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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쿄코 _ 미-일문화교류네트워크 대표 2012-01-03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계 만들기
[Who&Work] 요시다 쿄코 _ 미-일문화교류네트워크 대표


미-일문화교류네트워크(US-Japan Cultural Trade Network, 이하 CTN)은 2001년 미국과 일본 간의 문화교류증진을 지원하고, 리더십, 비전, 정보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본부를 둔 아츠미드웨스트(Arts Midwest) 국제사업의 일환으로 창설되었다. 창립 대표 요시다 교코(Yoshida Kyoko)의 지휘 아래, CTN은 미국과 일본 양국의 예술 자원과 관행에 대해 예술전문가 내 장기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련된 지식을 넓혔으며, 다수의 파트너들과 프로젝트를 설계하고 진행해왔다. 아츠미드웨스트에서 5년간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후, CTN은 2006년 샌프란시스코로 거점을 옮기고 2007년, 비영리기관으로 독립하였다.

CTN에서 10년 이상 미국 내에서 일본과 미국 간 문화교류의 산파역을 맡고 있는 요시다 쿄코 대표를 지난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Tampa)에서 개최된 전미공연예술연합(National Performance Network: NPN) 정기총회에서 만나 CTN의 활동을 중심으로 그녀가 생각하는 문화예술 국제교류에 대하여 들어보았다.

요시다 쿄코(Yoshida Kyoko)

Q: CTN의 주요 활동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 부탁한다.

A: CTN의 미션은 미국과 일본 간의 문화교류 증진을 위한 리더십과 비전, 정보 그리고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몇 가지 카테고리나 주제를 설정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아티스트들의 협업 작품을 공동제작 또는 공동기획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미-일 양국 간의 국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다른 기관을 지원하는 것이고, 세 번째는 이 분야 전문가들 간의 지식정보를 축적하여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교류의 기틀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여기 NPN 연례회의 참석과 관련된 세 번째 카테고리 즉,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교류 관계를 만드는 일에 대하여 설명 드리겠다. 이 일은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 근거지를 둔 아츠미드웨스트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하였는데, 펜실베니아예술위원회(Pennsylvania Council for the Arts), 뉴잉글랜드예술재단(NEFA, New England Foundation for the Arts)도 힘을 보탰다. 아츠미드웨스트는 미국의 6개 지역 예술기관중 하나로 중서부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데, 중서부 지역은 동쪽 해안의 뉴욕이나 서쪽 로스엔젤레스를 가기 위해 거치나 절대로 들르지는 않는 곳(fly-over states)으로 각인되어 있다. 아츠미드웨스트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지역의 사람들과 다른 지역, 다른 나라를 연결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주(州) 차원의 예술위원회 즉 오하이오예술위원회(Ohio Council for the Arts)나 펜실베이니아예술위원회도 문화예술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 일본의 타악기 다이코 연주자인 에테츠 하야시(Eitetsu Hayashi)를 초청해 3년 동안 지역의 학교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강습과 레지던시 공연 등을 진행 한 적이 있었다. 한 고등학교를 찾았는데 95%의 학생이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고 여기에는 한부모 자녀나 어린 부모를 둔 학생들도 있었다. 그들은 학교를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의 아이들이었다. 학교에서는 예술을 통해 학생들에게 미래와 자신에 대한 확신을 키워주려고 했다. 모든 부모들이 학생들의 공연을 보았고, 미술전공 학생들은 무대장치를 만드는 등 학교 전체가 협업하는 것을 보았다. 이러한 프로젝트 형태가 아츠미드웨스트의 이상적인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깊이 있는 교류가 필요하다

Q: 여러 가지 성과가 많았는데 왜 독립하게 되었나.

A: CTN 프로젝트는 일-미우호기금(Japan-US Friendship Commission)으로부터 5년간 기금 지원을 받았는데, 이것이 5년 한정 지원이어서 지원기금이 종료되었다. 그래서 프로젝트의 새로운 단계를 위해 움직여야 했다. 처음에는 미국 중서부 지역에 집중했다. 하지만 나는 한 지역에만 한정되길 원하지 않았고,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언젠가 CTN이 독립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CTN 프로젝트를 통해 하고자 했던 것은 미국의 다양성과 일본을 연결하는 것이었다. 전후(戰後) 미국과 일본은 오래된 우방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뉴욕과 도쿄는 잘 알지만 오하이오의 더블린은 잘 모르고, 일본에 있는 사람들은 일본계 미국인에 대하여 잘 모른다.

미국 내에서 일본과 문화 분야에서 교류를 하고 있는 단체나 그룹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일미협회(Japan America Society) 같은 경우 미국 전역에 40개 가까이 있다. 뉴욕의 경우 공연장도 가지고 있으며, 이미 주요 공연 프리젠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일미협회는 전국적 조직도 가지고 있고 일본에서의 미일협회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콘텐츠를 교류하되, 맥락(contextualize)을 갖기를 원한다. 예를 들면 일본에서 힙합은 일종의 유행과 같이 여겨질 뿐 힙합의 역사나 아프리카계 미국인과의 연관은 잘 모른다. 우리는 관객들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의 기원이 어떤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그리고 단순히 일본의 아티스트를 초청하거나 미국 예술가를 일본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교류가 상호적이기를 바란다.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좀 더 많은 공동기획과 공동제작하고 있는데, 일의 대부분은 국제적인 협업들로, 시작부터 2~3년이 걸린다. 독립 이후 아주 기초 단계부터 재원을 조성해가고 있다.

Q: 독립 후 최근 2~3년간의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는 어떤 것이 있나.

A: 공동제작, 공동기획에 대한 성과라 할 수 있는 몇 편의 공연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일본 부토 마스터인 고 무로부시(Ko Murobushi)와 일본계 미국인인 신이치 료바코가(Shinichi lova-Koga)의 협업을 들 수 있다. 두 아티스트 모두 피상에 집착하는 권위주의에 반발하여 파격적인 기행으로 깨달음을 주는 14세기 일본의 대표적인 선승으로 당시와 후대의 문화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준 이큐 선사에 관심과 영향이 컸다. CTN과 NEFA의 지원, 그리고 플로리다주립대학(FSU)의 매기알레세주립안무센터(Maggie Allesee National Center for Choreography: MANCC)의 공간 지원 등을 통해 3년간 작품을 만들었다. 그간의 노력으로 신이치의 단체인 잉크보트(InkBoat)는 비영리 단체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스스로 재원을 조성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게 되었다.

또 다른 프로젝트로는 현재 작업 중인 <암사슴>(Mesujika Doe)이라는 작품이다. 미네아폴리스의 극작센터(Playwrights'' Center)와 함께 3년간 9명의 미국 극작가가 각자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일본배우와 연출자와와 함께 일본에서 무대 독회와 작은 공연을 올렸다. 그리고 5명의 일본 극작가를 미국으로 초청해서 그들의 작품을 영어로 번역하고 극작센터에서 무대 독회를 가졌다. <암사슴>은 미국 극작가의 작품으로 일본 연출가에 의해 일본어 무대 독회룰 가진 바 있는데, 그들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발견했고, 2008년부터 지금까지의 작업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었다. 이들의 작업은 현재도 진행중이며, 현재 샌프란시스코국제아츠페스티벌과 2012년 투어를 공동기획하고 있다.

<미친 구름>(Crazy Cloud) _ 잉크보트(InkBoat)의   협업작품

<암사슴>(Mesujika Doe)

국제교류, 변화에 빠른 대응 필요

Q: 다음 5년간의 계획은 무엇인가.

A: 계속해서 공동기획, 공동제작을 해나갈 것이다. 좀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빨리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독립 이후의 장점이다. 국제교류에서도 이점은 매우 중요하다. 각 나라마다 회계연도가 다르고 이에 따라 기금 지원 주기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성장하고 싶다. 커다란 조직이 될 필요는 없지만 기반을 견고히 할 필요는 있다. 사실 프로젝트에 집중하기 위해 재원조성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않았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 기본인 장기 계획과 전략적 기획, 이사진의 개편을 생각하고 있다.

Q: 최근 세계적 불황이 일본과 미국 간 문화 협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A: 예술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작은 단체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처음부터 작은 예산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제가 안 좋아지면 가용 자원을 나누기 위해 협력을 생각한다. 작은 단체들은 이미 자신의 환경 극복을 위해 처음부터 협력을 해왔다.

9.11 이후 미국의 지원 경향이 일본에서 중동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경우 지난 3.11 대재난이 모두에게 영향을 주고 있고, 여전히 진행 중인 걱정거리이다. 일본을 떠나온 20년 전과 비교해서 볼 때 현재 일본은 아시아의 가까운 이웃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전에는 유럽이나 미국의 작품을 주로 초청하는 데 관심을 가졌지만 지금은 아시아 아티스트들의 좋은 작품을 초청하는 경향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Q: 문화예술 국제교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상호주의(Reciprocity)일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일본 아티스트가 미국에 오거나, 반대로 미국 아티스트가 일본에 가서 만족하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작품이나 공연의 배경과 맥락(contextualization)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관한 정보를 잘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서로 잘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협업의 효과가 매우 강력해질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선배로서 국제교류 분야에 뛰어드는 사람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A: 예술가에게는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왜 해외에 가고 싶은지, 그리고 언제 가고 싶은지를 명확히 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에 한 번도 해외에서 공연한 적이 없다면 나가고 싶은 것이 자연스럽긴 하지만, 엄청난 돈을 받지 않는데도 정말로 나가고 싶은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또 하나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하고 싶다. 당신의 서포터들에게든 극장의 프리젠터에게든 조언을 구해야 한다. 초보자의 경우는 항상 귀를 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명확해야 한다. 특히 아시아인들에게는 명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분위기로 느끼고 읽는 것이 중요할지 모르지만 여기에서는 명확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이에 대한 얼마간의 훈련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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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자

  • 김석홍 _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 공연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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