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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레 파넬라 _ 이탈리아 인터시티페스티벌 예술자문 2012-04-02

2013년, 피렌체-서울을 잇는다
[Who&Work] 미켈레 파넬라 _ 이탈리아 인터시티페스티벌 예술자문


꽃의 도시 피렌체. 그 이름 그대로 르네상스 문화와 예술이 화려하게 꽃피고, 올리브 나무와 레몬 향이 온 도시를 뒤덮고 있는 도시 피렌체 근교에 세스토 피오렌티노(Sesto Fiorentino)라는 자그만 마을이 있다. 이곳의 오래된 레몬 저장고를 개조해 만든 테아트로 델라 리모나이아(Teatro della Limonaia, 이하 레몬극장)는 그 특별한 공간만큼이나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극장이다.

1987년 예술감독 바르바라 나티비(Barbara Nativi)의 지휘 하에 개관 이래 줄곧 젊고 새로운 극작가와 배우들을 발굴, 육성하면서 토스카나 지역 연극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왔으며, 매년 인터시티페스티벌(Intercity Festival)을 통해 세계 각 도시의 공연예술을 이탈리아에서 새롭게 꽃피우고 있다. 내년 인터시티페스티벌의 테마 도시는 바로 ‘서울’이다. 이의 사전 리서치를 위해 서울을 방문한 인터시티페스티벌의 예술자문 미켈레 파넬라(Michele Panella)를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났다.

미켈레 파넬라

세계와 이탈리아를 잇는 다리

Q: 어떤 배경과 계기로 인터시티페스티벌과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A: 국제정치학을 전공했고, 배우로 활동하던 중 바르바라 나티비 연출을 만났다. 인터시티페스티벌의 초대 예술감독인 그녀는 나의 진정한 멘토였다. 그녀와 많은 작업을 함께 했고 순회공연도 여러 번 다녔다. 2005년 인터시티페스티벌 개막일 다음날에 바바라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것은 우리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 이후 드미트리 밀로풀러스(Dimitri Milopulos)가 예술감독 직을 이었고, 나는 그와 함께 인터시티페스티벌과 극장의 겨울 시즌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고 새로운 것을 소개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군데 머무르기보다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전에는 이탈리아국립극장 등에서도 근무했었는데, 바르바라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인터시티페스티벌에 집중하고 있다.

Q: 인터시티페스티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특히 주요 프로그램인 ‘시티 투 시티’(City to City)는 특정 도시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A: 인터시티페스티벌은 1988년 처음 시작된 축제로 새로운 극작과 새로운 예술가, 새로운 메소드 등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탈리아에 소개하는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해왔다. 그간 사라 케인(Sarah Kane), 데레보(Derevo), 로베르 르파주(Robert Lepage), 욘 포세(Jon Fosse), 마리우스 폰 마이엔부르크(Marius von Mayenburg) 등 세계 유수의 예술가, 단체들이 이 페스티벌을 통해 이탈리아에 소개되었다. 현대연극을 중심으로 현대무용, 시각예술, 다원예술 등을 아우르고 있으며, 영화 섹션이 따로 진행되고 축제 기간에는 전시회도 함께 열린다. ‘시티 투 시티’는 인터시티페스티벌의 가장 중점적인 프로그램이다. 매년 한 도시의 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여 그 나라의 예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인터시티페스티벌이 피렌체와 세계 각국의 도시, 나아가 이탈리아와 전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Q: 그간 인터시티페스티벌을 통해 어떤 도시들을 소개했나? 그리고 이번에 ‘시티 투 시티’의 아시아 첫 도시로 서울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A: 1987년 첫 테마도시로 뉴욕을 선택한 이래 모스크바, 스톡홀름, 부다페스트, 몬트리올, 마드리드, 리스본, 런던, 파리, 베를린, 아테네 등을 소개했고 올해는 헬싱키를 주제로 준비 중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내년 한국이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 측에서 제안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한국을 아시아의 첫 국가로 소개하고 싶었다. 지난 가을 피렌체의 영화제에서 본 몇 편의 한국영화가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최근 스톡홀름에서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에게 한국작품에 대한 소개를 받으면서 한국공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파리나 베를린 같이 잘 알려진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관객들도 더 신선하게 느낄 것 같다.

<야상곡>(Notturno) 
레몬극장 제작, 바르바라 나티비 감독(2002)
<쌍둥이-첫단계>(Twins–Primi Passi)
레몬극장 제작, 바르바라 나티비 감독(2005)

Q: 축제의 테마로 정해진 도시에 대해 무엇을 가장 중점적으로 소개하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해당 도시 및 국가와는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을 교류, 진행하나.

A: 일단 컨템퍼러리 연극을 위주로 6~8개의 작품을 소개하려고 한다. 한국의 여러 극장 및 축제, 그리고 유럽 내 한국문화원의 도움을 받아 우리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만한 작품들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간 페스티벌을 통해 해당 도시의 작품을 초청하기도 하고, 그곳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레몬극장에서 제작을 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희곡으로 우리가 새로 제작하거나 한국의 연출가를 초청해 이탈리아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축제 기간 중 전시회와 한국영화제도 진행할 예정이다.

Q: 축제의 주최 극장이긴 하지만 레몬극장만으로는 전체 프로그램을 수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떻게 진행하고, 축제 운영재원은 주로 어디에서 마련하나.

A: 축제 기간에는 레몬극장을 중심으로 피렌체 및 근교에 있는 세 개 정도의 극장에서 축제를 진행한다. 축제의 재원은 세스토 피오렌티나시(市)와 피렌체시(市), 그리고 토스카나 연방 문화부로부터 지원금으로 이루어진다.

유럽 극장과의 활발한 네트워크

Q: 인터시티 페스티벌(10~11월) 외 기간에 레몬극장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은 무엇인가.

A: 1995년부터 겨울 시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주로 이탈리아의 신진 극작가와 연출가들을 초청해 이탈리아 현대연극을 제작, 상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외에 상주극단 프로그램도 따로 운영하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 정도 연기와 화술 워크숍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Q: 본래 레몬 저장고로 사용하던 곳을 극장으로 개조했다고 들었는데, 극장의 공간적 특징은 무엇인가.

A: 레몬극장은 토스카나에서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운 극장이다. 유서 깊은 고택 빌라인 코르시 살비아티(Villa Corsi Salviati) 일부를 극장으로 개조한 공간으로 극장 전체가 레몬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매우 아름답다. 무대는 길이 12미터, 폭 8미터로 상당한 깊이감을 지니고 있으며, 전체 좌석수는 90에서 140석 정도로 공연의 특성에 따라 조절이 가능한 가변형이다. 객석은 상당히 높은 단에 마련되어 있어서 긴 무대를 바라보기에 적합한 시야를 제공한다. 이동성과 가변성이 뛰어난 무대와 객석은 모두 컨템퍼러리 공연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레몬극장을 특성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극장 내에 1만2천편 정도의 대본을 소장한 대본 도서관도 운영하고 있다.

레몬극장
Q: 독일의 극장 샤우뷔네(Schaubühne) 관련기사보기, 영국의 로열코트극장(Royal Court Theatre), 프랑스의 콜린국립극장 등 서유럽 제작극장과 함께 ‘유럽창작극 제작극장네트워크’(New European Writing(N.E.W) Theatre Network)를 맺는 등 유럽 극장들과의 교류가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A: ‘유럽창작극제작극장네트워크’는 예전에 중점을 두고 진행한 교류 창구였다. 최근에는 이들 극장을 넘어 전 유럽을 상대로 다양한 정보 교환과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요 몇 년 동안은 북유럽 극장들과의 교류에 힘쓰고 있다. 우리가 특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새로운 극작의 교류이다. 이를 위해 영국의 국립극장과 함께 1997년부터 ‘인터시티 커넥션’(Intercity Connection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젊은 예술가를 위한 프로젝트로 영국국립극장에서 젊은 작가를 초빙해 십 대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작품을 쓰게 하고, 이를 어린 배우들과 함께 매년 세 작품 정도를 만들어 공연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함께 했던 아이들 중에는 벌써 연출가로 활동하거나 배우로 데뷔한 친구들도 있다.

현재 우리 극장은 로열코트(Royal Court Theatre), 국립극장 등 런던의 극장들과 함께 2세대 이민 작가를 대상으로 새로운 글쓰기를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유럽에는 수많은 이민자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각 세대별로 조금씩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이민 1세대 같은 경우 여전히 자신들의 뿌리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3세대들은 자신들의 뿌리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2세대인데, 그들은 부모 세대를 통해 자국의 언어, 문화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면서 동시에 그로부터 분리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2세대 유럽 이민 작가에 대한 집중적인 조명을 하고자 한다.
관련링크

| 레몬극장(Teatro della Limonaia) 바로가기
| 인터시티페스티벌(Intercity Festival) 바로가기
| 영국국립극장 (National Theatre) 바로가기
  • 기고자

  • 김주연 _ 남산예술센터 드라마터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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