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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쾅, Ola Beijing! 마카오 컨템포러리 아트페스티벌 프로듀서 2010-07-23

에릭 쾅, Olá Beijing! 마카오 컨템포러리 아트페스티벌 프로듀서 

 

 

진행 및 정리 : 장혜원 (중앙희극학원 연극학 박사) 

 

에릭 쾅(Erik Kuong, ?華歡)은 지난 10년 이상 마카오 문화부 산하 조직에서 일해왔으며, 마카오 컬처럴 센터 내 프로그램 기획과 공간 운영을 담당함과 동시에, 마카오 아트 페스티벌, 마카오 프린지 페스티벌, 월드와이드 아트 컬렉티브 페스티벌(WACfest), 허쉬 풀 밴드(락 페스티벌) 등 축제의 프로그래머로써 다수의 국제협업 프로젝트 및 교류공연을 진행한 바 있다. 그가 2009년 오랫동안 몸담았던 컬처럴 센터를 떠나 독립 프로듀서로 처음 선보인 Olá Beijing 축제를 비롯,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Q. 그간 화문희극절(華文戱劇節)과 같이 중화권 전체를 아우르는 연극행사나 개별작품의 간헐적인 교류를 제외하면 중국 대륙에서 마카오의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었다. ‘카지노의 도시라는 이미지 외에 많이 알려진 바가 없는 마카오의 다양한 예술장르를 소개한 Olá Beijing 행사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우선 Olá Beijing”이라는 말은 안녕, 베이징이라는 뜻으로 포르투갈어와 중국어발음, 영어표기가 혼합된 표현이다. 마카오에서는 일상 회화에서도 이 세 언어가 혼합되어 쓰이고 있으며, 이것은 바로 다양한 문화가 혼재돼 있는 마카오 예술의 특징을 나타내주는 단적인 예이기도 하다. 내가 처음 대륙을 방문한 것은 이미 99년 반환 이후의 일로, 베이징의 한 극단과 합작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대륙의 극장과 막 형성되기 시작한 예술 특구 또 그곳의 독립예술가들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문화의 생태적 환경이 마카오의 그것과는 매우 다르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전의 교류활동이 주로 정부차원의 행사에 그쳤던 까닭에, 진정한 마카오의 현대 예술에 대해 소개할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오래 해왔고, 때마침 반환 10주년을 맞아 수도 베이징에서 이번 페스티벌을 열게 되었다.

 

Q. 페스티벌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이번 축제는 독립 영화제, 현대 공연예술주간, 마카오문화 체험프로그램, 락 페스티벌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Stone Commune, Out To production, Cheng Hin Drama Club, Cactus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카오의 대표적 민간극단들을 포함하여 독립영화, 설치미술, 행위예술 분야의 아티스트들도 참여하였다. 내가 가장 바라는 것은 마카오의 예술가들이 대륙의 관객 및 동종업계 종사자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고, 점차 민간차원의 교류가 많아져서 또 하나의 소통의 창구를 형성하는 것이다. 축제의 주요 공연들은 다산쯔798예술특구 내의 여러 공간에서 선보이게 되었는데, 같은 기간 내 열리는 798예술제 안의 마카오 주간 프로그램으로 참가하는 형식이다. 등 마카오 공연예술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환경연극 작품들이 798특유의 배경과 잘 어우러져 또다른 매력을 가진 공연으로 태어났다고 하겠다. 또한, 울렌스 현대미술센터 (UCCA)에서 열리는 마카오 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라고는 하지만 마카오 영화계 전체로 보아도 역대 가장 큰 규모의 행사이다. 특기할 점은, 다수의 영화들이 포르투갈 출신 프로듀서나 감독과의 합작 프로젝트인데 이번 축제가 끝나면 포르투갈와 마카오에서도 순회 상영이 예정돼 있다. 베이징의 주요 대학들을 돌며 상영되는 다큐멘터리의 경우 현재 마카오인들의 생활을 가장 잘 반영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중국 대륙의 젊은이들이 마카오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Q. Olá Beijing 뿐 아니라 그간 프로듀서로써 주도했던 행사나 작품들을 보면 주로 마카오의 현대 예술을 소개하고, 국제 합작 등의 기회를 통해 교류의 저변을 넓히고자 노력해온 것 같다. 그렇다면, 컨템포러리와 대별되는 마카오의 전통은 무엇인가. 예를 들어, 대륙에는 지방마다 경극, 천극, 황매희 등 대표적인 장르가 있는데 마카오 공연예술에도 이러한 범주에 들어가는 양식이 있는지?   

 

물론이다. 마카오 전통극 또한 광동지방 월극(?劇)의 카테고리에 들어가기는 한다. 그러나 동시에 포르투갈, 유럽문화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도 사실이다. 연극이나 음악의 발전이 서양의 그것을 따른 경우가 많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민간에서는 중국의 전통을, 관을 비롯한 공식 채널에서는 유럽식 전통을 따라왔다고 할 수 있다. 실은 포르투갈 문화가 마카오에 끼친 영향이 상당히 깊었다는 것을 최근 중국 대륙이나 기타 중화권 국가의 문화를 접하면서 더욱 깨닫게 된다.  

  

 Q. 최근 몇 년간 진행했던 작업들은 마카오 작품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것이 참여 아티스트들의 면면이 대만, 싱가폴, 중국 대륙, 홍콩 출신으로 아주 다양하다. 이제 이러한 공동창작이나 공동제작은 사실 국가간 합작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중화권이라는 커다란 덩어리 안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데, 경험상 언어환경이 같다던가 하는 점 외에 어떠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나.     

 

물론 보통화와 광동어, 간체자와 번체자 등 차이로 인해 100% 통한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크게 보아서는 같은 언어환경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문화적 배경, 사상 혹은 예술에 대한 관념 등이 다르다는 것인데, 예를 들어 홍콩, 마카오의 경우가 좀 더 서양식 관점을 받아들인 것 같다.

 

Q. 토목공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당초 어떻게 공연예술계에 몸담게 되었는지 얘기해달라.

 

연극을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 후로 쭉 극작가가 되고 싶어서 습작으로 희곡을 쓰다가 학내 극단에서 연출을 맡게 되었다. 1991년 학교가 아닌 외부에서 Cheng Hin Drama Club이라는 극단을 설립했는데 벌써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얼마 전에는 20년 전의 창립멤버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우리 모두 이 극단이 현재 작품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축제 참가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의 공연이 2002년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멤버들은 현재 마카오 연극계의 허리를 지탱하고 있는 중심 인물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현재 마카오 컬처럴 센터, 마카오 예술학교, 희극농장를 비롯한 주요 극단을 이끌어 가고 있으며, 기술스텝과 디자이너 등 마카오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텝들도 모두 우리 단체 출신이다.  

 

Q. 홍콩과 마카오 모두 반환 이후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문화예술정책의 측면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내가 대학을 졸업한 것이 98년도이고, 마카오 반환은 99년이었다. 반환시점부터 최근까지도 정부산하 기관에서 일을 해왔는데 문화정책상으로 특별히 큰 변화는 없었다. 아니, 발전이 없었다고 해야 맞을 것이다. 최근 1,2년 사이에 정부가 문화산업 진흥을 표방하며 많은 재원을 쏟아 부었다고 하지만 시스템이나 정책적으로는 아직도 많이 뒤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심의와 관련된 부분이라면, 정부에서 표면적으로 제재를 가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많은 아티스트들이 자기검열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홍콩만큼 자유롭지는 못한 것 같다.   

 

Q. ()()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과의 교류 공연도 여러 차례 진행해왔고, 합작 프로젝트의 추진에 있어 싱가폴의 Kim Seng 등과 함께 가장 적극적인 중화권 프로듀서 중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한국의 공연예술에 대한 인상이나 향후 공동작업 계획에 대해 소개해달라.

 

한국 공연을 처음 본 것은 2002년 첫 방문 시 관람한 난타였고, 그 후 2004년도에는 마카오 아트마켓에 한국작품이 참가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교류와 이해는 2005년에 서울프린지페스티벌을 방문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그 후로는 거의 매년 한국에 가고 있다. 한국작품들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에게 일종의 활력을 준다. 학생작품, 프로극단의 작품을 막론하고 모두 이런 활기찬 기운이 넘친다고나 할까. 지난번 극단 몸꼴이 마카오 컬처럴 센터에서 공연했을 때, 우리측 무대감독은 이 팀이 여태 접해왔던 그 모든 극단들 중 가장 자기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말했을 정도니까. 올해 마카오청년연극제에 참가했던 팀도 마찬가지였다. 매우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인간미가 넘치고, 무대 뒤의 스텝들을 존중하는 마인드가 있다. 이러한 점들이 공연 자체의 완성도와 함께 마카오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연극뿐 아니라 무용이나 음악 등 다른 장르의 공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한국공연과 관련된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연출가, 배우, 스텝 모두 다양한 외부 의견을 듣고 싶어하고 소통하기를 원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현재는 한국 단체와 마카오의 대표적 극작가인 리위량의 희곡을 한국연출가와 배우들이 공연하는 작업을 논의 중에 있다

  • 기고자

  • 장혜원 _ 국립안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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