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결핍’ 극복을 위한 창조적 노력과 방안 2011-12-05

‘결핍’ 극복을 위한 창조적 노력과 방안
[포커스] 그리스 현대공연예술 현황


그리스가 유례없는 재정위기와 그로 인한 사회 불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예술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표현할 뿐 아니라, 예술가들로 하여금 수많은 아이디어와 견해, 꿈과 소망을 표출해 내도록 이끄는 역할을 한다. 예술가의 삶(혹은 예술적인 삶)을 형성하고 지원하는 과정에 지속적인 ‘결핍’이 있었음에도, 대형 콘서트홀에서부터 개인 소유의 작은 연습실, 아파트, 클럽 화장실, 광장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불문하고 많은 작품활동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위기의 시기에도 예술은 지속적으로 번성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그리스가 다양하고 풍부한 공연 예술세계를 갖추고 있어 연구할 가치가 충분한 세계임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스의 공연예술의 역사와 발전과정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거대한 부재(不在)’라고 할 수 있다. 거시적 문화 정책의 부재로 인해 아트펀딩시스템(arts funding system)이 미약하고, 특정 예술분야에 있어서는 대학수준의 교육이 부족하며, 예술적 이동성(artistic mobility)과 국제적인 협업(collaboration) 등에 관한 외부지향적인 정책적 결정은 최소 수준으로만 이루어져 왔다. 때문에 유럽 공연예술시장과 달리 그리스의 공연예술은 무대 막 정도의 가시적 성과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공연예술의 현장에는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훌륭한 사례들로 가득하며, 전세계에 자신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펼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작품을 제작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넘치고 있다.

수치로 보는 현실

2010년 기준, 그리스 정부의 예술지원금은 100여 현대 연극, 무용단체에게 2백50만 유로(한화 약 38억7천 만원)를 지원했고 정부는 그 예산정도 수준의 예술활동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에서는 재정 여력에 비해 훨씬 많은 예술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예술현장에서는 지원되는 예산이 현장활동에 비해 부족함을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그리스 정부 예술지원의 현주소이다.

현재, 수도 아테네는 2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고 이 정도라면 시즌 말에는 총 5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공연이 아테네 무대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에는 120여 곳이 넘는 공연시설이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2개 혹은 3개 정도의 공연장을 보유하고 있는 시설이다. 이렇듯 시즌에 500개 이상의 공연이 올려지다 보니 공연관계자 및 예술가 그룹의 인원이 관객의 수 보다 많아서 관객과 다양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 보다, 공연을 하는 것 그 이상의 관계가 힘들어지고 있다. 수도 아테네만 해도 매년 40개 시설의 연극학교와 워크숍을 통해 700명~800명의 새로운 연기자와 졸업생이 배출되고 있고, 그들은 재능과 창작을 표현할 무대를 표현을 요구하고 있다. 무용분야 또한 12곳의 전문학교, 수백 개의 무용스쿨, 40여 곳의 스튜디오에서 단계별, 대상별 클래스, 세미나, 워크숍이 이루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구축하며 극장이 아닌 공간에서도 저마다의 공연을 올리고 있다.

극복을 위한 시도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국가의 문화정책 시스템에서 독립 예술가/단체들은 스스로 국제적 안목으로 창작의 발전, 학습의 확장 및 아이디어를 견고히 하는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세계의 다양한 문화, 언어, 환경과 만나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연결의 고리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술계에서는 급변하는 정치사회적 환경에서 이미 그리스 현대공연예술의 정체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실무자들간에 활발히 논의되고 있으며, 그들은 예술가의 작품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또 어떻게 하면 그 필요한 요소들을 성취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있다. 이는 대개 공연예술 현장에서 예술가 개개인이 경험을 통해 느끼는 고민의 지점과 혹은 관계기관에서 진행하는 우수한 프로그램들로부터 그런 인식들을 찾기도 하는데 이는 예술활동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다.


‘마빌리 운동’(Kinisi Mavili)은 예술단체에 대한 주정부의 무관심에 실망한 예술가들이 주체가 되어 극단의 현 문제점을 파악하고 서로를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된 자발적인 회의이다. 극단을 살리기 위한 제대로 된 정부정책 하나 없는 현실에 강하게 대항하고자 레터로 공유하던 모임이 다수의 지지자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시즌, 이들은 연설자를 초빙하여 매일 심포지엄을 열고, 버려진 극장에서 미니 페스티벌을 준비하는 등 그들 내부의 대화는 물론이고 정부와 예술가들간의 소통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2011년 1월 진행된 마빌리운동 심포지엄
[출처] @rtD제작 ‘마빌리운동’ 심포지엄 동영상

댄스 스튜디오(Dance studios)는 공연이나 리허설을 위해 극장을 대여하는데 금액적 부담이 커지면서 과거 몇 년 동안 안무가나 극단 소유의 스튜디오는 예술가들이 작품활동을 공유하거나 공연 리허설, 리서치 등 예술가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예술가들의 ‘집’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개인 스튜디오들은 예술가들에게 불편함 없는 시설 등 턱없이 부족한 무대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스튜디오 각자의 특색과 열정이 합쳐진 특별한 공간이 되었다.

그리스안무가협회(The Association of Greek Choreographers)는 협회 회원들에게 무용과 관련된 각종 이슈에 대한 의견과 정보, 안무가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춤과 예술활동을 확산시키고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9년 설립되었다. 협회의 주요 활동 중 매년 두 차례 개최되는 ‘그리스 안무가 플랫폼(Platform of Greek Choreographers)’은 그리스 안무가들의 최신 작품을 국내∙외 관객에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오나시스 문화센터(Onassis Cultural Centre)는 아테네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동시대 예술표현을 역점으로 모든 장르의 작품과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설립되었다. 센터는 그리스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국제적 협업구축과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장기적인 안목의 예술교육과 관객계발을 목적하고 있다. 매년 국제적으로 관객호응이 좋은 작품들을 초청할 뿐 아니라, 그리스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공동협력작업을 지원하기도 한다.

유네스코 I.T.I. 헬레닉센터(UNESCO Hellenic Centre of the International Theatre Institute)는 유네스코의 I.T.I.센터 중 하나이다. 센터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테네시스템(Athens System)은 연극, 무용을 중심으로 그리스와 국제 네트워크 사이에서 커뮤니케이션역할을 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그리스의 연극과 무용작품을 해외에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궁극적으로는 해외무대에 이들 작업을 소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2008년이래 국내외에서 선정된 완성도 있는 작품을 4일 동안 센터에서 소개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온라인을 통해 공연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 선정 작품들을 영상으로 볼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였는데, 이런 노력은 그리스 공연예술에 대한 환경이해를 높이기 위한 시도들이다.

<알람>(Alarme) _
극단아티스(Attis Theatre Company)
<시네마스코프> (Cinemascope) _
블리츠연극그룹(blitz theatre group)

아테네시스템 2011년 선정작
[출처] 아테네시스템 홈페이지

유수 페스티벌의 노력

아테네페스티벌(The Athens Festival) 더아프로 관련기사보기 은 1955년 시작된 56년의 역사를 가진 축제로 설립이래 연극, 음악, 무용 분야의 선구적인 작품들을 소개해 왔으며, 그리스의 주목할 만한 공연예술 축제로 인식되고 있다. 연출가 피터 홀(Peter Hall)과 독일 극단 리미티 프로토콜(Rimini Protokoll), 이태리 공연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Romeo Castellucci), 러시아출신의 뉴욕시티발레단을 탄생시킨 미국 안무가 게오르게 발란친(Balanchine), 독일의 피나 바우쉬(Pina Bausch), 미국의 윌리엄 포사이드(William Forshthe ), 프랑스의 라시드 우람단(Rachid Ouramdane)과 마기 마랭(Maguy Marin) 등 세계 공연예술흐름을 주도하는 연출가, 안무가 단체들의 작품을 소개하였다.

독일 극단 리미티 프로토콜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최한 ‘미디어 테크널러지와 공연예술의 융복합’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참여한바 있으며, 이태리 공연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는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천국> 이라는 작품을, 미국의 윌리엄 포사이드는 스프링웨이브페스티벌 주최로 로댕갤러리에서 <흩어진 군중들>(Scattered Crowd) 이란 작품으로 한국에 소개된 바 있다.

아테네페스티벌은 2006년 이후로 요그고 루코스(Yorgos Loukos)가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좀더 진일보한 관점으로 변모하였다. 그리스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신작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역사적인 작품들까지 명성을 지닌 작품들을 축제로 초청하여 그리스 관객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하였다. 내부적으로는 그리스 내 예술가들에게 세계의 작품들과 나란히 공연할 수 있도록 헤로테스아티쿠스 음악당(Odeon of Herodes Atticus), 1991년 개관한 아테네 콘서트홀(The Athens Concert Hall), 오래된 산업단지를 창작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260피레우스 스트릿(260 Piraeus Street)’ 등을 내주어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칼라마타국제무용페스티벌(Kalamata International Dance Festival)은 그리스 남부에 위치한 무용으로 유명한 도시 칼라마타에서 개최된다. 지난 17년간 칼라마타에 위치한 ''칼라마타국제무용센터(International Dance Centre)의 핵심 사업으로 축제를 개최해왔다. 국제무용센터는 무용분야의 연구, 교육, 예술활동, 창작을 위한 지원과 소개를 목적으로 1995년에 개관하였다. 센터가 지향하는 주요한 두 가지 미션은 다양한 시각으로 광범위하게 현대무용을 바라보고, 지속적으로 관심이 있는 현대무용 관객들을 구축하고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런 목적 하에 센터는 그리스 무용관객들의 예술교육체계를 확립하였고, 신생 예술단체들의 창의적 실험과 탐구를 위한 지원체계와 재능 있는 안무가들이 참여하여 만들어 내는 협업의 환경들을 지원하고 소개하는 구조를 마련하였다.

2011 아테네페스티벌
관련링크

| 그리스 무용관련 온라인 매거진 [댄스프레스]   바로가기
| 그리스 무용 스튜디오 정보 모음   바로가기
| I.T.I.헬레닉센터 아테네시스템   바로가기
| 아테네콘서트홀   바로가기
  • 기고자

  • 크리스티나 폴리크로니아두 _ 발칸댄스플랫폼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