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크로아티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다 2011-11-15

크로아티아,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다
[포커스] 크로아티아 문화예술의 변화


크로아티아는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된 이후 오늘날까지 정치, 사회, 경제적 변화가 장기간 진행되면서 공연예술 분야는 여러 면에서 기존의 틀을 벗어나고 있다. 지금 크로아티아는 유럽과 발칸반도 주변의 빠른 성장 안에서 문화예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맥락 찾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여전히 크로아티아 지원시스템은 중앙 및 지역을 대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는데, 이는 유고슬라비아 해체 이후 공산주의의 붕괴와 민주주의로의 이행 과정에서 생겨난 과도기적인 사회환경 안에서 어쩔 수 없는, 국가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부분의 공적 지원은 국가 및 자치단체 중심으로 조직 구성원과 조직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시스템 마련을 위해서만 사용되었고, 모든 공연은 자국 예술가들 중심으로만 제작, 상연되었다. 연극 외에도 영화, 시각예술 분야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축제의 경우 국제적으로 50년 이상의 전통을 보유한 두브로브니크여름페스티벌(Dubrovnik Summer Festival), 베오그라드국제연극페스티벌(Belgrade International Theatre Festival: BITEF), 사라예보MESS국제연극축제(MESS International Theater Festival) 등과 같은 2,30년 간 주목을 받았던 축제들만이 지원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국제축제들이 발휘하는 지역적, 국제적 영향력은 유고슬라비아가 비동맹운동의 주요 세력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세계 정치상황에서 기인된다고도 볼 수 있다. 유고슬라비아는 동유럽과 서유럽 경계에 위치하며 동, 서간 중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환경에 따라 동유럽과 서유럽지역 출신의 예술가, 관객들은 유고슬라비아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가 있었으며, 자연스럽게 유고슬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축제, 공연, 이벤트는 국제적인 환경에서 개최될 수 있었다. 또한 교육, 정보제공 및 상호교류의 효과를 창출시킬 수 있었다. 관객들은 발칸반도 주변국은 물론 전세계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유고슬라비아 자국의 문화예술 발전의 원동력이었으며, 유고슬라비아의 긍지로까지 평가되고 있다.

동유럽과 서유럽 지역을 구분하는 경계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발칸반도 국가들의 문화적 입지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유고슬라비아 해체 이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발칸반도 국가들은 지리적 상황은 물론 다른 면에서도 변방으로 밀려났으며, 이런 상황에 대응할 만한 국가적 기틀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문화적 채널을 모색하여야 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크로아티아는 기존의 예술기관, 축제들을 존속, 유지시키는 것에만 중점을 둔 문화정책을 펼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정치적 민주주의는 곧 ‘문화적 민주화’를 의미하기도 하며, 이에 따라 공공극장 및 소수의 축제들이 독점하던 영향력이 점차 다른 여러 극장으로도 분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크로아티아 문화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들은 공공극장 및 소수의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집중지원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그러한 ‘영향력의 이동’에 대해서만 언급하겠다.

크로아티아 정부의 주요 목표는 대규모 극장과 예술제를 존속시키는 것에 있었으며, 따라서 공공자금 중 이들을 지원한 뒤 예산이 남았을 경우에만 독립극단, 기타 축제, 개인 예술가 등 다른 예술기관 및 예술가들을 지원해왔다. 그러나 세계 여러 예술단체 및 예술가들과 협력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는 예술가들이 늘어남에 따라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기회가 증가하게 되었다. 이들은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지원 받아 축제 창설, 네트워크 구축, 예술공간 조성 등의 자체적 활동을 펼쳐나가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공공의 지원을 받는 기존의 규모 있는 단체와 자발적으로 재원을 조성하는 독립 예술단체들의 운영시스템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신진 예술가와 새로운 독립 예술단체에서는 다양한 연구와 예술적 실험이 이루어지고 세계의 예술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술적 에너지와 언어를 확실하게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예술가들의 창작 에너지와 예술적 언어를 명확히 인식하고, 예술활동을 통해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며, 예술의 가시적이고 존재감 있는 표현을 찾아가는,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축제를 통한 성장과 확장

크로아티아에서 진행 중인 축제 중 위의 기준을 충족하는 예술제로 퍼포레이션페스티벌 (Perforations Festival)’이 있다. 퍼포레이션페스티벌은 발칸 지역의 예술단체 및 제작자들이 지역협력을 도모, 확장하고 젊은 신진 예술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목적 창설되었으며 이를 위한 네트워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축제는 리예카(Rijeka), 자그렙(Zagreb), 두브로브니크 (Dubrovnik) 세 개의 도시에서 개최되며, 도시마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개최된다. 이들 중 중부 및 동부 유럽 출신의 예술가들이 제작한 작품은 20여 작품에 이른다. 대외적으로는 도시순회에 따른 축제 영향력의 분산에 대한 의미가 부각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축제가 지향하는 것은 새로운 작품을 지원하고 연극, 무용, 퍼포먼스 아트 등 공연예술 간 다양한 접근방식으로 경계를 허무는 장르간 협업을 미션으로 하고 있다. 또한 크로아티아 및 발칸반도 국가 출신의 다양한 예술가들이 출연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발칸반도 주변국가 예술기관들과 밀접한 협력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퍼포레이션페스티벌 프로그램은 크로아티아의 국제적 규모의 축제에서 보기 어려운 작품들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 및 프리젠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주목은 크로아티아 및 발칸반도 국가의 예술가들에게 예술에 대한 국제적 안목을 제고함은 물론 작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퍼포레이션페스티벌은 예술가와 관객을 중심으로 개최되는 크로아티아 축제 중 가장 큰 규모의 축제이다. 국공립 예술단체 외에 유명한 민간예술단체 또는 예술가는 물론 신진 예술가들까지 지원한다. 기존의 대규모 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공연예술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있는 예술단체 및 예술가들의 장점과 가치를 발견하고 계발하는 데 성공한 축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크로아티아에는 자체적으로 운영되는 독립예술단체 및 예술가들을 지원하는 여러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지만, 이 축제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축제는 아직 없는 상태이다. 크로아티아는 축제가 많은 나라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많은 수의 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축제가 관객들의 취향 또는 관심을 이해하거나 흥미를 효과적으로 이끌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크로아티아는 축제의 수를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양질의 축제를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하며, 이는 크로아티아는 물론 세계의 관객, 예술가들과 교류에도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링크

| 두브로브니크여름페스티벌   바로가기
| MESS국제연극축제   바로가기
| 퍼포레이션페스티벌   바로가기
  • 기고자

  • 즈보니미르 도브로빅 _ 퀴어자그렙페스티벌 프로그램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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