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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대응, 역할, 미래 2020-12-02



코로나와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대응, 역할, 미래

지금이야말로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의 연대와 협력이 힘을 발휘할 때
코로나와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대응, 역할, 미래

Asia Music Network Meeting 2020 (Oct. 15, 15:00-17:00, KAMS)

김희선 (Hee-sun Kim)
국민대학교 교수(Professor/ Kookmin University)

코로나 19와 함께 전 세계 공연장에 위기가 찾아왔다. 각국의 공연장, 페스티벌, 뮤직 마켓은 문을 닫았고 예술가들은 무대와 관객을 잃었다. 라이브 공연과 무대를 대신하여 예술가들은 온라인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관객과 다시 만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가장 영향을 받은 분야는 국제교류다. 한국공연예술 국제교류의 대표 브랜드인 서울아트마켓(Performing Arts Market in Seoul)도 올해는 전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방역의 성패에 따라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무대 공연이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다. 오랫동안 라이브 공연을 기다려 온 관객들은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예매를 시작해 거리두기로 적어진 객석의 티켓은 금세 매진이 된다. 현재 가장 어려운 점은 언제 다시 극장이 닫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다. 팬데믹으로 하늘 길이 모두 닫힌 지금, 모두가 질문한다. 공연의 국제교류는 다시 재개될 수 있을까. 한국 전통음악을 세계 음악 전문가에게 소개하는 저니투코리안뮤직(Journey to Korean Music)의 아시아 각국-한국, 인도, 중국, 대만, 홍콩, 태국, 일본, 그리고 싱가포르-의 극장, 재단, 기관의 예술감독, 기획자들이 줌으로 모여 코로나와 관련한 대응과 현재 상황, 코로나 이후 국제교류의 가능성,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의 역할과 미래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 진행자
김희선 (교수, 국민대학교)

- 국내 초청인사
이수정 (국장, DMZ 피스트레인 및 잔다리 페스타)
한지영 (콘텐츠운영부장,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성원 (기획팀장, 전주세계소리축제)

- 해외 초청인사
Amitava Bhattacharya (Founder/Director, Contact Base, 인도)
Debalina Banglanatak (Musical coordinator, Contact Base, 인도)
Hean (CCO, MAO Livehouse, 중국)
Martius F. Y. Lin (Artistic Director, Studio Acht, 대만)
Chien-fu Lai (Manager, Studio Acht, 대만)
Samuel Chai (Director General, Renaissance Foundation, 홍콩)
Sarun Pinyarat (CEO, Fungjai.com, 태국)
Tak Furuichi (Music Market Director, Japan Music Culture Export / Tokyo International, 일본)
Xianghui Tan (Producer, The Esplanade Co Ltd, 싱가포르)


2020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온라인 회의 ⓒKAMS

코로나 19와 아시아 공연계의 대응

줌 회의에 앞서 아시아 각국의 공연예술계의 코로나 19 대응과 현황에 대해 서면질의를 보내 응답을 요청했으며 당일 회의에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각국의 공연계는 코로나 19의 국가적 대응상황, 기관의 크기, 역할, 각국의 공연 인프라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었지만 유사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 우선 공연장이 폐쇄되면서 계획했던 모든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고 기존 아카이브의 작품을 온라인으로 송출하기 시작했으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온라인 라이브 공연이 시도되었다. 글로벌 플랫폼의 사용이 불가한 중국에서는 youku, TME, xiami, music.163.com 등의 플랫폼을 통해 공연영상이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라이브 공연은 기관의 웹사이트와 유튜브(Youtube)로 송출되고 있었는데 태국에서는 페이스북(Facebook)이나 줌(ZOOM)을 사용하기도 했다. 페이스북과 줌은 음향과 영상의 질은 높지 않은 대신 실시간 소통이 용이하다는 점이 있어 초기에 많이 활용되었다. 줌의 경우 예술가들의 라이브 공연보다 워크숍이나 강의, 교육에 더 효과적이었다. 인도에서도 초기 페이스북을 통해 라이브 공연을 진행해 아티스트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시가 아닌 지방 출신의 예술가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교육을 제공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줌으로 전통 명인들이 젊은 아티스트들에게 음악지식을 전수하기도 하였다. 상생, 지원, 협력만이 예술 생태계를 유지시킬 수 있다는 교훈인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관객들은 라이브 공연을 선호하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현재는 방역의 추이를 지켜보며 라이브 공연과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비록 작은 규모로 시작하였지만 무료 온라인 라이브 공연은 인기가 높았다. 뮤직 스테이션이라는 라이브 쇼에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제작한 30분 길이의 37건의 영상이 올라와 있는데 예술가들의 창의적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또 유명 뮤지션들이 투어를 취소하게 되자 대신 악기 연주 등을 직접 가르치는 “마스터 클래스” 영상을 제작했는데 공공기금을 통해 예술가들은 지원을 받았고 유튜브에 게시하여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다. 무대 공연이 어려운 지금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온라인상에서 관객들과 만나려 노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예술 생태계의 지속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 공연은 대부분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일부 유료로 진행한 경우에도 예술가가 공연료를 충분히 받을 수 있지는 않았다. 태국에서는 At Home Festival을 페이스북으로 중계했는데 기부 기능을 추가해서 참여한 아티스트들과 수입을 분배하기도 했다. 충성도 높은 고정 공연 관객이 많은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료 온라인 공연이 가능했는데 일부 라이브 공연이 재개된 지금도 유료 온라인 공연과 라이브 공연은 병행되고 있다. 일본은 사회 방역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에 비해 공연의 생태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온라인 공연의 여러 노력과 초기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역에서 관객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관심을 잃어가고 있고 이제 라이브 공연이 재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적으로 방역에 성공적인 중국, 홍콩, 대만, 태국은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면서 공연과 페스티벌이 재개되어 코로나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 일본, 한국은 정부에서 예술가 및 공연장을 지원하는 지원금, 보조금 제도 등을 운영해서 지원해주기도 했고 홍콩의 르네상스 재단은 새로운 온라인 기반의 프로젝트 기금을 받아 오픈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잔다리 페스타는 페스티벌의 취소에 머물지 않고 지역 정부의 기금을 활용하여 포스트 프로덕션, 잡지, 페이크 페스티벌 리뷰, 짧은 음악 다큐멘터리 필름 제작, 머천다이즈 제작 등으로 페스티벌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잔다리 페스타 프리젠티드 라이브 송출 화면 ⓒZandari Festa

아시아 각국에서 가장 타격을 받은 분야는 역시 국제교류였다. 모든 지역에서 국제교류는 모두 중단되었다. 그러나 대만의 경우 해외에서 귀국한 예술가들로 지역 음악계가 풍성해지기도 했고 해외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사라진 지금 로컬의 관객들은 지역의 예술가들을 재발견한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공연시장이 성장 중인 중국에서는 코로나 상황이 정상을 되찾아 가는 8월 이후 더욱 빠른 속도로 자국 내 공연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잔다리 페스타는 새롭게 구축하는 온라인 콘서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콜라보레이션, 버추얼 파티, 쇼케이스 등을 시도하며 국제교류 방식을 다변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올해 해외 아티스트의 공연은 전면 취소되고 전체 페스티벌을 온라인으로 준비하였다. 전 세계 8개 도시(러시아, 독일, 대만, 스페인, 벨지움, 네델란드, 인도, 캐나다,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실시간 온라인 콜라보레이션 공연으로 구성한 오프닝 공연 “Link”는 코로나 시기 국제교류의 성공적 사례가 될 듯하다.

코로나가 가져다 준 온라인 장으로의 확장과 미래를 위한 자원들

코로나 팬데믹은 인류에게 발전주의적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을 가져다 주었고 예술의 창작과 향유라는 일상적 상식을 해체시켰지만 모두가 머뭇거렸던 디지털 온라인 장으로의 진입과 새로운 상상의 세계로 빠르게 이동시켰고, 동시에 사회에서 예술이 왜 필요한지 다시 성찰하게 해 주었다. 코로나는 공연계에 고통으로 기억될 한 해를 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확장과 자원들을 고민하게 해 준 셈이다. 싱가포르 에스플레네이드 극장직원들은 공연 영상화를 준비하며 기술적 차원의 이해가 높아졌고, 무대 공연을 관리했던 무대직원들도 방송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춘 전천후 스탭(Staff)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국제교류와 국제 투어가 전면 취소된 지금이 창작과 제작에 중점을 두고 미래 구상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한다. 장기적인 계획과 기획을 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 셈이다. 국제교류에서도 장기적 시각으로 기획하고 깊이있게 상호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잔다리 페스타의 새로운 쇼케이스 방식의 준비와 시도도 코로나와 같은 긴박한 위기상황에서의 예술적 상상의 힘이 작동될 때 가능한 것이 아닐까. 온라인 유료관객이 가능한 일본에서 온라인은 일종의 플러스 요소로 작동하여 새로운 방식의 온라인 라이브 쇼로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신예 아티스트들에게 온라인 라이브 공연은 수익과 관객을 만나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되었다.
해외 거주 본국의 아티스트들의 귀국으로 음악 시장이 풍성해진 대만에서는 이들과 지역의 예술가들의 장기적인 프로젝트 계획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워크숍이나 강연 교육으로 대만 음악계와 교류가 시작되고 있다고 전한다. 해외 공연은 전면 취소되었지만 오히려 창의적인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국제적인 아이디어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유가 생겨 예술가들은 음악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자신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하기도 한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페스티벌이 영상화되면서 새로운 미래의 기회가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한다.
온라인은 홍보적으로는 꽤 장점이 많다. 여행은 불가능하지만 서로 온라인을 통해 홍보가 가능하고 협력을 통해 각국의 아티스트들을 홍보할 수 있다. 고품질 영상을 제작하여 타 지역 쇼케이스 페스티벌과 교류도 가능하다. 물리적인 이동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니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며 창의력을 발휘해 볼 수도 있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많아질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공연을 보는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예술가들도 온라인으로 관객과, 혹은 다른 지역의 예술가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품질을 향상시키고 적합한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온라인 라이브 공연의 영역이 넓어지고 예술가들은 다시 폭넓은 국제적 커리어를 만드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잔다리 페스타 네트워킹 캡쳐 ⓒZandari Festa

지속적 연대와 협력을 위한 플랫폼으로의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마지막 아젠다로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의 역할과 미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지속적 연대와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는 지금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중요하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일회적으로 그치는 대신 지속적으로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아시아 각국의 상황을 교환하고 경험을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오갔다. 아시아 예술가를 디지털 플랫폼안으로 모아 소개하고 교류하는 아시아 네트워크 페스티벌 플랫폼의 구상이 제안되었다. 이미 구축된 페스티벌, 극장 등이 나서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개진되었다. 아시아 공연예술계의 협력을 위해 창의적인 플랫폼을 구상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적 연대와 협력으로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 미팅이 협력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아시아가 아시아를 소개하는 플랫폼, 오랫동안 꿈꿔온 일이 코로나를 계기로 구체화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코로나는 서구중심의 문명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촉구한다. 아시아 시대를 외치고 아시아 네트워크의 구축에 관심을 두었지만, 코로나의 발발과 함께 한국의 공연계에서 관심을 가진 것은 서구 공연계의 상황이었다. 연일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 뉴욕 매트 오페라와 베를린 필하모닉의 대응을 소개했다. 여전히 우리의 눈은 서구에 가 있었다.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지점은 바로 여기서부터이다. 일본의 관객들은 여전히 온라인 공연에서도 티켓구매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방역에 성공한 중국, 홍콩, 대만, 태국, 싱가포르의 공연계는 점차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한국의 방역과 공연계의 온라인 전환과 퀄리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감을 보여주고 있다. 서구 공연계가 겪는 어려움에 비해 아시아의 공연계의 대응은 한결 수준이 높다. 방역의 과정에서 드러난 서구문명의 한계와 개인과 사회의 도덕적 인식의 차이를 바라보며 세계문명의 아시아적 전환을 기대해볼 수 있게 한다. 이번 회의는 아시아 뮤직 네트워크가 미래 아시아 공연예술의 국제교류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함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아시아적 전환에 대한 구체적 사유를 가능하게 했다. 다시 아시아를 묻는다. 다시 아시아를 바라본다. 아시아 공연예술은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 인류 사회에 소통과 치유, 생명중시, 인간존중, 문화다양성을 실천할 삶의 예술로 전환하는데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필자소개

김희선 (Hee-sun Kim, Ph. D. in ethnomusicology)
한국음악의 국제교류에 관심을 갖는 현장중심의 연구자이다. 월드뮤직, 근현대 한국음악, 동시대 간-아시아 음악교류, 서구와 비서구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4년간 국립국악원 국악연구실장을 지내며 예술행정을 경험하고 학술의 현장 소통을 실천해보고자 했으며 현재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hekst1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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