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아프로 포커스

호주투어 어떻게? _ 호주투어 시스템과 현황 2011-07-19
호주투어 어떻게?
[포커스] 호주 투어 시스템과 현황

최근, 호주는 아시아와의 문화교류 방식을 레지던스, 공동제작, 아트마켓 등 다각화시키고 있다. 호주가 특별히 아시아 지역에 관심을 가지는 데에는 급증한 아시아계 호주 이민자의 영향이 크다. 호주예술위원회(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가 2008년에 발간한 보고서 「주요 공연예술의 변화 예측」(Anticipating Change in the Major Performing Arts)보고서 보기에 따르면, 호주 국민의 1/4은 다른 국가에서 출생한 사람들이다. 지난 10년 간, 호주 국적을 취득한 이민자의 46%를 아시아계가 차지하고 있어 호주예술위원회는 이 보고서에서 앞으로 아시아권 문화예술 교류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정책과 실행계획이 필요하다고 결론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호주의 실질적인 교류 성과는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문화체육관광부예술경영지원센터가 조사한 「2010 공연예술 국제교류 활동현황(2009년 기준)」보고서 보기의 ''국내 공연예술단체의 대륙별 해외진출 현황''에 따르면, 2008년, 한국공연예술단체가 해외에서 공연한 전체 413건 중 호주가 포함된 오세아니아 지역은 10건에 불과하고, 2009년, 전체 진출 건수가 525건으로 증가한 것에 비해 오세아니아 지역은 작년 수준인 10건에 멈춰있다. 예술가들이 다른 권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주에 관심이 적을 수도 있지만, 호주 공연이 성사되더라도, 단일 공연(one-off)으로 그치고 돌아오는 것을 정체의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한국에서 호주 공연을 준비하고 있거나, 협업을 고려하고 있는 예술가나, 기획자라면, [아츠 프로페셔널(Arts Professional)]의 최신호(2011년 7월 4일자)에 실린 하프릿 카워(Harpreet Kaur)의 호주 공연예술 현장에 관한 글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하프릿은 영국에서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런던과 버밍엄에서 활동하다, 2010년에 멜버른으로 이주해 지금은 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기획자이다. 멜버른프린지페스티벌과 빅토리아주의 대표적인 내셔널투어 에이전시인 RAV, 호주 정부의 내셔널 투어링 프로젝트 등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호주 투어에 도움이 되는 기관과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정보는 하프릿이 [아츠 프로페셔널]에 기고한 글 "Getting the show on the road"를 한국 사정에 맞게 번안, 재구성한 것이다.


프리젠터 중심의 투어 모델의 발달
영국이나 한국과 비교해서 국가 면적이 서른 배나 큰 호주에서 공연 투어를 기획하는 일은 오랜 시간의 준비가 필요하다. 한 국가라 하더라도 서쪽 퍼스에서 동쪽 캔버라까지 비행기로 다섯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에서 싱가포르 가는 시간과 비슷하다. 화물 선적, 조명과 음향 설비의 반입 및 설치의 이동시간부터 장거리 여행에 지친 예술가들의 휴식 시간까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때문에 특히 호주 현지 사정에 어두운 외국인이 도시 간 투어를 기획,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호주는 일찍이 프리젠터 중심의 투어 모델(presenter-driven touring model)이 발달했다. 하프릿은 소규모 공연기획사나 예술단체의 경우, 극장이나 축제 담당자를 개별적으로 접촉해 호주 투어를 조직하는 것보다, 기존의 프리젠터 중심의 투어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네트워킹, 쇼케이스, 기금
사이버패독, 롱패독, 플레잉 오스트레일리아는 호주 국내 공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 주도로 만든 투어 모델이다. 사이버패독(Cyberpaddock)은 내셔널 투어를 기획하는 예술가와 극장/축제 프로그래머, 투어 코디네이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웹사이트이다. 호주 지방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5개의 대표적인 투어 에이전시의 연합체인 블루 힐러 네트워크(Blue Heeler Network - Performing Art Touring Australia)가 제작, 운영하고 있다. 시간이나, 재원이 부족해 다른 도시를 찾아가 직접 공연을 관람할 수 없는 프리젠터들이 온라인으로 제공한 예술단체의 공연자료를 검토하고, 직접 연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러 프리젠터에게 공연 문의를 받은 예술가의 경우, 사이버패독에 등록되어 있는 투어 코디네이터와 전문 에이전시에 투어 전체 기획을 의뢰할 수 있다.








롱패독(Long Paddock)은 1년에 두 번, 호주 전역의 프로듀서와 프리젠터들을 한 극장에 초청해서 쇼케이스를 열고, 다음 시즌의 연계 프로그래밍을 협의하는 미팅이다. 쇼케이스는 사이버패독에서 높은 인기를 얻은 작품들과 블루 힐러 네트워크가 추천하는 작품들로 구성된다.

플레잉 오스트레일리아(Playing Australia)는 호주 정부가 운영하는 내셔널 투어 지원 프로그램이다. 선정단체는 구체적인 호주 대륙을 횡단하는 투어 계획을 제출하고, 항공, 화물, 숙박 등의 경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단, 상업적인 프로그램이나, 충분한 재원을 확보한 경우는 제외한다. 롱 패독 쇼케이스는 플레잉 오스트레일리아 기금 마감 2개월 전에 열려 여기에서 좋은 성과를 얻은 예술가가 직접적인 기금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블루 힐링 네트워크의 핵심 멤버인 RAV(Regional Arts Victoria)는 빅토리아주 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투어 에이전시로 40년 넘게 활동하면서 호주 투어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RAV는 블루 힐링 네트워크가 기획하는 롱 패독 이외에도 ''쇼케이스 빅토리아(Showcase Victoria)''를 별도로 개최하여 빅토리아 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호주 공연예술 전문지 [리얼타임(The Realtime)]이 지난 2007년 개최한 포럼 ''Realtime Performance Space Forum: The secret life of touring'' 포럼자료 보기의 내용을 보면 사이버패독과 롱패독은 호주의 가장 대표적인 투어 모델이지만, 쇼케이스에 선정되는 작품들이 대형 공연장에 들어가거나, 대중적인 취향에 치우쳐져 있어 실험적이거나, 컨템퍼러리 계열의 작품을 외면한다는 호주 공연예술계의 비판에 직면해있다. 또, 운영 목적 자체가 호주 공연예술 시장을 키우기 위한 것에 있어 호주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와 프로듀서로 참여의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예술단체 또는 프로듀서와 공동으로 제작한 대형 프로젝트의 호주 투어를 계획할 때 이 투어 모델은 유용할 수 있다. 또, 웹사이트의 공개된 정보는 누구나 열람이 가능해 호주의 주류 공연예술계의 경향과 핵심인물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공연예술, 소규모 예술단체의 대안적인 투어 모델
하프릿은 영국과 비교할 때, 호주는 극장 프로그래밍과 공적 기금의 지원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다고 얘기한다. 프로그래밍과 지원기금 모두, 최신 공연 트렌드를 호주 각 지방으로 신속하게 전달하고, 단기간 안에 예측 가능한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런 환경 때문에 영국의 극장과 아트센터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프로듀서들과 작품 개발에 노력하는 것에 반해, 호주는 독자적인 미학이나 포커스를 가지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례가 적다. 새로운 작품 개발이나 관객 개발과 관련한 프로젝트가 적은 것은 호주 공연예술계의 문제로 늘 지적된다. 몇 개 주요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 공연장들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적인 프로그래밍을 할 의지가 적다보니, 새로운 경향을 표방하는 컨템퍼러리 계열의 공연들은 투어의 기회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프릿은 멜버른, 시드니, 브리즈번과 같은 대도시의 프로듀서들은 도전적인 작품제작과 해외 예술가와의 협업, 작품 의뢰 등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 이 도시들을 중심으로 호주의 투어 파트너를 찾을 것을 조언한다.

사이버패독-롱패독의 투어 모델의 한계 때문에 비주류로 치부되는 현대공연예술을 하는 예술가들의 기획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대안적인 성격의 투어 에이전시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퍼포밍 라인즈(Performing Lines)는 실험적인 작품 위주의 기획을 맡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류 예술계의 외곽에서 만든 작품, 독창적이거나, 다문화적이고, 다층적이며, 동시대적인 특성을 가진 작품을 전문적으로 제작하고, 호주에 소개하는 것을 표방하고 있다. 쿨투어(Kultour)도 다문화 예술(multicultural arts)의 호주 투어 전문에이전시이다. 이외에 비슷한 대안적인 공연 투어 에이전시로 떠오르고 있는 곳들로 쇼 온 더 고(Shows on the Go), 크리티컬 스테이지스(Critical Stages), 식스팩(6PAC)을 추천한다.

호주의 프린지페스티벌에 참가도 호주 투어의 예비 단계로 활용할 수 있다. 하프릿은 멜버른프린지페스티벌의 축제감독 에스터(Esther Anatolitis)의 말을 빌려, 멜버른프린지페스티벌의 주요 작품 선정 기준 중의 하나가 여러 곳에서 투어가 가능한 작품이라고 밝히고 있다. 축제를 보러 오는 프로듀서들이 특정 목적으로 투어가 가능한 모델일 때, 향후 작품 개발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서울을 방문했던 애들레이드프린지페스티벌의 예술감독도 더 많은 한국 공연예술가들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었다. 애들레이드프린지페스티벌은 호주공연예술마켓(Australian Performing Arts Market)이 개최되는 해에 참여할 경우, 더 많은 투어 관계자에게 자연스럽게 작품을 알릴 수 있다. 애들레이드프린지페스티벌은 전 부분을 자유참가로 열어두고 있으나, 거리 예술제와 사막예술제의 일부분은 사무국 기획 프로그램으로 해외 예술가들을 초청하기도 한다.






하프릿이 가장 최근에 경험한 호주 공연예술계와 호주 투어에 대한 조언은 우리 공연단체, 예술가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단, 그녀의 경험은 영미문화권 생활자로서 영국과 호주 사이에 언어나, 감성에 큰 장애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또, 해외공연에 대한 충분한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에이전시와 투어계약을 성급하게 맺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장기간의 파트너쉽을 약속할 만한 신뢰를 주는 호주 측 파트너가 추천하는 에이전시과 계약 여부를 타진하거나, 과거에 호주 투어 경험이 있는 한국의 예술단체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관련 링크:
| 아츠프로페셔널 바로가기
| 사이버패독 바로가기
| 쿨투어 바로가기
| 퍼포밍 라인즈 바로가기
| 멜버른프린지페스티벌 바로가기
| 블루 힐러 네트워크 참여 5개 에이전시 (지역)
  Regional Arts Victoria (빅토리아주) 바로가기
  arTour (퀸즈랜드주) 바로가기
  Regional Arts Australia (퀸즈랜드주) 바로가기
  Country Arts SA (남호주) 바로가기
  Country Arts WA (서호주) 바로가기 
  • 기고자

  • 신민경 _ 예술경영지원센터 해외리서처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korea Arts management service
center stage korea
journey to korean music
kams connection
pams
spaf
kopis
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