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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홍,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 새 축제 감독 2010-07-15

로기홍,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 새 축제 감독 인터뷰

LOW KEE HONG, General Manager of Singapore Arts Festival, Interview  

 






 


인터뷰 및 정리인자,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인터뷰 날짜    2010 5 30

인터뷰 장소    에스플레네이드

 



 



예술로 국경을 만들고자 열망하는 도시국가 싱가포르,

그 예술정책의 정점인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새로운 수장을 만나다

 



지난 2009 10월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새로운 축제감독이 선임되었다. 전임자 고칭리(Goh Ching Lee) 감독이 예술위원회를 사임하면서 새로운 축제 감독으로 발탁 된 것이다. 새로운 축제 감독의 이름은 로기홍(Low Kee Hong). 그는 싱가포르 예술위원회 소속으로 시각예술분야의 부감독으로 근무하면서, 2006년 창설하여 2008년까지 연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안착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싱가포르 비엔날레(Singapore Biennale)의 디렉터로 재임한 바 있다. 이 발탁의 배경에는 아시아의 경제, 금융 그리고 문화예술의 허브역할을 담당해왔던 싱가포르가 홍콩의 중국 반환, 중국의 대외 개방 등 국제환경변화에 따라 싱가포르의 역할과 위치 변화에 대한 새로운 모색과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에스플레네이드(The Esplanade)- 컨버스아시안스(ConversAsians)-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Singapore Arts Festival)이라는 마켓-극장-축제의 새로운 삼각관계는 사람의 변화를 넘는 의미 있는 방향성의 변화로 읽힌다. 더 이상 허브(hub)’가 아닌 종착지(destination)’로 변화하겠다는 의지, 완성도 높고 날카로운 동시대 작품의 발표(Presenting), 제작(Commissioning), 프로듀싱(Producing), 그리고 커뮤니티(Community)에의 접근을 높이겠다는 것이 그 방향의 핵심이다. 올해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는 국제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21개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맥락과 논쟁점을 지닌 음악, 댄스, 연극 등 다양한 예술을 선보였다. 리미니 프로토콜의 ‘Cargo  쿠알라룸푸-싱가포르’, Pichet Klunchun‘Nijinsky Siam’ , 일본의 젊은 극단 Fai Fai‘Y o’clock’, Nitin Sawhney‘Accoustic Evening’, 피터 브룩의 ’11 그리고 12, 그리고  한국의 한태숙 연출 레이디 맥베스가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 참여에 관객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받았다.

 



Q) 이번에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 축제 감독이 새로 선임되어 한국에서도 관심이 많다. 자신에 대한 간단한 소개 그리고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변화될 모습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은 1977년 시작되어 올해로 33회째를 맡는 축제이다. 처음에는

싱가포르 자국 내의 통합과 교류를 위한 예술적 발전에 의의가 있었으나 점차 동시대성과 국제성(Contemporary & International)이라는 시간성과 공간성을 축으로 지속해왔다. 크게 보았을 때 변화라면 축제의 주최가 싱가포르 문화부에서 싱가포르 예술위원회로 옮겨온 것이고, 가장 최근의 고칭리 감독을 포함하여 그간 4~5명의 예술감독(축제감독)에 이어 새로운 축제감독이 부임한 것이 변화의 한 축이다. 나는 2006년 첫 번째 및 2008년 두 번째 싱가포르 비엔날레 디렉터를 역임하였다. 디렉터를 역임하는 기간 중에도 나는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소속으로 프로그래밍에 일정 부분 참여했었다. 사람들은 대체로 시각예술에서 일했던 내가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실제로 나도 그러한 생각이 든다. 나는 배우이자 무용수이기도 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전통 및 동시대 예술에 대한 연구, 인터뷰, 필름 작업을 진행하였었다.

 



새로운 축제감독으로서,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점은 바로 다음의 얼굴 혹은 다음의 양상에 대한 고민이다.  동시대성이라 함은 그것의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싱가포르 아트페스티벌에서는 국가 급의 대규모 혹은 예술성 높은 작품들이 많이 상연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특별히 어떠한 특장점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이 어떤 얼굴(모습)을 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올해는 특히 ‘Between you and me’라는 테마를 설정하고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면서 어떻게 관객들과 어떠한 대화를 해나갈 것인가 많은 고민을 하였다. 따라서 관객들이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서 만나는 프로그램들은 이 대화의 시작점이 된다. 결과적으로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지향점은 이 창작과 발표라는 축제의 장에서 창작이라는 축과 시민에의 접근성’ (getting closer to the arts)’ 이라는 키워드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다.

 



창작과 시민이라는 관점에서 비추어 창작의 활성화를 위한 축제 포지셔닝을 위해서 다음과 같은 축제 내의 플랫폼을 배치하였다. 첫 번째는 축제 드라마투르그의 존재, 두 번째 Open Studio와 같은 신진예술가들을 위한 지원 플랫폼, 세 번째, Solo Works과 같은 프로그램들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앞으로 싱가포르가 아시아에서의 예술교류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역할 뿐만이 아닌 창작 활성화를 위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시민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Com.mune이라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싱가포르의 다양한 인종과 시민들의 자체 커뮤니티 프로그램 지원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1년 상시로 운영되어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높혀나갈 계획이다.

 



Q) 이번 페스티벌을 보면서 Rimini Protokoll ‘Cargo-쿠알라룸프-싱가포르등 높은 완성도와 함께 날카로운 동시대 작품들이 선보이는 페스티벌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었다. 이 플랫폼이 작동될 때, Com.mune과 같은 프로그램이 특히 관객이라는 키워드로 기획하는 경우, 프로그램을 관객의 눈으로 맞추라는 요구도 있을 것 같다. 그러한 요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좋은 질문이다. 관건은 좋은 작품’, ‘어려운 작품이 어떻게 관객과 만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인 것 같다. 이 지점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들의 수준을 함께 높혀 가는 것이 바로 내가 지향하는 미션이다. 이는 공연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의 미학적, 디자인적, 철학적 측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작품을 이해하게 하고, 감각과 사고의 관점을 키워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페스티벌이 함께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Q) 작품의 미학, 디자인, 철학적 측면을 관객과 함께 공유한다는 면에서 올해 ‘Between you and me’라는 테마에 대한 이해가 좀더 되어가는 것 같다. 이 테마에 대해 좀더 설명해달라. 

 



A)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서 이렇게 테마를 설정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앞으로도

테마를 설정하여 다양한 화두를 함께 나누고 싶다. 이번 테마 ‘Between you and me’의 경우 매우 간단히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페스티벌관객두 번째는 아티스트아티스트’, 세 번째는 아티스트관객등 관계들의 대화라 할 수 있다. 이것이 앞서 이야기한 플랫폼의 개발과 방향성을 보다 공고히 한다. 예를 들어 올해 한태숙 연출가의 레이디 멕베스의 경우에도 자체 작품의 예술성과 완성도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이번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영국의 다른 세익스피어 작품과의 연관선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그것이 축제의 모든 작품을 관람하는 관객에게는 일종의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테마는 ‘3부작구성으로 생각하고 있다. 함께 하는 예술가들은 항상 나에게 여러 가지 영감을 주는데, 이번 테마 ‘Between you and me’의 경우도 작년 10월 뉴질랜드 월링턴의 한 박물관을 예술가들과 방문했을 때 그와의 대화 속에서 떠올랐던 테마이기도 하다. 이미 2012년의 테마도 구상이 거의 마무리 되었다.

 



Q) 주로 싱가포르를 설명함에 있어 싱가포르라는 말보다 아시아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아시아 속 싱가포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싱가포르는 많은 것이 변화하고 아직도 발전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영역이 아직도 실험 중인 상태이다. 싱가포르는 무엇인가를 관찰하고 있는 단계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의 경우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데 한류스타 ’, 삼성, 그리고 한류와 같은 흐름들을 국가의 힘과 함께 생각해 본다. 컨버스아시안스(ConversAsians)에서도 느꼈겠지만, 싱가포르가 지역과 어떻게 연계하는가, 특히 아시아 지역과의 연계성을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에 많은 고민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계 지점에서 싱가포르는 더 이상 공항의 역할만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어떻게 더 깊은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가, 작업을 어떻게 교류할지, 그리고 다양한 작업들이 어떻게 결합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즉 공항보다 종착지로서의 역할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발전시키고, 예술가를 발전시키고, 관객을 발전시키는데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또한 도시에서의 경험, 즉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경험이 이루는 조화 또한 내가 고민하고 있는 화두이다.

 

Q)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에서의 작품 제작과정에 대한 질문을 하고자 한다. 특히 특징적으로 전통과 동시대라는 부분과 공동제작이라는 관점에서 2010 독일세계연극제(예술감독 프리 라이젠)와 공동 제작하는 피쳇의 이라는 공연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이 작품은 어떻게 커미션 하게 되었나.

 



A) 피쳇과는 오랜 친구 사이이다. 피쳇은 태국 전통 마스크 무용수로 명성이 있었고, 나는 수 년전 동남아 지역(태국, 버마,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그의 무용과 움직임에 대한 연구와 인터뷰를 수행한 바 있었다. 때문에 그가 니진스키와 관련한 공연 아이디어를 이야기 했을 때, 바로 작품을 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구 무용의 선구자 니진스키와 전통에 대한 생각의 접점을 본다는 것은 흥미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는 20년 가량 전통무용의 무용수로 훈련을 해왔고, 이제 동시대의 영역으로 들어온 것이다. 독일세계연극제(Theatre de Welt)와는 특별히 이 작품을 공동 제작할 것을 제안했던 것은 아니고 비슷한 시기에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공유되고 독일세계연극제에서도 제작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Q) 앞서 페스티벌 드라마투르그에 대해 언급했는데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3명의 페스티벌 드라마투르그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A) Dr. Robin Loon, Tang Fu Kuen, Tan Shzr Ee, 3명의 축제 드라마투르그가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그래밍을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모두 교수, 프로듀서, 큐레이터 등 전문가 그룹으로 이론적 기반, 프로듀싱 기반, 창작적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러면서 연극, 무용, 음악 분야로 나누어 활동한다. 올해 프로그램에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현재 2011년과 2012년의 프로그램에 대해 5명의 드라마투르그가 활동하고 있다. 2명씩 연극, 무용, 음악 분야에서 업무를 돕고 있다. 축제 드라마 투르그는 프로그래밍만 서포트 하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으로 제시하는 Open Studio Solo Work에 대한 커미션 작품에 대한 창작 작업에의 직접적인 도움도 제공하고 있다.

 



Q) 축제 드라마투르그가 작품에도 참여한다면 그것은 어떤 방식인가? 예술가와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가 관건일 것 같은데..

 



A) 정확한 지적이다. 축제 드라마투르그가 창작의 전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창작 과정에서 예술가가 볼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창작적, 기획적, 학문적 시각에서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외국 초청작에 대한 드라마 투르그는 전혀 진행하지 않고, Open Studio Solo Work등의 싱가포르 작품에 한정하여 창작 작업에 개입한다. 이것은 약 2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으며, 싱가포르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리소스를 교환한다. 유럽적인 것 혹은 유럽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아시아적 것에 대한 것을 발굴하고 대화 나누는 것에 관심이 있다. 외국 작품의 경우 초청과 프로그래밍에 관한 예술적 비전을 교환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진행한다.

 





로기홍 (Mr. Low Kee Hong)

 



2009 10월부터 싱가포르 아트 페스티벌의 신임 디렉터로 재직 중이다.  2006년과 2008년 싱가포르 비엔날레(Singapore Biennale)의 디렉터를 역임하였다. 싱가포르 비엔날레는 높은 예술적 비전과 함께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배치하여 성공적으로 개최된바 있다. 로기홍은 2002년 씨어터웍스(TheatreWorks)의 협력예술감독을 역임하였고,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국립싱가포르대학교(National Singapore University) 사회학부에서 강의한 바 있다.


  • 기고자

  • 임인자 _ 서울변방연극제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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