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중화권 국제교류의 거점을 지향하다 2012-03-20

중화권 국제교류의 거점을 지향하다
[FOCUS] 대만 공연예술연합


한국과 대만은 닮은 나라이다. 20세기 제국주의 식민지와 독립의 역사, 급격한 근대 국가의 형성과 시민사회의 성장이 아시아의 보편적 경험이라고 한다면, 한국과 대만은 ‘분단’이라는 보다 특수하고 예외적인 경험까지도 같이 공유하는 국가이다. 또한, 대만은 한류의 중화권 확산의 주요한 출발점이다. 거대한 중국의 성장 속에 중국 본토로의 귀환을 꿈꾸는 이주민의 임시거처였던 대만은 이제는 중국 본토와 차별화된 대만 만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보전함과 동시에 문화를 통한 중화권 진출의 플랫폼으로 거듭 나고자 한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의 중심에 있는 대만 공연예술연합의 활동과 공연예술계 이슈를 살펴보았다.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지원기관

대만 공연예술연합(Performing Arts Alliance, 이하 PAA)의 모태는 국립문화예술재단(The National Culture and Arts Foundation: NCAF)이다. 국립문화예술재단은 1996년 문화예술 분야 지원제도의 개선과 변화를 담당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이 국립문화예술재단의 지원 자원 및 지원금 배분을 감독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대만 공연예술연합이다.

최근 대만 문화예술계의 가장 주요한 이슈 중 하나는 1981년에 설립된 대만문화위원회(The Council for Cultural Affairs: CCA) 의 변화이다. 위원회는 문화기반과 제도설립을 계획하고 감독하는 최상위 국가기관으로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는데, 2012년에는 중앙정부의 구조개편에 따라 문화부 산하기구로 편입될 예정이다. 문화예술계는 새로운 문화부와 변화된 위원회가 당면한 문화예술계의 주요 사안과 위기에 대해 적극적인 리더십과 영향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기대 속에 예술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PAA는 새로운 문화부의 정책을 지원하며 대만 공연예술의 변화를 선도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 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PAA는 대만 공연예술의 진화와 번영에 있어 정부와 예술현장에 주요한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공연계에 선진적 정보를 제공하고 공공부문과의 소통과 함께 공연단체들과 정부를 연결시키기 위해 공공정책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문화예술 환경의 개선, 재능 있는 창작자의 육성과 기금 조성을 위한 채널 개발, 컨설팅, 조사, 출판, 교육프로그램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연예술가, 극장 기획자, 교수 그리고 공연전문 예술행정가 등 공연계 전문가를 중심으로 설립된 PAA는 현재 이사장과 22명의 고문단, 그리고 사무총장을 포함한 16명의 스태프가 함께 하고 있다.

PAA는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아시아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체 중 하나인 클라우드게이트댄스시어터(Cloud Gate Dance Theatre), 중화권을 대표하는 현대연극 극단으로 40여 편의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핑퐁극단(Ping Fong Acting Troupe), 혁신적이고 다양한 현대무용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댄스포럼(Dance Forum) 등 연극, 무용, 음악, 오페라 등 100여 단체가 현재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으며 단체 외에 독립예술가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회원들은 PAA의 다양한 지원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비회원 단체 및 예술가들에게도 컨설팅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전체 사업의 내용과 기능을 볼 때 한국의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유사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다.

 

클라우드게이트댄스시어터
©Cloud Gate Dance Foundation
화산리빙아트페스티벌 _ 포럼

공연 국제교류와 인력양성의 거점

대만은 우여곡절의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다양하고 역동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대만 원주민에 의한 토착문화, 한족 이주민에 의한 중국문화, 네덜란드와 일본에 의해 남겨진 식민지문화의 혼합은 독특한 문화적 토양이 되어 대만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중국 본토와의 급속한 교류 확대는 역으로 대만의 고유한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어 독자성과 고유성의 보존하면서도 변화를 수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적 개방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 

PAA의 사업은 이러한 문화사회적 맥락과 맞닿아 있다. 대만의 중요한 공연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공연예술 다큐멘터리 프로젝트’를 전문 공연예술단체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조사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만 공연예술의 전문화와 체계화를 전문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공연예술 행정가, 프로듀서 육성 등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공연장 건립 및 운영계획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공연예술 지원사업과 함께 화산리빙아트페스티벌(Huashan Living Arts Festival: HLAF)도 개최하고 있다. HLAF는 국제교류 기회의 확대와 일반시민의 문화예술 참여 확대를 위해 2010년부터 대만문화위원회가 주최하고 PAA가 주관하는 방식으로 열리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실내 및 야외공연, 워크숍, 쇼케이스, 공연예술 관련 전시 등이다. HLAF가 열리는 타이베이 화산1914•크리에이티브공원(Taipei Huashan 1914•Creative Park)은 1914년 건축된 양조공장 등의 공장밀집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이곳에 문화의 옷을 입혀 부활한 건물들은 현재는 각종 문화관련 워크숍과, 전시 및 예술축제들이 개최되며 타이베이 문화예술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PAA는 대만에 중화권 문화교류의 전략적 거점이자 문화예술의 국제교류 플랫폼을 설립하는 것을 주요한 목표로 삼고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술단체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화산리빙아트페스티벌과 같은 기간에 공연예술 마켓을 개최하고 있으며, 최근 정부의 관심 사안이기도 한 레파토리 시어터 개발, 공연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공연예술 개발 등을 위하여 국내외 기관들과의 협력과 파트너쉽을 모색하고 있다.

 

화산리빙아트페스티벌

대만은 한국과는 사회ㆍ문화의 많은 부분에서 유사하면서도 달라 서로의 롤모델이 되어 왔다. 지금 대만이 겪는 사회문화적 혼란과 위기가 비단 그들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이 혼란은 아주 짧은 시차를 두고 우리 사회에서 다시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며, 우리가 겪는 혼란도 마찬가지로 다시 대만에서 변형되어 드러날 것이다. 동시대 아시아 문제에 대한 가장 현명한 해결과 대응을 먼 나라가 아닌 닮은 아시아 국가 간의 문화교류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관련링크

| 대만 공연예술연합(Performing Arts Alliance, Taiwan)    바로가기
| 타이베이 화산1914ㆍ크리에이티브공원(Taipei Huashan 1914ㆍCreative Park)   바로가기
  • 기고자

  • 김요안_두산아트센터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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