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예술가와 예술경영자들을 위한 중국 정보서 2012-02-21

예술가와 예술경영자들을 위한 중국 정보서
[포커스] 『유럽-중국 문화컴퍼스』 리뷰


급속한 경제 성장을 경험하고 있는 국가, 역동적인 문화의 현장, 열정적인 관객이 있는 환상적인 공연무대가 국가 전역에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문화 산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 전 세계 문화인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중국의 자석 같은 매력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로 매우 복잡하고 굉장한 다양성의 나라이다. 최근 수년간 놀라운 속도로 일어나는 변화의 모습들이, 중국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비즈니스 전반에 흐르고 있는 전통적이고 독특한 문화코드 및 행동양식과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럽-중국 문화컴퍼스』

중국 문화정책부터 용어정의 까지

『유럽-중국 문화컴퍼스』(Europe-China Cultural Compass)은 중국 내에서 진행되는 예술 프로젝트 과정 전반에 걸쳐 문화산업 관계자들과 예술가들에게 가이드와 도움을 주고자 발간되었다. 하지만, 이렇게만 표현한다면 이 책의 한가지 특성에 대해서만 전하는 데에 그칠 것이다. 스마트한 컨셉의 이 책은 영어와 중국어 두 버전으로 발간되었다. 영문판 컴퍼스는 중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유럽 문화관계자 및 예술가들을 타깃으로, 중국어판 컴퍼스는 유럽에서 활동하기를 희망하는 중국 문화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영문판, 중국어판 모두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특정한 상황에 대한 조언이나 문화 정책, 프레임워크, 각종 참조 자료와 사례들과 더불어, 문화적인 차이점과 가치, 커뮤니케이션 등과 같은 부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유럽과 중국의 전체 문화산업 관련 예술가들을 독자층으로 하였으나, 이처럼 심도 깊게 연구된 전문 출판물은 중국에서 활동하고자 하는 한국의 공연예술 관계자와 그 외 다양한 분야의 독자들에게도 흥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유럽-중국 문화컴퍼스는 문화 정책이나, 법적인 이슈거리, 사례분석 및 용어정의(contextual practice) 등에 대해 현장에서 유관분야 최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직접 저술한 내용을 싣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유럽과 다른 아시아 국가간의 교류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될 미래의 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케이틀리진 버스트레트(Katelijin Verstraete) _ 아시아유럽재단 문화교류 어시스턴트 디렉터

컴퍼스는 베이징에 있는 유럽연합문화연구원(European Union Institute for Culture: EUNIC) 소속 파트너의 의뢰를 받아 카챠 헬호털(Katja Hellhoetter) 편집장을 필두로 여러 문화권 전문가들이 모여 책의 컨셉과 제작을 맡았다. 쉔 퀼렌(Shen Qilan), 케이틀리진 버스트레트(Katelijn Verstraete), 에밀 왕(Emilie Wang), 주디스 스테인(Judith Staines), 야 웬(Yi Wen), 로만 빌헬름(Roman Wilhelm) 이외에도 중국과 유럽지역 기고자와 외부 저자들이 전문가로써 참여하였으며, EUNIC가 편집부로 참여하였다.

중국 국가대극원(National Centre for the Performing Arts)

‘우리가 이야기를 나눌 때, 서로의 말을 잘 이해하고 있을까?’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중국의 유럽연합문화연구원 소속의 EUNIC 네트워크 – 독일문화원(Goethe Institute),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덴마크문화원(Danish Cultural Institute) - 파트너들이 던진 화두가 바로 이 것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럽과 중국간에 계속되어 온 대화의 일환이며, 그간의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그 의미를 되돌아보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꾀하자는 요구에 따라 진행되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유럽-중국의 문화적인 협력에 대한 이해를 돕고 예술인들간의 협업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 이바지하고자 했다. 이 프로젝트의 출판을 위해 1년여 연구 및 리서치 기간 동안 백 여건이 넘는 인터뷰와 토론을 진행했으며, 2월 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2012 EU-중국 문화간 대화의 해’(EU-China Year of Intercultural Dialogue)의 시작일에 맞춰 공개되었다.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물론,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도 유럽보다는 중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중국을 직접 방문해봤을 가능성도 더 높고, 역사나 전통, 언어와 중국의 현시대 실상 같은 것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더 높을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중국에서 공연을 해봤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한국의 예술가나 문화관계자들이 중국 관련 작업을 기획하거나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홍보하고 투어 하는 등의 공연전략을 세우는 데에 있어 컴퍼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예술에 있어서 성공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이루어지는 국제적 협업 작업들은 지식과 정보, 기술과 경험의 결과물이다. 컴퍼스는 각종 정책과 절차뿐 아니라, 핵심 컨셉과 역사, 작업하는 방식 등에 대한 독자들의 인식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인들과 함께 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이 책은, 예술가들이 자국에서 작업할 때라면 당연시 여겼을 요소들도 해외로 여행할 때나 이문화간 협업을 할 때에는 다시 점검하고 이해를 새롭게 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호기심을 갖추게 한다.


메리 앤 디블리그(Mary Ann DeVlieg) _ 유럽공연예술회의(IETM) 사무총장

우선, 한국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문화, 정체성, 문화산업 및 경영 관련 중국어-영어 용어집을 들 수 있겠다. 문화 교류에 있어서 흔히 사용되는 많은 단어들은 어떤 경우 매우 상이한 의미를 그 어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용어집을 사용하는 것은 문화적인 협업시 있을 수 있는 사각지대를 줄이고 그 나라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끔 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어에서 홍보(Public Relation)는 선전(Propaganda)과 같은 의미로 쓰이지만, 서양에서 이 둘은 전혀 상이한, 매우 다른 함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장 실용적인 예술경영관련 정보는 토비야스 즈저(Tobias Zuser)의 ‘중국 문화분야는 어떻게 움직이는가’라는 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중국의 문화예술 정책 체계 및 개혁을 설명하며, 국제적 협업 작업을 하게 될 때 거의 반드시 파트너 또는 작업주체로서 참여하게 될 정부 소유의 기업 및 관계 부처의 리스트를 제공한다. 케이틀린 베르스트래트(Katelijin Verstraete) 는 중국과 유럽 간의 공연예술교류를 되돌아보며, 그 변화되고 있는 문맥을 설명한다. 최근의 사례연구로는, 아크람칸컴퍼니(Akram Khan Company)와 중국국립발레단이 2007년 공동 제작했던 매우 개방적이면서 직관적인 협업 작업의 사례와, 영국 IOU극단의 리처드 소베이(Richard Sobey)가 20여 차례 넘게 중국 방문을 통해 이루어 낸 학제간의(interdisciplinary)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bahok〉_ 중국국립발레단, 아크람칸컴퍼니 공동제작(2008)
사진 출처 _ 아크람칸컴퍼니 홈페이지 ⓒLiu Yang

책은 또한 관객과 그 관객에게 접근하는 전략에 대한 가치 있는 통찰도 소개하고 있다. 중국 문화 분야에서 활동하는 평론가들이나 마케팅, 홍보 관련 종사자들은 문화 제공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는가 여부에 따라 그들의 작품에 관심을 보일 수도 안보일 수도 있다고 들은 바 있다. 하지만 독일 홍보회사인 스토리메이커(Storymaker)의 베이징지사는 중국 문화 분야의 홍보에 관해 보다 긍정적인 각도에서 평가하고 있다. 네덜란드문화원(Dutch Cultural Centre)의 코디네이터 모니크 클라픈(Monique Knapen)에게 있어 2010 엑스포 프로젝트를 위해 상해에서 작업한 경험은 매우 치열했던 학습 과정이었다. 첫째로는, 네덜란드에서 성공적으로 활용되었던 마케팅 기법을 중국에서 적용했지만, 매우 실망스러운 숫자의 관객만 들었다는 것이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그런 유형의 작업을 전시했던 것 치고는 꽤 관객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엑스포 기간 동안 경쟁은 꽤 치열했고 반면에 관객수는 적은 편이었다. 중국 기자단도 문제였다. 그들은 돈을 받아야만 우리에 대한 글을 써주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너무 네덜란드 식으로 또는 서양식으로만 생각해서, 프레스 에이전트를 통하면 매체에 우리 전시를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좋은 전시는 당연히 관심을 끌게 되어있다. 하지만, 빨간 봉투를 받아야만 기자단은 좋은 전시든 나쁜 전시든 간에 글을 써준다는 것이다.

에밀 왕(Emily Wang)은 중국의 공연장과 관람객에 대해 기고한 글에서 멋진 공연장들이 많이 신축되었지만 기실은 운영과 관련된 전문적인 능력이나 공연제작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대개 공연장 예산 중 하드웨어에 쓰이는 비용과 인적자원에 배정된 비용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어떤 공연장들은 일 년 중 대부분을 공연하지 않고 비워두는 곳도 있다고 한다. 유럽 국가들처럼 장기적인 시즌의 공연 기획이 없이 막바지에 이르러서 급조되는 기획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 전문가들이 파트너쉽으로 참여하는 협업 작업들이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중국의 공연장 개발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중략) 세계적인 파트너들(counterparts)과 교류하고 그들로부터 지원을 받아, 창작활동이 일어나는 중추적인 허브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 점쳐볼 수 있다.

에밀 왕은 또한 관객을 몇몇 유형으로 구분하고 이들 세부 관객 유형별로 접근하는 유용한 전략을 제시한다. 이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은 중국 사회의 트렌드를 읽어내고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상해 주재 독일 미래학자 크리스토프 다니엘 지아(Christoph Daniel Jia)의 글 ‘호황과 먼지’(Boom and Dus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변호사 필립 라자르(Philip Lazare)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예술가 및 공연단체가 겪을 수 있는 주요 이슈들에 대한 알찬 법률 정보를 제공한다. 검열과 관련해서 미디어를 다루는 방법이나, 중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것들과 공연하지 말아야 할 부분들에 대해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한 경험과 법적인 관점에서 영리한 조언을 하고 있다. 또한, 모든 공연을 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각종 인허가 절차, 공연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공연 준비 마지막 즈음 많은 변동사항과 수정들, 즉 공연의 다양한 세부 요소들(프로그램, 예술가, 내용 등)에 대해 사전에 세부적으로 기술하는 것 등을 포함해서 매우 상세히 조언을 하고 있다.

중국은 예술 장르에 따라 작품들이 공연되는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컴퍼스에서 광범위한 예술 분야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프로젝트 팀은 이 책의 ‘프로젝트 프로세스’ 부분에서, 프로젝트를 준비, 기획하고, 파트너쉽을 맺고, 일정을 관리하고 커뮤니케이션 관련 주요 이슈들 및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하는 것, 그리고 지속적인 협업관계를 위해 투자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의 각 단계들에 대해 독자들에게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 같은 주요한 출판물은 지속적인 관심을 널리 받기에 충분하며, 중국과 다른 국가들간의 문화적인 협업작업을 후원하고, 이와 유사선상에 있는 연구 및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다른 지역들간의 문화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훌륭한 모델로서 독려되어야 한다.

관련링크

| 유럽-중국 문화컴퍼스 다운로드(영어, 중국어 버전)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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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자

  • 주디스 스테인 _ 컬처360 유럽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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