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축제를 통한 필리핀 공연예술의 지속성 2011-11-01

축제를 통한 필리핀 공연예술의 지속성
[포커스] 필리핀 공연예술축제의 현재


한 나라의 공연예술이 얼마나 건강하고 풍부한가를 알아 보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축제에 얼마나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된다. 국제적인 공연예술축제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해야 하므로, 필리핀의 공연예술가들이 해외 축제에 참여한다는 것은 그만큼 예술적으로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해 필리핀 공연 예술가들이 가장 바쁜 시기는 각종 축제의 참석 의뢰가 빗발치는 시기와 겹친다. 주요 단체들은 이 시기에 해외 투어일정을 잡거나 시즌의 특정기간을 해외 페스티벌 참석기간으로 정해두고 일정을 잡기도 한다.

해외 공연은 단체들의 예술적 성숙뿐만 아니라, 필리핀 관객들의 후원과 언론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개별 예술가뿐만 아니라 독립 및 신진 단체들의 해외 축제 참여도가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전통의 촉진

필리핀 예술가들이 국제적인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항공료 등의 비용부담의 문제로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적은 수지만 필리핀에서 개최되는 국제 축제는 매우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항공료 등 큰 비용의 부담을 줄이면서 국제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외국의 예술가, 작가, 큐레이터 및 프로그래머들에게도 필리핀의 미학과 문화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예술 축제들은 국내 공연예술의 현황을 살펴보고, 공연예술 관객을 개발하고 교육시키며, 필리핀의 중요한 문화유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한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라스피나스에서 개최되는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International Bamboo Organ Festival)과 쿠에르다스: 필리핀론달랴페스티벌(Cuerdas: The Philippine Rondalla Festival)은 필리핀 불후의 문화예술인, 전 세계에서 유일한 대나무 오르간과 필리핀 전통 실내악 앙상블 론달랴(Rondalla)를 소개하는 장이다.

라스 피나스(Las Pinas)지역의 대나무로 만 제작된 대나무 오르간에서 영감을 얻은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은 클래식음악 중심으로, 오르간 연주자는 물론 전세계 합창단, 성악가, 실내악 연주자 등이 참여한다. 이제는 명실공히 필리핀에서 열리는 음악축제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는 필리핀에서 가장 안정적인 축제가 되었다.

쿠에르다스: 필리핀론달랴페스티벌은 필리핀의 또 다른 중요한 문화자원인 론달랴(Rondalla)를 중심으로 한다. 론달랴는 기타, 반두리아(banduria), 옥타비나(octavina), 베이스 등의 현악기를 연주하는 합주단을 뜻한다. 론달랴페스티벌은 필리핀 전통 현악기로 구성된, 국제적이면서도 전통적이고 또한 현대적인 작품들을 프로그래밍한다.

라스피나스의 대나무오르간은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의 핵심이다. 2012년 2월에 제 37회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출처: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 홈페이지

현대 미학적 발전을 위한 축제의 부상

전통을 중심으로 한 축제 외에도 ‘예술의 수확’(Ani ng Sining)이라고도 불리는 다원예술축제인 필리핀국제예술축제(Philippine International Arts Festival: PIAF)는 지역민 간의 교류와 관객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위피바디현대무용축제(Wifi Body Contemporary Dance Festival)는 무용이라는 장르를 새롭고 현대적인 형태로 조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버진랩페스트(Virgin Labfest)는 기성 및 신진 극작가, 연출가, 연기자들을 기용하여 지금까지 한번도 시도된 바 없고, 검증되지 않았으며, 미디어나 무대를 통해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연극을 소개하는 장이다.

필리핀국제예술축제(PIAF)는 매해 2월 열리는 국립예술의 달(National Arts Month: NAM)행사에서 파생된 축제로 3년 전에 시작되었다. PIAF는 필리핀 국립문화예술위원회(National Commission on Culture and the Arts:NCCA)가 주관하는 행사로, 모든 장르와 문화를 소개하며 가장 넓은 지역을 아우르는 필리핀의 가장 대표적인 종합 축제이다. 국립문화예술위원회는 필리핀 문화예술을 보존, 개발, 홍보하기 위해 정책입안 및 관련 허가 등을 내리는 정책기관이다. 정부의 지원과 함께 관련 2월 한 달을 다양한 토론과 대화, 각종 공연과 창작 활동 등 문화적으로 풍성하고 역동적인 시즌을 만들기 위해 PIAF가 열리는 기간에 다른 축제 일정들을 집중시킨다. PIAF의 개최 기관 중 열리는 축제인 국립연극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Dramatic Arts)가 주최하는 국제연극페스티벌(International Theater Festival)과 국립무용위원회(National Committee on Dance) 주최의 국제무용페스티벌(International Dance Festival)은 관객개발을 위한 주요 방안이기도 하다.

필리핀도 세계화라는 이슈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많은 예산과 에너지가 문화유산의 보존을 위해 쓰여지고 있는 반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없지만 예술가 및 예술단체는 무용, 연극 분야의 현대적 양식 개발과 종사자들의 성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Wifi Body Independent Contemporary Dance Festival)이나 버진랩페스트(Virgin Labfest)는 같은 축제는 이러한 현대적 장르로의 예술적 발전을 위한 플랫폼이 되고 있다.

월드댄스얼라이언스필리핀(World Dance Alliance Philippines)가 주최하는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은 예술적 탁월함과 탐구성을 갖춘 선구자적 예술가와 관객개발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각종 대회나 국내∙외 공연의 쇼케이스를 주최하며, 테크닉, 비평, 무용실습 워크숍과 강좌도 개설한다. 공연뿐만 아니라 영화와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를 활용하여 현대적 형식으로 전시회도 열고 있다.

버진랩페스트는 신진 연극 연출가와 극작가의 발굴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젊은 예술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고 이를 발표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국제적인 페스티벌은 아니지만 새로운 작품의 실험실로써의 버진랩페스트의 혁신적인 형식은 향후 국제 규모로 발전해 나갈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버진랩페스트
(사진출처 : 버진랩페스트 홈페이지)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
(사진출처 _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 홈페이지)

십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을 제외하고 위에서 언급된 페스티벌들은 대개 10년 정도 지속되어왔다. 축제의 지속성이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은 예산상의 이유로 매년 개최하려던 당초의 계획을 수정하여 격년제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축제들의 경우에도 정부의 지원금 의존도가 높고, 특정시즌에만 행사들이 집중되어 있어 제한적이며, 다소 겉핥기 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축제의 개최의 핵심에 ‘정부를 통한 예산 확보’ 때문에, 축제 자체가 다소 정치적이고, 축제를 조직하는 주체의 성향이나 구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PIAF 축제들의 예를 보아도 국립문화예술위원회의 위원이 매 3년 주기로 교체되고 있고 위원회 주요인사의 성향에 따라 축제의 성향도 바뀌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필리핀에서 공연예술축제를 기획함에 있어서 다소간의 고민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축제는 예술적 창작 표현의 수확임에는 분명하다. 올해의 축제가 끝나도 다음 축제에서 또 다른 수확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관련링크

| 국제대나무오르간페스티벌   바로가기
| 쿠에르다스: 필리핀론달랴페스티벌   바로가기
| 위피바디독립현대무용페스티벌   바로가기
| 필리핀국제예술축제   바로가기
| 버진랩페스트   바로가기
  • 기고자

  • 레오나르도 레이 카리노 _ RMMC 테아트로 암바하논 컨템퍼러리 댄스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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