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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반 존 _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예술감독 2011-06-07

“세계 어디에도 똑같은 축제는 있을 수 없다”

[Who&Work] 카라 반 존 -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예술감독

뉴질랜드의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Auckland Arts Festival)은 올해 3월, 2013년 축제의 예술감독으로 카라 반 존(Carla van Zon)을 공식 임명했다.

카라 반 존은 2008년 1월 뉴질랜드 예술위원회(The Arts Council of New Zealand)에 신설된 인터내셔널 팀의 매니저로 합류하여 뉴질랜드 예술가들의 해외진출 전략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한 바 있다. 그녀는 예술위원회 이전, 1989년부터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New Zealand International Arts Festival)에 관여하면서, 1996년부터 2006년까지는 축제 행정감독(Executive Director) 및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특히, 그녀가 행정감독이었던 1996년, 98년, 2000년 축제는 운영 흑자를 기록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이 도미니언 골드 어워드(Dominion Gold Award도미니언포스트지(The Dominion Post) 주최, 매년 웰링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기업 선정)의 최고의 상인 슈프림 위너스(Supreme Winners)를 수상하기도 했다.

오클랜드 출신인 카라 반 존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무용예술행정(Dance and Arts Administration from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석사과정을 이수했고, 이후 여러 연극과 무용단체를 비롯해 아오테아아츠센터(Aotea Arts Center), 뉴질랜드 필름 커미션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일했다.

그녀는 지금도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사람들 간의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한 수단으로써 ‘예술과 문화교류’에 열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데, 2013년 축제 준비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녀를 만났다.

Q: 이번 한국 방문의 목적이 궁금하다.

A: 이번이 나의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2003년 웰링턴국제아츠페스티벌 감독일 때, 그리고 작년 10월 뉴질랜드예술위원회의 일원으로 서울아트마켓을 비롯, 한국을 리서치 하기 위해 방문했고, 이번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 등과 만나 다양한 한국 작품들에 대한 정보와 한국 공연예술 현황 등을 듣고, 한국과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간의 강력한 연계를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공연예술 기획자들을 만나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작품들을 소개 받았으며, 저녁시간은 공연관람이 예약되어 있다. 내일은 시각예술 프로그램 구상을 위해 큐레이터와 만날 예정이다. 또한 아시아 지역에 큰 영향력을 주고 있는 대중문화, 한류 열풍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어 이와 관련한 미팅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축제가 포괄하는 장르는 음악극, 무용, 가족 프로그램, 야외공연, 시각예술,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 아주 다양하다. 관람하고 싶은 공연과 축제도 많고, 방문하고 싶은 한국의 기관들과 전문가도 많은데 모두 소화하기는 일정이 너무나 짧아, 일정 연기가 가능할지 확인 중이다.



Q: 미국에서 무용예술 행정을 공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전공까지 하게 된 계기, 그리고 축제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있었다면?

A: 나는 스스로를 다국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은 네덜란드인이며, 결혼 후 뉴질랜드로 이주하여 나를 낳았다. 어머니는 무용 강사, 아버지는 기타리스트였고, 나는 무용수로 자라 체육교육학위를 받은 후,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기도 했다. 수년간 히피처럼 생활하며 영국, 이란, 인도, 터키, 파키스탄, 동남아시아, 홍콩 등 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문화 교류에 대한 관심과 함께 보다 전문적으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에서 무용행정을 공부했다.

공부를 마치고 뉴질랜드에 돌아온 후에는 프리랜서로서 무슨 일이든 했다. 작은 기획사에서 일할 때, 친구가 갑자기 수술을 하게 되면서 3주만 일을 대신 맡아달라는 부탁들 받았는데, 그게 바로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이었다. 3주가 지난 후에도 축제는 계속 함께 일하기를 원했고, 그 다음 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축제일을 했다. 그 후 다양한 일들을 하다가 부감독, 행정감독을 거쳐 예술감독이 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작은 기회가 오늘날의 나를 만든 셈이다.

Q: 예술현장에서 정책으로, 그리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왔는데, 현장에서 정책으로 가게 된 계기가 있는가?

A: 그 당시 나는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실제로 예술정책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정책과 관련된 일은 일의 과정과 이유가 명확해야 했는데,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일들이었다.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보다는 뉴질랜드 예술가들을 위해 일한다고 생각했기에 그 일이 좋았다. 하지만, 솔직히, 다시 축제로 돌아온 지금이 조금 더 행복하다.

Q: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도미니 골드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축제가 경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상을 받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2000년도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에 밀레니엄 기념으로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Edinburgh Military Tattoo)를 초청한 것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잘 알고 있겠지만, 에든버러 타투는 대표적인 군악축제로 1950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1천2백만 명, 매년 21만7천여 명이 관람하는 축제다. 2000년도 뉴질랜드국제아트페스티벌에서 개최되기 이전까지는 에든버러에서만 개최되어 왔다.

타투가 개최되는 기간 동안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나라에서도 웰링턴으로 모였다. 티켓도 단시간에 매진되는 기록을 남겼고, 그때를 계기로 축제가 매우 크게 성장했다.

매번 새롭게 소개되는 작품들과 새로운 시도들이 축제를 성장시켜왔다고 생각한다. 축제는 1996년부터 흑자로 돌아섰고, 축제 관객과 축제기간 중 방문하는 관광객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해를 거듭한 성장이 타투와 같은 도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에든버러 밀레니엄 타투(2000년)



Q:축제에서 에든버러 밀레니엄 타투와 같은 대형 행사를 선택한 것은 큰 모험이었을 것 같다.

A: 물론 준비가 쉽지는 않았다. 당연히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고, 큰 위험부담을 안고 진행되었다. 하지만, 다년간에 걸쳐 쌓였던 에든버러 타투와의 좋은 관계, 스코틀랜드의 지원, 그리고 300여명 이상의 항공료를 지원했던 뉴질랜드 기업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러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였던 것 같다. 이것이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

Q: 최근 EFA(European Festival Association) 주최로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젊은 축제 기획자를 위한 아뜰리에(Atelier for Young Festival Managers in Asia – Singapore)’에 시니어그룹으로 참여했다고 들었다. 워크숍에서 젊은 축제 기획자들에게 어떠한 이야기를 했는지 궁금하다.

A: 축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주변의 사람들’이다. 나와 함께 축제에서 일하는 사람들, 후원자, 참여 예술가, 그리고 관객을 항상 고려하고 그들을 위한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어디에도 똑같은 축제는 있을 수 없으며, 다른 곳의 좋은 것을 옮겨 오는 것만으로는 좋은 축제를 만들 수 없다. 나와 일하는 파트너가 누구인지, 공간의 지리적 특징, 지역민들의 특성 등을 살펴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새로운 지역으로 옮겨와 축제일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이번 워크숍 참석은 가르치는 점보다 배우는 점이 더 많았다. 참가자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는 동안 스스로 오클랜드 사람들의 축제를 위한 몇 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Q: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소개와 2013년 축제의 방향 및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A: 아직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에 대해 공부 중에 있다. 오클랜드의 역사, 지리학적 특성, 인구와 산업 등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하고 있다. 오클랜드는 다민족, 다문화의 대도시다. 마오리와 유럽계 못지않게 아시아계를 비롯한 다양한 인종이 고루 섞여 있다. 축제의 미래에 있어 우리가 속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문화예술의 특징에 대해 조사하고 소개하는 일에 비중을 두고 있다.

뉴질랜드 관객들은 새로운 것을 접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기존 관객뿐만 아니라 새로운 관객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오클랜드 시민, 나아가 뉴질랜드 국민 모두가 축제의 주인으로서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것이다.

2011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Q: 세 번의 한국 방문을 통해 접한 한국 문화예술, 특히 공연예술에 대한 느낌은?

A: 웰링턴국제아츠페스티벌 감독으로 있으면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관심 있게 봤고, 2004년도에는 <난타>나 들소리의 공연을 페스티벌에 소개했던 경험이 있다. 한국 문화예술의 가장 큰 장점은 ‘고유한 색과 성격을 가지고 자기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자기만의 길을 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작품에서 뿐만 아니라 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창의성과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종종 센스와 유머가 더해져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좋은 예술작품이 소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의 좋은 작품들을 통한 문화적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Auckland Arts Festival)
오클랜드 지역 최대의 문화예술 행사 중 하나로, 격년으로 개최되는 비엔날레 행사다. 2003년 창설되었으며, 5회를 맞은 2011년 페스티벌에는 500명 이상의 예술가들이 참여, 75개 행사로 구성되었다. 페스티벌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콘서트, 미술전시를 비롯하여 세미나, 워크숍, 가족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된다. 서오클랜드 지역과, 북쪽 해변가, 남오클랜드, 시 중심부 등 오클랜드 전 지역에서 개최되어, 진지하고 혁신적인 작품은 물론 독특한 지역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전역에서 만날 수 있다.
오클랜드 (Auckland)
오클랜드는 뉴질랜드 북섬에 위치한 도시로 인구는 약 40만 명이다. 북쪽의 와이터마타, 남쪽의 마누카우의 두 항구로 나눠진다. 1865년까지 뉴질랜드의 수도였던 오클랜드는 웰링턴으로 수도가 옮겨진 뒤에도 태평양에서의 해상, 항공 교통의 요충으로 번영해왔다. 오클랜드 대학을 비롯한 여러 교육기관과 공원, 운동장 등 문화시설도 많이 있다. 특히 마우리족에 관한 자료가 풍부한 전쟁박물관, 시립미술관 등이 유명하며, 부근에 간헐온천, 호수, 화산지형 등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관련 링크:

| 오클랜드아츠페스티벌 바로가기
| 뉴질랜드국제아츠페스티벌 바로가기
  • 기고자

  • 김유정 _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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