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노만 아모어 _ 푸쉬페스티벌 총감독 2012-03-20

밴쿠버 현대공연예술의 창
[Who&Work] 노만 아모어 _ 푸쉬페스티벌 총감독


겨울이 되면 밴쿠버는 비의 도시가 된다.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만 해가 뜨고 대부분의 시간은 비가 내린다. 겨울비가 하염없이 내리는 1월에 밴쿠버에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내실 있는 공연축제인 푸쉬페스티벌(PuSh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이 열린다. 푸쉬페스티벌은 장르에 구애 받지 않고 혁신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공연예술축제 중 하나이다.

올해로 8회를 맞은 푸시는 총 16개의 공식초청작을 선보였다. 근거지인 밴쿠버의 공연 5개, 밴쿠버 외 지역의 캐나다 공연 2개, 그리고 나머지 9개 공연은 아시아와 유럽, 남미 등에서 초청한 공연들이다. 푸쉬페스티벌의 공동 설립자중 한명인 노만 아모어(Norman Armour)는 총감독으로서 푸쉬페스티벌을 이끌어 오고 있다. 배우와 연출자로서 오랜 활동을 해온 그는 캐나다의 서쪽 도시 밴쿠버와 글로벌 공연예술계의 교류 통로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축제가 끝나고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마무리 행정업무로 분주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노만 아모어

배우에서 축제감독까지

Q: 푸시페스티벌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들을 했나.

A: 원래는 밴쿠버가 아닌 토론토 출신이다. 1980년대에 밴쿠버에 있는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Simon Fraser University)에서 현대예술을 공부했다. 내 전공은 하나의 장르에 치중하지 않는 학제간 수업(interdisciplinary)이어서 무용, 연극을 중심으로 시각예술과 영화 등을 공부했고 실습의 기회도 많은 편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무용단체에서 활동했고, 토론토나 위니펙 그리고 미국에서도 잠시 배우로 활동했다. 1990년경이 나에겐 변화와 결정의 시기였는데, 밴쿠버에 머물지 토론토, 몬트리올이나 뉴욕으로 갈지 고민했다. 밴쿠버에 머물기로 결정하고, 토론토에서 온 친구와 함께 럼블프로덕션(Rumble Production)이라는 극단을 공동설립했다. 2005년 까지 대표를 맡았는데, 그 극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업하는 혼성장르(interdisciplinary)의 작업들을 주로 만들었는데, 공연작품뿐만 아니라 라디오나 텔레비전드라마 제작도 했다.

Q: 배우와 연출의 경험이 축제경영에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A: 푸쉬를 시작하기 전 나의 활동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배우로서의 활동이었다. 연극과 영화, 방송드라마에 출연했고, 꾸준히 연출 작업을 해왔다. 본격적으로 관리업무와 제작 업무를 시작하면서 2000년경 배우활동은 그만뒀지만, 연출 작업은 최근까지도 해왔다. 연기와 달리 연출과 매니지먼트는 어떤 면에서 매우 닮은 활동이다.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자원들을 잘 조직해서 무언가를 잘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특히 닮았다.

럼블프로덕션을 운영하면서 경영적인 부분에도 책임이 있었다. ''C7''이라는 마케팅 회사와 긴밀히 협업했는데, 많은 공연단체의 레퍼토리들을 결합해 한 창구를 통해 마케팅 하는 것이었다. 중소 공연단체의 활동을 하나로 묶어 더 큰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고, 보다 눈에 띄는 활동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었다. 점차 관리 업무에 대한 역할이 커지면서 배우는 관두게 되었다. 2005년에 푸쉬페스티벌이 시작되었는데, 럼블프로덕션과과 터치스톤시어터(Touchstone Theater)가 공동으로 축제를 만들었고, 3회째 이후부터 별도의 운영 사무국과 이사회를 세워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2005년 이후에는 가끔 연출 작업을 하지만 푸쉬페스티벌에 집중하고 있다.

Looking for a Missing Employee _ 라비 무르에(레바논) After Trio A + Beginning _ 안드레아 보직(네덜란드)
2012 푸쉬페스티벌 메인공연

‘장르간의 경계’를 경계하다

Q: 푸쉬페스티벌의 미션은 무엇이며 밴쿠버 공연계에 어떤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하나.

A: 첫 번째는 예술장르가 지나치게 분리되지 않았으면 했다. 물론 푸쉬페스티벌의 모든 작품들이 혼성장르의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모든 작품이 적어도 장르간의 경계를 두지 않고자하는 동일한 의지와 생각이 있는 작품들이다.

두 번째는 ‘동시대’라는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 스스로가 예술가였기 때문에 그러한 욕구가 더 있었다. 밴쿠버 지역의 예술가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것, 그리고 미디어와 다양한 공연예술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는 이사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가령 새로운 작품에 대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주류가 있는 반면 또 어디의 누군가는 이런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품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관객층을 넓혀왔다. 이미 수준이 높아진 관객들이 지역의 혁신적 공연에 주목하게 만든 것이 우리 축제의 성과 중 하나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지역의 공연단체와 예술가들에게 세계적 수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또한 축제기간에 방문하는 해외 전문가들에게 밴쿠버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우리 커뮤니티와 다른 지역의 커뮤니티가 만나고 활발한 논의의 단초를 만들어가길 바랐다. 또한 비즈니스적 측면에서도 지역의 작품들이 더 많이 초청의 기회를 얻게 된 것도 중요하다. 물론 예전부터 몇몇의 도전적인 밴쿠버의 예술가들은 다른 지역이나 해외와의 교류를 도모하기도 했지만 고정적인 통로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지역의 예술가나 프로듀서들이 세계적 기준에서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푸쉬페스티벌은 밴쿠버에 일정 정도의 예술적 영감과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며,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밴쿠버가 북미와 세계의 예술계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해왔다고 생각한다.

Q: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다고 들었다.

A: ‘영 앰버서더’(Young Ambassador)라는 작지만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열 명의 20대 창작자들이 ‘영 앰버서더’로서 해외예술가들의 작업에 참여한다. 무대의 셋업이나 공연장 밖에서 해외공연단이 푸쉬페스티벌과 밴쿠버라는 도시, 그리고 공연계와 교류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해외예술가들과 친밀해지고 그들의 생각을 듣게끔 하고 있다. 그리고 젊은 예술가 한명을 협력예술가(Associated artists)로서 작품에 결합시켜, 그가 공연 후에 ‘예술가와의 대화’를 조직하고, 젊은 관객들을 초대하여 사회자 역할을 맡아 이야기를 주도하기도 한다. 보통 ‘예술가와의 대화’가 나이 많고 경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진행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그리고 정규무대가 아니더라도 ‘클럽 푸쉬’(Club PuSh)를 통해 젊은 예술가 누구나가 자신의 작품의 일부나 ‘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오픈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 앰버서더 Best Play / Worst Play _ 에밀리에 사이밍톤 페디
2012 푸쉬페스티벌 클럽푸쉬 참가작

중요한 건 작품의 퀄리티

Q: 요즘 밴쿠버 공연계의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특별히 북미 다른 지역과의 차이점을 집어내기는 어렵지만, 규모가 작더라도 작품의 완성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장소특정적 작업들이 늘고 있다. 캐나다의 공연예술축제는 5-6월이나 1-2월의 두 시즌에 많이 열리는데 5-6월에는 전통적이거나 주류의 예술축제들이 열리고, 1-2월에는 조금 작은 규모의, 실험적이거나 독립적인 젊은 성격의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5-6월 축제로는 몬트리올의 트랜스아메리카페스티벌(Festival TransAmériques), 토론토의 루미나토페스티벌(Luminato Festival), 퀘벡의 카르프국제연극페스티벌(Carrefour International de Théâtre)이 있다. 이 축제들은 야외와 실내를 활용하여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대규모 공연 중심이다. 푸쉬페스티벌처럼 1-2월에 열리는 축제로는 캘거리의 캘거리국제예술축제(High Performance Rodeo), 에드몬튼의 카누연극페스티벌(Canoe Theatre Festival) 등이 있다. 이들 축제들은 핫 시즌을 비껴서 열리기 때문에 작은 공간에서 실험에 몰두하거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하다.

Q: 캐나다의 다른 지역이나 미국과의 협업 방식을 소개해달라.

A: 미국과는 주로 북서 지역 실험공간들과 협업하고 있다. 시애틀의 온더보드(On The Boards)나 포틀랜드현대예술협회(Portland Institute for the Contemporary Arts: PICA)관련기사 보기등과 함께 해외공연 초청을 연계하는 일을 한다. 유럽이나 아시아의 작품을 같은 기간에 연계하여 초청하여 비용을 분담하고 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위한 협의를 같이 하게 된다. 그밖에 뉴욕의 언더더레이더페스티벌(Under the Radar estival), 퍼포먼스스페이스 122(Performance Space 122) 등이 협력 파트너다.

Q: 해외작품의 선정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권역이 있나.

A: 권역에 초점을 두지는 않는다. 권역에 초점을 둘 경우 정치적인 문제들에 휩싸이기 쉽다. 밴쿠버는 워낙 다양한 민족의 이민역사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특정지역에 초점을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해외 작품의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의 퀼리티이다. 그리고 축제의 성격상 실험적이고 진취적인 작품을 선호한다. 내가 작품을 직접보거나 만나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되지만, 푸쉬페스티벌에 오거나 내가 방문하던 축제에서 만난 예술감독들 또는 전문가들의 추천에도 귀를 기울인다. 누군가의 추천이 있으면, 당장 그들을 초청하지는 못하더라도, 항상 그 팀의 이름을 기억하고 이후의 활동들을 주시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초청한다. 아무리 공연단체가 소개 자료를 보내와도 이런 리스트에 없던 단체의 소개 자료는 열어보지는 않는 편이다. 작품이 좋으면 같은 팀을 두 번 초청할 수도 있다. 올해 오카다 토시키(Okada Toshiki)관련기사 보기의 공연은 두 번째 초청이었다. 내년엔 대만의 작품을 초청할 예정인데, 그 작품도 주위의 추천을 듣고 여러 해 지켜본 단체이다. 그리고 작품의 초청에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상대측의 펀딩 상황도 무시할 수 없는 사항이다.

가능하면 한국 공연팀에 대해 알기위해 서울아트마켓에 다시 방문하고 싶다. 2006년에 방문했지만 그때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들었다.

관련링크

| 푸쉬페스티벌(PuSh International Performing Arts Festival) 바로가기
| 트랜스아메리카페스티벌(Festival TransAmériques) 바로가기
| 루미나토페스티벌(Luminato Festival) 바로가기
| 언더더레이더페스티벌(Under the Radar Festival)바로가기
| 카르프국제연극페스티벌(Carrefour International de Théâtre) 바로가기
| 캘거리국제예술축제(High Performance Rodeo)바로가기
| 카누연극페스티벌(Canoe Theatre Festival) 바로가기
  • 기고자

  • 유병진_독립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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