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소통과 탐구의 장 2012-01-03

소통과 탐구의 장
[포커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의 변화와 성장


선별 및 평가가 쉽지 않은 컨텐츠가 범람하는 오늘날 예술축제를 조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화적으로는 물론 사회, 정치적으로도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에서 과거의 틀과 방식을 고집하는 예술축제가 수십 년간이나 존속할 이유가 있을까? 예술축제를 통하여 가장 참신하고 창의적인 문화 컨텐츠를 적극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아니면 이와 같은 능력을 배양하는 것 자체가 예술축제의 목표에서 벗어난 행위일까?

위의 질문은 모두 폴란드 포즈난말타페스티벌(Malta Festival Poznań) 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1989년에 폴란드에서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자유선거가 실시되면서 정치 및 공공부문의 민주화가 시작된 직후인 1991년에 창설되었다. 폴란드 국민들은 시장 자유화, 정부구조 변화, 토론 및 관점의 다양화를 비롯한 여러 가지 변화에 대처할 능력을 키워야 했다. 이처럼 국가가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새로운 형태의 문화행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광장, 공원 등 누구나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개방적인 장소에서 친근하고 재미있는 예술체험을 제공하며, 인생관과 생활습관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화합하는 장을 마련했다. 매년 세계 곳곳에서 거리극단, 서커스단 그리고 음악가들이 이 축제에 참가하여 화려하면서도 평등주의에 기초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포즈난은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한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세계 여러 나라의 예술가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매년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 문화적,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체계에도 큰 변화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여, 2005년부터는 프로그램을 연극, 무용, 음악, 영화 및 시각예술 부문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공연예술 축제의 중심이긴 하지만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2000년대 중반에 이미 공연예술 부문 외의 다른 여러 분야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2010년대에 이르러서는 페스티벌 내부구조를 과감히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주위의 현실 및 현재의 문화적 현상을 반영하는 특정 테마를 강조하는 이디옴 (Idiom) 프로그램을 신설, 좀 더 비평적인 방법으로 예술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디옴 프로그램은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는 세계 유명 작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특정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탐구의 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 감독진은 대규모 문화행사인 이 축제를 단순히 연극, 음악, 무용 공연을 선보이는 축제를 뛰어넘어 관객들에게 세계의 변화상과 이에 대한 예술가들의 표현방식 변화를 설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축제의 변화와 개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 멘조냐>(La Menzogna)

문화예술 자산을 공유하는 공동제작

창설 이래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축제 내부 구조의 변화에 맞추어 프로그램의 전략을 수정해 왔다. 그러나 축제의 핵심 요소는 창설 당시와 동일한 형태를 유지하며 축제의 정체성과 입지를 구축해 왔다. 창설 당시부터 국제축제의 형태로 개최되어, 전세계 극단이 참가하여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유럽의 저명한 예술축제 및 예술기관들과 함께 다양하고 가치 있는 작품을 공동제작하는 등 다기능 예술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2009년에는 롱푸엥공연장(Theatre du Rond-Point, 프랑스 파리 소재), 아미앵문화의집(Maison de la Culture d''Amiens, 프랑스 아미앵 소재)과 함께 피포 델보노(Pippo Delbono) 연출의 <라 멘조냐>(La Menzogna)를 공동제작하였다. 또한 2011년에는 피크퍼포먼스(Peak Performances, 미국 몬트클레어 주립대 소재), 테아트르드라빌 (Théâtre de la Ville, 프랑스 파리 소재), NRW 탄츠하우스(Tanzhaus NRW, 독일 뒤셀도르프 소재), 자그레브청소년극장(Zagreb Youth Theatre, 크로아티아 자그렙 소재), 엑소도스 류블랴나(Exodos Ljubljana)와 함께 벨기에의 유명한 안무가 얀 파브르(Jan Fabre)의 새로운 프로젝트인 <프로메테우스 풍경 II>(Prometheus Landscape II)를 공동제작하였다. 이 특별한 사례는 포즈난말타페스티벌 공동제작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제작과 함께 파브르가 <플란더스>(Flanders, 2010) 이디옴 프로그램에서 일주일간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에는 폴란드의 배우와 안무가들이 참가하였고 이를 통해 폴란드의 젊은 여배우 카타르지나 마쿠츠(Katarzyna Makuch)가 <프로메테우스 풍경II>에 발탁되었다.

<프로메테우스 풍경 II>(Prometheus Landscape II)

관객의 새로운 모험을 돕는 축제

예술의 핵심분야에 속하는 이디옴과 기타 여러 분야를 소개하는 다원예술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우선 예술가 및 작품들을 신중하고 목표에 맞게 선정하여야 항상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야 한다. 각 프로그램은 관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춰 제작되며, 관객들도 공공장소에서의 프로젝트는 물론, 이디옴을 통해 진행되는 대규모 콘서트, 현대무용 공연에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관객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적절한 분량의 컨텐츠를 제공하되 극작법이나 다양한 미적 요소를 표현하는 방식과 행사의 영향력을 결합시킬 필요가 있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발전시킬 가치가 있는 예술적 전통을 보유한 이 지역의 연극작품을 지원하는 한편 세계적 명성을 갖춘 예술가들을 소개하고자 노력도 한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의 역할은 관객들이 세계 각국의 예술을 접할 기회를 주는 동시에 유럽 지역에서 진행 중인 주요 공연을 선보이는 데 있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최근에는 출판 분야로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또한 이디옴을 통해 얀 파브르(Jan Fabre), 크리스토프 슐링엔지프 (Christoph Schlingensief),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 등 세계적으로 유명하나 폴란드에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현대예술가들과 연극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소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포즈난말타페스티벌은 축제를 준비하기에 앞서 과거에 개최했던 축제를 돌아보고 향후 목표를 구체화하면서 각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회와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우리는 현재 진행 중인 활동을 전략적 사고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 여러 가지 위협을 방지하는 동시에 예술가 개개인에게 창조적 긴장감을 가지고 작품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믿고 있다.

2011 포즈난말타페스티벌
관련링크

| 포즈난말타페스티벌   바로가기
| 테아트르드라빌   바로가기
| 자그레브청소년극장   바로가기
| 엑소도스 류블랴나   바로가기
  • 기고자

  • 미하우 메르친스키 _ 포즈난말타페스티벌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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