고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 반면, 도심에서 만났던 직장인들은 경직된 상태로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품을 관람하면서 느끼는 공감대는 훨씬 깊었고, 작품을 대하는 모습 또한 훨씬 진지했다. 유머를 접목하긴 했지만, 샐러리맨들의 삶의 한 단면에 거울을 들이댄 느낌 같이 감정이 더 진하게 느껴졌을 것이라 생각된다.

권보라 기획자 (왼쪽) 와 김서진 연출가 (오른쪽)  

관객이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싫다.

Q: 국내 및 해외에서의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

A 권 : The 광대는 국내에서는 꾸준히 관객을 만나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는 아직 주목할 만한 성과는 없으나, 국제교류를 처음 시작하는 단체로서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는 적합한 기회를 찾고 있다. 최근 국제교류의 흐름이 투어보다는 협업이나 레지던시 등으로 흐르다 보니 이와 같은 제안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다. 올해 팸스초이스에 선정되면서 팀 운영 체제를 정비하는 등 해외를 대상으로 좀 더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자 준비중이다.

Q: 이 인터뷰를 볼 해외 공연예술관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권 : <홀림낚시>는 축제 관계자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이라 생각된다. 도심이 좀 더 어울리긴 하지만 장소에 국한되는 작품은 아니며, 한국 전통연희와 현대적인 부분을 같이 보여줄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 The 광대는 기술적으로도 알아주는 기량을 갖추고 있으면서, 젊은 세대의 전통 연희자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창조적이면서 감각적인 면을 작품에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최대의 매력이다. 작품이 기술적으로 어느 단계 이상이면, 매력도를 결정하는 것은 단체가 가진 개성 있는 컬러이다. 그런 면에서 The 광대의 컬러는 해외관객을 홀리기에도 충분하다고 본다.

 

<홀림낚시> <홀림낚시>

Q: The 광대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감상 팁이 있다면?

A 김 : <홀림낚시>는 세 개의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나가는 관객이 어떤 순간부터 보기 시작해도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장면을 독립적인 그림이 되도록 연출하였다.

권 : The 광대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싫어한다. 작품 또한 보이는 대로 이해하고, 관객 자신의 이야기와 접목시켜 느끼면 된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 질문을 했다. 기획자와 연출자는 고심 끝에 한 가지 답을 냈지만, 그래도 The 광대 안대천 대표에게 의견을 물어야 한다며 서둘러 전화를 걸었다. 질문을 받은 대표는 일말의 고민 없이 앞서 나온 답과 똑같은 대답을 내어 놓았다.

Q: The 광대 에게 관객이란?

A 권 : 같이 놀 수 있는 친구.




1오징어
-유하

눈앞의 저 빛!
찬란한 저 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광명을!

  • 기고자

  • 임수빈_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전략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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